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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메시아의 능력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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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20.01.24 10:58
최근연재일 :
2020.02.25 23:55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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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089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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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59,366

작성
20.02.19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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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괴수 조련사

DUMMY

오랜만에 입어보는 갑옷이다.


몸속 성력이 주체할 없이 뿜어져 나왔다.


그래, 이제는 숨길 필요가 없다.


자신에게는 신도들이 있다.


그들이 지금 이곳으로 오고 있다.

기도하며, 자신에게 힘을 북돋워 주고 있다.


하얀 투구 속에서 붉은색 안광이 번뜩였다.


그에게서 뿜어지는 환한 빛.

그것은 셀베르크 영지에 있는 인간들에게는 희망의 빛이었다.


유마가 워해머를 쥔 채 걸었다.


망자들의 동공이 커졌다.

그들이 몸을 떨며 뒷걸음질 쳤다.


자아가 없고, 감정이 없는 망자들이다.

그럼에도 그들이 공포에 떨고 있었다.


‘신자들이 온다.’


느껴졌다.

그들이 자신을 찾으러 왔다.


유마가 자리를 박찼다.


망자들에게 다가가는 것만으로도 좀비들이 눈을 가리고 도망친다.

가까이 있는 자는 재가 되어 소멸했다.


유마가 워해머를 휘두른다.


공기가 터져나간다.


망자들이 허공에 떠오른다.


제라스 공작은 마른 침을 삼켰다.

그리고 제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봤다.


군대에 신호를 보내는 북이 보인다.

제라스 공작은 급히 다가가 북을 쳤다.


쿵! 쿵! 쿵! 쿵!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본능적으로 지금이 기회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셀베르크 병사들은 이 신호의 뜻을 알 것이다.


공격 명령.


북소리, 그리고 유마가 뿜어내는 성력에 병사들이 반응을 보였다.

가슴 속 응어리가 풀리며 고동친다.


그들 모두에게 [축복]이 내려진다.


[가자ㅡ.]


유마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병사들이 무기를 뽑아들었다.


함성을 외치며 뚫린 외문을 통해 언데드 병사들을 향해 달려나갔다.


* *


모르가나는 멈칫 놀라고 말았다.


그녀의 귓가에 웜의 끔찍한 괴성이 들려왔다.

그것은 죽음을 알리는 소리였다.


‘웜이 당했어?’


모르가나의 머릿속이 새하얗게 변했다.

그것도 잠시, 등골이 오싹해졌다.


어떻게? 누가? 무슨 수로?


소드 마스터도 중량으로 짓눌러 죽여버리는 괴수다.

그런 괴수를 누가 죽인단 말인가?


모르가나는 급히 시선을 돌렸다.


좌측 외벽에서 함성이 들려온다.

셀베르크 병사들이 언데드 병사와 오렌의 병사들을 뚫고 나오는 게 보였다.


‘뭐야, 어떻게 된 거야···.’


모르가나는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상대는 5만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도 외벽 곳곳에 퍼져 4등분이 되었을 터.


그에 비해 자신의 군대 또한 분열되었다고는 하지만 4만에 이른다.

그중 인간 병사들은 한 번 죽으면 언데드로 부활하는 2개의 목숨을 가진 불사의 존재들이다.


그런데 그들이 돌파당하고 있었다.

아니, 녹아내리고 있다.


병사들 한 명, 한 명에게 성력의 빛이 뿜어진다.


“어떻게 된 거야!”


모르가나가 비명처럼 소리쳤다.

베르킨 백작이 두려움에 떠는 표정을 지었다.


언데드가 되어버린 그는 아는 것이다.

저곳에 두려운 존재가 나타났다는 것을.


‘지금 당장 병력을 모을까?’


거대한 셀베르크 영지는 4개의 외문이 있다.


동쪽과 서쪽, 남쪽과 북쪽이다.


그중 동쪽 외문이 돌파당해, 병사들이 나오고 있었다.


모르가나가 있는 곳이었다.


‘아니야, 지금쯤 서쪽과 남쪽, 북쪽 외문이 뚫렸을 터.’


언데드들이 영지로 진입했을 것이다.

이대로 둔다면 이기지는 못해도 셀베르크 영지에 있는 이들을 학살할 수 있다.


