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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한냥이 님의 서재입니다.

탑스타 여배우와 하룻밤을 보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高미나
작품등록일 :
2024.05.27 23:42
최근연재일 :
2024.07.0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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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전환 : 4일 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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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1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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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오버랩.

DUMMY

메시지를 확인한 나는 곧바로 박 PD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박 PD님. 저, 권 실장입니다."

["아이고, 권 실장! 잘 지냈어?"]

"저야 늘 똑같죠. 이번에 맡게 된 신인 걸그룹이 쇼케이스 해서 바쁜 것 빼고는."

["그래. 안 그래도 바빠 보이더라. 권 실장이 맡은 걸그룹···. 그, 이름이 뭐더라?"]


피식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박pd, 이 능구렁이 같은 영감.

다 알면서 모르는 척하는 연기가 아주 예술이다.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하다, 일단 장단에 맞춰주기로 했다.


어차피 주도권은 나한테 있으니까.


"투에니 입니다."

["아, 그래! 투에니! 노래 좋던데? 음원 차트 순위도 인상적이고."]

"회사에서 밀어준 덕이죠."


박PD 목소리 톤이 살짝 올라갔다.


["백학이 투에니한테 힘 많이 주나 봐?"]

"이래저래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아, 그런데 박 PD님?"

["응응. 말해 권 실장."]


일부러 말꼬리를 길게 흐렸다.


"저희 저번에 못 했던 이야기···."


박PD의 침 넘기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번에 다시 해보는 거 어떻습니까? 마침, 이틀 뒤에 SBC 음방 녹화하러 가는데?"


박PD가 한 템포, 쉬고 대답했다.


["좋은데? 시간 비워둘 테니까 점심이나 먹으면서 이야기하자고."]


기분 좋은 밥 약속이 잡혔다.





***




이틀 뒤 새벽.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침대에서 일어났다.


잠든 지 다섯시간 밖에 안 됐는데, 정신이 맑은 걸 넘어 눈이 아플 정도로 또렷했다.


근 며칠간 지속되고 있는 각성상태는 오늘도 여전했다.


"이러다 나중에 쓰러지는 거 아니야?"


각성 상태의 뒷감당이 슬슬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한편으로는 오늘 같은 날에 각성 상태가 유지되어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음방 무대 뛰는 날은 베테랑 매니저도 정신이 없으니까.


스마트 폰을 꺼내 들고 전화를 걸었다.


"예지 씨, 지금 샵이에요?"

["네, 실장님."]

"저도 출발할게요."


차를 끌고 곧바로 청담동 샵으로 향했다.

마중 나온 이예지 씨가 커피를 건넸다.


"애들은요?"

"메이크업 끝나서 차에 타고 있어요."

"좋네요. 바로 출발하죠."


단잠에 빠진 애들을 태우고 곧바로 SBC 방송국으로 향했다.

덜컹거리는 차 안 소음에 잠에서 깬 노바가 중얼거렸다.


"···. 어, 실장님이다."

"저 온지도 모르고 자고 있었어요?"

"어렴풋이 느꼈는데, 꿈 인줄 알았어요."


노바가 기지개를 켜자 가을이와 설채이도 일어났다.

레이는 아직 눈을 뜨기 힘든지 몸을 뒤척였다.


그 사이 저 멀리 SBC방송국이 보이기 시작했다.


입을 벌려 하품하던 설채이가 깜짝 놀라며 중얼거렸다.


"어? 팬분들이다."


설채이 말대로 수십 명의 팬들이 이른 새벽부터 방송국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와···. 지금 7시밖에 안 됐는데 이렇게 모여있는 거야?'

"안 추울까?"

"누굴 보려고 저렇게 기다리는 걸까?"

"우, 우리 팬분들은 없겠지?"


옆에 있던 이예지 씨가 한 마디 거들었다.


"음방 뛰기 시작하면 우리 팬들도 생길걸?"

"진짜요 언니?"

"응! 보통 음방 무대 보고 팬이 된 분들이 찍덕 되잖아?"


