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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메시아의 능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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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20.01.24 10:58
최근연재일 :
2020.02.25 23:5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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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080
추천수 :
15,167
글자수 :
159,366

작성
20.02.0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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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게르트 영지

DUMMY

라슬론과 드워프가 지하수로에 깊이 들어갈수록 귓가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살려주세요.

-누구 없어요···?


어둠 속에서 비명과 신음이 메아리쳤다.


“아무것도 안 보여.”


도착한 지하수로의 홀.

라슬론은 랜턴 불을 더욱 높이 들었다.


그리고 굳어졌다.


쇠창살로 된 감옥.

갇혀 있는 수많은 사람들.

앙상한 몰골에 공포에 질린 눈빛이다.

모두 게르트 영지에서 납치된 이들이었다.


바닥에는 부패한 시체들이 떨어져 있다.

알 수 없는 마법 문양이 벽 곳곳에 새겨져 있었다.

라슬론은 역겨움이 밀려왔다.


「먹을 거다. 인간 고기야!」

「드워프도 있어. 하지만 맛없는 고기야.」

「고문하자. 그럼 재밌을 거야.」


타닥, 타닥-!


고블린의 목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벌레가 바닥을 기는 거처럼 발소리만 들렸다.


악랄한 고블린들이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사냥감을 노렸다.


“일단 아이들부터 구하자.”


드워프가 쇠창살을 부수기 위해 도끼를 들었다.

라슬론은 그를 말렸다.


“안 됩니다. 아이들이 갇혀 있는 게 더 안전해요. 바깥에 나오게 되면 고블린의 표적이 될 겁니다.”


잔꾀를 부리는 고블린들이다.

분명 인질로 쓰겠지.


드워프가 도끼를 내릴 때였다.


“손님이 왔군.”


어둠 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슬론은 목소리가 들린 쪽으로 랜턴을 돌렸다.


은은한 불빛 속에 우뚝 서 있는 사내가 보인다.


그 뒤로는 무수히 많은 언데드 군단이 늘어서 있다.


검은 로브.

흉측하게 일그러져 있는 주름진 얼굴.

손에 든 지팡이.


“지옥에 온 걸 환영하네.”


네크로맨서.

그가 미소를 지었다.


* *


만월 교단의 네크로맨서, 베론은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진득한 피가 묻어 있다.

베론은 로브로 피를 닦아냈다.


‘별것도 아닌 잡것들 때문에 시간만 낭비했군.’


베론은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이곳, 지하수로에 찾아온 손님들.

창을 든 사내 하나, 드워프 다섯.


그들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등에는 뼈로 된 창이 꿰뚫려 있다.


“그래도 생각보다 뛰어난 전사들이로군. 겨우 여섯이서 스켈레톤 20구를 격퇴하다니.”


랜턴은 떨어져 깨져 있었다.

번지는 기름에 의해 불길이 퍼지며 주변을 밝혀주었다.

스켈레톤들.

미트 골렘.


그들이 찾아온 손님들을 짓누르고 있었다.


‘이놈들을 신경 쓸 때가 아니야. 기사단이 파견되었다고 했다.’


납치한 병사 중 하나를 심문했더니 말했던 내용이다.


‘그놈들마저 상대할 시간이 없어.”


베론은 혀를 찼다.

피 묻은 지팡이를 이용, 마법진을 그린다.

워프진이었다.


네크로맨서 베론은 식은땀을 흘렸다.


“젠장, 시골 변방의 마을이라고 생각했더니 얕잡아 볼 곳이 아니었어. 설마 영주가 영웅 모건일 줄이야.”


한때 솔리안의 수호자라고 불린 인물이다.

50년간 솔리안 왕가를 위해 봉사한 충신.

그 정도의 인물이 이곳에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분명 그를 도우러 오는 기사단도 평범한 놈들이 아닐 터.’


지금은 이 영지를 빨리 벗어나야 했다.

베론은 아쉬움에 납치한 영지민들을 보았다.


‘이 정도 영지민이라면 만월 교단의 교주가 될 힘이 되었을 터인데.’


너무나도 아쉽다.

하지만 야망보다도 목숨이 중했다.

