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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613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4.25 21:10
조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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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피의 백화점 (7)

DUMMY

회색빛 하늘 아래에서 냉기를 머금은 서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안에서 피가 튀기는 혈투가 벌어지고 있는 백화점 건물 주변에선,


나무들이 바람에 휘둘려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다.


싸늘한 적막 속에는 쇳소리처럼 날카롭게 들리는 바람소리만 채워져갔다.


불길한 기운이 건물 주위를 맴도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흐음......."


허나 그런 우중충한 분위기는 이내 건물 쪽으로 걸어오는 한 사람에 의해 밀려나기 시작했다.


대지를 흑백색으로 채우는 먹구름이 걷혀가며 찬란한 햇빛이 서서히 내리쬐었다.


그 햇빛 중심에 선 어떤 남자가, 여유로운 자세로 건물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확실히 여기가 맞는 것 같은데...... 늦진 않았겠지."


건물에선 짙은 기운이 스산하게 뿜어져나오고 있음에도,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겼다.


".....뭐, 상관 없으려나."


천천히 넓게 퍼져가는 햇빛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남자의 걸음걸이는 누구보다 여유로워 보였다.


"어차피 여차하면 싸그리 다 죽일건데."



.

.

.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악몽의 굵은 주먹과 푸른 기운을 내뿜는 우강의 퇴악봉이 맞부딫혔다.


들이치는 두 파도의 충돌로 인한 파장에, 주위에 있던 차들의 유리창이 전부 깨져나갔다.


이제 우강도 악몽과 어느정도 대등한 힘을 갖추었기에 둘 중 누구도 밀리지 않았다.



후우우우우웅-



그때, 악몽이 곧바로 다른 쪽 주먹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며 우강을 내리치려 했다.


그러자 우강의 몸이 밑으로 내려가며 악몽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내리치려 했던 악몽의 주먹은 허공만 가르게 되었을때, 순식간에 뒤에서 나타난 우강이 퇴악봉을 휘둘렀다.



뻐어어어어어어어어억!



퇴악봉으로 뒤통수를 제대로 맞아버린 악몽은 고개를 아래로 숙이며 비틀거렸다.


우강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고개를 숙인 악몽의 목에 퇴악봉을 둘렀다.


그 상태로 우강이 악몽에게 매달려 목을 조르기 시작하자, 악몽은 포효하며 주먹을 마구 휘둘렀다.


"우어어어어어어!"



콰아아앙! 콰아아아앙!



허나 우강이 뒤에 딱 달라붙어 있었기에 손이 닿지 않자, 악몽은 아예 등을 벽에 들이받으며 우강을 떼어내려 했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앙!



"커억......."


우강은 기운을 몸에 둘렀음에도 숨이 멎는 고통이 전해져왔다.


악몽은 상당히 지친 상태였고 우강은 기운을 제대로 내보내기 시작한 상태였으나,


힘의 격차는 그렇게 쉽사리 좁혀지지 않았다.


"우어어어어어....!"


악몽이 몸을 앞으로 빼내며 다시 또 들이받으려 했다.


우강의 몸이 벽에 빠르게 가까워지며, 또 한번 벽과의 충돌을 피하지 못하는 듯 싶었다.



꾸구구구구구구구국-



그러나 충돌에 인한 굉음은 들려오지 않았다.


우강이 다리에 기운을 집중시켜 온힘을 다해 벽에 딛고 있었다.


이내 우강이 벽을 힘껏 박차 악몽과 함께 앞으로 쏠려나가며, 다급하게 소리쳤다.


"선배!!"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러자 앞쪽에서 노란빛이 일며, 순식간에 달려나온 선아가 무릎을 그대로 악몽의 얼굴에 들이박았다.


하필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는 와중에 반대방향에서 달려와 직격으로 꽂은 선아의 공격에,


악몽의 얼굴에선 짙은 기운이 세차게 터져나왔다.


"끄르르르르......"


그러나 악몽은 여전히 쉽사리 쓰러질 생각이 없어보였다.


짙은 기운이 흘러나오는 와중에도 악몽은 선아를 노려보며, 그녀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이런 씨.....!"



콰지이이이이이익!



그 순간, 위에 매달려 있던 우강이 퇴악봉을 악몽의 손에 강하게 내리찍었다.


기운을 두른 덕인지, 악몽의 손이 직격으로 뚫려버리며 그대로 바닥에 고정되었다.


악몽은 고통의 포효를 내지르며 퇴악봉을 빼내려 몸부림쳤다.


"쿠워어어어어어어-"



뻐어어어어어어어어억!



허나 곧바로 선아가 악몽의 얼굴에 기운을 두른 주먹을 꽂아넣자, 악몽은 미처 퇴악봉을 빼내지 못했다.


"좀 뒤져라!!"


