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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한냥이 님의 서재입니다.

탑스타 여배우와 하룻밤을 보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高미나
작품등록일 :
2024.05.27 23:42
최근연재일 :
2024.07.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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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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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전환 : 4일 남음

작성
24.06.2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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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기분 좋은 헛웃음.

DUMMY

방금 막 잠에서 깬 걸까.

이하은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르게 나른하고 감미로웠다.


["다음 주 일요일 어때?"]


반대로 약간 잠긴 내 목소리는 놀라울 정도로 심심했다.


"좋네요. 그때 보죠."

["그런데 권찬."]

"네?"

["생각보다 빨리 전화했네?"]

"···?"


이하은이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겁 먹고 도망칠 줄 알았는데 의외야."]


갑자기 훅 들어온 도발.

내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제가 이하은 씨를 피할 이유가 있나요?"

["그러면 다시 내 매니저 할래?"]

"아, 그건 사양하겠습니다."


이하은이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종달새가 지저귀는 것 같은 웃음소리였다.


고개가 살며시 기울여졌다.


'이하은. 왜 이렇게 텐션이 높지?'


방금 막 일어나서 그런가?

지금 이하은의 기분은 매우 좋았다.


지독한 불면증에 시달려 항상 스트레스에 달고 산 걸, 생각하면 의아한 일이다.


싸한 위화감이 스멀스멀 올라오는 걸 느끼던 그때, 웃음을 멈춘 이하은이 물었다.


["식당은 골라놨어?"]

"지금부터 골라야죠."

["내 취향 알지?"]

"알아서 골라놓겠습니다."


스마트폰 너머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옷과 이불이 스치는 소리였다.

이제 침대에서 일어난 모양이다.


나도 모르게 그 모습을 상상하다 표정을 굳혔다.


그 때 이하은이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기대하고 있을게. 일주일 뒤에 봐."]


통화가 끊겼다.

살짝 가팔라진 호흡을 정리하며 흘러내리는 식은 땀을 닦았다.


젠장.

날이 얼마나 더우면 그 잠깐 사이, 땀을 이렇게 흘려?


미간을 찌푸린 나는 그늘로 피신했다.

더위가 가시자 심신이 차분해졌다.


그 속에서 난 확신했다.


"착각이 아니었네."


탑스타 여배우 이하은.

날 대하는 그녀의 태도가 변했다.


'갑자기 왜?'


원인은 금방 떠올랐다.

그날 밤···. 있었던 일 때문이겠지?


그런데 그건 이하은 쪽에서 사고로 넘기자고 하지 않았나?


'이제 와서 마음을 바꿨다고?'


다른 사람이면 이해가 불가능한 행동이다.

하지만 이하은이기에 납득이 됐다.


내가 아는 여자 중 최고로 미친 여자니까.


그 순간 가슴 속에서 호기심이 피어올랐다.


이하은이 지금 하는 생각이 뭔지, 또 어떤 감정을 가졌는지.

나에 대한 태도가 왜 바꼈는지.


이제는···.진심으로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덥수룩한 앞머리를 쓸며 중얼거렸다.


"어느 쪽이 됐건, 이제 결판나겠네."


다음 주 일요일.

외면하고 있던 문제의 답이 나온다.






***




오랜만에 본사 대신 트레이닝 센터로 출근했다.


오전 안무 연습을 마친 투에니 애들을 이예지 씨와 함께 태운 후, SBC방송국으로 향했다.


뒷좌석에 앉은 노바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예지 언니. 저희 진짜 예능 나가는 거예요?"

"몇 번째 묻는 거야 진짜 나가!"

"실장니임! 저희 오늘 미팅 끝나면 예능 나가는 거 맞죠!?"

"미팅 잘하면 아마도?"

"허어어어얼! 미친! 엄마, 아빠한테 알려줘도 돼요?"

"상관없는데, 그러다 스케쥴 쫑나면 어떻게 하려고요?"

"어···. 어? 스케쥴 쫑 날수도 있어요?"


백미러로 뒷좌석을 보니 노바가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있었다.

조금 더, 골려줄까 하다 솔직히 대답했다.


"그럴 일 없으니까 안심해요."

"늦었어요 실장님. 미팅 때 큰 실수할 것 같은 미래를 이미 봐버렸어요···."

"그런 실수해도 커버쳐 줄게요."

"...진짜요?"

"진짜요."


