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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체 님의 서재입니다.

빙의한 곳이 어딘가 이상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서체
작품등록일 :
2021.12.19 22:59
최근연재일 :
2022.01.18 21:19
연재수 :
2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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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48
추천수 :
403
글자수 :
116,722

작성
22.01.04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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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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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쪽

14.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8)

DUMMY

또다시 어두워진 나의 미래 때문에 절망하고 있을 무렵, 다시 문이 벌컥 열렸다. 이번에 문을 열고 들어온 건 머리카락이 하늘색인 여자였다. 저것도 탈색 두 번은 해야 나오는 색이라던데.


저 사람도 윈도우 처리 1팀인가? 최수윤과 반대되는 색이니...... 불 능력자? 아닌가. 내가 너무 단순하게 생각하나.



“어? 주혜인 에스퍼? 아, 서현이 담당하러 오셨어요?”



아하. 윈도우 처리 1팀은 아닌 모양이다. 쾌활한 인상의 여자가 하는 말로 유추해보면 아마 나를 담당하러 온 관리자가 아닐까 싶다.



“네! 강수연 에스퍼 다음에 또 봐요!”


“네. 아, 서현아. 가봐. 너 담당해주실 분일 거야.”



쾌활한 인상의 여자는 이름이 강수연인 모양이었다. 강수연의 말을 듣고 문 쪽으로 가려 했는데, 하늘색 머리의 여자가 나에게 먼저 왔다.



“서현 씨 벌써 있을 줄은 몰랐는데, 늦게 와서 미안해요.”



여자는 쪼르르 달려와서 나를 토닥인다. 정말 미안하다는 목소리다. 그리고 되게 작고 귀여운 사람이었다. 크고 징그러운 나랑은 정반대군.



“서현 씨는 제가 빌려 갈게요! 윈도우 처리 1팀 화이팅! 오늘은 깨진 유리창이 없길! 다음에 꼭 또 보고요!”


“네!”


“안녕히 가세용 누나.”


“조심해서 가십시오.”



윈도우 처리 1팀을 응원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말하는데 손이 진짜 작아서 놀랐다. 사람이 어쩜 그렇게 다 작고 그럴 수가 있는 거지. 내 주변엔 다 멀대 밖에 없었고, 내가 그 멀대 중 최고봉이라 정말 신기했다.



“잘 가, 주서현. 잘하면 다시 만날 수도 있을 테니까. 기다리고 있을게.”


“넵. 금세빈 팀장님도 안녕히 계십시오.”



그래도 같이 한 정이 있다고 잘 가라고 인사도 해주고, 잘하라는 격려도 해준다. 내가 그 주서현은 아니라 엉뚱한 사람에게 인사가 가는 것 같긴 하지만 말이야.


내가 윈도우 처리 1팀에 다시 오게 되는 건...... 모르겠다. 그냥 죽지나 말자 서현아.




주혜인을 따라 문밖으로 나온 뒤 무작정 주혜인이 가는 대로 걸었다. 이능력자 관리부가 있다는 신관에 있다고 했다. 여긴 뭐 그렇게 비슷비슷한 관들이 많은지.


그래도 걸으면 걸을수록 발이 바닥을 단단하게 내딛는 감각이 좋았다. 역시, 인간은 땅을 밟고 살아야 한다. 공윤하 그 사람은 진짜......



“서현 씨 이제 신관 가서 할 일 조금 설명해줄게요. 되게 뭐 많고 그래서 오늘 하루 종일 써야 될지도 몰라요. 힘들지만 우리 잘 버티자고요!”


“넵.”



후, 그래. 버텨봐야지. 내가 그래도 여기서 얼마간은 살 텐데 적응해야지.



“우선 처음 가서는 신체 능력을 측정할 거예요. 이건 절대 속이면 안 돼요. 전부 생존이랑 직결되는 거니까요.”


“...... 어, 신체 능력 측정이요?”



굉장히 듣고 싶지 않은 단어를 들어버린 것 같은데.



“네. 말 그대로 신체 능력을 측정할 거예요. 능력을 사용하지 않은 그 상태 그대로를.”


“설마 학교에서 하는 것 같은 뭐 그런 측정인가요? 설마?”



에이, 아니겠지. 여기 시대 배경이 뭔지는 몰라도 엄청 발달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럼 그냥 딱 올라서기만 하면 견적 쫙 나오는 그런 기계 있겠지. 에이, 그러겠지. 설마.