지금은 도망가야 할 시기다.

적어도 아이들 정도는 데려갈 수 있겠지.


아이들은 이제 곧 베론의 마력을 키워줄 제물이 될 터였다.


그렇게 생각하던 베론은 멈칫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미트 골렘이 당했다?’


지상에 올려보냈던 미트 골렘, 그리고 30여 구의 스켈레톤과의 교신이 끊어졌다.


설마 이곳 영지의 기사와 병사들에게 당한 것일까?


‘그럴 리가. 그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 텐데?’


베론이 고개를 갸웃거릴 때, 지하수로 통로에서 이상한 기척을 느꼈다.


베론은 눈을 감았다.

지하수로에서 망을 보던 망자들의 시야를 공유한다.


조금 멀리 떨어진 지하수로의 통로.

스켈레톤들이 푸른 안광을 번뜩이며 통로 끝을 노려봤다.


하얀색의 무언가가 보였다.

백색 로브를 입고, 거대한 워해머를 들고 있는 사내.


파란 시야 속에서, 무언가가 번쩍이자 스켈레톤의 머리통이 으깨졌다.


“...!”


베론은 움찔 놀라며 눈을 떴다.


‘뭐-?’


지하수로에 있는 망자들.


대략 50여 구가 차례차례, 말도 안 되는 속도로 부서져 나가고 있었다.


“이런 미친!”


광속이다.

적어도 베론은 그렇게 느꼈다.


빠른 속도로 질주하며 자신의 있는 아지트로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기사단이 아니야?’


아주 잠깐 사이에 보인 건 겨우 한 명이었다.


설마 영주 모건이 고용한 누군가인 걸까?


‘붉은 창 기병대의 발칸인가?’


아니, 그는 악명이 자자하다지만, 용병 따위가 이 정도의 무력을 가졌을 리 없었다.

그와는 다른 누군가다.


‘너무 빨라.’


워프진을 완성하기도 전에 도착할 것이다.


“메···. 시아시다.”


베론이 멈칫 놀라며 시선을 돌렸다.

등에 창이 꽂혀 괴로워하던 라슬론이 옅은 미소를 지었다.


“느껴져.”


자신이 모시는 존재가 점차 다가오고 있다.


“네, 네놈,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이냐!”


베론이 라슬론에게 다가갈 때였다.


쿵-!


지하수로의 벽이 무너진다.

수많은 벽돌과 파편이 튀긴다.


베론이 시선을 돌렸다.


부서진 벽돌 사이로 하얀 로브가 펄럭이는 게 보였다.

머리를 감싼 후드 사이에서 번뜩이는 안광.


워해머를 움켜쥔 존재.


베론은 그 존재와 눈이 마주치자 등골이 오싹해졌다.


‘이놈인가!’


지상에 있던 미트 골렘과 30구의 군단.

지하수로의 50여 구의 군단을 격퇴하고 온 녀석이.


‘성직자?’


아니, 근접 무기를 들었다.

성기사다.


“이런 괴물 같으니ㅡ!”


베론은 급히 뒤로 물러섰다.


“뭉개버려라!”


미트 골렘이 괴성을 지르며 손을 뻗었다.


지하수로를 뚫고 온 이, 유마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미트 골렘의 뻗은 손아귀를 향해 휘둘렀다.


미트 골렘의 손과 유마의 주먹이 닿자, 그대로 터져버린다.


팔을 잃은 미트 골렘의 몸이 360도로 회전한다.

그대로 수십 미터를 바닥에 굴러 벽에 부딪혀 뭉개졌다.


“...”


베론은 굳어졌다.

바로 자신의 옆에 스쳐 지나간 미트 골렘을 쳐다봤다.


‘말도 안 돼.’


천천히 시선을 돌려 상대방을 쳐다봤다.

손목이 뻐근한지 손아귀를 쥐었다 폈다를 반복하는 성직자.


유마가 베론을 노려봤다.


“그대가 네크로맨서인가?”


* *


유마는 말을 하며 손목을 풀었다.


시선을 힐끔 라슬론, 그리고 드워프들에게로 향했다.


“네, 네 녀석 정체가 뭐냐.”