노바의 표정이 다시 밝아졌다.


"실장님이 커버면 실수해도 되겠다!"


옆에 있던 설채이가 무심한 표정으로 일침을 가했다.


"언니는 무슨 실수 할 생각부터 해?"

"뭐래. 실장님이 겁주니까 나도 장난 좀 친 거지."

"진짜 겁먹어 놓고 허세는."

"···. 이 기집애가 또 시비를 걸어? 안 되겠다! 넌 오늘 끝장을 보자!"


이제는 익숙해진 노바와 설채이의 투닥거림이 시작됐다.

그 틈에 끼어있던 레이가 쓱 고개를 내밀었다.


"실짱니임."

"네?"

"껌 먹을래요?"

"···. 이번에도 제로 껌이에요?"

"네! 실장님 단 거 싫어하잖아요!"


으음···.저번이랑 같은 껌이면 무설탕 제로 껌이 아니지 않나?


예상대로 레이가 건네준 껌에서 이가 썩을 것 같은 달콤함이 흘러나왔다.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물었다.


"그 껌, 제로라고 써 있어요?"

"아뇨. 안 쓰여 있어요."

"그러면 이거 제로 껌 아닌 것 같은데?"

"제로 맞아요! 쿠팡 광고에서 그랬어요!"


아무래도 그 광고를 잘못 본 거 같은데?

레이 한국어 교육 좀 다시 시켜야겠다.


그렇게 실없는 농담과 대화를 주고받는 사이, SBC 방송국에 도착했다.


차에서 내린 나는 곧바로 예능국으로 향했다.

뒤따라오던 투에니 애들이 처음 오는 장소에 긴장했는지, 뻣뻣하게 굳었다.


어차피 얼굴도장만 찍는 거라 긴장해도 상관은 없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분위기도 풀 겸 해서 가벼운 대화를 시도했다.


"음방 순위 추이 좋던데, 주위 반응 어때요?"


누구보다 잔뜩 긴장한 얼굴을 하고 있던 가을이가 불쑥 대답했다.


"완전 난리 났어요."

"가족분들이?"

"네. 엄마 아빠 막, 우시면서 저 이제 스타 되는 거냐고 호들갑 떠시구..."

"가족분들한테 청춘여행, 가을 씨가 만든 거라고 말씀드렸어요?"

"음···. 그건 아직 말 안 했어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요? 자랑하지."

"어···. 아직 기사 안 뜨지 않았어요?"


응?

청춘여행이 가을이가 작사,작곡한 노래라는 기사가 아직 안 떴다고?

그 사이 가을이가 내 눈치를 살짝 보며 설명했다.


"전 기사 안 뜨길래, 회사에서 비밀로 하라는 건 줄 알았는데···. 부모님께 말씀드려도 돼요 실장님?"


내 눈이 커졌다.


'이것 봐라?'


머릿속에서 번개가 스쳐 지나갔다!

입꼬리를 올린 나는 일단 가을이 질문에 대답했다.


"확인해 볼 테니까, 조금만 더 비밀로 할까요?"

"네 실장님."


가을이가 별 의심 없이 고개를 끄덕인 뒤, 다시 예능국을 기웃기웃 훔쳐보기 시작했다.


그 뒷모습을 지켜보던 내 머릿속에 뭔가 그럴듯한 그림이 그려졌다.


하지만 지금은 스타관찰! 박PD에게 집중할 때라 억지로 생각을 멈췄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박PD가 허둥지둥 나타나며 말했다.


"아이고, 늦어서 미안해! 편집 영상이 밀려서 지각했네!"


식은땀을 훔친 박PD의 시선이 투에니 쪽으로 향했다.

빠르게 투에니 애들을 스캔한 박 pd가 감탄을 터트렸다.


"이야···.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 실물이 훨씬 낫네? 비쥬얼 그룹이라더니 진짜 비쥬얼 좋은데?"


애들이 내 뒤통수를 바라봤다.

어미 새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며 대답했다.


"일단 자리 옮겨서 이야기할까요? 박 PD님?"

"그래그래. 미팅 실로 가자."


외부 시선이 차단 된 미팅실로 들어서자 투에니 애들의 표정이 한결 편안해졌다.

그 모습을 눈여겨보던 박PD가 중얼거렸다.


"얘네 진짜 신인 같다 권실장?"

"진짜 신인 맞아요 박PD님. 이제 데뷔한 지 한 달도 안 된 신인."

