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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884 님의 서재입니다.

하얀기사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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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d3884
작품등록일 :
2012.11.10 21:49
최근연재일 :
2016.12.31 21:49
연재수 :
270 회
조회수 :
622,992
추천수 :
8,717
글자수 :
1,341,677

작성
11.09.22 08:48
조회
1,797
추천
25
글자
9쪽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14)

DUMMY

캐트시의 정보망은 근본적으로 수많은 고양이들의 눈에 의존해 성립된다. 하지만 이러한 정보는 수집이 늦기 마련이었다. 아무리 위계질서가 잡혔다고 한들 고양이는 고양이라 보고 시간이 제멋대로인 까닭이다.


허나, 실제 케트시의 정보망은 수집과 보고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이것이야말로 캐트시가 지닌 최고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의 지배를 받는 고양이들은 정신적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 독특한 능력을 이용해 고양이들은 아무리 거리가 떨어져 있어도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그 정점에 있는 캐트시는 수하의 머릿속에 담긴 원하는 정보를 언제든지 찾아낼 수 있었다.


이 모든 고양이의 왕이 펼쳐둔 눈과 귀는 세상 어디에나 있어서 아르모어는 어렵지 않게 그들의 목표물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 맙소사, 바로 코앞에 있었잖아? "


가장 최근에 목격된 정보는 다름아닌 그들이 머물고 있는 마을 외곽이었다.


" 이동경로를 봐서는 저쪽도 너희들을 뒤따라 왔는게 틀림없어 보여. 이쪽의 '무상' 협조는 여기까지니 뒤는 알아서 하는게 좋을거야. "


" 알아서 하라니... "


아르모어는 난처한 표정으로 입맛을 다셨다. 지금까지의 정보로 봐서 상대방은 기의 예상대로 암살자인게 거의 확실했다. 괴물이 우글거리는 사막조차 뚫고 쫒아올 정도로 집념이 강한 독종이 타겟을 제거하기 위해 기회를 살피고 있는데 같은 마을에 있다는 것 외에 정보가 없다니, 그로서는 난감한 이야기였다. 하지만 고양이는 오히려 버럭버럭 화를 냈다.


" 그 태도는 뭐냣! 이쪽은 서른놈이나 죽어 나자빠져가면서 수집해온 정보라고! 공적인 일과 닿아있지만 않았어도 절대 공짜로 줄 정보가 아니얏! "


" 아니, 뭐... "


고작 행적을 추적하는데 서른이나 죽어나갔다는데야 할말이 없었다. 아르모어는 난처한 표정으로 발을 빼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머릿속에 추가했다. 적은 멀리서 주시하는 고양이의 눈길조차 감지할 정도로 감각이 뛰어나면서 도망치는 고양이를 놓치지 않을 만큼 쾌속한 살해 기술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투척이나 그런 것이리라.


' 말만 들어도 꽤 골치아픈 놈인데... '


이런놈이 뒤를 노린다면 살아날 사람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온다는 걸 알고 있고 적이 노리는 목표가 명확한 만큼 답이 없는건 아니다. 아르모어는 화가나서 떠벌거리는 고양이를 어떻게 달래야할지 고민하면서 간단한 작전을 머릿속으로 구상했고 한숨나오는 결론을 도출했다.


' 아, 이거 또 주머니 왕창 깨지겠구만... '


그는 이전의 경험에 비추어 지출 규모를 예상하며 일이 잘 풀린다면 기에게 바가지요금을 청구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



" 가능하면 1:1로 녀석과 결판을 내고 싶다. "


천상 전사로서 상대를 꺾고 싶었던 기의 바람은 아르모어를 참 곤란하게 만들었다. 근본적으로 이번 일 자체가 기의 역량이 상대에게 미치기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 아닌가. 정면 승부는 답이 없다고 생각되는데 기는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것이었다.


" 분명히 내 역량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또 다르다. 당시에 나는 살아야 할 이유가 있었지만 이번에는 거리낌없이 모든 것을 걸 수 있어. "


싸움이란 꼭 실력대로 되는 것은 아니라며 기가 큰소리를 탕탕 쳤지만 기 덕분에 괴물이 우글거리는 사막을 통과해야했던 상대방도 독기가 잔뜩 올랐을 것이다.


'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적으로는 안돼... '


하지만 직접 실행할 기가 고집을 피우니 달리 도리가 없었다. 그 스스로 피를 묻히고 싶진 않지만 달리 남을 고용할 사정도 못되니까. 하다못해 유리한 전장을 마련해주는 것이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웅~웅~


복잡하게 얽힌 회로가 마력을 받아들여 공명한다. 아르모어는 이족보행을 하고 있는 고양이 요정들을 보며 혀를 내둘렀다.