네크로맨서의 베론이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유마는 그 말을 무시했다.


라슬론, 드워프들에게 다가가 등에 꽂힌 뼈 창을 뽑아냈다.


“무리를 하는구나.”

“죄, 죄송합니다. 발목을 잡고 말았습니다.”


라슬론이 분한 듯 이를 악물었다.

유마는 미소를 지었다.


“무력함을 알았다면 힘을 키워야겠지.”


뽑아낸 창을 바닥에 버렸다.


“네놈, 정체가 무엇이냐고 묻고 있지 않-!”


유마가 손을 뻗어 성력을 사용했다.

작은 빛의 가루가 라슬론과 드워프들에게 떨어진다.

다친 상처들이 순식간에 아물고 있었다.


“...”


베론은 유마를 보며 얼이 빠진 채 입을 다물었다.

머릿속이 새하얗게 물들었다.


단지 치료 마법이다.


베론 그것만으로도 격차를 느낄 수 있었다.


베론은 천천히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시야를 넓혔다.


감옥에 갇혀 있던 납치된 사람들.

모두 고블린의 거친 행동에 상처를 입었다.


어떤 이는 고블린에게 물려 피부가 움푹 파여 있다.

어떤 이는 뼈가 부러지는 등의 치명상도 있었다.


한데 그들 모두가 치료되고 있었다.


대략 50명이 넘는 인원들을 말이다.


베론은 몸에서 힘이 빠졌다.

들고 있던 지팡이를 손에서 놓치고 말았다.


‘빌어먹을.’


어두운 지하수로.

그 전체를 밝히는 환한 빛.

눈부신 것을 떠나 아예 눈알을 태워버릴 듯한 빛이 지하수로를 가득 메우고 있다.


그 중심에는 유마가 있었다.


평범한 인간이라면 절대 내지 못할 성스러운 빛.


베론은 공포에 질려 비명조차 지르는 걸 잊고 말았다.

자신이 마치 작은 개미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영주의 의뢰다.”


베론이 움찔거렸다.

유마가 베론을 노려봤다.


“지하수로의 네크로맨서의 토벌.”

“자,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베론은 존대를 했다.

상대를 거슬리게 하는 행동을 취해서는 안 된다.


‘어디서 이런 괴물이···!’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베론은 조급함에 식은땀을 흘렸다.


‘어떻게든 해야 한다.’


이 궁지를 벗어날 방법을 모색해야만 했다.

이곳에서 죽을 수는 없었다.

베론은 유마가 한 말을 떠올렸다.


‘의뢰? 고용인가? 돈이 필요한 거야?’


베론은 더듬거리며 말했다.


“나, 나를 그냥 보내주시오. 그럼 영주가 제시한 금액의 2배를 주겠소.”

“대금화 40닢?”

“...주겠소.”


베론은 일단 내지르고 보았다.

목숨을 살릴 수 있다면 무엇을 못하랴.


‘이런 성직자가 솔리안에 있다는 건 듣도 보도 못했어. 당장 교단에 알려야 해.’


그렇지 않으면 만월 교단에서 준비하는 모든 일이 틀어지게 된다.


유마가 발걸음을 멈췄다.

반응이 있자 베론은 희망을 품었다.


“그래, 40닢! 아니, 대금화 45닢을 주겠소. 어떻소? 좋은 조건 아니오!”

“좋기는 하지.”


유마가 턱을 쓰다듬었다.

고민하는 듯해 보인다.


“하지만 말이야.”


유마의 시선이 쇠창살에 있는 납치된 사람들을 보았다.

모두 공포에 질려 구원을 원하고 있었다.


유마가 입꼬리를 말아 올리며 베론을 봤다.


“네크로맨서의 명성 보상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지가 궁금해.”

“그게 무슨 소리요?”


유마가 워해머를 들었다.

다시 베론에게 다가갔다.

반대로 베론은 뒷걸음질 쳤다.


“50닢을 주겠소!”

“...”

“60! 아, 아니면 원하는 게 있으시오? 그래, 내 만월 교단에 요청하여 당신이 원하는 걸 모두···!”

“...”