"아, 맞다. 진짜 신인이지? 흐음...그래서 그런가. 연예인이 아니라 얼굴 예쁜 일반인 느낌도 나네?"


박PD의 눈에서 흥미가 뚝뚝, 떨어졌다.

그탓일까.

사전 미팅은 무난한 분위기 속에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우리 스타 관찰 컨셉이 말 그대로 관찰 예능이라 크게 긴장할 거 없어요."


"그냥 매니저하고 연예인의 일상을 들여다보는 느낌? 그런 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라 평소 하던 것처럼 네츄럴하고 자연스럽게 일상을 보여주면 돼요."


"그런데 또 너무 일상만 보여주면 심심하니까, 약간의 이벤트 같은 걸 좀 준비해야 하긴 할 거예요. 신인 걸그룹의 팬 악수회? 이런 게 좋을 것 같네?"


박pd의 호의적인 태도에 긴장을 풀린 투에니 애들도 이것저것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박 pd님. 저 잠깐 화장실 좀."

"그래그래. 다녀와!"


미팅실을 빠져나온 나는 화장실을 가면서 스마트 폰을 꺼내 들었다.


"진짜 가을이가 청춘여행 작사, 작곡했다는 기사가 안 떴다고?"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기사를 검색했다.


잠시 후.

내 입가에 호선이 그려졌다.


"이것 봐라? 진짜네?"


진짜 가을이가 청춘여행 작사, 작곡했다는 기사가 없네?

홍보팀의 실수인가? 아니면 진짜 우연?


'아니면 박유현 본부장이 말한 투에니 스케쥴 관리를 전담시킨다는 게···. 이런 부분까지 포함된 건가?'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지금 이 상황.

투에니 애들뿐만이 아니라 나한테도 좋은 기회가 될 듯했다.


'청춘여행 지금 순위는 6등.'


기대받지 못하던 신인 걸그룹의 노래가 음원 차트 6위를 차지한 것만으로도 화제성을 불러일으켰다.


여기서 그 화제성을 불러 일으킨 노래가 맴버 가을이가 작사, 작곡했다는 게 알려지면 어떻게 될까?


"작사,작곡이 가능한 초대형 신인 걸그룹 리더."


입꼬리가 올라갔다.


어떤 식으로 써먹건, 지금 소스.

큰 화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다!


'하지만 지금 바로 터트리기엔 좀 아까운데?'


이슈가 이슈를 낳는 세상이다.

투에니의 관심이 정점에 도달했을 때, 이 소스를 터트려야 더 맛있지 않을까?


"···. 그래. 딱, 스타관찰! 생방 방영되고 터트리면 그림이 살겠는데?'


한 번에 화력을 모았다가 빵!

그러면 투에니의 음원 차트 순위도 수직상승을 할 가능성이 컸다.


'어쩌면 음원차트 1등을 차지하는 것보다 더 파급력이 있을지 모르겠는데?


그렇게 되면...백대표의 보상도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

호선을 그리던 입가에 함박 미소가 걸렸다.


"투에니랑 연관만 되면 운이 좋단 말이지."


인간 비타민이 따로 없다 정말!

최근 날이 서 있던 신경이 약간 풀리는 걸 느끼며, 미팅실 문을 열었다.


서로를 바라보며 깔깔 웃고 있는 투에니와 박pd가 보였다.


"어? 왔어 권실장?"

"네. 그런데 언제 이렇게 친해졌어요? 분위기 좋아 보이네?"

"아니···. 얘네, 너무 웃긴데? 특히 노바 이 친구 입담이 아주 죽여줘!"


박pd의 말에 고개를 돌렸다.

노바의 어깨가 으쓱으쓱 춤을 추고 있었다.


'노바 얘는 전부터 끼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박pd 마음에 들 정도면 예능 쪽으로 좀 밀어줘야 하나?'


그때, 박pd가 툭, 질문했다.


"이렇게 보니까 그림 좋은데? 권 실장 캐릭터도 특이하니까 같이 출연하면 케미가 살겠어!"

"?"

"권실장이 이미지 생각하면···. 그래! 현실판 미녀와 야수 컨셉으로 가면 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해요 다들?"


뭐지?

내가 무슨 소리를 들은 거지?


눈을 끔뻑이며 질문했다.


"그게 뭔 소리입니까 박pd님?"

