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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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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vega3333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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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945

작성
22.06.2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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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오르페우스와 조셉박사

DUMMY

54.오르페우스와 조셉박사



우리가 연구실 문을 열자, 얼굴에 미소를 띤 조셉 박사님이 말했다.


“어서 오게, 난 자네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나는 조셉 박시님께 말했다.

“박사님 저희가 현실 세계에 있는 박사님의 연구실에 다녀왔어요. 그리고 [KEY는 나의 대화 안에 있다.] 라는 힌트를 발견하고 여기까지 왔는데 이게 무슨 말인지 몰랐죠. 박사님 이게 무슨 알이에요? 잠겨있는 폴더의 암호키 좀 알려주세요.”

열심히 상황을 설명했던 게 무색하게 박사님은 같은 표정을 유지하고 말했다.

“어서오게, 난 자네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할아버지가 짜증 난 얼굴로 말했다.


“시우야, 이건 진짜 박사가 아니야. 박사의 모습을 한 디지털 영상이나 인공지능. 그런 거 같아.”

“제 생각도 그래요. 인공지능은 프로그래밍 되어있는 말에만 대답하거든요.

하지만 [KEY는 나의 대화 안에 있다.] 라고 했잖아요. 혹시 인공지능과의 대화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르죠.“

할아버지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인공지능에게 말했다.

“네, 박사님 안녕하세요?”

그러자 인공지능은 말문을 열었다.

“모든 건 내 아내를 지키기 위해 했던 거야.

오르페우스처럼 나도 지하에 갔다 왔고,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다 했어.

결국 아내를 구하지는 못했지만 나의 모든 업적은 나의 아내에게 바칩니다.“

그리고는 인공지능은 사라져 버렸다.

“박사님! 어디 갔어요? 그게 무슨말이예요?”

내 말에 인공지능은 다시 나타나 말했다.

“어서오게, 난 자네들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할아버지가 한숨을 쉬며 나를 보고 말했다.

“휴··· 반복이다··· 시우야.

박사가 마지막에 했던 말에 무언가 힌트를 또 남긴 것 같은데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네.“


“아까 오르페우스라고 얘기하지 않았어요?”

할아버지도 똑똑히 들었다는 듯 말했다.

“맞아, 오르페우스, 그 이름 나도 들었어.”

“오르페우스는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신의 이름이잖아요.”

“맞아, 내가 어릴 때는 그리스신화 정도는 기본 교양에서 배우게 되는 상식이었지. 옛날에는 모든 예술분야에 영감을 주는 이야기라서, 창작물에 그리스신화가 녹아 있는 게 많았거든.”

“할아버지, 아는 척 자랑하실 때가 아니고 그냥 아는 걸 말해봐요. 빨리 힌트를 찾아야죠.”

“냉동보관이 너무 오래 되어있었나,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아는대로 얘기하자면···

오르페우스는 리라라는 현악기의 명 연주가였어.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케가 뱀에 물려서 죽자, 저승까지 내려가서 리라 연주로 저승의 신들을 감동시키지.

저승에서 아내를 다시 데려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아내었어.

그러나 지상의 빛을 보기 전까지는 절대로 뒤를 돌아보지 말고 아내와 저승을 떠나야 한다는 경고를 지키지 못했어.

뒤를 돌아본 그는 결국 아내를 잃었고 슬픔에 잠겨 지내다 비참한 죽음을 맞았어.“


“윽··· 비극적인 이야기네요. 박사님의 사연에 대해서는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베가와의 뭔가 안 좋은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것 같아요. 자신을 오르페우스로 비유한 걸 보면요. 근데 이 정도로 정확한 답을 알 수는 없어요. 고민을 할수록 머리가 아파지네요···”

“시우야, 마지막에 [나의 모든 업적은 나의 아내에게 바칩니다!]라고 했잖아.

뭔가 박사님 사모님과 관련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우리는 사모님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나는 갑자기 시도해 볼 무언가가 머릿속에 생각났다.

가상 세계지만 현실 세계와 똑같은 모습의 연구실에는 똑같은 컴퓨터가 있었고, 나는 컴퓨터의 전원을 켰다.

역시 예상대로 똑 같은 폴더가 바탕화면에 있었다.

잠긴 폴더를 풀기 위해 키워드를 넣어야 했다.

나는 할아버지께 말했다.

“할아버지, 빨리 아까 신화 이야기의 오르페우스 아내 이름의 철자를 불러봐요!”

“에우리디케? E.U.R.Y.D.I.K.E.”

나는 할아버지가 불러주는 철자를 잠긴 폴더에 투입해보았다.

폴더가 바로 열렸고, 폴더 안에는 [DISCONNECT]라고 쓰여있는 아이콘이 있었다.

