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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한냥이 님의 서재입니다.

탑스타 여배우와 하룻밤을 보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高미나
작품등록일 :
2024.05.27 23:42
최근연재일 :
2024.07.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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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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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위기가 기회로.

DUMMY

최정은 디렉터가 흥분을 숨기지 못하며 소리쳤다.


"아니···. 이게 왜 좋지? 대체 왜 좋은 거야? 그냥 드럼 베이스 보컬 곡이잖아? 그런데 왜···. 이렇게 귀에 착 달라붙지?"


내가 파악한 최정은 디렉터는 가식을 떨 성격이 아니다.

즉,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오두방정 떠는 지금 모습은···.


정말로 좋았기 때문이다.

가을이가 작사, 작곡하고 투에니가 부른 청춘 여행이란 곡이!


그 순간 내 입꼬리가 씩, 올라갔다.


"노래가 나쁘지 않았나 보네요 디렉터님."


오두방정을 떨던 최정은 디렉터가 고개를 홱! 돌렸다.


"···. 실장님."

"네?"

"솔직히 말해줘요. 투에니 애들 청춘 여행 부른 거 보신 적 있죠?"


본 적 없다.

나도 이번이 처음 듣는 거다.


그런데 지금 최정은 디렉터는 내 말을 들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래! 이상했어! 갑자기 타이틀 곡도 아니고 웬 듣보 수록곡부터 찾길래 뭔가 했어! 나한테 청춘 여행 은근히 떡밥 던진 거죠? 그렇죠?"


혼자 다다다 쏟아내고···.

혼자 다다다 결론 내고.


이건 뭐, 1인 연극을 보는 느낌이다.


어깨를 으쓱이며 대답했다.


"편하신 대로 생각하세요."

"어우! 은근히 사람이 얄미워 진짜! 그래서···."


한 템포 말을 끊은 최정은 디렉터의 시선이 가늘어졌다.


"이렇게 치밀하게 떡밥 던져서 저한테 건지고 싶은 게 뭐예요?"


건지고 싶은 거라.

있기야 하지.


그런데 지금 낚싯대를 들어 올려도 될까?

잠시 최정은 디렉터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타이밍인데?'


안달 난 표정을 보니 제대로 입질이 온 모양이다.

있는 힘껏, 낚싯대를 들어 올렸다.


"더블 타이틀 곡."

"?"

"그게 아니면 서브 타이틀 곡으로 청춘 여행 밀고 싶은데 디렉터님 생각은 어때요?"


최정은 디렉터의 입이 벌어졌다.


"···. 제 정신이에요? 데뷔 두 달 남은 애들 앨범 구성을 바꾸자고요?"

"네."

"하여. 저한테 왜이러세요 권실장님."

"노래 좋잖아요?"

"노래가 좋은 게 문제가 아니잖아요? 지금 앨범 구성 바꾸면 전체 컨셉도 바꿔야 하는 데 그걸 어떻게 두 달 만에 해내요?"


말로는 안 된다고 하는데, 최정은 디렉터.

표정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이미 다 잡은 물고기란 것을 눈치채고 조금 더 힘을 줬다.


"그래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아니, 사정상 그게...!"

"지금 투에니 상황, 상당히 안 좋잖아요?"

"!"

"김장훈 디렉터 때문에 스폰 걸그룹이라고 기사 난 거 보셨죠?"


목소리를 낮게 낮췄다.

녹음실에 있는 투에니 애들이 들을 까봐.


"걸그룹은 이미지가 생명인데 벌써 그런 기사 돌아다니고 있는 상황이에요. 이런 걸그룹이 성공할 수 있을까요?"


최정은 디렉터가 우물쭈물 입술을 곱씹었다.


"청춘여행 더블 타이틀 곡으로 넣으면 성공 확률이 올라가기라도 해요?"

"보험은 되지 않을까요?"

"···."

"어차피 궁지에 몰린 상황인데 할 수 있는 건 해봐야죠. 그런데 청춘여행이란 곡은 너무 좋고."


고개를 살짝 숙였다.

시선을 마주친 최정은 디렉터의 눈이 요동쳤다.


"잠깐 저희가 고생해서 좋은 결과 만들어낼 방법이 있다면···. 그건 해야 하지 않을까요?"


최정은 디렉터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그 순간 난 직감했다.


