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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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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ga3333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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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945

작성
22.06.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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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디아나와의 첫 만남

DUMMY

35. 디아나와의 첫 만남



베가커넥터를 이용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다시 어딘지 모르는 새로운 장소에서 눈을 뜨게 되었다.

확실한 것은 이곳이 입사 시험동안 갇혀있던 하얀 방은 아니라는 것이다.

아···이곳은 내가 시험 1라운드 때 와본 적이 있는 곳이다.

너무 아름다워서 여기서 머물게 해준다면 왕에게 매일 절이라도 올렸을 것 같다고 속으로만 생각했는데?

어떻게 알았지?


“엇? 누구세요.”

베가로고 컬러의 유니폼을 보고, 한눈에 그녀가 베가의 사람일 것임을 먼저 눈으로 예감했다.

유니폼을 입은 빨간 단발머리의 여자는 내게 다가와 말했다.


“안녕하세요 박시우 님. 깨어나셨나요?

“아···네···당신은 누구시고···

제가 지금 어디에 있는 거죠?

혹시 베르사유 궁전이 맞나요?“

“안녕하세요! 박시우 코렉터 님께 처음으로 인사드립니다~ 저는 오늘부터 전담 비서를 맡게 된 리라입니다.”

‘전담 비서라···그리고 코렉터?’

아직 베가에서 농어촌 전형 합격자가 무슨 일을 하게되는 건지도 전달받지 못했다.

‘개인 비서가 필요할 정도로 과중한 업무를 맡게 된 것인가?‘

“박시우 님의 뇌 안에 모여있는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검색을 돌려 돌려···박시우 님께서 최근에 가장 호감이 갔던 인테리어를 분석해 보았습니다.

그랫더니 흐음··· 베르사이유 궁 내부 인테리어가 나와서요;;.

컨셉에 맞게 재현해서 사무실을 꾸며 보았어요.

어때요? 마음에 드시나요?“

“아 그럼 여기가 제 사무실이라는 얘기예요?! 네···마음엔 들어요. 그런데 너무 화려해서 미천한 제가 감히 머물러도 될까 싶네요.”

리라는 내 농담을 잘 파악하지 못한 듯 당황하며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제가 인턴 생활만 하다 오늘이 첫 근무라서요···

취향 분석이 아직 서툴러서 실수를 한 것 같습니다. 저도 뜬금없이 궁전이 나와서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어요··· 빠른 시일 내에 다른 인테리어로 시정하겠습니다.”

“아니에요. 농담한 거에요.

저는 이곳이 아주 마음에 들어요.”


리라는 긴장한 채로 고개를 숙여 내게 인사했다.


“코렉터님, 이해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 비서는 의욕이 넘치면서도 아직 서툰 사회초년생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인간적인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면 첫 일정을 소화하시기 전에 이곳과 어울리는 아침식사를 준비해드리겠습니다.

마리 앙투와네트가 아침 식사로 즐겨했다던 핫초콜릿과 페이스트리, 크루아상입니다.”


아침부터 초코빵이라니···나는 리라에게 말했다.


“리라? 제 식성은 AI로 안 돌려 보셨군요.

저는 그런 거 아침에 느끼해서 못 먹어요.

고생을 계속해서 그런지 쌀밥을 든든하게 먹고 싶네요. 내 고향 평주는 해장국이 유명하거든요?

혹시 그것도 가능해요? 시험 내내 따뜻하고 얼큰한 국물이 생각났거든요.“


“아···평주의 해장국이요···?;;;

베가에서 재현 불가능 한 것은 없어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리라가 아침을 준비해 주는 동안 귀족이라도 된 듯 화려한 의자에 기대어 누워, 지난 시험을 떠올려 보았다.


‘정말 끔찍했던 과정이었어···

이제 모두 잊고 새로 출발하는 거야.

악덕 업체이긴 하지만, 베가는 이제 내가 다니는 회사야.

내 일터라고. 고액 연봉도 받게 될 거고, 피 묻은 돈, 더러운 돈 이라 해도 상관없어.

일단 엄마부터 살려야 한다고.

아직 의식이 없으신 엄마를 생각하자.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많았지만 그래도 나까지 아버지처럼 어머니를 끝내 떠날 수는 없었잖아···

왜 아버지는 무작정 보러 가셔서는···

모든 게 끝났으니 이제 정말 우리 엄마 행복하게 해줄 일만 남았어.‘


리라가 뜨겁게 김이나는 평주 해장국을 준비해왔다.