“할아버지 우리가 폴더를 풀었어요! 이제 이것을 누르면 드디어 꿈과 가상 세계가 분리될 것 같아요!”

“시우야, 그럼 망설이지 말고 어서 눌러!”

“틱”

[DISCONNECT] 아이콘을 누르니, 조셉박사님이 연결해 놓으셨던, 꿈과 베가 가상현실의 분리가 시작되었다.

‘그래, 박사님을 꿈과 가상 세계를 연결해놓으시고 만약을 대비해서 분리할 방법을 숨겨놓으셨던 거야!’

강한 지진이 일어나는 것 같은 큰 진동을 느꼈고, 내 눈앞의 모든 것들이 지우개로 지워지듯 사라져 갔다.

모든 게 사라져가는 모습을 보며 할아버지와 나는 서로를 한번 껴안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할아버지 우리가 진짜로 해냈어요!!”

그리고는 잠에서 깨어났다. 현실 세계의 14일 카운트다운 타이머는 아직도 5분 정도가 남아있었다.

안티베가 대표가 나에게 말했다.

“시우 씨, 베가의 가상 세계를 꿈과 분리해내는 데 성공한거야? 우리가 건물 안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 도중 갑자기 눈앞에 있는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잠에서 깨어났어.”

“네, 맞아요. 할아버지와 제가 조셉박사님이 주신 힌트를 풀었어요.”

“아, 시우야. 저기 할아버지가 깨어나시려나 보다. 눈으로 보기에는 네 형이라고 해도 믿겠는데 할아버지라니···”

타이머가 제로를 가리켰고, 약속한 듯 보이드 군대도 모두 잠에서 깨어났다.

다들 환호성을 지르며 한마디씩 했다.

“와!!! 우리가 베가타워을 함락했어요!”

“사무실 곳곳을 아주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고 왔죠.”

“겁에 질린 베가 고위층들의 모습이 아주 통쾌했어요.”

“모두들 정말 수고 하셨습니다.”

나는 들떠있는 사람들이 대화를 끊고 말했다.

“여러분, 우리가 베가타워를 함락했고, 베가의 메타버스 세계를 붕괴시켰지만, 한가지 놓친 게 있어요. 베가의 대표요.”

안티베가군이 말했다.

“대표의 행방은 정말 오리무중이에요. 가상 세계 전투 중에 그의 사무실을 찾기 위해 구석구석을 다 헤매고 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어요.”


"일단 현실로 왔으니 현실의 베가타워에 가봅시다."


우리는 베가 타워로 들어갔다. 모든 직원은 회사가 한 일들로 처벌받게 될까 두려웠는지 도망을 간 후였다.

사람들로 가득 차서 네온을 비추던 타워는 이제는 폐허처럼 텅 비어있었다.

나는 답답한 심정으로 말했다.


“아···대표 이 자식이 건물 외부로 도망쳤을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데···대체 건물 내부 어디에 밀실을 만든 걸까요?”

안티베가군 하나가 대답했다.


“우리가 가상 세계에서 전투 중일 때

대표의 행방에 대해 몇몇 직원들을 잡아서 심문했어요. 건물 내에 대표사무실의 위치는 아무도 모른다고 하더군요. 대표의 위치를 아는 유일한 비서는 대표가 전투 전에 이미 목걸이로 사살시켜버렸다고 하고요.“


“대체 어디에 숨었지···”


할아버지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시우야. 아까 조셉박사의 연구실에서 박사님 모습의 인공지능이 했던 말 기억나니?”

“할아버지 어떤 부분이요? 오르페우스 부분이요?”

“그래 시우야. 그때 인공지능이 나도 오르페우스처럼 지하에도 다녀왔다고 말했잖아.”

“만일 이게 저승을 빗댄 은유적인 표현이 아니고 지하를 직역한 거라면··· 대표실이 지하에 있을 수 있겠어요!

모두들 최다가 지하 깊숙이 내려가서 대표를 찾아보기로 하죠!!“

“좋아요!!!”


나와 모든 군대는 지하층을 수색하다가, 바닥에 있는 작은 통로를 열어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니 더 깊숙한 곳에 숨겨진 지하층이 존재했다.

할아버지가 감탄하며 말했다.

“이야~ 베가 대표 진짜 대단하다~ 이건 방공호 수준이잖아. 핵전쟁이 일어나도 여기서는 혼자 살아남겠어.”

안티베가대표도 신난 얼굴로 말했다.

“대표실로 추정되는 곳을 찾았으니 이제 대표의 목숨을 완전히 끊어 버립시다. 죗값을 치러야지요.”

나와 군대가 지하 방을 습격했더니, 대표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잘생긴 대표 대신, 뚱뚱한 대머리의 못생긴 중년 남자가 대표의 자리에 앉아있었다.

