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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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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vega3333
작품등록일 :
2022.05.11 10:16
최근연재일 :
2022.06.30 23:55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3,621
추천수 :
251
글자수 :
249,945

작성
22.06.04 09:10
조회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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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0쪽

4 라운드 시작

DUMMY

28. 4 라운드 시작



“모두 괜찮아요.

드디어 이제야 제 소원대로 루나로만 살 수가 있게 되었거든요.

근데 항상 미웠던 응옥이 이제야 처음으로 좀···마음에 들어가고 있었는데··· 그게 좀 아쉬워요. 그리고 시우야."


갑자기 2번이 나를 불러서 앞으로 나아갔다.


“응옥아······”


그녀는 내 온 힘을 내듯 손을 들어, 내 얼굴을 한번 만졌다.


“너는 내가 찜한 거 잊지 마···?“

“???”


그리고는 2번은 눈을 감아버렸다.


“안돼!!!!!”


나는 죽어가던 2번의 손을 한번 잡아주지도 못한 찰나였다.


“어?”


갑자기 마치 리모콘으로 TV 채널이라도 돌린 듯 순식간에 각자의 방으로 이동되어 버렸다.


* * *


다시 하얀 방에서 이브의 목소리가 들렸다.


“베가의 인플루언서이신 쿠나모랑가님의 요청으로 이번 라운드에서는 미션 탈락자는 없었습니다.

다만 개인적인 사고에 의해 2번은 탈락되었습니다.”


‘2번··· 정말 이렇게 떠나버리는 건가?

다시는 현실에서는 너를 볼 수 없는 거야···?’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뒷골이 당기듯 머리가 터지듯이 아파왔다.

나는 이 상황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알약과 물이 방안으로 배급되었고, 이 알약이 반가웠던 적은 처음이었다.

고통받고 있는 내 머리를 멈춰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아 머리가 터져버릴 것만 같아···”


알약을 삼키니 침대가 마치 자석처럼 나를 끌어당겼다.

지친 눈을 감았다가 뜨고 나니 다시 개선 행진곡이 나오고 있었다.


* * *



단상의 불은 이제 나를 포함해서 3.6.8.9.10 이렇게 5개만 남았다.

꺼지는 2번의 단상을 보면서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 가는것 같았다.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되려고 하고 있었다.

나는 다시 집중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직 갈 길이 멀었는데 마냥 계속 슬픔에 빠져 허우적 댈 수도 없는 일이었다.


“네 번째 라운드는 후각과 미각 테스트입니다.”


나는 혼자 중얼거렸다.


‘후각과 미각 테스트라면 이번에는 냄새를 맡거나 먹고 맞추는 건가?’



이브가 네 번째 라운드의 설명을 시작했다.


“이번에는 베가의 K-카페로 안내할 것입니다.

여러분은 랜덤으로 앞에 주어진 음료의향을 맡고 드시게 되는데요.

이 중에는 조향을 위해 화학적으로 추출한 인위적인 향을 섞은 가짜 음료가 있고,

천연 향을 내는 진짜 음료가 같이 섞여 있어요.

향을 맡고 드셔보시고 본인 앞의 음료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맞히는 것이 이번 시험의 문제입니다.“


“음료를 마셔보고, 가짜인지 진짜인지 맞히기.

듣기에는 굉장히 쉬운 문제 같은데?

시험 보기를 받아봐야 알 수 있겠지만“


이브가 마지막으로 주의사항을 얘기했다.


“주의사항은 각자 선택받은 음료 외에 절대로 다른 후보자의 음료를 드셔보실 수 없습니다.

힌트를 주려는 의도로 간주하여. 다른 후보자의 음료를 마신다면 그 후보는 자동으로 탈락합니다.“


각자 주어진 문제는 서로 의논하지 말고 혼자서 풀라는 소리 같았다.


“그동안 사막과 아마존에서 견뎌내시느라 힘드셨을 거예요.

이번 문제는 보너스 라운드 같은 문제입니다.

카페에서 쉬시면서 보너스 미션에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그 순간 6번 할아버지가 뜬금없이 큰 소리로 우리 4명에게 외쳤다.


“여러분! 나는 시간이 있을 때 미리 마지막 인사를 해야겠어.”


나는 6번 할아버지가 또 분위기 파악 못하고 엉뚱한 소리를 하려 한다고 생각하고 눈살 먼저 찌푸렸다.


“아직 문제를 풀 카페로 이동도 안 했는데, 왜 갑자기 6번 할아버지는 마지막 인사를 하겠다고 저러고 있는 거지?”


10번이 다른 사람들에게 속삭였다.


“저 노인네 또 시작이시네요.”


나는 할아버지가 또 눈치 없는 말을 해서 다른 사람의 심기를 건드리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었다.

아무도 할아버지의 얘기에 주목하지 않자 나는 사람들에게 한 마디 했다.


“중요한 얘기일 수도 있잖아요.

무슨 얘기인지 한번 들어보시죠~“


다들 다시 나와 같은 생각으로 할아버지를 멀뚱히 바라보고 있을 때, 할아버지가 다시 말문을 열었다.


“나는 어릴 때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를 한번 크게 앓았고. 생사의 고비를 넘겼어.

목숨은 건졌지만 그때부터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잃었지.

바이러스 후유증으로 후각을 완전히 상실해 버렸거든.

그거 알아?

후각이 없으면 음식의 맛이 잘 느껴지지 않아···

눈을 감고 양파를 먹으면 사과인지 양파인지 구분도 못 한다고 이놈들아!“


처음에는 할아버지는 진지하게 얘기를 꺼냈다가도 역시 마지막에는 모두에게 농담으로 웃음을 주었다.

