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ve****** 님의 서재입니다.

VEGA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vega3333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3,636
추천수 :
251
글자수 :
249,945

작성
22.06.13 17:10
조회
40
추천
3
글자
10쪽

아버지를 찾다

DUMMY

38. 아버지를 찾다



“번쩍”


눈이 너무 부셔서 눈을 질끈 감았다. 강한 플래시의 형상이 눈을 감아도 눈 안에서 내 시선을 따라 움직이고 있었다.


* * *


그러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이미 현실 세계로 넘어와 있었다.


“이런 젠장···망할 기자 놈···

새집 앞에서 들어가 보지도 못하고 잠이 깨었네.“


나는 집안을 한번 둘러보았다.

어릴 때부터 생활해오던 추억이 가득한 시골 집인데, 어쩐지 초라하게 느껴졌다.


“휴, 왕자와 거지도 아니고... 며칠이 지난 것도 아닌데, 현실과 가상 세계의 간극이 정말 크게 느껴져. 현실 세계에서는 이제는 무얼 해야 하지? 더 이상 생계를 위해 고철을 주울 필요도 없는데···”


지루했던 나는 기차를 타고 서울로 나가보기로 마음먹었다.

출퇴근을 위해서 말고는 서울로 가는 기차를 타본 적이 없어서 였을까?

기차를 막 탔을 때 전기 공장의 관리자 아저씨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다.

내가 폐기물을 줍던 시절 살림에 보태라면서 항상 정산을 후하게 해주셨던 아저씨···

아저씨는 늘 그렇듯 웃으며 나를 반겨주고 계셨다.


“시우야. 오늘은 안 뛰어왔네. 나무 리어카도 더 이상 안보이고.”


“아저씨 안녕하세요!

오늘은 인사만 드리러 왔어요.”


나는 양손 가득 가져온 온 간식을 안겨드렸다.


“시우야 안 그래도 네 소식을 궁금해하고 있었어.

너 베가 세계에서 아주 유명인이 되었더구나.

나는 베가 뉴스를 보자마자 한눈에 너라는 것을 알아보았지”


“네 아저씨. 어쩌다가 농어촌 전형 시험에 합격하게 되어서 인생이 완전히 바뀌어 가고 있어요.”


“항상 조심해. 좋은 일이 있다 보면 안 좋은 일이 찾아오기도 하고··· 안 좋은 사람들 안에서도 좋은 사람이 있고. 그런게 세상의 이치잖냐.

유명해질수록 함정이 아닌지 모든 상황을 항상 잘 살피고···“


“네 아저씨 명심할게요.“


“그 힘들다는 시험을 합격하다니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더 이상 이 일을 안 하더라도 자주자주 놀러 와. 올 때 이런 거 하나씩 챙겨오면 더 환영이고.”


“네 아저씨 또 올게요.”


먼지와 녹으로 둘러싸인 폐기물들 사이에서 일하면서도 밝게 지낼 수 있었던 건,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주시는 저 아저씨 한 분 덕분이었다.

이 쾌쾌한 공장 부지을 벗어나 가장 큰 번화가라는 베가 타워 근처로 가보기로 했다.

홀로 우뚝 서있는 베가 타워 근처에는 쇼핑몰과 식당들이 제법 많이 있었다.

주위를 걸어 다니던 나는 부동산 앞을 지나치다가 매물이 올라와 있는 광고지를 보았다.


'5000/250이라···'


내가 몇 군데를 지켜보고 있을 때 부동산 사장님이 호객행위를 하시듯 나왔다.


“학생? 집 알아봐? 월세방? 고시원?”


부동산 사장님은 나를 알아보고는 갑자기 어조를 바꿨다.


“어머 어머···박시우 씨 아니에요?

어쩌다가 이 앞을 지나가요? 저기 베가 타워에 가는 길인가?“


“아니요 저는 그냥···서울 집값이 궁금해서 보고 있었어요.”


“박시우 씨 정도면 서울에는 집을 안 사더라도 월세로 충분히 좋은 집에 살아볼 수 있을 텐데 무슨 걱정이야. 이쪽 가게 안에 더 좋은 물건이 많으니까 들어와 봐요.”


부동산 사장님은 나를 강하게 가게 안으로 끌어당겼다.

베가 세계에 있을 법한 오피스텔 사진들을 보여주었다.


“자. 여기··· 이게 하이엔드 오피스텔이라는 건데.

베가 세계에서도 고액 연봉 받는 사람들은 이런 곳에 월세로 살고 있어요.

