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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메시아의 능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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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20.01.24 10:58
최근연재일 :
2020.02.25 23:5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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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061
추천수 :
15,167
글자수 :
159,366

작성
20.01.27 00:01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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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이방인

DUMMY

고급스러운 방안.

라슬론은 소파에 앉아 있었다.

손을 뻗어 소파의 부드러운 촉감을 느끼며 황홀한 표정을 지었다.


‘도대체 무엇으로 만들었기에 이렇게 푹신한 거지?’


라슬론은 벽에 걸린 랜턴들을 쳐다봤다.


‘게다가 마법을 이용한 랜턴들이라니.’


양초나 기름으로 밝히는 것이 아닌, 수정구가 깃들어 있다.

성력에 의해 주변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다.

일반적인 랜턴과 비교해서 밝기와 선명함은 차원이 달랐다.


“신기한가?”


라슬론은 앞을 바라봤다.

유마가 차를 마시는 모습이 보였다.

로브를 입고 있지만, 이번에는 머리에 덮지 않고 있었다.

하얀 머리와 창백한 피부, 붉은 눈이 선명하게 보였다.


“아, 그게···. 네, 맞습니다. 귀족들이 있을 법한 방은 처음이니까요.”


라슬론은 그렇게 말하며 떨리는 손으로 찻잔을 잡았다.

긴장을 풀기 위해 차를 마셨다.

유마는 라슬론을 보며 눈을 가늘게 떴다.


‘어느 정도 이 세상에 대해 알 거 같아.’


밤늦게까지 라슬론에게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마법과 몬스터가 있는 판타지.

게임이나 소설과 별반 다를 바가 없다.


‘문제는 힘의 밸런스다.’


이 세상에는 마법이 존재했고.

사람들의 성장 속도는 과히 초인들이라고 불릴 만했다.

그 점에 대해 경계심을 가져야 했다.

라슬론은 조심스럽게 유마에게 말했다.


“유마 님은···. 신이십니까?”


유마는 라슬론을 지그시 쳐다보고는 소파에 등을 기댔다.


“글쎄.”


부정은 하지 않았다.

게임상의 설정상, 메시아는 반신반인의 반열에 오른 자니까.

신앙심을 뿌리고, 신도를 만들고.

또한 그로 인해 강해진다.

지금은 신도가 없어 약해진 상태일 뿐.

사원의 신성한 옥좌에 앉아 겨우 성력을 유지할 뿐이다.


‘하지만 이상하군.’


유마는 손가락을 소파 팔걸이에 툭툭 내려찍었다.

몸속 성력이 소용돌이친다.

회복되지 않던 성력이 조금씩이지만 서서히 차오르고 있었다.

이유는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신도인가?’


유마는 앞에 있는 라슬론, 그리고 난민들을 떠올렸다.

그들은 유마를 신으로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단지 신이라고 인식한 것만으로는 성력이 채워지지 않을 텐데.’


누군가가 자신을 향해 기도하는 걸지도 몰랐다.

어느덧 자신도 모르게 신도가 늘어난 셈이었다.

유마의 부정하지 않는 모습에 라슬론은 식은땀을 흘렸다.

유마가 너무 애매하게 답했기 때문이다.

라슬론이 생각에 빠져 있을 때였다.


“묻고 싶은 게 있다.”


유마가 갑자기 인상을 와락 구겼다.

라슬론은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혹 자신도 모르게 무례를 범한 것일까?


“난민이 더 있는가?”

“네?”


유마가 허공에 손을 휘저었다.

공간이 일그러진다.

하늘에서 작은 호수가 생긴 듯, 반투명하게 무언가를 비추기 시작했다.


-노예사냥이다!

-가자, 가자-!

-남자는 모두 죽여도 좋다. 여자와 아이는 건들지 마. 돈이 된다!


라슬론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붉은색 창을 든 후사르-경기병-들.

저들이 누구인지 라슬론은 알고 있었다.

자신들의 마을을 불태우고, 마을 사람들을 노예로 끌고 갔던 이들.


‘아직도 추격하고 있던 건가!’


바로 도적들이었다.


“이들은 너희의 동료인가?”

“아, 아닙니다. 절대로···!”


