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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윈 님의 서재입니다.

로마왕에서 나폴레옹이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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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윈
작품등록일 :
2022.07.19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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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19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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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장악

DUMMY

“다음에도 이러면 그때는 우리도 어쩔 수 없소. 이번에는 봐줄 테니 제발 마을 사람들에게 진정 좀 하라고 하시오.”


“가, 감사합니다, 나으리! 그럼 가보겠습니다!”


나이 든 촌장은 허겁지겁 지팡이를 짚은 채 마을 청년들의 부축을 받으며 마을을 향해 허겁지겁 돌아가기 시작했다.


난 한숨을 쉬며 곁에 있던 에드문드에게 물었다.


“저 마을이 마지막인가?”


“저곳까지 합해서 모데나 시 근교의 마을들에서 일어난 소요 사태는 모두 진정시켰습니다. 이제 또 병사들이 아무 이유 없이 돌팔매질을 맞는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또 다른 일이 벌어지지만 않는다면요.”


그의 뼈 때리는 말에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전방을 바라보았다.


한여름의 뜨겁게 쏟아지는 햇빛이 절정에 달하는 오후 시간. 사천의 병력이 무더위를 피해 그늘에 숨거나 개울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야전 병원 천막에서 피를 흘리며 누워 있는 병사들과 그들을 치료하는 군의관들이었다.


초반의 강행군으로 만토바에서 모데나까지 가는 시간은 상당히 단축되었다. 그러나 이런 좋은 시작에 무색하게 우리는 국경지대와 변경을 지나서 수도, 모데나와 가까워질 무렵, 경찰들이 통제하지 못하는 소요 사태를 여러 번이나 직면하게 되었다.


수도에서 생긴 시위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민들도 억눌러왔던 분노를 토해낸 것이다.


곳곳에서 공작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며 경찰과 충돌을 빚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 오스트리아 군인 우리 군이 지나가는 것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모데나 공작의 신병을 확보하고 모데나 시를 장악하려는 목적을 모르는 이들로서는 합스부르크 가문인 공작이 같은 가문인 오스트리아의 군대를 불러들여 그들을 진압하려는 모습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곧이어 누군가의 돌이 우리 대열을 향해 날아오기 시작했다. 그 전 마을의 청년이 던진 돌이었다. 운 없는 병사 하나가 팔에 맞은 것을 시작으로 수많은 돌팔매질이 이어졌고 난 그들을 총검으로 위협하고 기병대를 풀어 쫓아내게 했다.


그 뒤, 이탈리아인 병사들을 보내 그들과 싸우러 온 것이 아니라는 뜻을 알아먹게 설명하고 그들을 일일이 진정시켜야 했다.


모데나 시로의 진입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소요를 막는 데만 하루를 소모하였다. 쓸데없는 시간 낭비였다.


아무리 내가 조장했다지만 모데나 공작은 여태까지 뭘 했기에 일이 이 지경이 되도록 만들었나?


“병사들 상태는 어떤가?”


“일단은 좀 쉬도록 해놨으니 조금 있으면 기력을 되찾을 것입니다. 그나저나 사태가 생각보다 심각하군요.”


“더 심해지기 전에 저곳에 진입해야겠어. 가장 멀쩡한 부대가 어딘가?”


“밀라노 지원 대대입니다. 처음 보는 군복에 이탈리아인이라 그나마 멀쩡합니다.”


에드문드의 말을 들은 나는 마르몽을 불렀다. 잠시 후, 그는 비껴 쓴 이각모와 함께 말을 타고 내 앞에 나타났다.


“무슨 일입니까, 연대장 각하?”


“갑자기 불러서 미안합니다. 사태가 더 격해지기 전에 모데나 시로 진입할까 하는데 경의 부대가 먼저 앞장서 주었으면 합니다.”


내 말을 들은 마르몽은 주름진 얼굴을 살짝 찡그리고는 내게 물었다.