"하아···. 진짜."


9부 능선을 넘었다.


"또 야근해야겠네...집에 못 들언가지 벌써 한 달짼대."


이제 정상이 보이기 시작했다.

음원차트 1위라는 정상이었다.



***



최정은 디렉터가 한숨을 퍽 내쉬었다.


"그래요. 더블 타이틀 곡으로 한다고 쳐요. 그런데 본부장님,대표님 결재는 떨어진 거예요?"

"아뇨."

"···. 네?"

"이제부터 하러 가야죠."


최정은 디렉터가 인상을 팍 찌푸렸다.


"아니, 윗선 결도 안 떨어졌는데 저 혼자 어떻게 진행해요?"

"디렉터님 반응이 더 중요했으니까요."

"제 반응이 왜 더 중요해요?"

"현장에서 뛰는 사람이잖아요?"


최정은 디렉터가 입을 일자로 다물었다.

그 상태로 눈을 끔뻑이는데···.방금 알에서 깨어난 올챙이 같았다.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디렉터 입에서 곡 좋단 소리 나왔으니 이제 설득하러 가야죠."


최정은 디렉터가 내 눈을 슬쩍 피하며 중얼거렸다.


"이제 보니 얄미운 게 아니라 그냥 여우였네···."


욕이 아니라 칭찬이라 그냥 넘겼다.

그 사이 녹음실에 있던 투에니 애들이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었다.


"···. 저희 나가도 되나요?"


손짓으로 애들을 불렀다.

아직 사태 파악을 못 한 애들이 불안한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슬쩍 말을 흐려봤다.


"음···."


애들 어깨가 들썩들썩 춤을 췄다.


···. 이 반응.

좀 재밌는데?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통제하며 말했다.


"노래 잘 불러줘서 고맙고···."

"···."

"청춘 여행. 잘 하면 더블 타이틀 곡으로 밀 수 있을 것 같아요."

"!"


투에니 애들이 경악해 입을 벌렸다.

그중 가장 놀란 사람은 역시나 곡의 주인 가을이었다.


멍하니 입을 벌린 가을이가 고장난 듯 눈을 깜빡였다.


옆에 있던 노바가 그런 가을이를 대신해 질문했다.


"어, 어···? 그게 무슨 소리예요 실장님?"

"말 그대로예요. 청춘여행 곡이 좋아서 더블 타이틀 곡으로 밀 생각이에요."

"···."

"라이브 본 디렉터님 반응도 긍정적이고···. 윗선 결재가 남았는데 뭐, 그때도 이런 라이브 보여주면 무난하게 더블 타이틀로 밀수 있을 것 같아요."


설명이 끝마치자 고장 났던 가을이가 깨어났다.


"아···."


말은 못 하고 낮은 탄식이 흘리는데, 표정은 만감이 교차하고 있었다.

옆에 있던 이예지 씨에게 슬쩍 눈짓을 줬다.


-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에 정신을 차린 가을이가 황급히 내게 고개를 숙였다.


"가, 감사합니다 실장님."

"뭘요. 노래 잘 불러준 가을 씨 덕분이지."

"···."

"점심시간이니까 다들 밥 맛있게 먹고, 예지 씨가 애들 통제해서 오늘 스케줄 소화하세요."


이예지가 카메라 셔터를 찰칵찰칵! 누르며 말했다.


"어? 실장님 같이 안 드시게요?"

"전 본사 가봐야죠."

"아, 넵! 알겠습니다!"


몸을 돌려 녹음실을 나왔다.

아직 닫히지 않은 방문 사이로 투에니 애들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뭐야아아아 김가을!"

"헐헐! 김가을 대박! 이게 뭐야!"

"가, 가을 언니 축하행!"

"...언니, 그럼 데뷔하자마 작사, 작곡가 되는 거야?"

"우리 가을이!!! 내가 뭐랬어! 실장님 믿으라구 했지!"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말끝에 잉잉거리는 애는 일본인 레이고.'


호들갑 떠는 애는 노바인가?

무뚝뚝한 목소리는 설채이인 것 같다.


실장님 믿으라는 목소리는 이예지 씨 같다.


"···. 이게 뭐야 꿈이야?"


지금 이 목소리는 가을이네.


