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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윈 님의 서재입니다.

로마왕에서 나폴레옹이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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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윈
작품등록일 :
2022.07.1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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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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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0.2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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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대면

DUMMY

“여기 이 사람은 코제트라고 합니다. 제 약혼녀이지요.”


“외프라시 ‘코제트’ 포슐르방이라고 합니다, 어르신.”


“허허, 자네 운이 좋구만. 이렇게 참한 여인을 신붓감으로 들일 수 있으니 말이야.”


“제가 운이 좋았지요. 흠흠, 아무튼 공작님과는 얼마 전에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우연히 말이죠.”


“허. 어떻게 말인가?”


마리우스는 간단하게 나와의 만남을 설명하였고 사람들은 그것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다 공작님께서 파리로 오시게 된 이유를 듣고 절 좋게 봐주셨는지 초대장을 건네주시더군요.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그때는 그분이 그분인지 몰랐지만 말입니다.”


“그게 무슨 말인가?”


“하하, 그런 게 있습니다, 원수. 그보다 말을 끊어서 미안한데 여러분께 전할 말이 있습니다. 지금 해도 되겠습니까?”


“무엇입니까?”


엑셀망의 물음에 난 시종들에게 손짓하였고 그들은 은쟁반에 놓인 광고지를 들고 천천히 파티 참석자들에게 한 장씩 나누어주었다.


종이를 받아든 그들은 이것이 뭔가 싶어서 호기심 가득한 눈초리로 그것을 천천히 읽기 시작했다.


예루살렘 교구 복원과 레반트 지역의 기독교도 보호에 관한 캠페인의 핵심을 이해한 그들은 답을 구하는 듯 날 쳐다보기 시작했다.


“이게 무엇인지 설명해주시겠습니까, 각하?”


“거기 적혀 있는 대로입니다. 한 사람의 카톨릭교도로서 전란으로 피폐해진 예루살렘에 기독교 교구를 복원하고 그곳을 살아가는 기독교도를 위험에서 구제하기 위한 캠페인입니다. 교황청으로부터 공식적인 허가를 받았죠. 표면적으로는 말입니다.”


내 말에 사람들은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 그렇게 잠깐의 침묵이 지속하는 와중에 그루시가 대표로 나서서 말했다.


“크흠,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각하?”


“이런 제가 말을 좀 모호하게 했나 보군요. 그럼 자세히 설명하지요. 앞의 두 가지가 이 캠페인의 목적인 것은 맞지만 이 두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성취해야 할 사안이 있습니다. 바로 레반트를 ‘확보’ 하는 것입니다.”


“..확보라 하심은?”


“이집트의 군주, 메흐메트 알리로부터 기독교인의 손으로 확보한다는 말입니다. 군사적인 방법으로.”


“지금 이집트와의 전쟁을 계획하신다는 겁니까?”


“예. 이미 군자금을 상당하게 확보하고 그것으로 병력을 조직하는 중입니다. 생각보다 순조롭더군요. 그리고 일을 더 순조롭게 처리하기 위해 이곳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좋으니까요.”


내 말이 끝나고 사람들, 특히 장군과 원수들은 심란한 표정을 지으며 깊은 생각에 빠졌다.


그들은 내가 말한 군사적인 방법과 다양한 도움이라는 말에서 내가 뜻하는 바가 어떤 맥락인지 대강 파악한 것 같다.


아마 내 폭탄선언에 머리가 어지러울 것이다. 이 파티가 그냥 파티가 아니라는 것을 미리 예견했음에도 말이다.


그들을 보고 있던 나는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마리우스와 코제트를 보고 몸이 움찔거렸다. 생각해보니 얘들한테도 모든 걸 다 얘기하지는 않았다.


역시 그들도 당황한 표정으로 내게 물었다.


“그게 진짜 이유였습니까? 군사적으로 레반트 일대를 정복하는 것이 말입니다.”


“전에 말해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사실입니다. 그럴 계획이죠.”


“하느님의 뜻이 담긴 교구인데 평화적인 방법으로 할 수는 없는 건가요? 공작님의 목적으로 폭력에 노출 시키는 게 아닌 방법으로 말이에요.”


