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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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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a3333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3,632
추천수 :
251
글자수 :
249,945

작성
22.06.24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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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도주 생활

DUMMY

49.도주 생활



사과문의 내용보다 공식 석상에는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대표의 외모가 더 화제가 되었다.

대표의 팬클럽이 생겨났고, 그에 힘입어 디지털 자서전이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

모습이 노출된 베가 대표는 이제 회사의 권력자를 넘어, 비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어, 개인적인 인기까지 누리고 있었다.


전력 레버를 내려 버렸던 그날 운이 좋아 잘 도망 나왔지만, 대표에게 걸리는 건 시간 문제라고 생각했다.

들키기 전에 나는 서둘러 몸을 피해야 했다.


‘일단 몸을 피하고 나서, 이 거대한 기업을 무너트릴 준비를 시작해야겠어.

베가. 그렇게 전 세계의 산업을 독점할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내가 숨겨진 사실을 다 폭로해버릴 테니까'


나는 예약된 파워업이 충전된 것을 보았다.

테스트로 거실 바닥을 한번 주먹으로 내리쳐 보았다.


“쿵”


노년의 나이인 김춘삼이 내 책상을 내리쳤을 때와는 비교가 안 될정도로 내 주먹은 더 강력해져 있었다.

바닥이 부서진 것을 모자라 바닥이 갈라지며 생긴 균열은 커다란 거실을 가로질러 현관 앞까지 도달했다.


‘와우! 지진이 난 듯 바닥이 두 쪽이 났어. 그래, 바로 이거야!’


“딩동”


그때 디아나에게서 영상 메시지가 도착했다.


[시우 씨.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빨리 피해요.

베가업로더실 정전 사태를 조사하다가, 코인거래소의 비서가 제 비서를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했어요.

대표님이 저와 제 비서를 의심해서 제 사무실로 찾아왔었죠.

정전 되었던 그 시각 우리가 사무실에 그대로 있었던 알리바이를 확인하고 의심을 풀었어요.

그리고는 건물 전체 CCTV 모두 확인했고, 이제는 시우 씨를 추적하고 있어요.

대표님은 김춘삼에게 암흑의 세계인 ‘보이드’의 게이트를 열어서 군대를 데려와, 시우 씨를 잡아 오라고 명령한 상태예요.

무슨 이유로 그런 일을 했던 것인지는 모르지만 잡히면 대표님이 가만두지 않을 거에요.

부디 몸조심하시길···]


나는 현실 세계로 이동해 버리기 위해 베가 워치의 용두 부분을 눌러보았다.

잠에서 깨어나고 싶었지만, 먹통이었다.


‘베가에서 내 워치의 잠에서 깨어나는 기능을 차단 해버렸나?

휴··· 곧 군대가 들이 닥칠텐데 어디로 피하면 좋지?’


한숨을 쉬며 밖을 내다보고 있을 때였다.

그날도 나의 스타일을 따라 하거나 도플겡어 이용권을 구매한 나의 팬들이 문 앞에 장사진을 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래, 군대가 들어와도 진짜 내가 누군지 모르게 혼돈을 주는 거야.’


나는 우리 집 안으로 통하는 모든 문을 열었고, 나의 도플겡어들과 비슷한 옷과 헤어를 한 팬들, 기자들이 우리집으로 들이닥쳤다.

이어서 ‘보이드‘ 로 보이는 무장한 군대가 우리 집에 들어와서는 적잖게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나를 똑같이 닮은 팬들은 우리 집을 관람하면서 진짜 박시우처럼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었다.

나도 그들 무리에 섞여 방문 사진을 찍는 척 연기했고, 나의 팬들조차도 진짜 내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가 없었다.

나는 집구경을 하는 척 조용히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갔다.


‘나의 드림카였던 빨간 페리리 250 GTO. 몇 번 타보지도 못하고···. 이제는 도피용이구나.’


나는 차에 시동을 걸었다.


“드릉”


빈티지 스포츠카라서 그런지 시동 소리가 지하 주차장 가득 울렸다.


‘아, 소리가 너무 커. 곧 들키고 말겠어.’


군인들이 차 소리를 듣고 지하 주차장으로 몰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차 안에서 완전히 포위되었다.