‘그래, 임무는 셀베르크의 학살이야. 그들이 죽고 그들의 절망과 비명, 그 악감정과 영혼으로 마력으로 끌어모아야 해.’


그것이 이번 임무의 주된 목표다.

만월 교단의 교주가 내린 명령.

그것을 어기게 된다면 자신은 그에게 영원히 붙잡히게 될 것이다.


‘하지만···.’


모르가나는 공포에 질렸다.


수백밖에 되지 않는 병사들이 다가오고 있다.


“버서커!”


모르가나의 뒤에 있던 흑기사들이 고개를 든다.


“그대들이 나설 차례입니다. 저들을 막으세요!”


버서커들이 검을 든다.

1천에 이르는 이들이 입을 벌리며 괴성을 지른다.


모르가나는 미소를 지었다.


그래, 이들만 있다면 시간을 벌 수 있다.


남은 병력은 셀베르크를 학살하고.

버서커들로 저들을 저지한다.

그리고 자신은 도망치면 된다.


“퇴각합니다. 어서요!”


모르가는 품속에서 채찍을 꺼내 좀비 노예들을 때렸다.

가마를 짊어진 좀비들이 휘청거리며 뒤를 돌아봤다.


가마에 탄 모르가나의 시야가 뒤로 향할 때.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뭐야···. 저건?”


가파른 돌산 위.


아침 해가 떠오른다.

그에 따라 보이기 시작하는 인영들이 있다.


날개 장식의 말을 탄 기병대와 그 뒤로 이어진 백색의 갑옷을 입은 병사들이 보인다.


깃발 하나가 보인다.


워해머와 휘광 문양이 새겨진 깃발.


모르가나는 창백해지며 비명을 질렀다.


“저건 또 뭐냐고ㅡ!”


* *


라슬론은 돌산 위에 있었다.

저 멀리 펼쳐진 어둠의 군대를 바라봤다.


“16만 정도인가.”


라슬론은 어깨에 창을 기대며 고개를 기울였다.

아니, 4등분으로 침공 중이다.

4만씩 차례차례 상대하면 될 터.


‘첫 번째 전장이다.’


고블린 따위나 오크를 상대하는 수준이 아니다.

사악한 악마 숭배자들과의 싸움이다.


이상했다.

예전의 자신이라면 두려움에 떨며 미쳐버렸을 터다.

하지만 마음이 평온했다.


‘아, 그렇군.’


라슬론은 하늘을 올려다봤다.

먹구름이 사라져 갔다.

환한 아침 해가 떠오른다.

비추어주기 시작했다.


맑은 하늘과 태양빛이 태양교의 신도들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있었다.


‘태양신께서 우리를 돌봐주고 계신다.’


태양빛이 점차 강렬해진다.

뜨거운 열기가 평온했던 라슬론의 가슴에 열기를 불어넣기 시작했다.


“그래, 우리는 그분의 신도들이다.”


라슬론은 뒤를 돌아 주변을 둘러봤다.

돌산 너머로 펼쳐진 2,000명이 병사들이 서 있다.


“우린 그분의 은총을 받았다.”


라슬론이 깃발을 들어 그들 앞에 보여준다.

그리고 셀베르크 영지를 가리켰다.


“이곳은 그분이 뿌리내릴 도시 중 하나.”


뜨거운 태양의 열기만큼 그들의 몸이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우리 태양교의 이름 아래, 그분의 도시를 사수하리라.”


라슬론이 창을 들었다.

창날에 성력이 담긴다.


“모두 기도하라. 우리의 기도가 그분께 전해지도록 구가하라!”


신도들이 하나, 하나 기도한다.

미약한 성력들이 점차 병사들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들 중 대부분은 성력을 모르는 이들이다.

하지만 메시아의 신도로서, 미약한 믿음이 기적을 이루어낸다.


“그분을 모시러 간다. 놈들을 징벌하라!”

“와아아아아아아아ㅡ!”


함성이 메아리쳤다.

돌산의 중턱에서 그들이 내려왔다.


“천, 천사들이다!”


조잡한 무기를 들고 싸우던 피난민들과 셀베르크의 병사들이 시선을 돌산으로 돌렸다.


눈부신 태양빛에 가려져 눈뜨기 어렵다.

하지만 그들이 보기엔 마치 하늘에서 누군가가 내려오는 것처럼 보였다.


하얀 날개를 단 기병대, 그리고 하얀 갑옷을 입은 병사들.