“와···진짜 평주 해장국이랑 똑같네?


리라가 흐뭇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번엔 마음에 드셨나요?

코렉터님 아침 식사 맛있게 하세요~“


나는 서둘러 밥 한 공기를 해장국 안으로 말아 넣어 저었다.

그리고는 국물에 풀어진 쌀밥과 선지를 입안에 허겁지겁 급하게 넣어 씹었다.


“후루룩···쩝쩝···”

“그래 바로 얼큰한 이 맛이야···”


어느 정도 허기가 진정된 후에 밥을 먹으며 생각했다.

베가는 입사 첫날 귀족 자제가 쓸법한 화려한 바로크 양식의 사무실을 선물해주었지만.

나는 이 화려한 순금 장식의 사무실 책상에서 평주해장국을 쩝쩝 거리며 먹고 있다.


‘역시 나는 촌놈은 촌놈인가 봐.'


베가가 주는 돈으로 못 해봤던 것들, 그동안하고 싶었던 것들을 해볼 수는 있어도.

이 묵은 촌티를 벗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나는 국물 한 숟갈 남기지 않고 해장국을 깨끗이 비웠다.

이 뜨거웠던 국물은 시험 동안 내가 계속 느껴왔던 상실감을 조금이나마 채워주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낯선 이 공간에서 고향을 떠올리며 다시 나아갈 힘을 주는 것 같았다.

‘이왕 이곳에 들어온 이상.

여기서 더 성공하고 말 거야.’


리라가 내가 아침 식사를 마친 그릇을 정리하며 말했다.

“코렉터님 식사는 맛있게 잘 하셨나요?”

“네 맛있게 잘 먹었어요.”

“다음에 식사를 준비하는데도 오늘 결정하셨던 메뉴를 수집해 결과를 반영하겠습니다.”

이 말은 무슨 말인지 잘 몰랐지만 그냥 대답했다.

“네 좋아요.”

“그럼 오늘 일정에 대해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 첫날인데 벌써 어떤 일정이 있나요?”

“오늘 베가타운 디지털 컨셉 설계자님이신 디아나 님께 안내하시라는 지시을 받았습니다.”

갑자기 농어촌특별전형 이력서를 작성할 때 보았던 공고가 떠올랐다.

디지털 컨셉 설계자는 베가에서 최고의 연봉을 받는 직업이었다.

그런 사람과 농어촌전형의 내가 바로 만나게 되다니···코렉터? 나의 업무는 무엇일까? 그러나 이 상황에서 업무가 무엇이든지 간에 가릴 이유는 없었다.

무너지는 폐기물 더미에 몇 번을 깔릴뻔 하는 위험을 겪으면서도 먼지를 먹으며 고철을 모아 팔았던 나다.

무슨 일이든지 도전해볼 자세는 되어있었다.


“디아나 님께 인사를 드리면 앞으로 근무 하시게 될 내용에 대해서 직접 설명해주실거예요~”


‘설계자님 ? 디아나? 여자인가?’


리라가 나를 에스코트하듯 사무실 밖으로 안내했다.

사무실 밖으로 나와 보니 안에서는 보이지 않던 내부가 투명하게 보엿다.

여러 사무실의 내부를 복고를 지나며 힐끔거렸다.

각자 취향의 따라 사무실의 인테리어는 정말 다양했다.

내 맞은 편에 있는 물 위 컨셉의 사무실은 인상적이었다.

마치 사해 한 가운데에 와있는 듯 물 위에 둥둥 뜬 채로 손안에는 칵테일 한잔을 들고 업무를 보고 있었다.

‘나도 다음에는 다른 컨셉에 도전해보아야지.‘

결국 이런 컨셉도 봐온 것이나 가본 곳이 많아야 영감을 받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평주 밖을 많이 다녀보지 못한 나는 책으로 사진으로 보고 배운 장소가 다였고.

그나마 입사 시험 챌린지로 나왔던 장소들이 나의 머릿속 유일한 기준이자 선택지였을 것이다.

‘좋은 취향도 결국 많은 것들을 보고 겪어야, 온전한 나만의 것을 만들 수 있어.’

이런저런 생각 중에 정신을 들어보니 리라와 엘리베이터 앞에 와있었다.