어느새 난, 문틈 사이로 흘러나온 목소리만으로 맴버들을 구별할 수 있게 됐다.

그 순간 깨닫는다.


'아, 키워보고 싶네.'


이젠 인정할 수밖에 없다.

매니저로서, 난 지금 저 애들을 키워보고 싶었다.


'이랬다가 저랬다가···. 나도 참 어지간하네.'


그런데 마음이 이미 기운 걸 어떡하란 말인가.

내 손으로 저 가능성 넘치는 애들을 제대로 키워보고 싶은데.


그 순간 내 망상이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시작했다.


'내가 키운 투에니는 어디까지 갈까?'


차트 1위?

이건 반쯤 달성했고.


일본 돔투어?

아니면 아시아 콘서트?

그것도 아니면 빌보드?


'···. 빌보드는 너무 간 것 같은데.'


그래.

객관적으로 보자.


진짜 서로가 최선을 다한다면···.

딴 길로 새지 않고 앞만 바라본다면.


난 저 애들을 일본 돔투어까지는 데려다 줄 자신이 있었다.


'그만큼 가능성 넘치는 애들이니까.'


그 순간 뇌에서 엄청난 도파민이 분비됐다.


매니저로서 업어 키운 연예인이 탑을 찍는 그 순간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짜릿함을 불러왔다.


'그래, 이 맛에 내가 이 업계를 못 떠났지.'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을 때였다.

주머니 속에 넣어놓은 스마트 폰이 울렸다.


-까똑!


자연스레 손을 넣어 스마트 폰을 켰다.


[전형우 로드: 실장님. 큰일 났습니다!]

"?"


얼굴에 물음표가 떠올랐다.


'전형우 로드?'


이하은을 맡고 있는 5팀 매니저다.

그런데 갑자기 무슨 큰일이 났다는 거지?


잠시 고민한 내 눈이 커졌다.


"···. 이하은?"


황급히 까톡을 내렸다.

전형우 로드가 보낸 링크가 보였다.


[전형우 로드: 진짜···. 죄송합니다. 말릴 틈도 없이 일어난 사고라.]


심장이 거세게 뛴다.

조금 전과는 전혀 다른 흥분이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터져 나오는 긴장감을 숨기지 않으며 링크를 클릭했다.


그 순간, 한동안 까맣게 잊고 있던 여배우의 얼굴이 화면을 지배했다.

낮은 탄식이 절로 흘러나왔다.


["수많은 작품 중에 조선의 여왕을 선택한 이유요?"]


미친년이 사고를 쳤다.

그런데 그 수위가···.


["별거 없어요. 내 전 담당 매니저였던 권찬 씨가 이 작품을 골랐거든요. 그게 전부에요."]


생각보다 약했다.

잠깐, 이거...사고 맞나?


***



조선의 여왕.

지상파 SBC에서 수,목 시리즈 편성을 받은 2분기 최고 화제작 드라마다.


업계 쓰리 탑이라 불리는 김고은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며 순수 제작비만 300억이 넘어갔다.


말 그대로 스탭부터 배우까지, 업계 최고들만 모인 메가 기대작이었다.


그리고 이하은은 그 드라마 주연이었다.


넷플렉스의 등장으로 영화, 드라마 판이 요동치는 지금 시장에서 제작비가 300억이 넘는 드라마 주연을 꿰찰 수 있는 배우는 말 그대로 탑 클래스 뿐이다.


'그래.'


인정하긴 싫지만···.이하은은 탑스타 배우다.


연기면 연기.

외모면 외모.

심지어 배우 본연이 가진 독특한 아우라까지.


배우를 하기 위해 태어난 인간이 있다면 그건 아마 이하은일 것이다.


'그 콧대 높기로 유명한 김고은 작가가 내게 직접 전화를 걸어 섭외 문제로 애걸복걸한 것 봐도 부정할 순 없지.'


물론 완벽한 인간은 아니다.

이하은에게는 심각한 결점이 있었다.


'인간성이 결여된 미친년.'


탑스타 배우가 성격에 하자가 있는 건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이하은은 그 수위가 지나쳤다.


괜히 백학 엔터 사람들이 간판스타 이하은을 두고 미친년이라 부르는 게 아니다.


'그래···. 당장 나와 있었던 그날 일을 사고로 넘기자는 것만 봐도.'


