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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메시아의 능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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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20.01.24 10:58
최근연재일 :
2020.02.25 23:5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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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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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9,366

작성
20.01.24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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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이방인

DUMMY

푹푹 꺼지는 사막길.

난민들이 걷고 있었다.

황갈색 피부, 하얀 머리카락, 붉은 눈을 가진 인종들이었다.


삐꺽거리는 짐수레가 바퀴 자국을 내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모래바람에 의해 다시 덮였다.


“물···. 물···.!”


난민 중 하나가 허리춤에 있는 가죽 주머니를 꺼내 입에 털어 넣었다.

가죽 주머니에서 물이 나오지 않자 절망 어린 표정을 지었다.


대륙 남쪽의 솔리안 왕국.

그곳은 버려진 대지이자 황량한 사막의 국가였다.

왕과 귀족들에 의해 각 도시가 통치되었지만.

사실상 도시와 떨어진 마을은 무방비한 상태였다.

작은 마을은 도적과 몬스터에게 무참히 짓밟히기 일쑤.


이번 난민 또한 도적에게 습격당해 피난 길을 오르는 중이었다.

사막을 걷던 난민 중 하나가 고개를 들었다.


모래 폭풍우 속에서 무언가가 보인다.

시커먼 그림자들.

그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퀘에에에에엑!」

“레, 레드 오크다!”


붉은색 피부를 가진 오크들이었다.

안전한 삶, 새로운 터전을 찾고자 했던 난민들은 비명을 질렀다.


「인간이다! 피, 피!」


레드 오크 중 하나가 손도끼를 움켜잡고 휘둘렀다.

커다란 손도끼가 난민 중 하나의 두개골을 쪼개버렸다.

피가 분수처럼 튀며 난민 하나가 쓰러졌다.

수십 마리의 오크가 시체를 덮쳐 그 살점을 뜯어먹었다.


“으아아악!”

“도, 도망쳐!”


오크들이 짐수레를 부섰다.

그곳에 있는 식량을 먹고 난민들을 노려봤다.

난민들은 아이와 노인의 손을 잡고 허겁지겁 도망쳤다.


모래 폭풍 속에서 그들은 숨이 넘어갈 듯 뛰었고.

사막 속을 방황하던 난민들은 얼마 가지 않아 발걸음을 멈췄다.

굳어진 채 앞을 바라봤다.

모래바람이 그쳤다.

어떠한 경계선을 넘어옴으로써, 그들은 모래바람이 아닌 신선한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저건 또 뭐야?”


난민들이 고개를 들어 올렸다.

사원이다.

웅장하며 견고하다.

사막 한가운데 사원이 있다니?

무슨 마법이라도 걸린 듯 모래 폭풍은 사원을 더럽히는 일 없이 깨끗했다.

그 증거로 주변은 푸른 초원과 물이 흐르고 있었다.


난민들이 외쳤다.


“무, 물이다!”


난민들을 이끄는 자, 라슬론이 말했다.


“지금 그걸 신경 쓸 때가 아니잖아. 모두 도망쳐!”

「인간, 먹을 거다!」

「목말라. 피를 다오!」


라슬론은 뒤를 돌아봤다.

모래 폭풍 속에서 레드 오크가 뛰쳐나온다.

레드 오크가 손도끼를 휘둘렀다.

라슬론은 옆에 있던 난민을 지키고자 손을 뻗었다.

덕분에 그의 손목이 잘려버렸다.


“으아악!”

“라슬론! 젠장, 안으로 데려가! 어서!”


피가 울컥 쏟아지자, 난민들이 라슬론을 부축해 사원으로 데려갔다.

오크들이 잘린 손목을 씹어먹었다.

피로 갈증을 해소하던 오크들이 사원을 보며 눈을 빛냈다.


「물이다!」

「나중에 마시면 되겠지. 우선 인간들부터 먹는 거다!」


오크들이 난민들을 쫓았다.