피난민들은 전선에 나서서 싸우는 유마와 날개 달린 기병대를 번갈아 보았다.


그들의 머릿속에 순례자인 노파가 한 말이 떠올렸다.


-이보다 더한 시련이 찾아와도 굳게 믿고 따르십시오. 그리고 기도하십시오. 그럼 태양신께서 당신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노파의 목소리가 머릿속에 각인 되는 듯했다.

피난민들이 주변을 훑어봤다.


전장이다.

두려움을 이겨내고, 그분의 뜻에 따라 용기를 내어 움직였다.


-그럼 낙원에 갈 수 있습니까?


피난민들의 물음.

그리고 들려온 답변.


-당신들이 그분을 뜻에 따른다면 그렇게 되겠지요. 날개 달린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와 당신들을 낙원으로 인도해주실 겁니다.


그 말이 사실이었다.


“진짜다.”

“진짜로 내려왔다!”

“천사님들이 우리를 인도하기 위해 내려왔다!”


피난민들의 함성이 울부짖었다.

그들의 사기가 증폭된다.

옅은 신앙심에 불을 지폈다.


그에 따라 유마가 반응한다.


성력이 퍼져나가며, 피난민들에게 성스러운 은총을 덧씌워준다.


[성스러운 가호.]

[안식의 수호.]

[정화.]

[치료.]


“오오오오오ㅡ!”


언데드들이 셀베르크 병사들에게 소멸되어갔다.

오렌의 병사들은 저항하지 않은 채 무기를 내려놓았다.


멍하니 하늘에서 내려온 듯한 천사, 그리고 그들이 향하고 있는 유마에게 향했다.


없던 신앙심도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된다.


“뭣들 하는 거야! 어서 저들을 저지해. 아니, 뒤, 뒤, 돌산에 내려오는 것들부터 제거해! 도망칠 출구를 만들어!”


모르가나가 버럭 소리쳤다.

그 주변에 있던 네크로맨서들이 지팡이를 든다.

겁에 질린 그들이 주문을 외웠다.


마법 폭격이 날아든다.


“메시아의 은총이 있나니. 그분의 수호가 우리를 지켜주리라ㅡ!”


라슬론이 소리친다.

유마가 준 수호의 깃발을 들었다.


깃발이 휘날리며 성력을 뿌렸다.


하얀 입자들이 생겨나며 기병들을 감싼다.

라슬론을 뒤따르던 윙드 후사르들에게 빛의 장벽이 새겨진다.


마법 폭격이 장벽에 충돌하며 튕겨 나갔다.


‘마법을 튕겨내?’


모르가나는 비명을 지르며 외쳤다.


“버서커!”


버서커들이 움직인다.


그들이 말 위에 올라탔다.

좀비 말들이 입을 벌렸다 닫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성스러운 기병대를 노려봤다.

자신들과는 상반되는 힘을 가진 자들.


생명을 증오하는 언데드로서 분노가 전신을 지배했다.


“쿼어어어어어어어ㅡ!”


광포화가 진행되며 그들의 근육이 부풀어 오른다.

묵직한 좀비 말들이 발굽을 때었다.


방패를 든다.

창을 치켜든다.


생명을 가진 자들을 정면에서 먹어치울 생각이다.


버서커 기병대가 움직였다.


빠르게 달린다.

뒤에서는 흑마법사들의 마법 폭격이 이루어진다.


폭발 속에서 윙드 후사르들은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우리는 그분의 방패요, 그분의 창이 될지니.”


말을 탄 태양교의 성직자들이 기도를 영창한다.

윙드 후사르의 속도가 증폭되었다.

말 근육이 부풀어 올랐다.

성력으로 힘이 증가한 말들이 투레질한다.

라슬론이 수호의 깃발을 들며 외쳤다.


“태양신을 위하여ㅡ!”


윙드 후사르가 뛰어오른다.

버서커 기병대도 그에 따라 뛰어올랐다.


빛과 어둠이 충돌했다.


성력으로 된 장벽에 버서커의 창들이 부서진다.


말들이 맞부딪쳤다.

버서커들이 탄 말들은 낙마하고 좀비 말들이 커다란 말발굽에 터져 짓밟혔다.


갑옷이 으깨진다.

머리통이 깨지고, 그대로 질주해 모든 걸을 휩쓸어 버린다.


