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얌전한냥이 님의 서재입니다.

탑스타 여배우와 하룻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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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高미나
작품등록일 :
2024.05.27 23:42
최근연재일 :
2024.07.0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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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4.06.02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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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기.

DUMMY

머리가 뜨거웠지만 표정 관리를 하며 본부장실 문을 노크했다.


"5팀 권찬 입니다 본부장님."

"아, 들어와요 권실장."


조심스레 문을 여니 먼저와 기다리고 있던 마석두 팀장이 보였다.


'백지원 대표는 안 보이네.'


불행 중 다행인가.

눈치 껏 비어 있는 자리에 앉았다.


박유현 본부장이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서두를 열었다.


"두 분, 기사 난 건 보셨죠?"


마석두 팀장이 재빨리 대답했다.


"예, 본부장님. 김장훈 디렉터 해고 됐다고···."

"어휴. 해고만 됐으면 다행이지. 위약금도 엄청나게 물었을걸요?"

"···. 하하. 그렇습니까?"

"그럼요. 이번에 데뷔하는 투에니 애들한테 들어간 돈이 얼만데."


마석두 팀장이 어색한 웃음을 터트렸다.

박유현 본부장의 시선이 내게로 왔다.


"투에니 애들은 어때요? 권 실장?"


모른다.

아닌 말로 첫날 대면 이후, 이예지 씨한테 맡겨놓고 만난 적이 없으니까.

하지만 곧이곧대로 말할 수 없어, 적당히 꾸며내 대답했다.


"처음에는 혼란스러워하다가 지금은 잘 지내는 듯합니다."

"애들 좀 잘 다독여줘요. 데뷔 앞두고 생긴 일치고 너무 크니까."


박유현 본부장이 다리를 꼬았다.


"오늘 부른 건 김장훈 디렉터 때문이 아니에요. 투에니 애들 관련해서 5팀과 상의할 게 있어서 불렀어요."


귀담아들어야 하는 이야기다.

그런데 집중이 안 된다.

조금 전 본 스팸 메시지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마 팀장하고 권실장 때문에 큰 사고, 미연에 방지한 건 좋은데···. 투에니 데뷔 일정 자체는 완전히 어그러져 버렸어요."


한동안 발신 불명의 국제 문자를 완전히 잊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게 일어난 사건, 사고들이 워낙에 자극적이어야지.


지금만 해도 회사 내에서 쏟아지는 무수한 눈초리 때문에 죽을 맛이니까.


그런데 까맣게 잊고 있던 국제 문자가 다시 날아왔다.


"이미 스케쥴은 다 잡아놨고 미루더라도 한, 두 달인대. 여기서 데뷔 시기 어그러지면 투에니 애들 데뷔 못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센터 비쥬얼, 메인 보컬 빠진 걸그룹을 데뷔시킬 수는 없잖아요?"


왜? 뭐 때문에? 어째서?

처음에는 우연이라 넘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다.


어떤 목적을 가진 누군가가 나한테 스팸 메시지를 보낸 게 확실했다.


'이것만 해도 문제인데···. 대체 뭐야?'


스팸 메시지에 담긴 사진은 음원 차트 성적이었다.

그것도 데뷔 안 한 투에니의 음원 차트 성적.


'미친놈인가? 데뷔도 안 한 걸그룹 음원 차트 성적을 합성 해서 보내?'


장난이라 치부하기엔 선을 넘었다.

등골을 타고 오르는 소름에 손바닥이 축축해졌을 때였다.


박유현 본부장의 한마디가 스팸 메시지에 정신을 팔린 내 머릿속을 관통했다.


"이 사태에 5팀도 책임이 없다고 볼 순 없는 거 아시죠?"


망상에 빠져있던 정신이 현실로 돌아왔다.

표정이 굳어지는 걸 느끼며 고개를 들었다.


여전히 사람 좋은 미소를 입가에 건 박유현 본부장이 보였다.


"솔직히 이번 사건 사전에 방지하려면 할 수 있었지 않아요? 마팀장?"


내 입꼬리가 삐뚤어졌다.




***




별거 아닌 한마디다.


"퇴출당한 박규리 파트 삭제하고 재녹음하고···. 아이고. 뮤비도 새로 편집해야겠죠? 마팀장이 새로 온 신임 디렉터하고 이야기해서 내부 평가 스케줄 잡아봐요."