내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예지 씨, 제법인데?'


애들 멘탈 케어를 자연스럽게 하네?

차를 주차하고 고개를 돌렸다.


"중요한 짐, 빠트리지 말고 챙겨서 내려요."


투에니 애들이 주섬주섬 짐을 챙겨 내렸다.

레이도 그제야 잠에서 깨어나 허둥지둥, 간식거리를 챙겼다.


몸을 돌려 곧바로 대기실로 향했다.


"와...세븐스타다..."

"저, 저기 엘린 님도 계셔!"

"사인해달라고 하면 염치없겠지?"

"당연히 염치없지! 우리가 뭐라고 사인해 주겠어!"


음방 생방을 앞둬서일까.

대기실로 향하는 골목에서 연예인과 매니저가 야생의 포켓몬처럼 쉴 새 없이 튀어나왔다.


눈대중으로 누가 왔는지, 어떤 연예인한테 먼저 인사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리스트를 작성했다.


그렇게 일 생각을 하며 걸으니 금세 단독 대기실에 도착했다.


문을 벌컥, 열어젖힌 뒤 양손 가득 들고 온 짐을 내려놓았다.

가을이가 고개를 쭉, 내밀었다.


"···. 응? 실장님 저희 대기실 혼자 써요?"

"네."

"어? 원래 신인은 같이 쓰지 않아요?'


맞다.

신인은 보통 단독 대기실이 아니라 같은 신인 끼리 대기실을 나눠썼다.


하지만 그게 싫어서 미리 최호철PD한테 약을 좀 쳐놨다.


'그래서 음방 무대도 뒷번호를 받았고.'


조금 으스댈 타이밍인데···.

그냥 넘기기로 했다.


이게 뭐라고, 애한테 으스대는 것도 웃긴 일이니까.


최대한 담담하게 대답했다.


"SBC 음방 최PD님하고 연이 있어서 단독 대기실 받았어요."

"지, 진짜요?"

"그럼 가짜겠어요?"

"와···."


본명도 가을.

예명도 가을이의 눈이 초롱초롱해졌다.


갑자기 부담스러워져, 황급히 화제를 돌렸다.


"짐 내려놓고 선배 가수들한테 인사 돌리러 갈 거예요. 예지 씨는 CD 앨범 챙기고."


후배 가수가 선배 가수에게 인사 하러 가는 건, 음방 대기실의 오랜 관례다.


왜 이런 고리타분한 문화가 생긴 지 모르겠지만, 관례라는 건 지켜서 나쁠 게 없다.


애들을 데리고 오늘 출연자 중, 가장 짬이 높은 가수 중 한 명인 솔로 가수 박채희 대기실을 들렀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이번에 데뷔한 투에니 노바입니다!"


아이돌 나이 기준으로 원로 가수라 부를 수 있는 박채희가 웃음을 터트렸다.


"엄청 풋풋하네. 다들 몇 살이야?"

"22살입니다 선배님...!"

"어머? 나하고 열 두 살 차이 나? 세상에...!"


평소 인품이 좋기로 소문난 박채희다.

원로 가수 쪽에서 먼저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니 투에니 애들의 긴장이 사르륵, 풀리는 게 느껴졌다.


나도 박채희 담당 매니저하고 간단히 인사를 나눈 후, 곧바로 이동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신인 가수 투에니입니다!"


이제 막 데뷔한 신인이라 인사받을 사람이 없다.

인사를 해야 할 사람만 있지.


정신없이 대기실을 돌며 신고식을 치뤘다.

한숨을 돌리며 시간을 확인하니 어느새 12시였다.


'슬슬 박 PD한테 가봐야겠네.'


대충 해야 할 일은 다 끝냈으니, 나머지는 이예지 씨한테 맡겨도 되겠지?

그런데···.


"?"


이예지 씨 표정에 조금 전까지 안보이던 그늘이 져 있었다.

연예인 봤다고 들떠있던 사람이 갑자기 왜 이래?


잠시 고민한 후, 질문했다.