“살짝 지친 상태이지만 가능할 것입니다. 진입 후에 어떻게 대처할까요?”


“난동을 부리는 이들을 진정시키고 필요하면 제압하십시오. 죽여선 안 됩니다. 그리고 모데나 공작의 신병을 확보하도록 하십시오. 부대가 수습되는 대로 가겠습니다. 가능하겠습니까?”


내 명령을 들은 마르몽은 찡그린 얼굴을 펴며 자신감에 찬 웃음을 지었다.


“그 정도라면..알겠습니다. 명령 수행하겠습니다.”


“30분 내로 출발해 주세요.”


“그러지요.”


얼마 지나지 않아 마르몽이 선두에 서고 그 뒤로 초록색 군복을 입은 병사들이 행군하기 시작했다. 그중에 루이와 파비오의 모습도 보였다. 난 그들을 뒤로하고 부대를 수습하는 데 열을 올렸다.


두 시간이 지나서 병사들의 기력이 어느 정도 회복되자 난 그들을 집결시키고 모데나 시내를 향해 행군하기 시작했다.


노을이 질 시간이 되어 모데나 시에 진입한 우리는 모데나 외곽 성문에 배치된 병사들을 지나쳐 시내 중앙으로 진입하였다. 우리 군대가 그곳을 행진하기 시작하자 길 양쪽으로 많은 인파가 몰려 우리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우리의 모습을 지켜보는 그들의 얼굴에는 두려움과 반감이 담겨 있었다. 오스트리아에 대한 그들의 앙금 때문이었다.


다행히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시내 곳곳에는 마르몽의 대대 병사들이 순찰과 경비를 서고 있는 탓이었다.


마침내 모데나의 궁전인 두칼레궁전 앞에 도착한 우리는 마르몽이 그 앞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더불어 화려한 복장의 중년 남성이 궁정 관료들과 함께 그의 옆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난 말에서 내려 그 남자 앞으로 다가갔다.


“자네가 프란츠의 외손자인가? 반갑네. 모데나의 정당한 지배자인 프란츠 요제프 카를 암브로시우스 스타니슬라우스라고 하네.”


“티롤 연대장, 프란츠입니다.”


“그래, 반갑네.”


그는 나에게 미소를 보이며 악수를 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 두 사람 모두 프란츠였다.



‘이제야 안심이 되는군.’


작년의 반란을 진압한 이후로, 한동안 잠잠하다가 갑자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들의 선동으로 자신의 영역 전역에서 폭동이 발생하였다.


자신의 정책에 대한 불만을 품고 신성한 군주의 권리에 대항한 죄로 죽은 죄인에 대한 책임을 지라고 하면서 말이다.


경찰들이 막을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선 폭동에 그는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 자신이 옛 프랑스의 왕처럼 될까 두려움에 몸서리친 탓이었다.


그러나 신께서 그를 굽어 살펴 주신 바 그의 연락을 받은 오스트리아군이 제때 도착할 수 있었다. 비록 빈에서 자신에 대해 부적절하게 발언한 보나파르트 놈의 종자라고 해도 말이다.


‘하고 많은 이들 중에 이놈이 와서 불안하긴 하지만..’


지금 공작 자신의 앞가림을 하기에도 부족한 상황이라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그는 최대한 밝은 미소를 띠며 프란츠에게 말했다.


“그래. 자네가 와 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네. 이제 저 폭도들을 단죄할 일만 남았군.”


“안 그래도 그 문제로 공작께 말씀드려야 할 일이 있습니다.”


프란츠의 말에 공작은 의아한 기색을 숨길 수 없었다. 설마 지금 당장은 어렵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쯧, 그러면 곤란한데.’


안 그래도 지난 반란으로 인한 피해와 민심도 수습되지 않은 상태다. 이 이상 폭동이 계속되면 얼마나 큰 희생을 치러야 할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프란츠를 조금 밀어 붙이기로 결정했다.