설마 모래 폭풍 속에서도 자신들을 추격해 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저들은 도적들입니다. 수장은 발칸이라는 자로 엑스퍼트 중급에 이르는 실력자로 악명이 높습니다.”


유마는 턱을 짚었다.

여기서는 실력자를 가르는 데 단계가 있는 듯했다.

전사 계열은 엑스퍼트, 최하, 하, 중, 상, 최상, 그리고 마스터 또한 같은 단계.

그 다음 그랜드 마스터다.

마법사 계열은 1서클부터 7서클, 8서클에서 9서클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영역이라고 한다.


라슬론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다급히 유마에게 무릎 꿇고 고개를 조아리며 빌었다.


“부탁입니다. 메시아시여. 저들을···.”

“거절하지.”


라슬론이 뭔가 말하기도 전, 유마가 말했다.

라슬론은 고개를 들어 유마를 올려다봤다.

유마는 차가운 눈빛을 내비치며 말했다.


“무조건 의지하려 들지 마라. 오우거를 잡은 이유도 너희를 보호하려던 게 아니야.”


라슬론은 입을 다물었다.


“하, 하지만···.”


유마는 깍지를 낀 채 소파에 등을 기댔다.

눈앞에 있는 라슬론은 NPC가 아닌 진짜 인간이다.

이들은 무의식적으로 유마를 신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또한 그로 인해 성력이 회복되었다.


‘이자들이 신도가 된 것이라면 사원에 담긴 스킬도 발휘되겠지. 시험해볼까?’


“침략자를 막고자 한다면.”


유마는 라슬론을 보며 말했다.


“네 녀석이 막아봐라.”


* *


“이럇-!”


거친 모래 폭풍우를 기병들이 뚫고 지나간다.

사원에 점차 가까워졌다.

후드를 뒤집어쓴 붉은 창 기병대의 대장, 발칸은 눈을 빛냈다.


“이럴 수가···. 사원? 게다가 물이 있다니!”


또한 마법으로 인해 모래 폭풍이 소용돌이치며 사원의 침입을 막고 있다.

모래 폭풍이 줄어들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진풍경이다.


‘훌륭해. 고대 던전이라도 되는 건가!’


이와 같은 사원은 지금까지 발견된 적이 없었다.


“던전일까요?”


하는 생각이 일치했는지 부하가 물어왔다.

발칸은 달리면서도 말했다.


“그렇겠지. 그렇담 금은보화가 숨겨져 있을 거다. 그걸 찾아-!”


마을 사람이나 노예로 팔며 푼돈을 벌어왔건만.

이런 횡재가 생기다니!

던전은 귀하다.

그 속에 담긴 금은보화들.

혹은 던전의 위치 정보.

단지 그것만으로도 평민조차 귀족이 될 수 있는 자금줄이 된다.

용병 일에 평생을 바쳐온 발칸이다.

인생역전을 꿈꾸는 건 당연했다.


‘지금 그 꿈을 이룰 때로군!’


발칸과 용병들은 흥분했다.


“하핫, 물이다!”


경기병들이 일부러 호숫가에 몸을 담그고 뛰어올랐다.

진흙 범벅이가 된 말발굽이 사원을 더럽힌다.


“흩어져라. 보물을 찾아. 함정이 있을지 모르니 주의하도록!”


발칸은 그렇게 말하며 말고삐를 쥐었다.

사원에 들어온 이후, 느긋하게 사원 내부를 감상했다.

그 뒤를 70여 기의 기병이 따랐다.


‘오래 방치된 듯하군. 분위기가 참으로 묘해.’


발칸은 사원 내부를 구경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질감이 든다.

주변에 자라난 식물들.

처음 보는 종이다.


사실상 솔리안의 기후에 맞지 않는 식물들로 보였다.

기후 조건만 좋다면 농사마저 지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지트로 만들어도 되겠어.’


“찾았습니다. 녀석들입니다!”


그때 부하가 말을 타고 달려왔다.

창으로 복도 끝을 가리켰다.


“놈들이 사원 안쪽에 있습니다.”

“역시 이곳에 숨어 있었군.”


발칸은 미소를 지었다.