"예지 씨, 무슨 일 있어요?"

"···. 네? 어···. 아뇨. 아무 일도 없습니다."


아무 일도 없기는.

딱 봐도 뭐가 있는데.


고개를 숙여 물끄러미 이예지 씨를 바라봤다.

집요한 내 시선에 이예지 씨가 한숨을 퍽 내쉬며 중얼거렸다.


"표정 안 좋은 거 티 많이 났나요 실장님?"

"네, 엄청."

"···. 그냥 갑자기 싱숭생숭해서요."

"뭐가요?"

"그···. 실장님은 매니저분들하고 인사하시구, 투에니 애들도 가수분들한테 인사하는데 저만 뭔가 붕 뜬 느낌?"


공감 능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은 발휘해야 할 때인 것 같다.


'그러니까 그런 느낌인 거지?'


신입 사원이 처음 출근한 느낌?

막 뭐라도 하고 싶은데, 섣불리 나서면 안 될 것 같은 그런 상황.


대충 느낌을 파악하고 입을 열었다.


"잘하고 있어요."

"···."

"어차피 제가 없으면 예지 씨가 해야 하는 일이에요. 그리고 제 기준에서 예지 씨는···."


말을 흐리며 어깨를 으쓱였다.


"생각보다 엄청 잘해주고 있어요."


이예지 씨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었다.


"···. 저 실수 많이 하는데요 실장님."

"제가 말했죠? 잘하는 것보다 적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

"예지 씨는, 예지 씨 생각보다 잘하고 있어요. 애들 멘탈 케어도 그렇고 일 배우는 속도도 그렇고."


갑자기 이예지의 눈빛이 살아났다.


"···. 실장님. 너무 다정하게 말씀하시는 거 아니에요?"

"쓸데없는 소리 말고, 스타일리스트분 마중 나가세요."

"실장님은요?"

"저는 만나야 할 사람이 있어서, 나중에 합류할게요."


이예지 씨가 평소처럼 돌아왔다.

헤실헤실 바보처럼 웃는데···.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애들 잘부탁해요 예지 씨."

"걱정마세요 실장님!"


고개를 끄덕인 후, 곧바로 SBC 예능국 박PD를 만나러 갔다.

약속 장소로 잡은 감자탕 가게 들어서니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권실장! 여기야!"


SBC 예능국 능구렁이 박PD.

그가 웃는 낯을 한 채 날 반기고 있었다.




***



감자탕을 뒤적이며 어젯밤 찾아본 [스타관찰!]의 추이, 평가를 떠올렸다.


'하락세였지?'


관찰 예능이 넘쳐나는 시대다.

[스타관찰!]은 아무리 좋게 봐줘도 트렌드를 선도하는 포맷의 예능은 아니다.


그리고 신선함을 주지 못하는 예능은 점점 내리막길을 걷는다.


'그래서 박PD가 안달 난 거겠지.'


결국 게스트 중심의 예능은 게스트가 활약해야 했다.


아마 박 PD 입장에서 신선한 그림, 게스트를 섭외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다 걸린 게 투에니고.'


차트 줄 세우기를 기록한 신인 걸그룹 투에니.

시청자들의 관심은 몰라도 일단 출연만 시키면 신선한 그림이 될 것이다.


물론 신선한 그림만 원한다면 투에니가 아니라 다른 신인 그룹을 섭외해도 됐을 것이다.


그런데 굳이 내게 안부 문자를 보내 연락 한 건...

투에니가 아니라 다른 원하는 뭔가가 있다는 소리다.


'그건 뭐, 이하은일게 뻔하고.'


현재 최고의 주가를 달리는 탑스타 여배우.

박PD의 진짜 목적은 아마 이하은일 것이다.


그래서 이 자리의 주도권은 나한테 있었다.


박PD한테 나는 매력적인 카드지만 나한테 박PD란 카드는 고를 수 있는 수십 가지의 선택지 중 한 가지니까.


주도권을 가진 이상 조급할 필요가 없다.


느긋하게 박PD쪽에서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내 눈치를 보던 박PD가 결국 먼저 입을 열었다.