“자네의 노고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사태가 어디로 흐를지 모를 일이네. 빨리 조치해 주었으면 좋겠군.”


그 말을 들은 프란츠는 가만히 있다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공작님의 말씀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러도록 하죠.”


“하하! 이제야 안심이 되는군. 그럼 어서 저 폭도들을..”


그는 말을 끝마칠 수 없었다. 프란츠의 손짓도 동시에 궁전을 지키던 프란츠의 병사들이 그와 그의 신하들을 향해 총구를 겨누었기 때문이다.


곧이어 프란츠의 입에서는 믿을 수 없는 말이 흘러나왔다.


“프란츠 요제프 카를 암브로시우스 스타니슬라우스 모데나 공작. 당신을 북이탈리아의 치안과 정세를 불안하게 만든 혐의로 구금 하겠습니다.”


“..그게 무슨?”


“사태를 진정시키려고 온 것은 맞지만 그 책임은 전적으로 공작에게 있다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입니다.”


“왜 이러는 것인가? 총독부의 명령을 받고 날 도우러 온 게 아니냐는 말이다.”


그 말을 들은 프란츠는 그를 향해 작게 속삭였다.


“총독부에서는 이제야 움직이고 있겠지요. 그 전에 제가 먼저 움직인 것 뿐입니다. 합의된 사안이라서요.”


그 말을 들은 공작은 그제야 상황 파악을 하고 급격하게 분노를 토해내었다.


“보나파르트 이놈! 날 속였구나!”


“딱히 속인 적도 없었습니다만.”


“난 모데나의 공작이자 마리아 테레지아 폐하의 손자다! 네놈이 그러고도 무사할 것 같으냐?”


“아직은 그렇지요. 앞으로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굳이 말하자면 전 늘 무사합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요. 정중히 궁 안으로 모셔드려라.”



명령을 들은 병사들은 공작의 팔을 붙잡고 그를 궁 안으로 끌고 가기 시작했다.


공작은 억센 병사들의 손에 끌려가면서도 분노가 가득 찬 음성으로 내게 외쳤다.


“내가 풀려나게 되면 세상에 알릴 것이다! 네놈이 지위를 남용해 침략 행위를 벌였다고!”


“그럼 전 시민들에 탄압만 일삼고 신성한 의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군주인 당신을 군주의 자격이 없다고 온 세상에 외치도록 하죠.”


그의 말을 들은 좌중은 놀라며 모데나 공작이 발악하며 궁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프란츠는 공작과 같이 있던 관료들에게 손짓을 하였다. 그러자 한 나이 든 관료가 주춤거리며 그에게 다가왔다.


“무, 무슨 일이십니까, 프란츠 경?”


“이제부터 이곳에 임시 군정을 선포하고 당분간 모데나 공국의 모든 결정 사안은 군정에서 관할하도록 하겠네.”


“네? 하, 하지만..”


“왜? 못하겠나?”


“아, 아닙니다! 당장 조치하겠습니다!”


당장 총검을 번뜩이며 서 있는 병사들을 보며 그가 할 수 있는 말은 없었다. 그가 물러가자 프란츠는 이 광경을 지켜보던 시민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시민들이여! 그만 집으로 돌아가 생업에 종사하도록 하시오! 우리는 황제 폐하께서 명하신 바를 수행코자 이곳에 온 것일 뿐, 그대들에게 어떤 위해도 가할 마음이 없소. 그리고 내일부터 임시 군정을 열어 현 사태에 대한 진상 규명을 하고자 하니 탄원할 것이 있는 자들은 대표들을 꾸려 시청으로 오도록 하시오. 이만 해산하시오, 밤이 찾아오니.”


시민들은 방금 일어난 사태 때문에 얼떨떨해하다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 하나 둘씩 흩어지기 시작했다.


프란츠는 그 길로 모데나 시 내외곽으로 군대를 배치하였고 궁전의 경비에 만전을 기울였다.


