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d3884 님의 서재입니다.

하얀기사이야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d3884
작품등록일 :
2012.11.10 21:49
최근연재일 :
2016.12.31 21:49
연재수 :
270 회
조회수 :
622,887
추천수 :
8,717
글자수 :
1,341,677

작성
11.08.18 09:31
조회
1,997
추천
29
글자
7쪽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2)

DUMMY

결론만 말해서, 아르모어는 7만 갈드라는 터무니없는 거액을 뜯기고야 말았다.


다용도 소총 한정과 호신용 권총 한정에 약간의 탄환, 그리고 구급약 세트와 힘을 보정해주는 괴수의 장갑이 덤으로 딸려왔지만 대부분은 메달값이었다.


' 이 손톱만한게 뭐가 그리 비싸? '


말이 7만 갈드지 한화로 환산하면 약 3천500만원에 달했다. 학기당 등록금이 700만원이라고 쳐도 다섯학기, 즉 2년하고도 한학기의 등록금을 낼 수 있는 거액인 것이다.


도서관장은 온갖 희귀 금속과 비싼 마법 시약이 사용되서 그렇다고 해명했지만 아르모어로서는 확인할 방법이 전무했기에 아무래도 당한 것 같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다.


' 그렇다고 물릴 수도 없고. '


마음 같아서는 반품하고 싶었지만 이미 아르모어에게만 반응을 하도록 활성화가 되버려서 그럴 수도 없게 되었다. 어지간한 상대 같으면 배째라고 드러눕기라도 하겠는데 도서관장에게 그랬다간 정말로 배를 째이고도 남을 것이다.


아르모어는 그가 자신에게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믿었지만 그 호의가 금전 앞에서도 유지될거라곤 믿지 않았다.


그것은 실로 현명한 판단이었다. 만약 아르모어가 도서관장의 호의를 믿고 억지를 부렸다면 도서관장은 두말없이 그의 양 눈을 뽑아 대금을 회수했을테니까.


다행히 아르모어는 순순히 청구서에 사인을 했고 덕분에 유혈사태 대신 편안한 분위기에서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다.


" 우선 눈을 쓰는 방법인데, 혹시 타고난 마안(魔眼) 같은거라도 있었나? "


" 있을 리가 없잖습니까. "


" 뭐, 그렇겠지. "


도서관장은 기대도 안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곤 입맛을 다셨다.


" 쩝, 이건 경험이 없으면 말로 설명하기가 힘든데... "


그는 손가락으로 책상을 탁탁 두들기며 고민에 빠졌다.


본래부터 마안이나 특이한 능력을 써봤다면 눈의 사용법은 가르쳐주고 말고 할 것도 없었다. 사람에게 두 팔의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나 똑같은 것이다. 단순히 위로 휘두르나 옆으로 휘두르나 정도의 차이로, 말 몇마디면 끝날 일이었다.


하지만 그런 이능을 다뤄본 적이 없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그것은 양 팔이 돋은 뱀에게 팔의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비록 두 팔이 돋았지만 뱀은 평생 팔없이 몸통만을 이용해서 살아왔다. 팔을 움직인다는 감각 자체를 모르는 것이다. 사람이라면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간단한 일인데 이 감각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대상에게 설명하려면 표현할 말이 마땅찮았다.


도서관장은 고민끝에 간단한 해결책을 발견했다. 팔을 움직이는 감각을 모른다면 알려주면 그만인 것이다. 그는 몇 가지 마법 시약과 마법을 동원해 눈의 힘을 사용하는 감각을 느끼게끔 만들었다.


" 어때, 대충 감이 잡히나? "


" 예, 대강 어떤 느낌인지 알겠어요. "


아르모어는 눈이 간질간질하며 속에서 무언가 확 끓어오르는 것 같은 감각에 당황했지만 곧 그것에 익숙해지자 스스로의 의지로 간단히 제어할 수 있었다. 그 감각은 말로 형언하기는 곤란했지만 한번 느껴보니 허탈할 정도로 간단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전에 자신이 저질렀던 짓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짓이었는지도 깨달았다. 잠자는 맹수를 살살 꼬드겨도 모자랄 판에 대번에 콧털을 뽑았으니 사단이 벌어지는게 당연했던 것이다.