독실한 교도이자 평화주의자인 코제트의 말에 난 찔리는 양심을 다독이며 대답했다.


“제 나름의 목적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그런데 평화적인 방법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지금 오스만과 벌이는 전쟁을 봐도 알겠지만 이집트의 군주는 호전적인 자이거든요.”


이집트의 그리스 원정이 열강 연합군의 개입으로 대실패로 돌아가자 분노한 메흐메트 알리는 본전이라도 되찾기 위해 오스만에 레반트 지역에 관한 권리를 요구하였다.


파디샤 마흐무트 2세는 그의 무리한 요구를 거절했고 원군을 대가로 아무것도 얻지 못한 메흐메트 알리는 분노를 표출하며 오스만에 대해 선전포고를 결심하였다.


그리고 현재까지, 그의 아들 이브라힘 파샤가 이끄는 이집트군이 오스만군을 상대로 연전연승하면서 전황은 이집트 쪽으로 기울고 있었다.


이처럼 메흐메트는 야망과 탐욕이 있고 그를 실현할 능력이 되기에 자신의 영토에 대한 평화적 논의를 시도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만약 그가 평화적으로 나온다고 해도 그와 거래를 할 마음은 그다지 들지 않더군요.”


“왜입니까?”


“지금 말해주지요. 크흠, 여러분?”


내 부름에 서로 캠페인에 대해 얘기를 하던 이들은 일제히 나를 쳐다보았다.


난 헛기침을 하며 품속애 있는 한 장의 문서를 꺼냈다. 루이와 파비오가 이집트에 도착해 첩보 활동을 시작한 후, 처음으로 보낸 보고서를 내가 적당히 간추려 옮겨 적은 것이었다.


“여러분들의 판단을 조금 더 쉽게 만들기 위해 지금 현재 이집트 총독령의 실태를 간략하게 말해보죠. 이건 이집트와 레반트 등지에서 포교활동을 하는 한 미국인 선교사가 목격한 바입니다.”


난 소리를 내어 문서를 읽었다. 문서에는 한 면화 농장의 이집트 농민들에 대해 적어놓았다.


잦은 전쟁으로 군비가 모자란 메흐메트 알리는 군비를 마련하기 위해 농민들을 착취하였다고 한다. 덕분에 이집트 대부분의 농민들이 종사하는 면화 농장에서는 세금을 마련하기 위해 농민들이 죽어 나갈 정도로 일을 해야 했다.


그렇게 해서 세금을 마련했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세금을 내지 못했다면 죽음으로서 죄를 묻는 실정이었다. 전근대적인 처벌을 적용해서 말이다.


그렇게 해서 마련한 돈은 모두 군비를 증강 시키기 위한 국방비로 들어갔으며 병사들은 하나의 살인도구로서 엄격한 군사 교육과 가혹한 처벌을 동시에 받았다.


그렇게 이집트는 외적으로는 연전연승을 거듭하며 영광을 얻었지만 내적으로는 수탈과 가혹한 처벌, 징집 등으로 고통받아야 했다.


이러한 상황은 이집트가 점령한 지역의 주민들에게도 적용되는 사안이었다.


메흐메트가 이집트의 근대화를 이끈 군주일지는 몰라도 자국민들의 행복과 번영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영리하지만 가혹한 군주라는 것을 증명한 셈이었다.


이 면화 농장처럼 많은 이들을 도탄으로 몰아넣었으니 말이다.


“내가 성자도 아니고 유럽의 다른 국가들도 특별히 낮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국민들의 희생을 담보로 영광을 쟁취할 수단을 키워 전장의 영광을 얻은 이를 상대로 어떤 평화적인 수단이 통하겠습니까?


아무튼, 이것으로 어떤 판단을 내릴지는 여러분들의 몫이니 잘 생각해보십시오.”


그 말에 여러 사람의 입에서 봇물처럼 말이 터져 나왔다.


“허. 이집트 군주가 그런 사탄에 가까운 행위를 할 줄 누가 알았겠소? 참 빌어먹을 자이군.”