다음날, 시청의 시장 집무실을 차지한 그는 임시 군정 업무를 시작하였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현 사태에 책임 있는 자들에 대한 조사와 처벌이었다. 시민들의 탄원과 강압에 못 이긴 관료들의 조사를 통해 공작의 측근들부터 소환되었고 그 뒤로 귀족들과 부르주아 계층 등 모데나의 상류층들을 중심으로 조사가 진행되었다.


그와 동시에 모데나의 국고에 저장된 세액 중 일부를 풀어 빈민들을 구휼하는 데 사용하였다. 그 조치만으로도 시민들의 적대감은 차츰 내려갔다.


한편, 죄과가 밝혀진 이들에 대한 처벌도 진행되었다. 대부분 공작의 정책에 동조해 탄압과 그에 따른 수혜로 부패를 일삼았다는 혐의였다.


경범죄에 해당하는 이들은 재산의 오분의 일을 몰수하기로 했고 일반 범죄에 해당하는 이들은 재산의 삼분의 일을 몰수하고 몇 개월의 사회봉사를 명령하기로 했다.


중범죄에 해당하는 이들은 일단 감옥에 가두어 나중에 처분을 결정하기로 합의했다.


사회봉사라고 거창하게 말하기는 했지만 말 그대로 몇 개월 동안 무료로만 일해야 하는 노역형에 지나지 않았다.


이렇게 중앙의 일을 처리해나가고 지방에는 관료를 대동한 군대를 보내서 지방 안정화를 주도하였다.


그렇게 일주일이 넘는 기간 동안 군정의 일을 처리하는 중, 드디어 프란츠가 기다리던 이들이 도착하였다.


“어서 오세요, 어머니. 오랜만에 뵙습니다, 대공 전하.”


“오랜만이구나, 프란츠. 가끔은 편지로 연락도 하고 하지 그러니?”


“일을 크게 키웠군. 그래서 내가 온 것이지만.”


“곧 다른 국가들의 사절들도 온다고 하니 먼저 들어가시지요.”


“그러마. 가실까요, 사촌?”


“허허, 오랜만에 미처 듣지 못한 소식도 들을 수 있겠군요.”


그들은 웃으면서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 곧 루카와 샤르데나, 양시칠리아와 교황령의 사절들이 도착하면서 회담장의 자리가 꽉 차게 되었다. 단 한 자리를 뻬고 말이다.


본래 궁전 회의실로 쓰던 곳에 마련한 회담장에서 한 사환이 앞으로 나와 크게 외쳤다.


“라이히슈타트 공작, 프란츠 각하께서 들어오십니다.”


그의 말과 함께 문이 열리고 프란츠가 하얀 제복에 금발을 휘날리며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천천히 자리로 가 엉덩이를 그곳에 걸쳤다. 그는 잠깐 회의장의 면면을 들여다보더니 이윽고 입을 열었다.


“이제 시작할까요?”


모데나와 프란츠의 운명을 결정 지을 회담이 시작되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제목을 바꾸었는데 마음에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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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상상과 현실 +1 22.10.10 138 7 13쪽
37 파리로 +3 22.10.08 162 6 14쪽
36 준비 +1 22.10.06 147 6 16쪽
35 로스차일드 +1 22.10.03 160 5 15쪽
34 즉위식 22.10.01 202 3 13쪽
33 무도회와 회동 +1 22.09.29 159 4 19쪽
32 새로운 분기점 +1 22.09.27 157 4 18쪽
31 청문회 22.09.24 162 4 14쪽
30 소환 22.09.22 152 5 16쪽
» 장악 +1 22.09.19 158 4 13쪽
28 모데나의 불꽃 22.09.17 148 4 15쪽
27 협박 22.09.15 142 3 14쪽
26 로마의 만남 22.09.13 148 5 16쪽
25 설득 22.09.11 157 5 15쪽
24 목적 22.09.08 178 5 14쪽
23 영향 22.09.05 163 6 14쪽
22 제안 +1 22.09.03 193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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