“얌전히 손들고 차에서 내려.”


군대는 차 밖에서 나에게 총을 겨누고 있었다.


‘이대로 잡힐 수는 없지.’


나는 있는 힘껏 액셀을 밟았고, 레이싱에서 9번이나 우승했던 이 차는 엑셀을 밟는 순간, 엄청난 엔진의 힘으로 벽을 들이박았다.


“쾅”

“우르르르”


나는 그 충격으로 핸들에 머리를 부서질 듯 세게 박았고, 잠에서 깨어나고 있는지 정신이 아득해져 갔다.

현실 세계로 사라져가는 나를 차 안에서 찾으려는 군인들의 목소리가 저 멀리 귓가에서 희미하게 들려왔다.


“어디 갔지? 박시우가 사라졌어.”

“잠을 깨는 방법으로 베가 접속을 해지했어! 현실 세계로 도주했다고!”


* * *


“휴···다행히 넘어와서 살았어.”


현실 세계로 넘어온 나는 잠이 깨어나자마자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오피스텔을 나섰다.

밖을 나서는 순간 경찰들이 오피스텔 로비로 들어와 수사를 막 시작하려는 것 같았다.

그 옆을 태연하게 빠져나왔다.

가상 세계에서는 보이드 군대가, 현실 세계에서는 경찰이 붙어서 나를 쫓고 있었다.

평주 집에도 경찰이 잠복하고 있을 게 뻔했다.

그래서 나는 입사 시험 전 고철 폐기물을 주웠었던 폐허 지역으로 이동했다.

폐기된 자동차 한 대에 몸을 숨겨 누워 있었다.

가상 세계에서는 출세해 페라리 250 GTO를 몰던 내가 다시 현실의 고물차 사이에 처박혀 숨어있었다.

지난날들을 돌이켜보면, 이 폐허에서 견우와 직녀 동화책을 주운 것을 시작으로 행운인지 악연인지 모를 많은 일들이 정신없이 벌어졌다.

베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매일 이곳에서 고물을 주워 생계를 유지하던 그때가 떠올랐다.

불안정한 미래에 대한 걱정은 있었지만, 좋은 책과 음악을 가까이했고, 시골의 풍요로운 자연의 아름다움에 늘 감사하곤 했었다.


‘가난했지만 그런 낭만적인 하루를 보내던 시절이 나에게도 있었지.’


나는 이제 더 이상 소소한 아름다움을 잘 느끼지도 못했고, 쉽게 만족감을 얻지 못할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폐기물들 사이에 있는 나 자신도 머리와 가슴에 녹이 슬어버린 폐기물처럼 느껴졌다.


‘이렇게 변해버린 나 자신을 다시 세워내기엔 이미 너무 늦어 버린 것일까?‘


해가 지고 주위로 어둠이 차올랐고, 나는 폐기물 자동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


* * *


베가 워치가 제대로 작동이 되지 않는 이유로 나는 가상 세계에서의 도착지를 지정할 수 없었다.

벽을 박았던 페라리 안에서 가상 세계의 접속이 다시 시작되었다.

조심스럽게 주위를 둘러보았고, 군인들은 보이지 않았다.


“끼이익”


내가 찌그러진 차 문을 조심스럽게 열어서 나오려는 순간, 머리에 차갑고 딱딱한 무언가가 느껴졌다. 총이었다.


“손들어, 박시우!”


내가 이 차 안으로 다시 돌아올 것을 예상해, 숨어서 보초를 서던 군인이 있었던 것이다.


보초를 서던 군인을 나는 설득해 보기로 했다.


“저 이렇게 끌려갈 만큼 그렇게 큰 죄를 짓지도 않았어요. 믿어 주세요. 정말 억울해요.”


이 군인은 갑자기 무언가에 홀린 듯 겨누고 있던 총부리도 내려놓고, 내 목에 걸려있는 목걸이를 바라보았다.


“이거 어디서 났지?”


그가 한눈을 팔고 있을 그 찰나를 노려, 나는 군인의 배를 주먹으로 강하게 쳤다.

“으윽, 거기서 박시우”


아직 파워업 이용 시간이 10분 정도 남아있어 다행이었다.

나는 1층으로 서둘러 올라갔다.