난민들과 라슬론은 사원 내부의 긴 복도를 뛰었다.

사원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다.

벽 곳곳에 식물들이 자라나 있고 벽은 허물어져 있다.


‘어떻게 식물이 자라날 수 있지?’


분명 물이 존재하기는 했다.

솔리안 왕국에서는 하루아침에 호수가 모래로 덮이고.

다른 곳에서 다시 호수가 일어나는 경우가 파다했다.

하지만 이곳만큼은 달랐다.

어떠한 마법에 의해 모래 폭풍이 막히는 것이다.


‘이 사원은 대체 무엇이길래···?’


라슬론은 절단된 손목을 움켜잡고 사원의 마지막 끝, 통로로 향했다.


“어서, 빨리!”


그곳은 커다란 대전이었다.

난민들이 대전 안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아!”


돌문을 부스럭거리며 닫아버렸다.


쿵!

「문을 부숴라!」

「망치를 가져와!」


레드 오크들이 돌문을 두들겼다.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오크들의 괴성에 난민들은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모두 괜찮아?”

“라슬론이 당했어!”

“아이들은···? 내 아이들은 보지 못했어?”


난민들이 패닉에 빠졌다.

라슬론 또한 그랬지만.

최대한 이성을 유지했다.

이곳에서 까딱 잘못하다간 모두가 죽게 된다.


“우, 우선 막을 것을···!”


라슬론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지금은 자신의 상처를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살기 위해서는 최대한 오래 버텨야 한다.


하지만 버틴다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오크 또한 물이 있으니 이곳에서 둥지를 틀 게 뻔했다.

희망이 없다고 볼 수 있었다.

라슬론은 이를 악물 때였다.


“누구냐.”


갑작스러운 목소리에 라슬론은 소름이 돋았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봤다.


넓은 대전.

대륙, 크로스트 교단에서의 스테인드글라스를 보는 듯한 창가.

그 알록달록한 빛을 통해 사원 가운데가 비추어졌다.

성스러운 빛이 내리쬐는 가운데.

길게 이어진 계단과 단상, 그 위에 옥좌가 놓여 있다.

그곳에 앉아 있는 인물.


“누구냐고 물었다.”


낮지만 굵직한 목소리가 매력적이다.

백색 로브를 온몸에 덮고, 머리마저 뒤집어쓰고 있다.

거만을 넘어서 오만한 듯.

삐딱한 자세로 앉아, 머리를 손등으로 기대고 있었다.

난민들은 기묘한 느낌을 받으며 그를 쳐다봤다.


‘솔리안인?’


솔리안 왕국 사람인가?

라슬론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상대방의 피부색을 보며 생각을 달리했다.

하얀 머리와 붉은 눈은 자신들과 똑같았다.

하지만 상대방의 피부는 황갈색이 아닌 병약한 환자처럼 창백했다.

나이도 20대 중후반 정도로 상당히 젊었다.


“말을 못하는 건가, 아니면 말뜻을 알아듣지 못하는 건가?”


라슬론은 마른 침을 삼켰다.

레드 오크가 사원에 침입하고 돌문을 부슬 기세다.

그런데 상대방은 그건 안중에도 없다는 듯 자신들의 정체를 묻고 있다.

자신보다도 10살 정도 아래로 보이건만.

라슬론은 왠지 모를 불안감을 느끼며 존대를 했다.


“우, 우리는 솔리안인입니다. 난민들이며···. 오크들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역시···.”


사내는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내가 알던 곳이 아니야.”

“무슨···?”


그때였다.


벌컥-!


돌문이 부서졌다.

레드 오크들이 난입했다.

난민들은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 쳤다.

오크들은 실실 웃으며 천천히 움직였다.

성급할 필요가 없었다.

주변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막다른 길이라는 걸 알 수 있었으니까.

이제 먹잇감들을 천천히 음미하며 맛볼 일만 남았다.


“오크?”


사내가 레드 오크를 보며 말했다.