' 저번에도 한번 봤지만 장난이 아니라니까. '


마법진을 기반으로 하는 현대의 마법은 대부분 대기의 마나와 시약을 중심으로 운용되기에 마법진만 잘 구축하면 일반인이라도 발동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나 마법을 쓸 수 있다는건 아니었다. 마법진은 그저 메뉴얼에 나와있는대로 그린다고 발동하는 것이 아니다. 회로에 따라 시약의 비율을 조절하는 것도 문제지만 대기중의 마나 농도와 지형에 맞춰 마법진을 변형시키는 작업이 필수였는데 이것은 첨단 장비의 도움을 받아도 마법진을 완전히 이해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전문 지식이 요구되는 작업이었다.


극히 간단한 마법이라면 그런것에 구애받진 않겠지만 공간을 비트는 대마법이 펼쳐지는데 교과서대로만 했다가는 대참사를 부르기 십상이다. 전문 마법사들도 심혈을 기울여 몇 일에 걸쳐 변형하는 것이 보통인 일인데 고양이 요정들은 장소를 한번 훝어보더니 즉석에서 마법진을 고쳐버리는 것이었다.


물론, 다양한 장비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부실공사라는 네글자를 떠올리게 만들기 충분한 모습이었다.


' 이래도 제대로 굴러간다는게 참 대단하지. '


그들은 '경험'이 축적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아르모어가 봐서는 인간이 평생을 들여 수련해봤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았다.


' 뭐, 종이 다르니까. '


마법사라면 누구나 열등감에 몸부림칠만한 일이었지만 아르모어는 그런 감정을 그다지 느끼지 않았다. 요정들과 더불어 살면서 종족간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는 것을 확실히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이 인간이라는데 열등감을 가지지는 않았다. 아르모어는 요정이 육체,마법적으로 뛰어날지는 몰라도 정신적으로는 인간만 못하다고 생각했다.


" 다 됐어! "


" 벌써? "


그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작업이 끝났다. 다섯평 남짓한 방에 표나지 않게 마법진을 설치하는데는 여섯시간이 걸렸는데 준비한 마법진이 공간 단절 및 조작이라는 대마법이라는걸 감안하면 엄청나게 빠른 시간이었다.


" 우리가 너네처럼 느려터진 줄 알아? "


첫마디부터 으스대던 고양이 요정은 말투와는 달리 친절하게 마법진의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입에 물려준 냉동 대구포와는 별로 상관이 없을 것이다. 아마도.


" .....하고, 최대 지속시간은 15분이니까 명심해. 이건 약식으로 설치한거라 15분을 넘기면 마나가 모자라서 유지가 안될거야. "


" 문제없어. "


실제 목숨을 건 결투란 길어봤자 오분을 넘기는 경우가 드물다. 목숨이 걸린 극도의 집중상태에서 5분이란 시간은 잘 훈련된 전사의 체력을 고갈시키는데에 부족함이 없다. 체력이 고갈되면 빈틈이 생기는건 필연이고 한번만 틈을 찔리면 목숨이 날아가니 싸움이 오래 지속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실력자들이 붙으면 오히려 더 빨리 끝난다. 뛰어난 전사들끼리의 싸움은 장기전으로 갔을때 변수가 너무 많아지는 탓에 피차간에 빠른 결판을 내는걸 선호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니 15분이면 기간트를 끌고 싸우지 않는 이상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이 되리라.


" 그런데 만약 시간 안에 못나오면 어떻게 되는데? "


하지만 세상에는 만일이라는게 존재한다. 둘의 싸움이 극도로 치열해 양자가 지친 상태에서도 좀처럼 결판이 나지 않는 경우는 분명히 존재하는 것이다.


" 시간이 지나면 조작된 공간은 순리에 따라 소멸되는거지. 안에 들어있는 물체도 함께. "


" 그래? "


그 물체에는 틀림없이 생명체도 포함되리라. 장기전이 된다면 치명적인 문제였지만 아르모어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누가 이기든 15분까지는 안걸릴 테니까. 다만 이것은 보험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을 뿐이다.


" 좋아, 이걸로 준비는 끝났군. 수고했어. "


" 다 돈받고 하는건데 뭘. 비용은 네 저금에서 깔거다? "


" ..... "


잊어가던 통장(?) 잔고를 떠올리자 그는 제발 기가 이겨서 살아 나오기를 기원했다. 이런 함정 한번만 더 팠다가는 친구찾기고 나발이고 정말로 돈벌이하러 가야 할 판이었다.


" 잘 되야 할텐데...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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