" 기본은 알았으니 앞으로는 네가 스스로 개발해야 될 일이다. 아무래도 드래곤의 눈과 요정의 눈은 구체적인 사용법이 다르니까 이 이상은 나도 도움을 줄 수 없어. 물론 경보가 울리면 즉시 그만둬라. 거기까지가 네 한계라는 말이니 더 욕심을 부리다간 죽을 수도 있다. "


" 알겠습니다. "


그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감사를 표하지는 않았다. 이것은 도서관장의 호의로 인한 것이 아니라 돈을 주고 구입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정당한 돈을 주고 합당한 물건을 받았으니 고마워할 이유가 없다.


" 그래, 그럼 가봐라. 총이랑 나머지 물건들은 좀 있다가 네 방으로 보내주마. 보조 마법이 걸려있긴 하지만 익숙해지려면 연습을 좀 해야할거다. "


" 예. 대금은 심부름꾼 편으로 보내드리면 되겠습니까? "


" 좋을대로 해라. "


" 그럼 그렇게 보내드리겠습니다. "


이야기를 마친 아르모어가 빠른 걸음으로 방을 나서는 것을 보고 도서관장은 피식 웃었다. 한시라도 빨리 능력을 개발해보고 싶은게다.


"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이는 법이지. "


그는 책상위에 놓여진 청구서를 보며 빙그래 웃었다. 청구서 말미에는 아르모어가 죽었을 경우 그 눈의 소유권을 도서관장에게 양도한다는 문구가 박혀 있었다.


그것은 대놓고 큼지막하게 적혀있었지만 묘하게 눈길이 가지않는 특별한 문구였다. 아르모어가 거래를 거부할 것을 대비해 미리 준비해둔 특수 잉크로 적은 문구였기 때문이다.


마법의 힘이 담긴 잉크는 일정 시간동안 상대방의 인식을 왜곡해 보고 있으면서도 내용을 인식하지 못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평범한 잉크로 돌아오기에 증거도 남지 않는 좋은 사기 도구였다.


사실 아르모어가 보았다고 해도 특별히 문제삼을 내용은 아니었으나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구할 것이 뻔했기에 특수 잉크로 적어놓은 것이다. 그런 면에서 도서관장은 의외로 쪼잔한 구석이 있었다.


" 이것이면 여왕도 크게 문제삼지는 못할 것이니 이제 녀석만 죽으면 되겠군. "


도서관장에게 있어선 참으로 거저먹는 거래였다. 인간이란 호기심이 많은 동물이라 쓰는 법을 아예 모르면 모르되 안다면 써보지 않고서는 못견디는 동물이다.


처음에는 큰 리스크에 겁을 먹고 몸을 사릴지도 모르지만 조금씩 조금씩 선을 넘기 시작할 것이 틀림없다. 더군다나 인간이란 아무리 불행을 경고해도 자기만은 예외라는 식으로 생각해버리는 자신에게 관대한 종족이 아니던가. 찔끔찔끔 한두번 선을 넘어보고 아무일 없으면 궁금해서라도 그 앞으로 발을 들이밀 것이었다.


그것으로 끝이다.


이전에는 운 좋게 여왕의 도움을 받았지만 안식처를 떠나면 그런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는다. 폭주에 휘말린 그의 몸은 갈가리 찢겨질 것이고 두 눈만이 덩그렁히 남아 도서관장의 손길을 기다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 메달에 설치해둔 생명의 링크가 끊겨 아르모어의 죽음을 알릴 것이고 심어둔 좌표를 따라 공간이동해서 땅에 떨어진 눈을 줍기만 하면 끝. 간단한 일이다.


뭐, 아르모어가 겁이 많아서 평생 선을 넘지 않는다고 해도 상관없다. 어차피 인간의 수명이란 드래곤의 입장에서보면 찰나와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쪽이든 도서관장은 머지않아 여왕의 눈을 손에 거머쥐게 될 것이었다.