"응? 권 실장 출연 이야기했는데?"

"스타관찰! 이요?"

"응."

"···. 그걸 제가 왜 나갑니까?"


박pd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했다.


"그럼 안 나갈 거야? 딱 봐도 투에니 애들이랑 케미 좋아 보이는데?"


내 인상이 왈칵, 찌푸려졌다!



***




다음날.

옥상 흡연장에서 박 pd와 있었던 이야기를 들은 마석두 팀장이 깔깔 웃음을 터트렸다.


"미녀와 야수? 미친...! 야! 듣다 보니 그 컨셉 은근히 잘 어울리는데? 그래서 출연한다고 했냐?"


담뱃재를 툴툴 털며 대답했다.


"미쳤어요? 제가 예능에 왜 나가요."

"왜! 박pd가 그 정도로 권했으면 뭔가 느낌 왔다는 건데!"

"됐어요. 안 그래도 요즘 골치 아픈 일들이 너무 많아서 바빠 죽겠는데···."

"엄살은 자식이."


이게 엄살이라고?

절대 아니다.

지금 상황에서 예능까지 나갔단 진짜 죽을지도 모른다.


'이하은에 검은 신부. 거기다가 부산국제 영화제 신인상 받는 최고은이란 사람도 찾아봐야 하는데.'


담뱃재를 털 듯 툴툴거리던 나는 어깨를 움찔 떨었다.


"···. 석두형."

"왜."

"혹시 최고은이란 배우 알아요?"


석두형의 눈이 커졌다.

그 표정 변화에 가슴이 살짝 뛰었다.


'업계에서 10년을 구른 로드 마석두.'


모르는 연예인이 없다는 연예계의 마당발!

이런 석두형이라면 부산 국제 영화제 신인상의 주인, 최고은 배우도 알지 않을까?


석두형이 턱을 느릿느릿 긁으며 대답했다.


"최고은이 누구야? 처음 듣는데?"

"···. 됐어요."

"뭐야 그 표정? 왜 날 그렇게 벌레 쳐다보듯 쳐다보지?"


대답하는 대신 담뱃불을 끄고 매니지먼트 사무실로 내려갔다.


오늘은 정기 회의가 있는 날이라 회의실로 향했다.


먼저와 기다리고 있던 실장급 로드들에게 꾸벅 인사했다.


"권 실장. 투에니 데뷔 성적 좋더라?"

"요즘 왜 이렇게 잘나가? 너무 혼자 튀니까 셈이 좀 나네?"

"조선의 여왕 성과금 나오면 한 턱 거하게 쏠 거지? 기대한다?"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실장급 로드들의 견제 섞인 농담을 두루뭉술 넘겼다.


그 사이 회의실로 들어온 석두형이 손뼉을 쳤다.


"자자, 5팀! 회의 시작 할건데, 오늘은 중요한 안건이 있으니까 집중 좀만 해보자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갑자기 중요한 안건?


그때 석두형이 내 눈치를 보며 회의의 서두를 열었다.


"그···. 김성훈 팀장 사건 다들 알지?"

"!"

"그 사건 때문에 금요일 날 팀장급 회의가 열렸는데, 본부장님 지시로 사원들 마인드 셋 재교육 하라는 방침이 떨어졌다. 혹시 우리 5팀 중에 소속 연예인 씹거나, 뒷담화하는 쓰레기 같은 인간은 없지?"


회의실 분위기가 한순간에 무서워졌다.

회의에 참석한, 로드 실장들이 서로의 눈치를 보는 게 느껴졌다.

나 혼자만 그 분위기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석두 형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그런 인원 있으면 입조심해라. 이번 사태, 본부장님이 주시하고 있으니까. 그리고···."


말을 흐린 석두형이 두툼한 서류 파일을 사원들에게 건넸다.


내 눈썹이 꿈틀거렸다.


'천우영,임현성,최지현?'


백학의 허리라인을 담당하는 중견 배우부터 a급으로 분류되는 개그맨mc의 프로필 파일이었다.


그런데 이 연예인들···.

전부 1팀 담당 연예인 아닌가?


그때 석두형이 칠판을 쾅! 내려치며 말했다.


"자. 이건 또 다른 안건인데 지금부터 집중해서 잘 들어야 해! 너희들 밥줄 달린 이야기니까."

"!"

"본부장님 지시로 1팀 과하게 독점하고 있던 연예인들 각 팀에 골고루 뿌리기로 했다."