이제는 아예 무시하고 있다.


‘안 돼.’


설득에 실패했다.

상대는 ‘명성 보상’인지 뭔지를 원하는 듯했다.


“이 개자식-!”


베론은 손에서 놓친 지팡이를 다시 주웠다.

뒤로 물러서며 마법을 외운다.


“죽어라!”


땅을 뚫고 뼈로 된 촉수들이 뻗어 나와 유마를 향해 달려들었다.

하지만 유마를 휘감은 휘광에 의해 먼지처럼 부스러져 소멸했다.


“죽어!”


스켈레톤들이 달려든다.

망자들이 유마에게 다가가지도 못했다.

빛에 의해 눈을 가리고, 괴로워하며 잿가루가 되어 소멸했다.


유마의 휘광을 보던 베론의 눈 역시 멀쩡한 건 아니었다.

유마가 가까이 다가오자 점차 눈이 충혈되더니 터져 피가 흘렀다.


“으아아아악!”


베론이 엉덩방아를 찍었다.

지팡이를 허공에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오지 마, 오지 마ㅡ! 이 악마!”


유마가 워해머를 어깨에 걸쳤다.


“악마라니. 나는 메시아다. 그리고.”


양손으로 워해머를 들었다.


“사교도를 사냥하지.”


베론의 저항이 멈췄다. 그가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분명 눈이 터졌다.

앞이 보이지 않건만, 묘하게도 빛이 보였다.

너무나도 따뜻한 빛이.

베론은 무의식적으로 빛을 향해 손을 뻗었다.


“메시아...”


베론의 중얼거림.

유마는 워해머를 내려찍어버렸다.


* *


‘너무 빨라!’


기사와 병사들이 지하수로를 달렸다.

유마를 쫓았건만, 광속 같은 속도에 결국 놓치고 말았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지하수로의 마지막 통로, 뚫린 벽이 보였다.

유마가 뚫고 간 자리였다.


‘응?’


달리던 기사와 병사들은 이상한 점을 느꼈다.


어둠을 뒤덮고 있던 통로 끝.

그곳에서 환한 빛이 보였다.


너무나도 성스러운 빛이다.


‘무슨 빛이 이렇게나···.’


따스한 걸까?

달리던 기사도, 병사들도 그 빛에 매료되어 발걸음이 점차 늦어졌다.


기사와 병사들이 넋이 나갔다.


현혹된 듯, 빛을 향해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뚫려 있는 벽 너머를 보며 그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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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솔리안의 왕도 +22 20.02.21 13,653 457 13쪽
24 솔리안의 왕도 +39 20.02.20 14,068 509 13쪽
23 괴수 조련사 +72 20.02.19 13,899 559 12쪽
22 괴수 조련사 +15 20.02.19 12,977 429 14쪽
21 괴수 조련사 +37 20.02.18 14,256 457 14쪽
20 셀베르크 영지 +33 20.02.17 14,578 532 13쪽
19 셀베르크 영지 +44 20.02.16 14,993 495 12쪽
18 셀베르크 영지 +27 20.02.15 15,473 462 13쪽
17 셀베르크 영지 +29 20.02.14 16,510 493 14쪽
16 새로운 변화 +83 20.02.07 19,934 609 12쪽
15 새로운 변화 +27 20.02.06 18,326 570 13쪽
14 새로운 변화 +59 20.02.06 18,257 625 13쪽
13 새로운 변화 +41 20.02.05 18,581 597 16쪽
12 새로운 변화 +47 20.02.03 18,833 595 12쪽
11 새로운 변화 +33 20.02.02 19,397 544 13쪽
» 게르트 영지 +20 20.02.01 19,140 516 12쪽
9 게르트 영지 +35 20.01.31 19,344 489 11쪽
8 게르트 영지 +34 20.01.30 19,760 508 12쪽
7 게르트 영지 +26 20.01.29 21,280 506 12쪽
6 게르트 영지 +24 20.01.28 23,532 586 13쪽
5 이방인 +31 20.01.27 23,604 566 12쪽
4 이방인 +20 20.01.27 24,075 588 12쪽
3 이방인 +38 20.01.25 26,816 60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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