우린 모두 당황했고, 나는 그에게 총을 겨누었다.

“누구냐 너는? 어서 대표가 어디로 도망갔는지 말해!”

그러자 그는 권총을 꺼내 갑자기 자기 머리에 겨누었다.

“너희들이 찾는 사람이 바로 나다.”

군인들은 속닥거리기 시작했다.

“저게 대표라고? 완벽한 모습의 아바타랑 영 딴판이네.”

“심지어 대표를 찾았다고 해도 아무도 알아볼 수도 없었겠는걸.”

베가TV라는 방송국을 하나 소유하고 있는 대표답게, 사무실 안에는 수십개의 모니터들이 놓여있었다.

대표는 마치 CCTV보듯 현실과 가상 세계를 번갈아 보며 감시하고 있던 것으로 추측되었다.

기계를 만지는 것에 능숙한 안티베가대표가 이 많은 모니터들 안에 대표의 얼굴이 나오도록 화면을 조정하였다.

그리고는 대표를 향해 말했다.

“자, 이제 당신의 아바타가 아니고, 진짜 얼굴이 생중계 될 거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있나?”

대표는 마지막이라는 말에 무거운 입을 열어냈다.


“비건들, 들어라. 나는 사살 당할 이유가 없어. 내가 만약 죄가 있다면 너희들에게 현실에서 늘 꿈꿔 온 파라다이스를 만들어 준 죄··· 행복을 가져다준 죄 말고는 없겠지.

내 평생을 그런 파라다이스를 만들기 위해 헌신하고 희생했다.

그런 나는 너희들이 머무는 세계의 왕이었고, 창조자이자 신이었다.

그런 내 명예를 더럽히지 않기 위해 스스로 자결하겠..“


“탕!”


그가 자결하려는 순간 나는 그의 눈을 겨냥해 총을 쏘았다.


“그렇게 쉽게는 안 되지!”

베가 대표는 한쪽 눈에 총을 맞았고 총알은 눈에서 뒤통수로 관통해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나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방금 것은 내 친구 호세의 몫이고.”

나는 이미 숨을 거두어 가는 대표의 머리에 총을 몇 발을 더 쏘았다.

“탕, 탕!”

“이건 우리 어머니의 몫!

그리고 이건 우리를 위해 목숨을 희생한 곤의 몫이다!“

곤의 이름이 나오는 순간 내 옆에 서 있던 보이드 군인들은 장전된 총알이 다 떨어질 때까지 대표를 향해 총을 쐈다.

지하 안에서 그 총성은 분이 다 안 풀렸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대표가 이미 숨을 다 거둔 후에도 그 소리는 꽤나 오래 울려 퍼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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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마지막 회 +10 22.06.30 33 5 12쪽
» 오르페우스와 조셉박사 +5 22.06.29 28 4 11쪽
54 현실과 가상의 전투 +5 22.06.28 30 4 10쪽
53 2주의 시간 +5 22.06.27 30 5 11쪽
52 할렘 +3 22.06.26 28 4 10쪽
51 보이드 군대 +5 22.06.25 27 4 10쪽
50 도주 생활 +3 22.06.24 33 4 10쪽
49 베가업로더실 +3 22.06.23 29 3 10쪽
48 헛된 시간들 +1 22.06.22 26 3 10쪽
47 대표의 개 +2 22.06.21 33 3 10쪽
46 서핑을 배우다 +6 22.06.20 29 3 11쪽
45 호흡소리 +5 22.06.19 34 3 10쪽
44 텅 빈 미각. 악의 평범성 +2 22.06.18 34 3 10쪽
43 에메랄드 빛 몰디브 +8 22.06.17 36 4 10쪽
42 김춘삼 +6 22.06.16 36 4 10쪽
41 수면실 +8 22.06.15 36 4 10쪽
40 시리우스 +4 22.06.14 35 2 10쪽
39 아버지를 찾다 +4 22.06.13 40 3 10쪽
38 베가워치 +4 22.06.12 37 3 10쪽
37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6 22.06.11 37 3 10쪽
36 디아나와의 첫 만남 +6 22.06.10 41 3 10쪽
35 병원에서 나오다. +7 22.06.09 40 3 10쪽
34 다시 병원으로 +4 22.06.08 42 2 10쪽
33 견우와 직녀 +2 22.06.07 39 2 10쪽
32 자업자득 +6 22.06.07 44 4 11쪽
31 5라운드의 시작 +6 22.06.06 43 4 10쪽
30 최선의 선택과 삶의 본질 (4라운드 끝) +4 22.06.05 47 3 10쪽
29 4 라운드 시작 +8 22.06.04 50 5 10쪽
28 3 라운드의 끝 +4 22.06.03 46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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