“맞는 말입니다. 그자를 훌륭한 군인이라 칭할 수는 있어도 그자는 결코 통치자로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전 황태..아니 공작의 뜻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큼, 하지만 이집트군이 유럽 열강에 비해서는 약세라 하나 무시 받을 만한 군대는 아니오. 메흐메트 알리와 그 밑의 장군들도 쉬운 자들이 아니고. 급조한 군대로는 상당히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오.”


“만약에 우리를 비롯한 옛 전우들이 끼어 든다면요?”


그 말에 이 자리에 모인 군인들은 침묵에 빠져버렸다. 혹시나 머릿속으로 서로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인지 계산을 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대부분이 나폴레옹의 휘하에서 열성적으로 복무하던 베테랑 군인들이었다.


반면에 자본가나 학자 등 부르주아 쪽 인물들은 다른 관점으로 관심을 표출하였다.


“내가 듣기로는 이집트는 면화 사업이 상당한 규모를 자랑한다고 합니다. 거기다 지리적인 요건만 해도 레반트 쪽은 남유럽과 비슷한 기후에다 자원도 꽤 풍부하다고 들었소. 아직 미개발 지역이기도 하고.”


“내가 영국에 있던 지인에게 들은 바로는 영국 정부가 이집트의 수에즈 쪽에 운하를 건설해서 아시아로 빠지는 새로운 항로를 개척할 목적으로 이집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데? 그 말의 반만 사실이어도 이집트 지역은 투자할 가치가 높은 지역이라는 뜻일 거요.”


“흠, 하지만 이집트가 손쉽게 패배하겠소? 그들이 바보도 아니고 이쪽은 아직 허울만 있는 군대일 뿐인데?”


그 말에 몇 명은 동의했으나 대부분은 이 캠페인의 전망을 제법 낙관적으로 바라보았다. 그도 그럴 듯이...


“로스차일드 은행에서 자금을 퍼주고 엄청난 기부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고 하오. 그걸로 1년만 준비해도 가능성은 충분하지 않겠소?”


확실히 로스차일드라는 명성이 그들에게도 전해졌는지 자본가들은 눈을 반짝이며 저들끼리 토론을 하기 시작했다.


한쪽은 군사적으로 한쪽은 재정적으로 바라보니 직업에 따라 보는 관점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 같아서 퍽 재밌었다.


난 와인을 마시며 그들 중에 눈빛이 바뀌는 몇 명을 차례차례 응시하였다. 그중 두 명이 눈에 띄었다.


레미 이시도르 엑셀망 장군과 마리우스 퐁메르시 말이다.



그렇게 파티가 마무리되고 모두에게 평안한 밤을 기원하며 그들을 돌려보낸 후, 다음날이었다.


난 파티로 인해 난장판이 된 저택의 뒷수습을 디르크와 시종들에게 맡긴 후, 크리스티안과 함께 로렌조를 석방시키기 위해 파리 경찰서로 향했다.


하지만 괜한 발걸음이었다.


“아직 풀어줄 수 없다는 게 정확히 무슨 말입니까?”


“제 말은 아직 필요한 조사가 남아 있으니 풀어줄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나중에 다시 오시죠.”


“아니, 뭘 더 할 게 있다고..! 후우, 그럼 그 친구 면회는 가능합니까?”


“음, 그것도 지금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장관님의 엄명이 있었거든요. 친분이 있는 자들과 접촉시키지 말라는 명령 말입니다.”


“이런 개...”


“가, 각하. 일단 나중에 오시죠. 여기 있는 걸 확인했으니 된 거 아니겠습니까?”


크리스티안은 괜한 소동이 생겨 안 좋은 일이 발생할까 나를 조심스럽게 말렸다. 난 그의 말을 들으며 화를 조심스럽게 억눌렀다.


“..내 부하한테 무슨 상해라도 입혔다는 사실이 들린다면 결코 좋은 일은 당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럼 이만.”


작별 인사와 함께 서를 나온 후, 난 고민에 빠졌다. 아무래도 로렌조를 통해 나에 대한 정보를 캐내려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하였다.


