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삐뉘

괴이 아포칼립스 생존지침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살곶이다리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4.08.20 08:49
최근연재일 :
2024.09.17 20:20
연재수 :
25 회
조회수 :
6,263
추천수 :
379
글자수 :
144,571

작성
24.08.21 20:20
조회
617
추천
24
글자
3쪽

프롤로그

DUMMY

“그르륵...”


쿠우웅.


키는 3미터 정도에, 마치 풍선에 자라다 만 팔다리를 덕지덕지 붙여 놓은 듯한 살덩이 괴물이 쓰러졌다.


나는 한숨을 돌리며 놈이 완전히 죽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기다렸다. 그리곤 다가가 가슴 부근을 헤집기 시작했다.


잠시 후 발견한 건 괴물의 생김새와 어울리지 않는 맑고 서늘한 빛의 구슬이었다.


손을 뻗자 구슬이 스며든다. 놀라운 광경이지만, 세상에 닥친 많은 일들 때문에 내게는 그 신비함을 잃은 지 오래였다.


허공에 반투명한 창이 떠올랐다.



[정수를 흡수했습니다.]


[다음 특성 중 하나를 골라 얻을 수 있습니다.]


1. 경직된 피부 : 피부가 조금 단단해집니다.


2. 카니발라이즈 : 동족을 포식해 체력을 회복합니다.



...특성 꼬라지 보소. 좀비 사촌쯤 되는 놈이라 그런지 가관이네.


고민은 짧았다. 식량은 늘 부족하지만, 아직 인간을 사냥하고 다닐 정도는 아니다. 그때가 온다면 깔끔하게 자살할까 싶기도 하고.


‘경직된 피부’를 선택하자 순간 몸속에서 모종의 힘이 솟아나 피부에 고르게 퍼지는 느낌이 든다. 얼마나 단단해졌는지는 나중에 알아보기로 한 뒤, 창가로 걸음을 옮겼다.


스으읍ㅡ


음울함이 감도는 공기를 한껏 들이마신다.


여긴 높이가 있어 일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피처럼 붉은 하늘 아래 서있는 황폐한 도시의 모습이.


군데군데 파손된 건물들은 간신히 뼈대만 유지한 상태고, 한때 저 거리를 가득 채웠던 차들과 사람들 대신 온갖 이형의 존재들이 살금살금 돌아다닌다.


이 지경이 되고서야 깨달은 게 있다.


누군가 세상이 망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뭐냐 물으면, 난 주저 않고 저 끔찍한 적막이라고 답할 거다.


몸을 돌렸다. 발소리를 죽여 내려가기 시작한다. 어둠에 잠긴 계단은 마치 나락으로 통하는 것 같았다.


종종 의문이 든다. 상황이 지금보다 나아지는 길이 있었을까?


한 가지 확신할 수 있는 건 있다.


그날, 그토록 갑작스럽고, 모질고, 이해할 수 없는 형태로 종말이 닥쳐왔을 때부터, 난 줄곧 최선을 다해왔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괴이 아포칼립스 생존지침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시간 : 월~토 20시 20분 24.08.23 135 0 -
25 24화. 물의 세계 NEW 13시간 전 68 9 13쪽
24 23화. 피난(4) 24.09.16 99 14 15쪽
23 22화. 피난(3) 24.09.14 123 12 12쪽
22 21화. 피난(2) 24.09.13 139 10 12쪽
21 20화. 피난 +3 24.09.12 158 12 14쪽
20 19화. 피난처(8) +1 24.09.11 164 14 15쪽
19 18화. 피난처(7) +1 24.09.10 167 14 15쪽
18 17화. 피난처(6) 24.09.09 183 12 13쪽
17 16화. 피난처(5) +2 24.09.07 198 16 13쪽
16 15화. 피난처(4) +1 24.09.06 201 11 15쪽
15 14화. 피난처(3) +1 24.09.05 208 15 14쪽
14 13화. 피난처(2) +2 24.09.04 221 16 14쪽
13 12화. 피난처 +2 24.09.03 227 15 13쪽
12 11화. 종단(7) 24.09.02 236 16 12쪽
11 10화. 종단(6) 24.08.31 237 17 13쪽
10 9화. 종단(5) 24.08.30 258 16 12쪽
9 8화. 종단(4) +1 24.08.29 261 18 14쪽
8 7화. 종단(3) +1 24.08.28 260 15 12쪽
7 6화. 종단(2) +1 24.08.27 278 15 12쪽
6 5화. 종단 24.08.26 317 15 14쪽
5 4화. 도래(4) +1 24.08.24 332 17 12쪽
4 3화. 도래(3) 24.08.23 368 18 14쪽
3 2화. 도래(2) 24.08.22 405 18 13쪽
2 1화. 도래 24.08.21 533 20 11쪽
» 프롤로그 +2 24.08.21 618 24 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