“오, 정답! 그거 맞아요. 심폐지구력, 근력, 유연성, 뭐 그런 거 다 측정하죠. 에스퍼용 기준을 쓸 거긴 한데 아무리 빨리 끝나도 두 시간 정도는 걸리니까 각오해야 해요.”



...... 진짜 너무 끔찍한데.

내 표정이 조금씩 썩어들어가자 주혜인이 고개를 갸웃했다.



“별 거 아니에요. 다른 건 그것보다 더 힘든데. 그냥 가벼운 몸풀기라고 생각해요.”



어떻게 그게 별 게 아닙니까......? 물론 고등학교 체력 측정은 유연성 빼고 다 학교 신기록을 갈아치웠긴 했지만 그건 내가 일반인일 때 이야기다.


아마 에스퍼용 기준이라면 등급에 따라서도, 능력에 따라서도 다 다를 텐데...... 나는 고작 B급. 거기에 사실 능력도 쓸 줄 모른다! 나는 그냥 조금 튼튼해진 일반인일 뿐이야!


그때, 주혜인이 멈춰섰다. 신관은 아니었다. 우리는 아직 건물도 다 못 빠져 나왔기 때문이었다. 아까부터 자꾸 건물 안에 더 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이걸 위해서였나.


멈춰 선 주혜인의 앞에 알 수 없는 어떤 것이 보였다. 쇠로 된 문틀과 비슷하게 생긴 모양이었다. 다만 그 문틀 뒤에 있는 건 어떤 공간이 아니라 벽이었고.


그런데 저거...... 뭔가 어디서 좀 봤던 것 같은 모양새다. 당연히도 내 주변은 아니고, 영화나 만화 같은 곳에서나.



“워프 기기예요. 신관이랑 연결되어있어요.”



워, 워프......!



“아무래도 기계라서 어지러움 같은 게 있긴 한데, 뭐 그 정도는 감수하고 살아야죠. 어쩔 수 없으니까요.”



사실 주혜인의 설명은 귀에 잘 들어오지 않았다. 나는 그저 워프라는 말에 들떴다.


워프. 순간이동. 모든 사람들이 다 원하는 것이지 않은가. 집에서 목적지로 순간이동 하는 것. 다른 사람들은 아닐 수 있어도 나는 원했다. 특히, 매일 출퇴근 할 때 아주 간절하게.


문틀처럼 생긴 워프 기기의 옆에는 단말기 같은 게 있었다. 주혜인이 거기에 워치를 대자 하얗기만 했던 문틀 안의 벽에 푸른 막 비슷한 게 생겼다.



“와......!”



진짜 신기하다! 저게, 저게 워프 기계라는 거지? 나 저거 타면 한 번에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거지? 큰 힘 안 들이고 바로? 미쳤다 진짜!



“쓸 때 좀 비싸긴 한데 그래도 에스퍼나 센터 직원들은 하루에 두 번 무료로 사용 가능하고요, 할인도 해줘요. 현장 나가는 팀들은 아예 전용 기기가 있어서 돈 낼 일 없고.”


“어, 그럼 이번에 작동하는 건 주혜인 에스퍼님 사비로 결제하시는 거예요?”



내 말에 주혜인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 좀 미안해지는데. 그래도 여기 있는 주서현 통장 잔고 보니까 워프 한 번에 몇억 하는 거 아니면 감당할 수는 있을 수준이던데......



“워치로 결제하는 건 맞긴 한데, 진짜 괜찮아요. 전 오늘 출근한 것도 아니고 퇴근도 못 할 예정이거든요. 그래서 지금 써도 괜찮아요.”



...... 왠지 직장인의 비애가 짙게 느껴진다. 밝아 보이는 얼굴 뒤에 낡아버린 직장인의 얼굴이 투명도 50%쯤으로 얼핏 보이는 것 같다.






“내 손 잡아요. 연결되어 있는 게 이동할 때 좀 더 빠르게 되더라고요.”



주혜인이 내민 손을 잡았다. 손 진짜 작다...... 이동하다가 무서워서 손 꽉 잡으면 부서지는 거 아니야? 사람 손을 부술 수는 없는데.



“그, 제가 손 너무 꽉 잡지 않았어요?”



최대한 손에 힘을 빼긴 했는데 그래도 걱정된다. 알렉산더도 가루로 만들어버린 몸이다. 기계도 아닌 사람 손이라면...... 진짜 압착 프레스 기기에서 나온 꼴이 될 수도 있다.



