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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윈 님의 서재입니다.

로마왕에서 나폴레옹이 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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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드윈
작품등록일 :
2022.07.19 20:47
최근연재일 :
2022.10.29 22:04
연재수 :
4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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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300
글자수 :
31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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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7.19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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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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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프롤로그

DUMMY

해가 천천히 서쪽을 향해 나아가는 시각. 프랑스의 수도 파리는 ‘빛의 도시’ 라는 이명답게 거리의 가로등 불빛을 서서히 밝히고 있었다.


특히 파리를 가로지르는 센 강변에는 어둠이 시작되지 않았는데도 다수의 가로등에서 새하얀 불빛이 반짝였다.


그 센강 주변을 한 남자가 빠른 걸음으로 거닐고 있었다. 금발벽안의 백인이 아닌 동아시아인의 외양을 하고 말이다.



“시벌..완전 반대로 갈 뻔했네.”


욕을 중얼거리며 어제 온 비로 흥건해진 길바닥을 빠르게 밟았다.


파리로 여행 온 직후, 첫날 당일은 좋았다. 한국의 여름날씨와는 달리 낮은 습도의 화창한 날을 자랑했다. 그때 들뜬 마음으로 간 에펠탑의 광경이 햇빛과 함께 인상 깊게 남아서 더 그랬다.


그러나 그 좋았던 기분도 다음날 쏟아지는 비와 함께 말끔히 씻겨 내려갔다.

세차게 내리는 비와 바람 때문에 돌아나니기 힘들어져 3일 내내 호텔에 머물러야 했다.


그리고 비가 딱 그친 오늘, 여행의 마지막 날이기도 한 날이라서 그야말로 발에 불이 나도록 관광지 탐방에 나섰다.


센강 주변 관광지들만 돌아다녀 이젠 지리를 외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망할 지도 덕분이었다.


“후우.. 5시까지..30분 남았네. 아오.. 다리 아파.”


난 시간을 확인하고 땡기는 다리를 열심히 놀렸다. 그래도 성인이 되고 처음 겪는 여행인데 뽕은 뽑아야지.


내가 가는 곳은 앵발리드. 프랑스 위인들이 묻힌 무덤이다.



간신히 마감 시간 20분 전에 들어왔다. 접수원이 미친놈처럼 뛰어오는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긴 했지만 말이다.


들여보내 준 것을 다행으로 여겼다.


“오오..”


처음 들어서자 황금색 돔으로 된 교회가 웅장한 자태로 나를 맞이했다.


‘이건 찍어야 해!’


나는 휴대폰 화면을 쉴 새 없이 놀리며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는 교회를 밝게 찍으려 애썼다.


5분 동안 애쓰다가 시간이 촉박하다는 것을 깨닫고 안에 들어갔다.


“...”


안에 들어가니 노인들이 편한 복장으로 돌아다니고 있었다.


“뭐야?”


잠깐 당황하다가 사전 학습을 통해 알게 된 이 교회 본래 목적을 떠올리고 그냥 지나갔다. 본래 앵발리드의 돔 교회는 루이 14세가 퇴역 군인들의 요양을 위해 1670년에 지은 시설이다.


그것을 나폴레옹이 프랑스 명장이자 튀렌 자작으로 알려진 앙리 드 라 투르 도베르뉴[Henri de La Tour d'Auvergne(1611~1675)]를 이곳에 이장하면서 영묘로 쓰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 때문에 본래의 취지가 옅어졌지만 여전히 퇴역병들의 요양 시설로 기능하고 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처음 마주한 무덤의 주인공은 그 유명한 나폴레옹의 첫 번째 부인이자 프랑스 황후였던 조세핀이다.


‘여기 묻혀 있었구나.’


속으로 감탄하면서 휴대폰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다. 관 앞에 이름이 써져 있으나 읽을 시간이 없었다.


‘빨리 가자.’


그 뒤로 식민지 행정관으로 유명한 루이 리요테[Louis Hubert Gonzalve Lyautey(1854~1934)], 군인인데 성형요새 건축으로 유명한 보방[Sébastien le Prestre Vauban(1633~1707)] 등을 보았다.


1차 대전의 육군 원수로 유명한 페르디낭 포슈의 무덤도 있지만 시간이 없어서 보이는 것만 찍기로 했다.


무덤을 대충 찍은 나는 곧 이 성당의 하이라이트를 구경하러 급한 발걸음을 옮겼다.


7분밖에 남지 않은 시간을 알뜰하게 써가며 나폴레옹의 유해가 묻힌 루이데쟁발리드 교회당에 들어갈 수 있었다.


“아 씨, 깜짝이야.”


들어가자마자 웬 빵모자 쓴 노인네가 칼 차고 두리번거리길래 가슴이 다 놀랬다.


‘전직군인인가.’


왠지 모를 짬빰의 향기가 느껴졌다. 놀란 마음을 추르리고 난 그 노인을 지나 나폴레옹의 석관 앞에 섰다.


“크네.”