"....!!"

"1팀장 부재로 그동안 모른 척하던 문제가 터진 거지. 1팀 로드 한 명당, 담당하던 연예인이 몇 명이었냐? 안 그래도 말 나오고 있던 문제를 본부장님이 이번에 해결하기로 마음먹었다."


석두 형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지금부터 나눠준 그 파일이 1팀에서 뿌리는 연예인 명단이니까 잘들 살펴보고 골라봐. 다른 팀하고 겹치지만 않으면 무조건 데려올 수 있으니까."


무거웠던 회의실 분위기가 단숨에 훅, 달아올랐다.


"뭐야? 갑자기 연예인들을 뿌린다고?"

"그러면 1팀 박진우도 풀리는 거야?"

"에이, 그런 s급은 안 풀리겠지!"

"이야···. 이건 뭐, 1팀 폭파당한 거나 다름없지 않나?"


실장급 로드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약간의 흥분.

그리고 긴장.


박봉인 매니저에게 중요한 보너스, 성과금이 담당 연예인의 성과에 따라 달라졌으니, 당연한 변화였다.


그 사이 석두 형이 오랜만에 팀장다운 모습을 보이며 회의를 진행했다.


"얼핏 봤을 때 괜찮은 매물들 많아 보였으니까 신중히 골라봐."


실장급 로드들이 빠르게 프로필 파일을 넘기기 시작했다.

나도 흥미가 돋기 시작한 걸 느끼며 프로필 파일을 넘겼다.


'제법 사이즈 큰 애들도 나왔는데? 박준희 이 사람, 요즘 넛튜브에서 잘 나가지 않나?'


한창 주가를 올리는 공채 개그맨 출신 mc.

기세가 꺾여 주춤거리지만, 연기력이 탄탄한 중견 배우.

솔로로 데뷔해 한 방을 노리고 있는 남돌 출신 솔로가수.


혹시 데려올 물건이 있을까, 신중하게 서류 파일을 살펴 볼 때였다.


마지막 프로필 파일을 넘기던 내 손이 덜컥, 떨렸다.


"···. 뭐?"


눈을 치켜떴다.

그 사이 마지막 프로필 파일에 익숙하면서도 낯선 이름 세글자가 보였다.


[이름: 김고은]

[예명: 최고은]

[나이: 18살]


팔뚝을 타고 올라온 소름에 목울대가 크게 출렁거렸다.


"...설마, 내가 찾고 있던 최고은이."


아무래도 부산 국제 영화제의 샛별을 찾은 듯 했다.


"1팀 소속 아역배우였다고?"


말 그대로 아직 여물지 않은 샛별을.


작가의말

나무위달빛 소중한 후원 감사합니다!

ak**** 소중한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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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이하은. +88 24.06.30 34,729 1,020 14쪽
35 고민. +70 24.06.29 34,461 966 15쪽
34 고민. +45 24.06.28 35,709 885 16쪽
33 기분 좋은 헛웃음. +39 24.06.27 36,542 938 15쪽
» 기분 좋은 헛웃음. +39 24.06.26 37,057 886 16쪽
31 기분 좋은 헛웃음. +58 24.06.25 37,781 942 16쪽
30 폭풍. +34 24.06.24 37,989 880 17쪽
29 폭풍. +67 24.06.23 37,916 903 14쪽
28 이 구역. +70 24.06.22 37,555 968 18쪽
27 오버랩. +30 24.06.21 38,331 748 16쪽
26 오버랩. +34 24.06.20 38,319 766 14쪽
25 오버랩. +27 24.06.19 39,125 801 15쪽
24 오버랩. +31 24.06.18 40,368 77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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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나비효과. +24 24.06.16 39,821 810 14쪽
21 다 주세요. +30 24.06.15 40,428 845 14쪽
20 다 주세요. +37 24.06.14 40,643 791 14쪽
19 다 주세요. +25 24.06.13 42,255 761 13쪽
18 그 친구 어때? +22 24.06.12 41,467 784 14쪽
17 그 친구 어때? +22 24.06.11 43,157 721 13쪽
16 운수 좋은 날. +33 24.06.10 42,770 730 15쪽
15 주말. +24 24.06.09 44,333 728 15쪽
14 주말. +34 24.06.08 44,706 716 14쪽
13 위기가 기회로. +27 24.06.07 45,611 720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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