“너무 헐렁하게 잡아서 더 문제인걸요. 이러다가 손 놓치면 어쩌려고요. 꽉 잡아요. 어차피 다 튼튼한 에스퍼인데.”



...... 그렇다기엔 나랑 체급 차이가 너무 많이 나는데. 한 20cm는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에헤이. 말 안 듣네 진짜.”



손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 결국 주혜인이 내 손을 꽉 잡았다. 아, 잠시만. 잠시만. 잠시만요. 제 손, 제 손 압사당해요. 아, 아. 아 진짜 아파! 아프다고!



“악......!”



나직하지만 확실하게 비명을 내질렀다. 아니, 손이 진짜 아팠다. 악력이 도대체 얼마나 되는 거야. 악력 측정하다가 악력 기계 부숴 먹었을 것 같은 힘이다.



“그러니까 꽉 잡아도 된다니까요. 나 A급 에스퍼예요. 센 사람이니까 괜찮아요.”


“네엡......!”



주혜인이 손의 힘을 풀었지만, 눈에 찔끔 고인 눈물이 사라지진 않았다. 꽉 잡혔던 손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죄송합니다! 다시는 사람을 겉으로 판단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편협한 사고로 똘똘 뭉친 바보 멍청이였습니다! 죄송합니다!


머릿속에 잘 넣어두자 주서현. 이능력자는 무조건 등급이다! 네가 B급이면 아무리 연약해 보이는 A급도 너보다 세다! 아니, 그냥 세상 모든 사람이 너보다 세다! 그러니까 비굴하게 빌면서 살아라! 살아만 남아라!


나는 주혜인의 손을 다시금 잡았다. 이번엔 적당한 힘을 유지한 채였다. 사실은 꽤 세게 잡는다고 잡은 것 같은데, 생각했던 것보단 힘이 덜 들어갔다. 손이 아파서 힘이 나지가 않았다.


손이 잘 연결된 뒤 주혜인은 푸르게 빛나는 문 속에 몸을 들이밀었다. 몸은 그대로 벽을 통과했다. 분명 나는 벽과 문틀이 틈 없이 붙어있는 걸 똑똑히 봤는데. 이게 진짜 워프 기계구나.


이윽고 나도 그 안으로 몸을 들이밀었다. 너무 밝아서 눈을 감았는데도 눈앞에 푸른 빛이 환히 보이는 듯하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염력에 순간이동. 캬, 성공한 인생이다. 이제 능력 복사 능력만 얻으면 내 어릴 적 꿈은 다 이뤄진다.


내가 드디어 판타지 세상에 와서 순간이동도 해보게 됐어......!


작가의말

하... 어떡합니까. 이제 정말 비축분이 떨어졌습니다. 라이브 연재... 성공할 수 있을까요 과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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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3. 시뮬레이션 전투(7) +1 22.01.14 24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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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0. 시뮬레이션 전투(4) +8 22.01.11 40 6 9쪽
20 19. 시뮬레이션 전투(3) +7 22.01.10 50 4 10쪽
19 18. 시뮬레이션 전투(2) +2 22.01.08 41 2 9쪽
18 17. 시뮬레이션 전투(1) +1 22.01.07 40 1 11쪽
17 16. 너무 힘들다(2) +1 22.01.06 51 9 9쪽
16 15. 너무 힘들다(1) +1 22.01.05 54 8 9쪽
» 14.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8) +1 22.01.04 53 4 9쪽
14 13.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7) +1 22.01.03 52 3 10쪽
13 12.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6) +2 22.01.01 61 5 9쪽
12 11.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5) +2 21.12.31 64 7 11쪽
11 10.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4) +1 21.12.30 68 7 11쪽
10 9.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3) +1 21.12.29 82 14 11쪽
9 8.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2) +1 21.12.28 82 10 10쪽
8 7.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1) +1 21.12.27 85 9 12쪽
7 6. 그런데 나는 그걸 좋아하지 +1 21.12.25 100 8 10쪽
6 5. 사람들도 이상하다 +1 21.12.24 107 9 11쪽
5 4. 세상이 이상하다(4) +3 21.12.23 125 10 13쪽
4 3. 세상이 이상하다(3) +1 21.12.22 155 16 11쪽
3 2. 세상이 이상하다(2) +6 21.12.21 275 75 10쪽
2 1. 세상이 이상하다(1) +9 21.12.20 373 8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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