그런데 그 한마디가 왜 이렇게 거슬릴까.


['책임이 없다고 볼 순 없는 거 알죠?']


그래.

책임이 없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꼭 이렇게 말해야 하나?


아닌 말로 우리가 아니었으면 더 크게 번질 문제 아니었나?


사소한 한마디가 내 둥근 마음을 계속 각지게 했다.

그 와중에 본부장실에 오기 전 들었던 박유현 본부장의 이야기도 생각났다.


'투에니 일정 어긋나서 우리 5팀에 책임을 물으면 어떻게 물으려나?'


김장훈 디렉터처럼 비슷하게 책임을 지게 되려나?


스팸 메시지 때문에 달아올랐던 머리가 빠르게 식는다.


가출했던 이성이 서서히 돌아오는 걸 느끼며 중얼거렸다.


'지금 나, 너무 예민한데?'


아니, 예민한 게 맞다.

별거 아닌 한마디에 기분이 나쁠 정도로 지금 나는, 극도로 예민했다.


'스팸 메시지. 이게 문제야.'


머릿속에서 스팸 메시지를 지웠다.

효과는 굉장했다.


조금 전보다 이성적인 상태가 됐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마팀장도 알겠지만 5팀 실적 최근에 안 좋죠?"


그래.

박유현 본부장의 이 말을 듣기 전까지는 이성적이었다.


"그래서 저번 회의 때 마팀장이 때를 써서 투에니 데려갔으니 어떻게 됐던 책임은 져야겠죠?"

"..."

"투에니 전반적인 데뷔 일정, 스케쥴. 5팀이 책임지고 짜서 보고 올리세요. 이제부터 하는 실수는 진짜로 치명적이니까 신경 좀 써서."


책임.

그 한마디가 또 내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툭, 한 마디를 내뱉었다.


"그 책임, 어떻게 지면 되겠습니까? 본부장님?"

"...?"

"알려주시면 최선을 다해 책임져보겠습니다."


1분.

본부장실에서 1분 동안 아무런 말이 오가지 않았다.

마석두 팀장이 뒤늦게 소리쳤다.


"야, 야! 뭔 소리야 권 실장!"


마석두 팀장의 다급한 목소리에 뒤늦게 사고를 쳤다는 걸 깨달았다.

예민하던 성격이 평소처럼 낮게 가라앉았다.


'아...나, 뭐 한 거냐?'


본부장한테 뭔 개소리를 한 거야 지금?

팔뚝을 타고 뒤늦은 위기감이 몰려왔다.


그때 박유현 본부장이 입을 열었다.


"책임지고 관리하겠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대답했다.

최대한 정중하게.


"예. 방향 정해주시면 최대한 핸들링 해보겠습니다."


박유현 본부장이 팔짱을 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권 실장 되게 독특한 스타일이네요."

"?"

"저번 회의 때는 눈에 안 띄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람처럼 보였는데, 지금은 뭐에 꽂혔는지 열정이 활활 타오르고."

"!"


...살짝 얼떨떨했다.

방금 전 내 모습이 열정에 차 있었다고?


'그냥 홧김에 내뱉은건데?'


그 사이 박유현 본부장이 턱을 괴며 말했다.


"방향을 정해 달라고 했죠? 보자···."

"···."

"그러고보니 이번 내부 평가 때, 투에니 애들 데뷔 초 성적이 음원 차트 5위권이라는 거 두 사람 다 알고 있어요?"


마석두 팀장이 재빨리 입을 열었다.


"예,예 알고있습니다 본부장님!"

"그런데 사건 생겨서 센터 비쥬얼, 메인 보컬 담당하던 애가 빠졌으니 차트 5위권을 노리는 건 좀 무리일 것 같죠?"

"그, 그건..."


박유현 본부장이 시선을 홱 돌려, 날 바라봤다.


"권 실장이 책임지고 투에니 애들 음원 차트 5위권 인(in)시켜봐요."

"!"

"차트 5위권 인 시키면 대표님한테 직접 말씀드려서 성과금 뿌려볼게요."


내 두 눈이 함박만하게 커졌다.


'투에니 데뷔 성적을 5위권으로 만들라고?'


달성 불가능한 목표다.

메인 보컬과 메인 비쥬얼이 빠진 투에니였으니까.

업계 최고 디렉터를 데려와도 이런 걸그룹을 차트 5위권 시키는 건 불가능했다.