그 사람의 관을 봤을 때 처음 느낀 감상이다. 아래로 휘어진 붉은색 관이 위에 있고 밑에는 대리석이 받쳐져 있어서 더욱 웅장해 보였다.


“이것도 찍어야 돼..”


난 홀린 듯 휴대폰으로 여러 방면에서 관을 찍었다. 그러다 곁눈질로 언뜻 보인 동상이 있어서 그곳으로 갔다.


관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그 동상은 월계관을 쓰고 황금색 스태프를 짚고 있는 형상이었다. 처음에는 나폴레옹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나폴레옹..세컨드..로이 데 롬..

(NAPOLEON II ROI DE ROME)“


1세나 3세도 아니고 2세는 처음 보기에 난 누군가 싶어서 우두커니 서 있었다. 누군가 내 등을 두드리기 전까지는.


“뭐 하나(Que fais-tu)?”


“으헉!”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뒤를 돌아보니 짙은 빵모자가 내 시야를 가렸다. 그러고서 아까 본 그 노인의 불퉁한 얼굴이 드러났다.


내가 놀란 채 아무 말도 않자 그 노인은 아까보다 더 띠꺼..아니 퉁명스러운 프랑스어로 물었다.


“젊은 친구가 이리 심약해서야. 뭘 보는데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인가? 이제 마감시간이네.”


“예? 벌써요?”


어학연수 덕분에 프랑스어를 할 줄 알기에 빠르게 반문하였다. 노인은 의외라는 얼굴로 대답했다.


“동양인이라 우리 말 못할 줄 알았는데.. 아무튼 곧 마감시간이니 빨리 나가게. 안 그러면 쫓겨나.”


“저 사진 한 장만 찍으면 되요.”


그렇게 말한 나는 재빨리 휴대폰을 꺼내 ‘처음 듣는 이 사람’ 의 무덤을 찍었다. 그러다 궁금증이 들어 노인에게 물었다.


“저 근데..”


“왜 그러나?”


“제가 이 사람에 대해 모르는데 누구에요?”


그 말에 프랑스 노인은 퍽 황당한 얼굴이라는 듯 인상을 찡그렸다.


“아니, 누군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사진을 찍어댔나?”


난 민망한 마음에 헛기침을 했다.


“큼큼..제가 1세나 3세는 아는데 2세는 처음 들어서요. 혹시 아시나 싶어서..”


그 말을 하는 내가 더 멍청해진 기분이 드는 건 기분 탓일 것이다.


하지만 내 질문에 노인은 귀찮다는 기색으로 손을 훠훠 저었다.


“그건 직접 알아보고 이제 그만 나가게!”


그러면서 나에게 무언가를 쥐어주었다.


손을 펴 보니 웬 브로치 같은 장신구가 있었다.


“..이건 뭡니까?”


“그냥 놔두면 안 나갈 것 같아서 주는 기념품이자 뇌물이라 생각하면 되네. 잘 간직하게.”


“어...일단 감사히 받겠습니다.”


갑자기 선물을 주는 것이 뭔가 미심쩍었지만 브로치의 장식이 세련된 것이 마음에 들었다. 그것을 꼭 쥔 나는 그만 단념하고 입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려 했다. 그런데 내 어깨를 잡는 손이 있었다.


“..나가라면서요?”


“그쪽 말고 저쪽.”


노인의 손은 아까 본 동상과 글자를 가리키고 있었다. 저걸 보고 있자니 내가 눈이 봉사여도 저기에 길이 없다는 것쯤은 알아차릴 것 같았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시고 저 이만 갑니..”


그 순간 머리가 핑 돌아 다리가 휘청거렸다. 시야가 점차 초점을 잃고 흐려졌다. 사방이 거꾸로 뒤집히는 느낌이 들었다.


“어..잠깐..”


“그럼 가게.. 저쪽으로..”


노인의 그 말을 끝으로 내 눈은 암흑으로 물들었고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의식이 저편으로 날아가 버린 순간이었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일단 갑자기 작품을 연중하고 삭제해서 죄송합니다. 당시에 제가 스트레스 때문에 병이 나서 도저히 글이 손에 잡히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억지로 글을 써도 뭔가 아닌 것 같아서 저 자신에게 실망하는 일도 많았고요. 그래서 잠깐 포기했지만 시간이 지나니 한번 한 일은 끝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멋대로 작품을 삭제해 독자분들을 실망시킨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리겠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감상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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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즉위식 22.10.01 203 3 13쪽
33 무도회와 회동 +1 22.09.29 161 4 19쪽
32 새로운 분기점 +1 22.09.27 159 4 18쪽
31 청문회 22.09.24 163 4 14쪽
30 소환 22.09.22 152 5 16쪽
29 장악 +1 22.09.19 158 4 13쪽
28 모데나의 불꽃 22.09.17 149 4 15쪽
27 협박 22.09.15 142 3 14쪽
26 로마의 만남 22.09.13 148 5 16쪽
25 설득 22.09.11 158 5 15쪽
24 목적 22.09.08 179 5 14쪽
23 영향 22.09.05 164 6 14쪽
22 제안 +1 22.09.03 193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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