보물을 문자 그대로 거저먹는데 성공한 도서관장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식당으로 향했다. 오늘 같은 날에는 지하에 꽁꽁 묻어둔 비장의 술을 꺼내마셔도 좋으리라.


작가의말

분량을 좀 줄일 생각이었는데 의외로 줄일 구석이 많이 없군요. 덕분에 오늘도 먹튀하고 갑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 작성자
    Lv.73 중력
    작성일
    11.08.18 12:05
    No. 1

    현대사회를 사는 사람에게는 드레곤이 가진 힘보다 더 탐나는 능력이네요.
    사기스킬이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4 쉐모트
    작성일
    11.08.18 13:18
    No. 2

    드래곤의 힘이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스마우그
    작성일
    11.08.18 20:34
    No. 3

    근데 이 에피소드 다시 처음부터 연재하는 건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후아이운
    작성일
    11.08.18 21:36
    No. 4

    흠 도대체 하얀기사는 언제쯤 강해질런지.. 눈도 사용 제대로 못하고 맨날 털리고 맞고.. 뭘써도 이길수도 없고..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d3884
    작성일
    11.08.18 22:48
    No. 5

    뭔가 오해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목의 하얀 기사는 사람이 아니라 기체의 별명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스마우그
    작성일
    11.08.19 09:35
    No. 6

    후아이운님 기대하시면 안돼요... 그래도 마지막엔 강해지겠지 기대해도 기대가 무너집니다. 정령사 때 주인공 첫 강하짐에 은근히 마음이 들떠 일부러 댓글에 아무런 언급안했는데... 그걸 또 안넘어가시고 너프하시는 작가님은 냉혈한. 저도 이 전 소설에서 좌절을 겪고 말씀드리는 겁니다...ㅠㅠㅠ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7 판데모니움
    작성일
    16.04.27 10:43
    No. 7

    역시 주인공은 그저 작중시점셔틀 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하얀기사이야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94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5 - 생활전선 (4) +3 11.11.02 1,759 23 12쪽
93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5 - 생활전선 (3) +7 11.11.01 1,999 27 7쪽
92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5 - 생활전선 (2) +4 11.10.29 1,953 28 9쪽
91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5 - 생활전선 (1) +7 11.10.28 2,064 32 11쪽
90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end) +4 11.10.27 1,984 29 6쪽
89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17) +6 11.10.21 1,908 30 22쪽
88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16) +5 11.10.02 1,817 24 17쪽
87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15) +6 11.09.27 1,969 27 7쪽
86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14) +3 11.09.22 1,797 25 9쪽
85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13) +4 11.09.15 2,014 29 13쪽
84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12) +3 11.09.14 1,948 27 10쪽
83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11) +5 11.09.06 1,861 27 8쪽
82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10) +2 11.09.04 2,100 24 11쪽
81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9) +8 11.08.31 1,809 26 8쪽
80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8) +2 11.08.24 2,095 31 17쪽
79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7) +4 11.08.23 2,047 28 15쪽
78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6) +4 11.08.22 2,145 33 15쪽
77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5) 11.08.22 2,112 26 12쪽
76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4) +10 11.08.20 2,155 29 13쪽
75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3) +4 11.08.19 2,445 37 8쪽
»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2) +7 11.08.18 1,998 29 7쪽
73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4 - 친구찾아 삼만리 (1) +9 11.08.17 3,094 35 12쪽
72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3 - 낙원 (end) +2 11.08.16 2,197 25 5쪽
71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3 - 낙원 (55) +2 11.08.12 2,157 34 17쪽
70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3 - 낙원 (54) +2 11.08.07 2,194 33 11쪽
69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3 - 낙원 (53) +3 11.08.06 1,962 30 9쪽
68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3 - 낙원 (52) +2 11.08.04 2,219 37 7쪽
67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3 - 낙원 (51) +6 11.08.03 2,008 20 12쪽
66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3 - 낙원 (50) +2 11.05.13 2,403 33 56쪽
65 하얀 기사의 이야기 Ep.3 - 낙원 (49) +6 11.05.07 2,186 29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