그런데 왜일까.


나는 그 불가능한 목표가 가능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걸그룹 투에니의 청춘여행.'


스펨 메시지의 사진이 합성이 아니라면...투에니의 데뷔 성적은 차트 5위가 아니라 1위였다.


박유현 본부장이 제안한 차트 5위권이 문제가 아니란 소리다.

그 순간 알 수 없는 소름이 팔뚝을 타고 올라왔다.


찌릿찌릿...


상황 파악이 잘 되지 않았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였다.

위기가 기회가 됐다.


그 순간 내 입이 멋대로 열렸다.


"해보겠습니다 본부장님."


망설임 없이 대답하는 내 목소리는 스스로가 듣기에도 너무 힘이 들어가 있었다.

마치 애써 밀려오는 떨림과 흥분을 감추기라도 하려는 것처럼.


그 감정을 느끼기라도 한 걸까.

박유현 본부장의 갈색 눈동자가 흥미와 기대로 일렁거렸다.


"믿어볼게요 권 실장."

"···. 감사합니다."

"할 일 많을 텐데 나가봐요. 아참···."


말을 흐린 박유현 본부장이 나와 마석두 팀장이 두툼한 봉투를 내밀었다.


"대표님이 이번 사건 잘 해결해 줬다고 내리시는 금일봉이에요."


박유현 본부장이 사람 냄새 나는 미소를 지었다.


"넉넉히 넣었으니, 팀 데리고 회식이라도 해요. 고생 많았어요 두 사람."


빈말이 아니었다.

박유현 본부장이 건넨 금일봉은 깜짝 놀랄 정도로 두툼했다.




***




본부장실을 나오자마자 마석두 팀장이 비상계단으로 날 끌고 갔다.


"야이, 미친놈아!"

"···."

"본부장님 말에 대꾸를 왜 해 대꾸를! 다른 부서 본부장님이었으면 너 시말서 써야 했어 임마!"


마석두 팀장의 잔소리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렸다.

머릿속이 본부장 실에서 있었던 일로 가득 차 다른 이야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이게 뭘까?'


상황이 무섭게 맞아 떨어졌다.


갑자기 날아온 스펨 메시지.

평소와 다르게 예민했던 내 성격.

본부장의 갑작스러운 제안.


조각조각 떨어트려 놓고보면 연결고리가 없는 상황들이다.

그런데 그 상황들이 맞물려 기회를 만들어냈다.


'진짜 이게 뭘까?'


내 상식으론 이해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첫 번째 메시지가 왔을 때도 똑같았다.

증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 순간 그 증거를 담은 스팸 메시지가 왔으니까.


'정해진 미래? 아니면 예지능력? 대체 뭐야?'


역시 이해가 되지 않았다.

거대한 흐름이 날 억지로 이끄는 기분이다.


그래서 두려움에 몸을 벌벌 떨어야 하는데...

지금 나는, 그 두려운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 스스로에게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터트렸다.


'미치겠네.'


그래.

말 그대로 미쳐 돌아가는 상황이다.


한숨을 퍽 내쉬며 입을 열었다.


"석두형."

"?"

"국제 번호로 온 스팸 메시지. 이거 추적할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쉬지 않고 잔소리하던 마석두 팀장이 어깨가 덜컥 떨렸다.


"...그건 또 무슨 개소리야?"

"개소리 아니고, 진지하게 말 좀 해봐."

"국제번호로 온 스팸 메시지를 어떻게 추적해? 너 토토 사이트라도 가입했냐?"


역시 추적할 방법이 없나?

턱을 쓰다듬던 나는 몸을 돌렸다.


"마석두 팀장님. 저 오후에 외근 나가요."

"야, 권찬!"

"상암 트레이닝 센터로 갈 거니까 오후 일지에 그렇게 적어줘요."


마석두 팀장이 뒤에서 뭐라 뭐라 소리치는 게 들렸지만 무시하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안전벨트를 매고 시동을 걸었다.


"그래···. 일단."


다른 건 다 제쳐두고 확인이 먼저다.

이 스펨 메시지에 담긴 사진이 정말인지.


'차트 1위를 하는 청춘 여행. 이 곡이 정말로 실존하는 지, 확인부터 하자.'


방향을 정한 나는 상암 트레이닝 센터로 차를 몰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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