“이곳에도 몬스터가 존재하는 건가?”

“싸워! 더는 도망칠 곳이 없어!”


라슬론의 말에 난민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무기가 될만한 게 없다.


「좋은 먹이로다.」


레드 오크들이 좌우로 물러섰다.


쿵-, 쿵-!


묵직한 발걸음에 땅이 울렸다.

라슬론을 비롯해 난민들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난민들의 얼굴에 그림자가 진다.


그들이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허리를 숙인 채 돌문을 통과한 거인.

무려 4m에 이르는 붉은색 피부를 가진 괴물.

레드 오우거.

이곳 솔리안 왕국에서 몬스터의 제왕이라고 칭해지는 존재였다.


“틀렸어.”


라슬론은 절망감을 느끼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절단된 손목의 통증마저 잊어버렸다.

오크들의 대장, 레드 오우거가 거대한 메이스를 든 채 대전으로 들어왔다.


「인간이 한 50여 마리가 있군. 열 정도만 죽이고 남은 녀석들은 산채로 데려간다. 가축으로 쓰기에 아주 좋아 보이는군.」


레드 오우거가 사원 내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좋은 성이다. 나에게 딱 좋은 보금자리야. 한데.」


레드 오우거가 옥좌에 앉아 있는 사내를 쳐다봤다.


「네놈은 무엇이냐. 왜 거기에 앉아 있지?」


레드 오우거는 옥좌에 앉은 사내가 거슬린 모양이었다.

레드 오우거의 물음에도, 옥좌에 앉은 사내는 오우거를 무시한 채 라슬론을 쳐다봤다.

절단된 손에서 피가 쏟아진다.

덕분에 사원의 바닥이 더러워졌다.


「그 자리에서 비켜라. 나 카루바가 앉을 자리로다!」


레드 오우거가 말함에도 사내는 무시한 채 허공에 손을 휘둘렀다.

번쩍이며 사내의 손에 무언가가 쥐어졌다.


쿵-!


땅이 울릴 정도의 묵직함.

거대한 쇳덩이다.

2m가 넘는 손잡이와, 50cm가 넘는 거대한 해머.

워해머다.


하지만 일반적인 전쟁 망치와는 다르다.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머리가 더욱 크며, 황금빛 룬 문자가 새겨져 있다.

너무 무거워 들어 올리기도 힘들어 보였다.

사내는 워해머를 바닥에 짚고 있었다.


‘마법사!’


라슬론은 그렇게 생각했다.

허공에서 워해머를 소환했으니 말이다.


“이곳은 나의 사원이다.”


사내가 워해머를 들어 올렸다.

묵직해 보이는 망치가 가볍게 들어 올려진다.


“손님이 아닌 자는 나가줬으면 하는데.”


하얀 입김과 더불어 성스러운 기운이 워해머에 깃들었다.


‘성력?’


성직자였던 것일까.

하지만 저 괴력은 대체?


「맛이 간 성직자로군. 누구 마음대로 나가라고 하는 것이냐?」


레드 오우거가 지면을 밟았다.

비대한 몸집 탓에 바닥에 금이 갔다.

레드 오우거가 뒤뚱거리며 사내에게 점차 다가갔다.

라슬론과 난민들이 좌우로 벌어지며 그 광경을 지켜봤다.


“위, 위험합니다. 도망치세요!”


라슬론은 자신이 말하고도 참으로 어리석다고 생각했다.

이곳에서 도망칠 곳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레드 오우거가 계단을 밟았다.

단상 위로 올라가 옥좌에 앉은 사내를 내려다봤다.


「배짱이 두둑한 인간이로군. 마음에 들어. 이름이 무엇인가? 인간이여.」

“유마.”

「좋다. 유마. 나는 다진 고기를 좋아하니.」


레드 오우거가 메이스를 들어 올렸다.

난민들은 눈을 감았다.

이제 저 사내는 다진 고기가 될 것이다.