앞에선 선아가 악에 받친 듯 마구 주먹을 때려넣고,


위에선 매달려 있는 우강이 퇴악봉을 붙잡고 고정시킨채 다른 쪽 손으로 악몽의 얼굴에 주먹을 연이어 꽂았다.


이를 악문 두 사람의 공격이 무자비하게 들어오자, 악몽은 정신을 못차리는 것 같았다.


악몽은 방어도 반격도 못하고 그대로 맞아 죽기 직전인듯 했다.



사아아아아아아아아아-



"끄르르르르르........"


그러나 그 순간, 악몽의 몸에서 짙은 기운이 스멀스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증기처럼 피어오른 짙은 기운은 악몽의 온몸을 덮어가고 있었다.


뭔가 심상치 않은 낌새가 느껴지자, 우강은 주먹을 멈추며 경계태세를 갖추었다.


'뭐지..? 뭘 하려는....'


허나 예상과 달리 악몽의 온몸을 덮던 짙은 기운은 정말로 그저 덮기만 한채 이내 사그라들었다.


그리고 악몽은 기운이 사그라들자 죽은 듯이 움직임이 없었다.


"뭐야, 이거 죽은거야?"


선아 역시 이상한 낌새를 느꼈는지, 주먹을 멈춘채 의아해하며 우강에게 물었다.


우강은 악몽의 손에 꽂힌 퇴악봉을 빼내며 여전히 경계한채 내려다보았다.


'아니, 이건 죽은게 아니야......'


우강은 미동도 없는 악몽의 몸에 조심스럽게 손을 대보았다.


'역시, 기운이 아직 남아있-'



콱-



그때, 갑자기 움직인 악몽이 손이 위에 올라탄 우강을 붙잡았다.


뒤이어 우강은 몸이 강제로 당겨져나가며 이내 공중에 붕 뜨는 것이 느껴졌다.



와장차아아아아아아아아앙!



악몽의 손에 붙잡혀 던져진 우강은 또 한번 엘레베이터 주위를 둘러싼 유리벽을 부수며 땅에 곤두박질쳤다.


곧이어 앞에 있던 선아 역시 악몽의 손이 시야를 감싸오며, 굵은 손이 얼굴을 붙잡는 것이 느껴졌다.


"아, 제기랄."



콰장차아아아아앙!



악몽은 선아의 얼굴을 붙잡은채, 그녀 역시 유리벽에 강하게 쳐박아버렸다.


유리조각들이 깨져나가며 선아의 머리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억......"



와장차아아아앙!



악몽은 멈추지 않고 선아를 또 한번 유리벽에 쳐박았다.


아무래도 우강에 비해 약하면서도 발이 빠른 선아를 성가시게 여겨 먼저 처리하려는 것 같았다.


그렇게 연이어 유리벽에 쳐박힌 선아는 소리조차 제대로 내지 못할 정도로 정신이 혼미해보였다.


미처 몸에 기운도 두르지 못했기에 충격은 배로 들어왔을 것이었다.


"이런 괴물 같은......."


선아는 붙잡힌채 흐릿해져가는 시야로 악몽의 몸을 내려다보았다.


어느새 악몽의 몸은 다친 곳 하나 없이 멀쩡해져 있었다.


너덜너덜했던 다리 역시 언제 그랬냐는 듯 말끔했다.


"그 떡대에 재생 능력이냐.....? 더러운 새X...."


선아는 헛웃음만 내며 악몽의 얼굴에 피를 퉤, 뱉어냈다.



후우우우우우우우우웅-



곧바로 악몽이 선아를 바닥을 향해 메다꽂으려 하며, 선아는 땅과 몸이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꼈다.


'왜 매번 이런 꼴이냐, 나는......'


선아는 스스로가 한스러웠다.


어째 항상 자신만 이리 우스운 꼴만 보이는 것 같았다.


그저 수준에만 맞는 것들만 때려눕히고, 뿌뜻해하는 꼴.


그래놓고 막상 조금이라도 강한 놈을 만나면 한없이 약해지는 꼴.


자신에게 길이 있는지조차 알기 힘들었다.


'넌 왜 중급인거지?'


그러나 그런 그녀였기에, 길을 터주는 이 역시 옆에 있었다.


선아는 문득 기억속의 하림의 모습이 떠올랐다.



'....예?'



'한번도 왜인지 궁금했던적 없어?'


'뭐..... 굳이요...? 그냥 그정도인가보다 하는거죠.'


대수롭지 않게 답하는 선아와 달리, 하림의 표정은 진지했다.


'그렇게 스스로 가두지 마.'


'예?'


'네 스스로 가두는 틀을 만들지 말라고.'



선아는 갑작스레 스쳐지나간 기억에 옅게 피식, 웃어보였다.


'푸흡, 가두긴 뭘 가둬.......'


그러고는 이내 웃음을 거두고, 이를 아득 갈며 감정과 함께 기운이 터져나오려는 것을 주체하지 않았다.