“뭐야···. 이게···.”


모르가나는 악몽을 꾸는 듯했다.

왜, 어째서 저런 군대가 있는 거지?

아니, 그전에 웜을 쓰러뜨린 존재는 무엇이란 말인가!


모르가나는 급히 고개를 돌렸다.


이렇게 되면 퍼져 있는 군대를 소집할 수밖에···.


“어?”


모르가나는 살짝 입을 벌렸다.


자신을 호위하던 언데드 병사들이 모두 죽어 있었다.


하얀빛을 뿜는 셀베르크 병사들과 무장한 피난민이 서 있었다.

그리고 그들을 이끌었던 존재.


성력으로 된 하얀 날개를 가졌다.

워해머를 든 채 투구 속에서 붉은색 안광이 모르가나를 노려봤다.


모르가나는 시선을 아래로 내렸다.

베르킨 백작이 몸이 재가 되며 소멸하고 있었다.


“이제 끝이 났다. 마녀여.”


한 발짝, 한 발짝 다가온다.


“잠깐, 이 군대를 지휘할 수 있는 건 나뿐이야. 나를 죽이면 저들을 통제할 수 없어! 지금 셀베르크의 다른 외문이 뚫렸을 거야. 응? 그러니까 나를 살려줘. 그럼 저들을 퇴각시킬 게. 그러니까···!”


유마가 재가 된 베르킨을 짓밟았다.

점차 다가오자 모르가나는 좀비들에게 외쳤다.


“도망쳐!”


가마를 탄 좀비들이 몸을 떨더니 휘광에 재가 되어 소멸했다.


가마가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모르가나는 바닥에 엎어졌다.


모르가나는 유마를 보았다.

그가 다가온다.


“오지 마!”


모르가나는 바닥을 기었다.

무엇인가 잘못되었다.

이건 꿈이다.

환상이다.


그럴 것이다.


그때, 그녀의 뒤에서 환한 빛이 느껴졌다.


심장을 조여오던 고통이 점차 사라져 갔다

평온한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다.


모르가나는 뒤를 돌아 유마를 봤다.

워해머가 들려진다.


태양을 등진 채, 휘광이 뿜어지는 존재가 서 있다.


그를 보며 모르가나는 공포로 얼룩진 표정이 사라졌다.

옅은 표정을 짓더니 환하게 미소 짓는다.


참으로 따듯하고 포근한 빛.

그래, 이건 꿈이 아니다.

이건 현실이다.

그리고···. 은총이었다.


모르가나가 살며시 눈을 감을 때, 워해머가 내려 찍혔다.


작가의말

응원해주신 독자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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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솔리안의 왕도 +22 20.02.21 13,653 457 13쪽
24 솔리안의 왕도 +39 20.02.20 14,068 509 13쪽
» 괴수 조련사 +72 20.02.19 13,900 559 12쪽
22 괴수 조련사 +15 20.02.19 12,979 429 14쪽
21 괴수 조련사 +37 20.02.18 14,257 457 14쪽
20 셀베르크 영지 +33 20.02.17 14,578 532 13쪽
19 셀베르크 영지 +44 20.02.16 14,993 495 12쪽
18 셀베르크 영지 +27 20.02.15 15,473 462 13쪽
17 셀베르크 영지 +29 20.02.14 16,511 493 14쪽
16 새로운 변화 +83 20.02.07 19,934 609 12쪽
15 새로운 변화 +27 20.02.06 18,326 570 13쪽
14 새로운 변화 +59 20.02.06 18,258 625 13쪽
13 새로운 변화 +41 20.02.05 18,581 597 16쪽
12 새로운 변화 +47 20.02.03 18,833 595 12쪽
11 새로운 변화 +33 20.02.02 19,397 544 13쪽
10 게르트 영지 +20 20.02.01 19,140 516 12쪽
9 게르트 영지 +35 20.01.31 19,344 489 11쪽
8 게르트 영지 +34 20.01.30 19,760 508 12쪽
7 게르트 영지 +26 20.01.29 21,280 506 12쪽
6 게르트 영지 +24 20.01.28 23,532 586 13쪽
5 이방인 +31 20.01.27 23,605 566 12쪽
4 이방인 +20 20.01.27 24,075 588 12쪽
3 이방인 +38 20.01.25 26,816 60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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