"···. 권 실장 요즘 기세가 너무 좋은 거 아니야?"


웃는 낯을 하며 대답했다.


"요즘 일이 잘 풀리네요."

"잘 풀리는 수준이 아니던데? 이하은 조선의 여왕도 대박 내고 지금 맡고 있는 걸그룹도 상승세고."

"운이 좋았죠."

"···. 그래서, 좀 물어봤어?"

"뭘요?"

"이하은 배우 말이야! 한창 주가 오르고 있는데, 예능 한 번 나와야 하지 않아?"


박PD가 능구렁이처럼 웃으며 패를 던졌다.


"이하은 배우가 스타관찰! 출연하면 그림이 살 것 같은데."

"흠···. 확실히 신선하긴 하네요."

"그래! 우리 스타 관찰이 매니저, 연예인 합동 관찰 예능이잖아? 평소와 다른 컨셉, 캐릭터도 보여주고 얼마나 좋아?"


박PD가 은근슬쩍 제안했다.


"이하은 배우가 섭외되면···. 권 실장이 맡고 있는 투에니도 겸사겸사 밀어줄 수 있고. 이거 완전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아니야?"


술술.

뱀의 혀가 귓가를 간질였다.


까딱 잘못하면, 저 혀에 당해 홀라당 넘어가도 이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나도 이런 쪽에는 이골이 난 사람이다.

박PD의 뱀 같은 혀를 정면으로 돌파했다.


"죄송하지만, 이하은 배우 섭외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박PD의 눈이 당황해 커졌다.


"어, 어···. 왜? 스케쥴이 밀렸어?"

"그런 이유도 있고, 애초에 이하은 배우는 본인이 직접 스케쥴 선택해서 제가 개입 할 여지가 없어요."

"···. 설득 안 돼 권실장?"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 템포 말을 끊고 화제를 돌렸다.


"투에니 출연이라면 고려해 볼 것 같네요."


박PD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출연을 고려해 본다고?"

"네. 백학 쪽에서 이번 음원 성적 보고 아예 각 잡고 밀어줄 것 같더라고요."

"!"

"본부장님이 직접 스케쥴 따신다고 움직이고 계시고···. 대표님도 뭐···."


말을 흐리며 박PD의 표정을 살폈다.

깜짝 놀란 듯, 주름진 눈을 깜빡이고 있었다.


입꼬리를 올리며 대화의 흐름을 이어 나갔다.


"하여튼 회사가 투에니한테 거는 기대가 큰데, 스타관찰! 정도면 회사가 반대해도 나갈 만하죠."


박PD의 눈에서 호기심과 흥미가 넘쳐 흘렸다.


"백학 쪽에서 투에니한테 그렇게 관심이 많아?"

"어휴, 당연하죠. 박PD님도 보셨죠? 이번 투에니 홍보 프로모션?"

"봤지. 엄청나게 쏟아붓던데?"

"백학 쪽에서 공들여 준비한 프로젝트인데 성적까지 나와주니 안 밀어주는 게 이상하죠. 아마 앞으로도 계속 밀어줄걸요?"


박PD의 입이 일자로 다물어졌다.

머리 굴리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왔다.


쐐기를 박기로 마음먹고 입을 열었다.


"투에니, 스타관찰! 출연하게 되면 홍보 기사 엄청 뜰겁니다."

"!"

"그 외 자잘한 홍보 프로모션도 엄청 들어갈 거고 바이럴 마켓팅 장난 아닐 거예요."


싱긋.

눈웃음을 지은 팔짱을 꼈다.


맞은편에 앉아 있는 박 PD의 눈에 동공 지진이 일어나고 있었다.


'계산기 두들기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리네.'


아마 박PD.

골치가 꽤나 아플 거다.


전혀 생각 못 했던 투에니 카드가 생각보다 매력적으로 느껴저서.


'엔터 업계의 제왕, 백학이 각 잡고 밀어주는 걸그룹.'


이게 시사하는 바는 매우 컸다.