노예로 팔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이곳 사원에 대한 정보만 팔아도 생계를 유지하는 데 거뜬하리라.

이제는 학살을 즐기기만 하면 된다.

발칸은 말고삐를 쥔 채 움직였다.


“모두 모여라. 피의 축제를 시작하자!”


기병들이 모여든다.

총 100여 기의 기병들.

그들이 향한 곳은 복도의 끝.

사원의 넓은 홀이었다.

발칸은 말고삐를 틀어 멈췄다.

멍한 표정으로 앞을 바라봤다.


“저놈들 뭐하는 거야?”


사원의 대전으로 향하는 입구에서 난민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도 무장한 채 말이다.

날이 빠진 창과 나무 방패.

이가 부서진 손도끼까지.

50여 명이 모여 입구를 가로막고 있다.


“무기를 가지고 있잖아?”


발칸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조잡한 장비, 레드 오크들이 사용하던 무기 같은데?’


도망만 치던 난민들이 어째서 레드 오크의 무기를 가지고 있단 말인가?

정말로 난민들이 저항해 레드 오크에게서 빼앗은 것일까?


하지만 난민들이 무슨 수로 레드 오크에게 대항했는지도 의문이었다.

발칸은 난민들이 진을 친 것을 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렸다.

난민 너머로 넓은 대전이 보인다.

단상과 옥좌에 앉아 구경하는 백색 로브를 뒤집어쓴 자.


‘성직자?’


설마 이 던전을 먼저 차지한 자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이로군.”


유마가 입을 열었다.

옥좌에서 기병들을 바라봤다.


‘레벨은 그리 높지 않아 보여. 무기 또한 조잡해.’


[판타지 월드]에서의 초급 무기들과 비슷했다.

기병들의 리더, 발칸이 유마에게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그대는 누구시오!”

“이름을 밝히라는 건가, 아니면 정체를 묻는 건가?”

“둘 다요.”


발칸은 조심스럽게 경계했다.


‘아쉽군. 값어치가 떨어지겠어.’


던전은 최초 발견자에 의해 명성이 정해진다.

그렇기에 귀족들에게 정보를 팔아넘긴다면 비싼 값에 팔린다.

하지만 이미 주인이 있으니, 그 값어치는 절반으로 떨어질 게 뻔했다.


'하지만 던전의 주인이 죽는다면 이야기가 다르지.'


발칸은 유마를 유심히 관찰했다.

자신이 싸워도 될 계급층인지 분간하는 것이다.


‘귀족이 아니야. 성직자로서의 신분도 그리 높아 보이지 않는다.’


솔리안 왕국의 성직자로는 보이지 않았다.


“이름은 유마, 성직자다.”

“그렇군. 성은 무엇이오?”

“성?”


유마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발칸은 미소를 지었다.


‘좋군. 아주 좋아.’


상대는 성이 없다.

귀족 출신이 아니라는 듯.

기껏해야 변방의 순례자일 뿐이다.

뒷배경조차 없겠지.


‘순례하다 운 좋게 던전을 발견해 죽치고 있는 것일 터.’


호위도 없다.

천한 신분이 분명했다.

그럼 죽여도 상관없는 인물이라는 뜻.

그때 유마가 입을 열었다.


“그대의 이름은?”


호기심에 묻기보다는 예의상 묻는 무미건조한 말투다.

발칸은 눈웃음을 지었다.

붉은 창을 들어 올린다.

동시에 기병들이 허리를 낮추고 말고삐를 쥐었다.

신호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름은 발칸.”


발칸이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붉은 창을 내렸다.


“네놈들을 죽일 도적님이시다!”

“가자-!”

“하핫-!”


발칸이 신호를 보냄으로써 기병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말발굽이 지면을 밟는다.

바닥이 모래가 아닌지라 기병들의 움직임이 더욱 거세진다.

난민들 사이, 중심에서 방패를 들고 있던 라슬론은 얼굴이 창백해졌다.


“모, 모두 창을 들어!”


방패를 든 채 창을 겨눈다.

레드 오크가 사용했던 2m에 이르는 창이다.

하지만 상대방은 기병. 3m의 창이며, 수적 열세와 전투 경험에 있어 풍부했다.