집안에 주차가 가능하고 전망도 한강뷰에 360도 뷰야. 정말 끝내주지.

농어촌 출신이라고 들었는데 지금 사는 곳은 어디시지?“


“평주에서 태어나서 계속 거기서 살고 있어요.”


“장담하는데 도시로 한번 넘어오면 다시는 지방에 가고 싶지 않을 거야.

여기서 매일 이 야경을 본다고 생각해봐.

나이도 젊은데 평주는 퇴직한 다음에 가도 나쁘지 않아.

거기가 공기는 더 좋잖아. ”


나는 사장님에 말에 흔들렸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서울의 중심부에서 한번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내가 베가에 합격하고 수술비도 마련했으니 어머니도 더 이상 도시 생활을 피하시진 않겠지.’


“사장님 그런데... 다음 달부터 월급이 나와요.

베가카드를 못 쓰는 현실 세계에서는 아직 빈털터리나 다름없어요.”


사장님은 별문제 아니라는 듯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유명세가 곧 신용도고, 보증 수표나 다름 없죠.

제가 이번 달에는 빌려드릴게요.”


나는 하이엔드 오피스텔 계약을 했다.

모든 게 최고급으로 풀 세팅이 준비된 몸만 가면 되는 공간이었다.

어머니도 의식을 차리시면 이쪽으로 모시고 와서 새로운 생활을 시작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도시의 야경은 빛나고 있었다.

나는 시골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던 재미를 빠르게 잃어가고 있었다.


“도시의 야경. 정말 잠을 잊은 것처럼 빛나는구나.

별을 볼 때랑은 또 다른 느낌이야.”


나는 잠이들기 전에 베가워치로 목적지를 베가 세계의 내 저택으로 셋팅해 놓았다.


‘미리 셋팅해 두어야지.

안 그러면 또 카메라 세례를 받고 잠이 깰지도 모르니‘


그렇게 서울의 야경을 한참 바라보다 오피스텔에서 잠이 들었다.


* * *


베가 세계의 저택에서 눈을 떴다.

살랑이는 커튼 사이로 햇살이 들어오고 있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커다란 테라스 활짝 창문을 열어 정원의 풍경을 바라보았다.

드넓은 골프 필드가 있어서 집안에서도 푸르고 넒은 잔디가 시야로 들어왔다.


‘저 정도 면적이면 집 안에서 드라이버를 써도 문제없겠어.‘


집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을 때 누군가의 뒷모습이 보였다.


“누구지?”


뒤를 돌아보는 순간 나는 그분이 아버지라는 것을 직감했다.

아버지는 나를 보자마자 목이 멘 듯 말씀을 잇지 못하셨다.


“시우야. 여기서 이렇게 만나게 될줄을···”


아버지는 나의 목에 리라에게 주문을 맡겼던 목걸이를 걸어주셨다.


“네 비서가 이걸 네 목에 걸어주면 내가 누군지 알 것이라고 했지.”


“아버지 유품을 가상 세계에서도 지니고 다니고 싶어서 제가 제작을 맡겨놨었어요.”


“내가 이 목걸이를 하고 입사 시험을 보러 갔던 날이 생각나는 구나, 시우야.

입사에 성공해서 돌아간다는 약속만 남기고는 결국 베가에 남게 되었는데.

이렇게 네가 잘 커서 나를 데리러 와주었구나.“


나의 눈에서도 참아왔던 눈물이 흘렀다.


“어머니도 디지털 업로드가 끝나시면 곧 오실 거에요. 금방 모셔올게요.”


그 순간 리라가 어머니와 함께 들어왔다.


“코렉터님 어머니를 모셔 오느라 제가 조금 늦었습니다.”


나는 어머니께로 달려갔다.

디지털 업로드가 되신 어머니는 통증이 없으셔서 그런지 밝은 모습이셨다.

병환의 기색이 전혀 없으셨다.


“엄마!! 이렇게 건강해 보이시다니 정말 꿈만 같아요.“


어머니는 놀란 얼굴로 나를 보았다.


“시우야 이게 무슨 일이야. 언제 베가 입사 시험에 지원하고 통과까지 했어?”

“엄마가 누워계시는 그동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차차 말씀드릴게요. 지금은 아프지 않아요?"


“응 시우야, 여기에 오니까 통증이 전혀 없으니 살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크고 좋은 집안에 와보는 것도 처음이고.. 모든 게 다 놀랍구나.”


“어머니 더 놀랄만한 일이 있어요. 여기 이분을 자세히 한번 보세요.”


어머니는 아버지의 얼굴을 한참을 들여다 보시더니 와락 끌어안아 보셨다.