'바이럴 마켓팅이 쏟아진다는 거고, 지금 스타관찰은 그 바이럴 마켓팅이 필요한 시점이지.'


그런 의미에서 박PD의 입장에선 투에니란 카드는 매력적일 것이다.

스타관찰한테 필요한 바이럴 마켓팅을 투에니만 출연시키면 백학 쪽에서 대신해 주는 거니까.


그때, 박PD가 내 눈치를 슬며시 보며 중얼거렸다.


"우리 한 달 뒤, 스케쥴 비는데..."

"!"

"그때 시간 비면 투에니 섭외 한번 진지하게 이야기해 볼까? 권실장?"


내 입꼬리가 천천히 말아 올렸다.


"저야 좋죠. 박PD님."


예능계 능구렁이가 먹잇감을 물었다.



***



이후 대화는 술술 진행됐다.


박pd도 나도.

서로 원하는 바가 명확했고 공동의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거래였으니까.


원만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 자리가 끝났다.


"흐흐···. 다음에 보자고 권실장."

"이번에는 제가 먼저 연락드리겠습니다."


박PD와 가볍게 악수를 나눈 후, 다시 방송국으로 돌아갔다.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술술 풀리네."


진짜 우주의 기운이 도와주는 건가?

박pd일도 쉽지 않을 거로 생각했는데 너무 쉽게 풀렸다.


'오늘 음방 무대만 사고 없이 끝나면 최고겠는데?'


다시 콧노래가 흘러나왔다.

그때 반대편 복도에서 이예지 씨가 나타났다.


"어 실장님!"

"어디 갔다 오는 길이에요?"

"아, 잠시 애들 먹을 것 좀 사러 갔다 왔어요."


갑자기 이예지 씨가 주변을 두린두리번 살피기 시작했다.

그 난데없는 행동에 고개를 갸웃거렸을 때였다.

이예지 씨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런데 실장님. 제가 엿들으려고 한 건 아닌데···."


아닌데?


"오는 길에 PD님들 이야기를 들었는데, 오늘 야외 스페셜 무대 뛰기로 했던 익스플로어 무대가 취소됐다던데요?"

"!"

"앞차가 접촉사고 내서, 도로 한복판에 끼였다던데···. 이야기 듣고 나니 갑자기 아찔하더라고요. 오늘 우리한테 그런 일 생겼으면...어휴!"


쿵!

머리에 별똥별이 떨어졌다.


'익스플로어가 생방 스케쥴 펑크를 냈다고?'


익스플로어는 현 남돌 탑쓰리에 드는 최고 인기 그룹이다.


그래서 SBC음방 측에서 특별히 야외 스페셜 무대를 준비해 줬다.


그런데 그 야외 스페셜 무대가 펑크가 나게 생겼다는 이야기였다.


그 순간 잊고 있던 기억이 오버랩됐다.


'...허어?'


SBC 최호철 pd가 날 권 스타라고 부르게 된 기분 좋은 추억.

그때 그, 이벤트와 지금의 상황이 너무 흡사했다.


그 순간 가슴이 거칠게 뛰기 시작했다.

머리도 팽팽 돌아가기 시작했다.


한순간에 계산을 끝낸 나는 입꼬리를 씰룩였다.


"···. 예지 씨."

"네?"

"진짜 복덩이네. 수고 많았어요."


이예지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설명할 시간이 없었다.


음방 게스트 무대로 쪽으로 황급히 걸음을 돌렸다.


'사고가 터져도, 이런 기분 좋은 사고가 터진다고?'


이걸 참을 수 있나?

눈앞에 뚝 떨어진, 야외 스페셜 무대 기회를 잡기 위해 전속력으로 뛰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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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그 친구 어때? +22 24.06.11 43,156 721 13쪽
16 운수 좋은 날. +33 24.06.10 42,766 730 15쪽
15 주말. +24 24.06.09 44,332 728 15쪽
14 주말. +34 24.06.08 44,703 71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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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위기가 기회로. +31 24.06.06 44,924 69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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