그녀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나를 안내했다.


“코렉터님 먼저 타세요.”


엘리베이터에 숫자 버튼이 있어야 할 곳에는 온갖 기호들로 가득했다.


[!,@,#,$,%,^,&,*,?]


“으···이 버튼들 다 뭐에요? 몇 층인 줄 알 수도 없겠네.

숫자 대신 온갖 기호들뿐이잖아.”


“네 맞아요. 내부 비밀 규정 때문이에요.

베가 사원들도 이동하신 곳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도록 하는 방식으로 제작했어요.

저희 비서들만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게 보안을 유지하며 위치를 외우고 있죠.

엘리베이터 이동과 안내는 그래서 저희의 가장 중요한 업무예요.”


리라는 웃으며 말했지만, 신입이라 실수를 많이 하는 것 같았다.

그녀의 손 틈으로 나는 몰래 보았다. 그녀가 ‘& 버튼’을 누르는 것을···

도착하는 소리가 울리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땡!”


문이 열리니 마치 새로운 세상 하나가 열리 듯 밖으로 나온 기분이었다.

이 사무실에 비하면 내 전용 사무실은 쪽방? 아니 고시원에 딸린 방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와···바다와 모래사장이 눈 앞에···리라. 책에서 사진으로만 봤던 몰디브나 하와이섬에 와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설계자님은 아마 지금도 파도 위에 계실 거예요.”


“파도 위라니요?”


리라가 큰 소리로 외쳤다.


“디아나 디지털 컨셉 설계자님.

박시우 코렉터 님이 도착하셨습니다.“


그 순간 나는 덮칠 듯 동그랗게 말려오는 파도 안에서 균형을 잡아, 그 물살을 타고 나오는 젋은 여자를 보았다.


“오? 생각보다 젊은 사람이네. 와···파도 위에서 자유롭게 노는 모습은 정말 멋지다.”


방금 막 바다에서 서핑보드를 들고나온 여자의 머리에서는 물이 뚝뚝 떨어져 웻수트 위로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감 넘치는 미소로 인사하며 맞아주었다.

“박시우 코렉터 님, 안녕하세요.”




나는 그녀가 타이트한 웻수트 차림이어서 그런지 얼굴을 조금 붉히며 어색하게 인사를 했다.


“아···안녕하세요”


‘이런 자리에서 처음 인사를 할 줄은 몰랐는걸. 베가 근무 환경이 엄청 자유로운 회사구나.

하긴 근무 환경이라는 것도 본인이 직접 만들 수 있으니.’



“박시우 씨 기다리고 있었어요.

반가워요. 저는 베가의 디지털 컨셉 설계자인 디아나입니다.”


설계자는 물이 뚝뚝 떨어지고 있는 젖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악수를 하는 내 얼굴은 불탄 고구마가 되고 있었다.


“네, 반갑습니다. 설계자 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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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할렘 +3 22.06.26 27 4 10쪽
51 보이드 군대 +5 22.06.25 27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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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헛된 시간들 +1 22.06.22 25 3 10쪽
47 대표의 개 +2 22.06.21 32 3 10쪽
46 서핑을 배우다 +6 22.06.20 29 3 11쪽
45 호흡소리 +5 22.06.19 34 3 10쪽
44 텅 빈 미각. 악의 평범성 +2 22.06.18 33 3 10쪽
43 에메랄드 빛 몰디브 +8 22.06.17 36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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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수면실 +8 22.06.15 35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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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아버지를 찾다 +4 22.06.13 40 3 10쪽
38 베가워치 +4 22.06.12 37 3 10쪽
37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6 22.06.11 37 3 10쪽
» 디아나와의 첫 만남 +6 22.06.10 41 3 10쪽
35 병원에서 나오다. +7 22.06.09 40 3 10쪽
34 다시 병원으로 +4 22.06.08 42 2 10쪽
33 견우와 직녀 +2 22.06.07 39 2 10쪽
32 자업자득 +6 22.06.07 43 4 11쪽
31 5라운드의 시작 +6 22.06.06 42 4 10쪽
30 최선의 선택과 삶의 본질 (4라운드 끝) +4 22.06.05 46 3 10쪽
29 4 라운드 시작 +8 22.06.04 49 5 10쪽
28 3 라운드의 끝 +4 22.06.03 46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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