사실상 난민들은 상대조차 되지 못할 것이다.


‘어떻게 막으라는 거야!’


-살고 싶다면 나를 믿어라.


유마가 한 말이 떠오른 라슬론이었지만.

그 뜻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라슬론은 얼굴이 창백하게 질렸다.

난민들 역시 뒤로 물러서려고 주춤거린다.

그들의 눈빛에는 두려움이 깃들었다.


“무, 물러서지 마!”


라슬론의 외침에 난민들은 두 눈을 꼭 감았다.

적이 눈앞에 있건만,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었다.

기병들이 더욱 속도를 올린다.

금방이라도 난민들을 덮쳐 방진을 무너뜨리고 대전으로 난입할 기세다.


“대장님!”


그때, 던전을 수색하던 기병 하나가 황급히 달려왔다.

발칸은 부하를 바라봤다.


“왜?”


부하의 얼굴이 창백하다.


“레, 레드 오우거입니다!”

“뭐?”


레드 오우거? 젠장, 근처에 오크의 피 냄새를 맡고 온 모양이로군.

그렇다면 난민 따위를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지금이라도 병력을 돌려야 한다.


“레드 오우거가 이 사원에 침입했다고?”

“그게 아니라 시체가 있었습니다. 사원 안쪽에요!”


시체?

발칸의 얼굴이 굳어졌다.


‘무기가 없고 겁에 질려 있던 오크들, 죽은 레드 오우거의 시체.’


발칸은 인상을 와락 구겼다.

급히 시선을 기병대로 돌렸다.


“모두 대기, 돌아와!”


하지만 발칸의 목소리는 닿지 않았다.

그만큼 기병대가 흥분해 있었다.


“가자!”

“학살이다!”


기병들의 눈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광기 어린 외침.

요란한 말발굽 소리.

학살이라는 쾌락을 기대하며 기병들이 희열을 느낄 때였다.

대전의 깊숙한 곳.

옥좌에 앉아 있는 성직자, 유마가 미소를 지었다.


“기도하라. 라슬론.”


단 한 마디.

낮은 목소리이건만, 머릿속에 울리는 듯 난민들의 귀가에 들려왔다.

라슬론은 거침없이 달려오는 기병을 보며 자신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그리고 외쳤다.


“메시아시여-!”


순간, 난민들 사이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작가의말

좋은 하루 되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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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솔리안의 왕도 +28 20.02.23 12,775 414 12쪽
26 솔리안의 왕도 +28 20.02.22 13,344 459 13쪽
25 솔리안의 왕도 +22 20.02.21 13,653 457 13쪽
24 솔리안의 왕도 +39 20.02.20 14,068 509 13쪽
23 괴수 조련사 +72 20.02.19 13,899 559 12쪽
22 괴수 조련사 +15 20.02.19 12,977 429 14쪽
21 괴수 조련사 +37 20.02.18 14,256 457 14쪽
20 셀베르크 영지 +33 20.02.17 14,578 532 13쪽
19 셀베르크 영지 +44 20.02.16 14,993 495 12쪽
18 셀베르크 영지 +27 20.02.15 15,472 462 13쪽
17 셀베르크 영지 +29 20.02.14 16,510 493 14쪽
16 새로운 변화 +83 20.02.07 19,933 609 12쪽
15 새로운 변화 +27 20.02.06 18,325 570 13쪽
14 새로운 변화 +59 20.02.06 18,256 625 13쪽
13 새로운 변화 +41 20.02.05 18,580 597 16쪽
12 새로운 변화 +47 20.02.03 18,833 595 12쪽
11 새로운 변화 +33 20.02.02 19,396 544 13쪽
10 게르트 영지 +20 20.02.01 19,139 516 12쪽
9 게르트 영지 +35 20.01.31 19,343 489 11쪽
8 게르트 영지 +34 20.01.30 19,760 508 12쪽
7 게르트 영지 +26 20.01.29 21,279 506 12쪽
6 게르트 영지 +24 20.01.28 23,531 586 13쪽
5 이방인 +31 20.01.27 23,602 566 12쪽
» 이방인 +20 20.01.27 24,075 588 12쪽
3 이방인 +38 20.01.25 26,814 60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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