“여보! 우리 시우가 찾아냈구나. 상상도 못 했던 이런 일이···”


그렇게 상봉을 한 두분을 바라보기만 해도 나는 행복감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


‘힘든 시험이었지만 목숨을 통과해볼 만한 가치가 있었어.’


“어머니 아버지. 이제 눈물은 그만 닦으시고요.”


나는 베가카드를 내어보이며 미소를 지었다.


“우리 베가코인 좀 실컷 써보러 갈까요?”


나는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리라를 가까이로 불렀다.


“리라 사람들이 자꾸 제 기본 의상을 따라서 입는 게 저번부터 마음에 걸렸어요.

부모님을 모시고 쇼핑을 좀 하고 싶은데요.“


리라는 내 말을 이해했다는 듯 대답했다.


“코렉터님 베가에는 베가 상류층들과 베가 사원들이 쇼핑하시는 명품관이 따로 있어요. 그쪽으로 모시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 있던 부모님의 눈을 휘둥그레졌고, 나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부모님을 안내했다.


“자, 이 무제한 카드로 쇼핑하러 가시죠!

사고 싶은 건 뭐든지 다 고르셔도 좋아요!!”


리라가 우리를 쇼핑센터로 안내했다.

도착했을 때 쇼핑센터 앞 거리의 풍경은 어딘가 낯이 익었다.

시험 중 루나의 친구들이 있었던 바로 그곳이었다.

오늘도 명품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한 아바타들이 거리에 있었다.

내 모습은 예전의 그 모습 그대로이지만 아무도 나를 예전처럼 무시하진 못했다.

그날과 똑같은 차림을 하고 걷는 나를, 사람들은 무시하듯 흘겨보는 대신 선망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도 이제 알고 있다.

나는 그들이 원하는 모든 것들을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베가카드를 손에 넣은 박시우라는 것을.

나를 무시했던 루나의 그 친구는 그날도 쇼핑거리에 있었다.

녀석은 상황을 눈치채고 멋쩍은 듯 나를 향해 걸어오고 있었다.

나는 시선을 피하고자 고개를 아예 돌려버렸다.


“아···저기··· 박시우 님.

제가 저번에는 몰라 뵙고 말이 너무 지나쳤어요.

시험 중이라고 말씀을 하시지 그러셨어요···”


나는 눈 한 번 마주치지 않은 채로 차갑게 대답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VEGA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일반연재 후 연재 시간표 22.05.25 68 0 -
56 마지막 회 +10 22.06.30 33 5 12쪽
55 오르페우스와 조셉박사 +5 22.06.29 28 4 11쪽
54 현실과 가상의 전투 +5 22.06.28 30 4 10쪽
53 2주의 시간 +5 22.06.27 30 5 11쪽
52 할렘 +3 22.06.26 28 4 10쪽
51 보이드 군대 +5 22.06.25 27 4 10쪽
50 도주 생활 +3 22.06.24 33 4 10쪽
49 베가업로더실 +3 22.06.23 29 3 10쪽
48 헛된 시간들 +1 22.06.22 26 3 10쪽
47 대표의 개 +2 22.06.21 33 3 10쪽
46 서핑을 배우다 +6 22.06.20 29 3 11쪽
45 호흡소리 +5 22.06.19 34 3 10쪽
44 텅 빈 미각. 악의 평범성 +2 22.06.18 34 3 10쪽
43 에메랄드 빛 몰디브 +8 22.06.17 36 4 10쪽
42 김춘삼 +6 22.06.16 36 4 10쪽
41 수면실 +8 22.06.15 36 4 10쪽
40 시리우스 +4 22.06.14 35 2 10쪽
» 아버지를 찾다 +4 22.06.13 41 3 10쪽
38 베가워치 +4 22.06.12 37 3 10쪽
37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6 22.06.11 38 3 10쪽
36 디아나와의 첫 만남 +6 22.06.10 41 3 10쪽
35 병원에서 나오다. +7 22.06.09 40 3 10쪽
34 다시 병원으로 +4 22.06.08 42 2 10쪽
33 견우와 직녀 +2 22.06.07 39 2 10쪽
32 자업자득 +6 22.06.07 44 4 11쪽
31 5라운드의 시작 +6 22.06.06 43 4 10쪽
30 최선의 선택과 삶의 본질 (4라운드 끝) +4 22.06.05 47 3 10쪽
29 4 라운드 시작 +8 22.06.04 50 5 10쪽
28 3 라운드의 끝 +4 22.06.03 46 4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