라슬론 또한 그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곱게 다져주마!」


메이스가 내려꽂힘과 동시에 사내가 워해머를 아래에서 위로 휘둘렀다.

빛이 번쩍인다.


콰직-!


동시에 끈적한 액체가 라슬론의 얼굴에 튀었다.


“뭐, 뭐야!”

“무슨 일이···!”


라슬론은 굳어진 채 얼굴에 묻은 액체를 손으로 닦아냈다.

피였다.

라슬론의 시선이 레드 오우거에게로 향했고 얼어붙고 말았다.

없다.

레드 오우거의 머리통이.

나선 모양으로 거대한 무언가가 분쇄하고 날아간 듯.

레드 오우거의 머리통과 목이 사라져 있었다.


쿵-!


레드 오우거가 단상의 계단에서 굴러떨어졌다.

바닥에 피를 흥건하게 젖혔다.

오크들은 굳어진 채 레드 오우거의 시체를 바라보다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옥좌에 앉은 사내는 신성함이 더럽혀지지 않은 듯 피 한 방울 튀지 않았다.

그저 태양빛을 받으며 환하게 빛날 뿐이다.

오크들이 공포에 질려버렸다.


「카루바 대장이 당했다!」


오크들이 겁에 질린 채 옥좌에 앉은 자를 보며 소리쳤다.


「저놈 마법사야!」

「도, 도망쳐!」


레드 오크들이 무기를 버리며 헐레벌떡 도망쳤다.

라슬론은 시선을 올려다봤다.


‘마법사?’


아니, 마법사는 아닐 것이다.

번쩍이며 워해머를 휘두르는 게 보였다.

전사계열.

성기사라도 되는 걸까?

하지만 사내에게서 느껴지는 존재감은 인간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괴리감이 있었다.

신성하고도 강렬한 느낌.

그것은 마치.


‘신.’


신화 속 신의 모습 같았다.

라슬론은 옥좌에 앉아 있는 사내에게 물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말했지 않았나.”


사내는 워해머를 지팡이처럼 짚고는 눈살을 찌푸렸다.


“이름은 유마. 메시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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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솔리안의 왕도 +28 20.02.23 12,776 414 12쪽
26 솔리안의 왕도 +28 20.02.22 13,345 459 13쪽
25 솔리안의 왕도 +22 20.02.21 13,654 457 13쪽
24 솔리안의 왕도 +39 20.02.20 14,069 509 13쪽
23 괴수 조련사 +72 20.02.19 13,900 559 12쪽
22 괴수 조련사 +15 20.02.19 12,979 429 14쪽
21 괴수 조련사 +37 20.02.18 14,258 457 14쪽
20 셀베르크 영지 +33 20.02.17 14,579 532 13쪽
19 셀베르크 영지 +44 20.02.16 14,994 495 12쪽
18 셀베르크 영지 +27 20.02.15 15,475 462 13쪽
17 셀베르크 영지 +29 20.02.14 16,512 493 14쪽
16 새로운 변화 +83 20.02.07 19,938 609 12쪽
15 새로운 변화 +27 20.02.06 18,326 570 13쪽
14 새로운 변화 +59 20.02.06 18,258 625 13쪽
13 새로운 변화 +41 20.02.05 18,582 597 16쪽
12 새로운 변화 +47 20.02.03 18,835 595 12쪽
11 새로운 변화 +33 20.02.02 19,398 544 13쪽
10 게르트 영지 +20 20.02.01 19,141 516 12쪽
9 게르트 영지 +35 20.01.31 19,344 489 11쪽
8 게르트 영지 +34 20.01.30 19,760 508 12쪽
7 게르트 영지 +26 20.01.29 21,282 506 12쪽
6 게르트 영지 +24 20.01.28 23,534 586 13쪽
5 이방인 +31 20.01.27 23,606 566 12쪽
4 이방인 +20 20.01.27 24,076 588 12쪽
3 이방인 +38 20.01.25 26,818 60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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