그녀가 부들거리는 손으로 악몽의 팔을 터질세라 쥐자, 노란 기운이 다시금 서서히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중급이고 상급이고 집어치우라 그래....."


눈부신 금빛으로 바뀌어가는 노란 기운은 어느새 그녀의 온몸에 둘러지며, 선아가 눈을 다시 부릅 떴다.


'X발, 내가 강하다고 하면......'


곧이어 내리꽂혀지기 직전, 선아가 악몽의 팔을 붙잡은채 세차게 몸을 비틀었다.


'나도 강한거라고.......!'



우드드드드드드드득!



선아의 몸과 함께 악몽의 팔도 같이 비틀려 돌려지며, 올곧던 팔이 순식간에 꺾여졌다.


"우어어어어어어어어!"


악몽이 고통스러운 포효를 내지르며 선아를 때어내려했다.


허나 선아는 멈추지 않고 악몽의 팔에 메달린 채 발을 힘껏 뻗었다.


기운이 둘러진 그녀의 발이 쐐기처럼 악몽의 얼굴에 직격탄으로 날라갔다.



뻐어어어어어어어어억!



발에 맞은 악몽의 고개가 뒤로 젖히며, 유효타를 넣는 것에 성공한 듯 했다.


"끄르르르르...."


하지만 악몽은 이미 몸을 회복한 상태였기에, 당연히 쉽사리 또 당해줄리 없었다.


선아의 발차기를 버텨낸 악몽은 그녀의 다리를 붙잡고선 억지로 팔에서 때어내었다.


그리고선 이번엔 그대로 선아를 벽에 쳐박아버리자, 사방에 콘크리트 조각이 튀며 굉음이 울렸다.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돌벽에까지 쳐박힌 선아는 결국 끝내 버티지 못한 듯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그녀는 정신을 잃은 듯 더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후우우욱......"


악몽은 여전히 고통스러운듯 팔을 움켜쥔채 분노에 가득찬 기세로 선아를 내려다보았다.


이젠 정말 더는 끌지 않고 가차없이 죽일 생각인 듯 했다.


악몽의 발이 선아의 위로 드리우며 죽음의 그림자가 선아를 뒤덮어갔다.


곧이어 바위 같은 악몽의 발이 선아를 향해 빠르게 내려왔다.


"발 치워."


그 순간, 악몽의 눈앞에 또 다시 푸른 기운이 일었다.


낮게 깔린 우강의 목소리와 함께 퇴악봉이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날려들었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다시 나타난 우강이 휘두른 퇴악봉에 악몽의 얼굴이 짓뭉게지며 돌아갔다.


터져나오는 기운에 밀려난 악몽은, 그대로 날아가 주차되어있는 차에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허억...... 허억......"


우강은 회심의 일격으로 악몽을 날려보냈지만, 그 역시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다.


이미 여러번 날려보내지며 이리저리 구른 탓에 슬슬 몸에 한계가 오고 있었다.


우강은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피를 닦아내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이정도 기운으로는 안돼....... 그 이상이 필요해.'


보통의 최대로는 역부족인 상황.


그때 그의 머리에 드는 해결책은 오직 하나였다.


'일시적인 각성....... 와일드(WILD) 상태.'


그리고 그걸 불러일으키는 방법 또한 오직 하나였다.


목숨의 끝자락까지 밀어붙여 도달해야하는......한계치.


그것은 절대 단순한 각오로 할 수 있는게 아니었고, 어떻게 본다면 불가능에 가까웠다.


물론 당연하게도,


우강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상기시켜라...... 그때의 감각을.'


우강은 퇴악봉을 꽉 붙잡으며, 천천히 일어서는 악몽에게 다가갔다.


'상기시켜라.......'


목숨을 건 그의 발걸음은 비장으로 가득 차있었다.



'그때의 각오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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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공석(空席) 24.05.03 9 0 14쪽
79 취조 24.05.02 12 0 12쪽
78 또 병원이다 24.05.01 9 0 14쪽
77 사건 마무리 24.04.30 13 0 13쪽
76 인현 vs 이코 (2/2) 24.04.29 9 0 12쪽
75 인현 vs 이코 (1/2) 24.04.28 7 0 12쪽
74 정보원이 아니야 24.04.27 9 0 14쪽
73 피의 백화점 (fin) 24.04.26 8 0 12쪽
» 피의 백화점 (7) 24.04.25 7 0 11쪽
71 피의 백화점 (6] 24.04.24 7 0 12쪽
70 피의 백화점 (5) 24.04.23 4 0 12쪽
69 피의 백화점 (4) 24.04.22 8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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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피의 백화점 (1) 24.04.19 10 0 13쪽
65 꺼름직함 24.04.18 7 0 14쪽
64 휴식 24.04.17 6 0 12쪽
63 증거찾기 24.04.16 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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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2) 24.04.11 11 0 12쪽
57 상급 처리원 전원 파견 (1) 24.04.10 6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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