첫인상은 민폐 + 꼰대 할배 라고 생각했는데 쉴 새 없는 농담도 저분의 매력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다들 미운 정이 들었나?”


어쩐지 할아버지랑 언성을 높였던 10번이 이번 라운드에 탈락 위기에 놓인 할아버지에게 동정의 눈빛을 보내고 있었다.

그녀의 눈빛을 읽은 듯 할아버지가 먼저 다가가 말을 건넸다.


“저기. 10번.

나 때문에 불쾌했다면 미안했어요.

젊은 사람들이랑 친해지고 싶어서 농담을 생각 없이 막 던졌는데 지금 보면 분위기 파악 못하고 좀 지나쳤던 것 같네.“


10번이 평소와 다른 할아버지의 정중한 사과를 받아들였다.


“저도 시험 중이라 긴장한 나머지 좀 공격적으로 대응했던 것 같아요.

저도 죄송했습니다. 영감님.“


8번 아저씨가 화해하는 것을 보고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번 라운드 문제의 보기도 아직 못 받았어요.

포기하지 말고 우리 같이 최선을 다해보아요.“


나도 기운을 내셨으면 해서 한마디를 던졌다.


“맞아요 할아버지.

첫 번째 라운드에서는 할아버지가 가장 먼저 정답을 선택하셨잖아요.

문제를 확인하기 전까지 결과는 아무도 모르는 거예요.“


갑자기 분위기가 훈훈해졌다.

벌써 4번째 라운드.

다른 탈락자들의 모습이 아른거려 아직 마음이 아프지만 이번 라운드는 보너스 라운드라는 소리에 한편으로는 마음이 놓였다.

우리는 베가에서 운영하는 K-카페 앞으로 이동되었다.

세련되고 미니멀한 외관이지만 자연 친화적이라는 느낌을 주려는 듯 나무와 꽃이 중간중간에 배치되어있었다.

K는 무슨 의미 일까?

내가 사는 지역에는 K-카페가 없었다.

그리고 시골 출신인 다른 후보자의 동네에도 K-카페는 없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10번이 뭔가 아는 듯 웃으며 나에게 말을 건넸다.


“좋겠어. 3번은.

사실 속으로는 알고 있지?

본인이 이 시험에서 유리하다는 것을?“


나는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제가 유리해요? 어떤 점에서요?”


대화를 듣던 8번 아저씨가 말했다.


“한국인이라는 점이.”


“한국인인 게 좋을 게 있나요?”


9번이 답답한 듯 내게 말해주었다.


“어이 친구.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내가 쉽게 설명해 줄게.

베가 대표가 미스터리한 인물인데 한국인이라는 소문이 있어.

아주 오래전 베가가 처음 시작할 때는

한국의 잘 나가는 게임 회사였다고 들었거든.“


10번이 덧붙이듯 말했다.


“맞아요. 세계적인 게임 회사에서 흐름을 타고 메타버스 시장으로 진입했어요.

그런데 베가커넥터가 대성공하면서 시장을 완전히 장악해버린 거죠··· ”


8번 아저씨도 말했다.


“본사도 서울에 있다고 들었어.

굉장히 높고 멋진 건물이라고 하던데 혹시라도 나중에 한국에 갈 기회가 생긴다면 꼭 한번 가보고 싶어.“


베가타워라면 공장 근처에서 저 멀리 보일 정도로 높은 건물이었다.

그런데 그것이 전 세계에 하나 있는 베가의 본사 건물이었다니.

폐기물을 주으러 다닐 때는 몰랐던 사실이다.


“다들 나와 비슷한 수준인 줄 알았는데ㅎㅎ

베가에 대해서 나보다 더 잘 알고 있었어.”


나는 대표가 한국인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부러운 심정이 들었다.


“소문에 대표가 한국 사람이었다니···

베가 병원도 신기했는데 K-카페도 전 세계의 도시에 체인을 두고 있었구나.

거기도 분명 병원처럼 베가코인 페이 연계가 되어 있어서 더 잘 되는 거겠지?

베가··· 전 세계의 돈을 말 그대로 쓸어 담고 있었네.“


이런저런 대화가 끝나고 우리는 카페 안으로 들어가서 앉았다.

만화 주인공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키가 크고 잘생긴 남성이 흰 셔츠에 바리스타 앞치마를 한 채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10번이 남자의 얼굴을 보자마자 말했다.


“이야~ 저 남자, 한국의 아이돌 가수처럼 생겼어.

딱 2번이 좋아할만 한 스타일인데?

2번도 살아서 우리와 함께 카페에 왔었다면 좋았을 텐데···“


2번 얘기에 분위기가 시작부터 우울해졌다.

‘2번의 스타일은 사실 아이돌이 아니고 의외로 저 같은 남자였어요’ 라고 변명 같은 말을 던질 틈은 보이지 않았다.

바리스타가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후보자 여러분.

저희 베가의 K-카페에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매니저 철수입니다.

영어 이름 찰스로 불러주셔도 좋아요.“


매니저는 이제 순서대로 음료를 나누어 줄 참인 것 같았다.


“시험 방식은 이미 들으셨을 테니, 저희가 바로 음료를 준비해서 순서대로 나눠드릴 거예요.“


‘과연 내게는 어떤 메뉴가 올까?

카페에 앉아서 음료로 생사를 가르게 될 줄이야.ㅎㅎ‘


“그럼 3번 박시우 님의 음료 먼저 준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내 앞으로 익숙한 초록색의 병이 등장했다.

말 안 해도 한국 사람이라면 보자마자 무엇인지 알법한, 바로 소주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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