계단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군인들을 파워업 된 주먹으로 모두 때려눕혔다.

1층에 도착한 순간 김춘삼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파워업 기능을 가져가서 그런지 그의 신체는 무기력해보였다.

나는 그동안에 쌓인 모든 서러움을 김춘삼을 때리며 풀어냈다.


“퍽! 퍽!”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는 대표의 애완견 같은 놈!”


“으악, 살려줘”


나는 자비를 베풀지 않고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이놈을 패대기칠 작정이었다.


[파워업 사용 시간이 모두 소진되었습니다]


갑자기 알림이 떴고, 미리 예약을 걸어둔 김춘삼에게로 파워업 기능이 넘어갔다.

김춘삼은 커다란 주먹으로 나의 목을 잡아, 들어올렸다.

“이 생쥐 같은 놈, 감히 파워업 기능을 예약해서 써?”


“으윽”


‘나는 이대로 끝인가?’


손가락이 점점 목이 조여와 숨을 쉴 수가 없던 그 순간


“탕!”


누군가가 김춘삼의 등 뒤에서 총을 쏘았고 김춘삼은 총을 맞고 현실 세계로 사라졌다.

총을 들고 있던 사람은 아까 차 앞에서 보초를 서고 있던 군인이었다.

총소리에 흩어져있던 보이드 군대가 우르르 몰려와서 나를 저격했다.

내가 손을 들고 포위되어있을 때, 보초를 섰던 그 군인이 말했다.


“모두 총를 내려. 저 녀석 내 목걸이를 하고있어.

아무래도 내 가족이거나 내 가족의 지인이 분명해.”


‘목걸이이 주인이라면 우리 할아버지라는 소리인데···

아무리 나이를 많게 봐도 40대 초반이상은 되어 보이지 않는 그 군인이 내 아버지나 할아버지라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어쨌든 그가 나를 김춘삼과 군대로부터 살아남게 도와주었으니, 나는 그가 이끄는 대로 잠자코 있어 보기로 했다.

다른 군인 하나가 나를 살려준 군인에게 말했다.


“하지만 대표와 김 부장의 명령이 있었잖아.

박시우를 산채로 대표 앞에 데려오라고.

명령을 어기면 현실의 우리가 무사하지 못할 텐데?”


“일단 이 아이를 안전 장소로 데리고 가서 확인해보려고 해.

확인이 끝날 때까지만 기다려줘.”


“네 의견이 정 그렇다면 빨리 이동하자.

대표가 눈치채고 김춘삼이 다시 깨어 돌아오기 전에.”


보이드 군인들은 나를 트럭에 태워서 깊은 숲으로 데려갔다.

암벽의 작은 틈으로 몸을 비집고 들어가니, 지하 밀실 같은 공간이 나왔다.


“여긴 2차 대전 때의 발견되지 않은 밀실인데, 현실에서건 베가에서건 여기서는 베가의 위치추적이 감지되지 않아. 두 세계의 사각지대라고 할 수 있지.”


‘아마존의 동굴처럼 전파가 차단되어있고, 숨겨져서 가상 세계에서는 설계조차 못 한 장소로군.’


“당신들 왜 여기까지 나를 데려온 거야? 이제 뭘 어쩌려는 거지?”


“갑자기 이런 말 하면 좀 이상해 보이겠지만 너는 내 핏줄인 것 같구나.”


“당신이 내 할아버지라고? 난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다 실제로 본 적도 없어. 거짓말하지 마.”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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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수면실 +8 22.06.15 36 4 10쪽
40 시리우스 +4 22.06.14 35 2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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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베가워치 +4 22.06.12 37 3 10쪽
37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6 22.06.11 37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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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다시 병원으로 +4 22.06.08 42 2 10쪽
33 견우와 직녀 +2 22.06.07 39 2 10쪽
32 자업자득 +6 22.06.07 44 4 11쪽
31 5라운드의 시작 +6 22.06.06 43 4 10쪽
30 최선의 선택과 삶의 본질 (4라운드 끝) +4 22.06.05 47 3 10쪽
29 4 라운드 시작 +8 22.06.04 50 5 10쪽
28 3 라운드의 끝 +4 22.06.03 46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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