이하은은 제정신이 아니다.

그래서 끝난 사이기도 했다.


유일한 연결고리였던 그 날밤 사고가 없어진 순간, 나와 이하은은 남남이나 다름없었다.


그 증거로 이하은이 촬영한 드라마의 제작발표회도 까맣게 잊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나만의 착각이었던 모양이다.


["수많은 작품 중에 조선의 여왕을 선택한 이유요?"]


이하은이 인터뷰에서 날 언급했다.


["전 담당 매니저였던 권찬 씨가 이 작품을 골랐거든요. 그게 전부에요."]


그런데 그 의도를 모르겠다.


"뭐지?"


전형우 로드한테서 이하은이 사고를 쳤다길래 제작발표회를 뒤집어엎기라도 한 줄 알았다.


하지만 이하은이 친 사고는···.고작 인터뷰에서 내 실명을 언급한 것뿐이었다.


"이것도 뭐, 사고라면 사고긴 한데."


이해가 안 가는 사고다.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인터뷰를 한 걸까?


'설마 엿 먹이려고 내 이름을 언급했나?'


조선의 여왕이 망한다면···.그래.

이 인터뷰를 통해 그 책임을 나한테 돌릴 수 있을 것이다.


탑스타 이하은에게 쓰레기 대본을 쥐여준 매니저라고.


그런데 누누이 말하지만, 조선의 여왕은 망할 드라마가 아니다.


'제작비 300억 드라마.'


돈을 찍어 바른다고 모든 드라마가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이 정도 선을 넘으면 망하는 게 이상했다.


그래서 이하은이 날 엿 먹일 의도로 이런 인터뷰를 했다는 게···. 안 믿겼다.


'이건 누가 봐도 성공할 드라마인데?'


착각일까?

아니다.

내 예상은 정확했다.


-[단독] SBC 2분기 최고 화제작, "조선의 여왕". 첫 방부터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려···!


평균 시청률 9.5%.

최고 시청률은 무려 11.4%.


조선의 여왕은 근 4년 방영한 드라마 중 최고로 높은 첫 방 시청률을 기록했다.

그 순간.


-【HOT 'pick'】조선의 여왕 주연, 이하은. "조선의 여왕을 선택한 건 전 매니저 권찬 씨 의견이 결정적···!"


톱스타 여배우 이하은.

그녀의 전 담당 매니저였던 권찬에게 때아닌 관심이 모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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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좋은 아침. NEW +37 21시간 전 23,515 714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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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이하은. +58 24.07.01 33,388 946 15쪽
36 이하은. +88 24.06.30 34,772 1,020 14쪽
35 고민. +70 24.06.29 34,503 966 15쪽
34 고민. +45 24.06.28 35,743 885 16쪽
33 기분 좋은 헛웃음. +39 24.06.27 36,575 939 15쪽
32 기분 좋은 헛웃음. +39 24.06.26 37,094 887 16쪽
31 기분 좋은 헛웃음. +58 24.06.25 37,815 943 16쪽
30 폭풍. +34 24.06.24 38,020 881 17쪽
29 폭풍. +67 24.06.23 37,943 904 14쪽
28 이 구역. +70 24.06.22 37,577 969 18쪽
27 오버랩. +30 24.06.21 38,359 748 16쪽
26 오버랩. +34 24.06.20 38,342 766 14쪽
25 오버랩. +27 24.06.19 39,149 801 15쪽
24 오버랩. +31 24.06.18 40,392 777 13쪽
23 나비효과. +25 24.06.17 40,398 818 14쪽
22 나비효과. +24 24.06.16 39,848 811 14쪽
21 다 주세요. +30 24.06.15 40,457 846 14쪽
20 다 주세요. +37 24.06.14 40,672 793 14쪽
19 다 주세요. +25 24.06.13 42,283 763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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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그 친구 어때? +22 24.06.11 43,188 721 13쪽
16 운수 좋은 날. +33 24.06.10 42,801 731 15쪽
15 주말. +24 24.06.09 44,358 729 15쪽
14 주말. +34 24.06.08 44,728 716 14쪽
13 위기가 기회로. +27 24.06.07 45,630 720 15쪽
» 위기가 기회로. +31 24.06.06 44,947 694 12쪽
11 위기가 기회로. +52 24.06.05 46,385 7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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