더불어 티에르에게 받은 엿이 너무 잘 달라붙어서 떨어질 기미를 보이지 않아 존나 짜증나기도 했다.


아무튼 티에르가 정말 나에 대한 걸 로렌조를 통해 파악하려 한다면 그를 재빨리 빼내야 하는 이유가 하나 더 는 셈이었다.


영원히 잡아둘 순 없겠지만 나에 대한 걸 전부 파악할 수 있을 때까지는 잡아둘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 그를 빼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렇게 어느 벤치에 앉아 크리스티안의 시선을 받으며 생각을 거듭한 끝에 이 일의 시발점이 되는 정보를 제공한 게 오스트리아 대사관이라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더불어 좀 그를 석방시키고 티에르를 엿 먹일 위험한 방법이 하나 생각났다.


“오스트리아 대사관으로 가지.”


“예? 아, 알겠습니다.”


우리 두 사람은 즉시 대사관이 있는 거리로 발걸음을 옮겼다. 마차를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대사관 앞에 도착한 나는 대사관 경비에게 내 지위를 슬쩍 말해주고 갑자기 군기가 잡힌 그를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거기서 나의 등장으로 혼비백산한 사환의 안내를 받아 대사의 집무실로 안내받은 나는 그곳에서 헝가리계 오스트리아 대사, 안톤 아포니를 만나 바로 한마디 던졌다.


“한 건 했더군요, 대사.”


“예?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아, 뭐 중요한데 지금은 중요하지 않지요. 그게 대사의 안전만큼 중요하겠습니까?”


“예? 그게 무슨..”


“크리스티안. 문 좀 잠가주겠나?”


“..예.”


“자, 잠깐..이게 무슨 일인지 설명을..”


“괜찮소. 곧 알게 될 테니.”


대사는 움찔하면서 천천히 나에게서 멀어졌다. 난 그만큼 대사에게 가까워지면서 선한 웃음을 지었지만 말이다.


그 날, 오스트리아 대사, 안톤 아포니의 집무실은 해가 지기 전까지 오래도록 문이 열리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고 며칠이 지났다.


“..경이 누구라고?”


한 화려한 제복을 입은 곱슬머리의 중년 남자가 앉은 채 당황한 목소리로 내게 묻자 난 낭랑한 목소리로 알아듣기 쉽게 천천히 대답했다.


“나폴레옹 프랑수아 샤를 조제프 보나파르트라고 합니다, 국왕 폐하. 이 아름다운 크리스마스 날을 맞이하게 돼서 감축드립니다, 폐하.”


나폴레옹의 적자가 시민왕, 루이 필리프의 크리스마스 파티에 참석하였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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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크리스마스 +2 22.10.27 111 2 17쪽
43 루이 필리프 +2 22.10.24 121 5 12쪽
42 튈르리에서 +1 22.10.22 120 5 12쪽
» 대면 22.10.22 87 4 13쪽
40 아마 있을 것이다. 22.10.22 94 3 13쪽
39 파티? +1 22.10.13 133 7 22쪽
38 상상과 현실 +1 22.10.10 139 7 13쪽
37 파리로 +3 22.10.08 163 6 14쪽
36 준비 +1 22.10.06 147 6 16쪽
35 로스차일드 +1 22.10.03 162 5 15쪽
34 즉위식 22.10.01 204 3 13쪽
33 무도회와 회동 +1 22.09.29 161 4 19쪽
32 새로운 분기점 +1 22.09.27 159 4 18쪽
31 청문회 22.09.24 163 4 14쪽
30 소환 22.09.22 153 5 16쪽
29 장악 +1 22.09.19 158 4 13쪽
28 모데나의 불꽃 22.09.17 149 4 15쪽
27 협박 22.09.15 143 3 14쪽
26 로마의 만남 22.09.13 149 5 16쪽
25 설득 22.09.11 158 5 15쪽
24 목적 22.09.08 179 5 14쪽
23 영향 22.09.05 164 6 14쪽
22 제안 +1 22.09.03 194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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