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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아름다운 총알이여 - BBB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야벼
작품등록일 :
2022.08.30 01:45
최근연재일 :
2022.10.03 17:11
연재수 :
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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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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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글자수 :
25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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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4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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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 들개와 사냥개(10)

DUMMY

5. 들개와 사냥개(10)


자야가 폭주할 때마다 여우 꼬리단은 자야의 몸을 섬세하게 조절했다. 과한 힘이 들어가는 부분마다 완충장치로 충격을 줄이고 극단적으로 수축하는 근육에 맞물린 뼈의 최대 각도를 조절해 데미지를 최소화했다.


전투가 끝나고 나면 전신에 약한 전기 충격을 흘려보내 몸에 마비를 유발한다. 그러곤 목 뒤의 장치에서 바늘이 튀어나와 진정제를 투입한다. 그렇게 자야의 폭주가 멈추면 그녀를 회수하고 뒤처리를 하는 것이 단원이 할 일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 발생했다. 폭주한 걸 멈춘건 좋았지만, 재폭주에 돌입하는 시간이 너무 짧았다. 이런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보통은 자야 혼자 의뢰를 하므로 미처 처리하지 못한 적이 있을 때는 여우 꼬리단의 저격수가 해치우거나 퇴각해서 시간을 버는 식으로 해결했다.

다시 싸움을 할 때는 최소한 30분의 휴식 시간을 가져야 한다. 지금 같은 경우는 상정외였다.


그렇게 다시금 폭주하는 자야의 몸은 이전보다 더욱 부하가 걸렸다. 진정제를 밀어내며 폭주하는 생체 뇌의 신호가 범람하여 전뇌를 완전히 장악한다. 그에 따라 신체를 구속하고 있던 구속 프로그램을 박살 낸다!


지금 자야는 이성의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본능에 이끌린 신체는 전투 준비를 무의식중에 해냈다. 그녀의 꼬리뼈 부근에 연결된 윙인 히드라가 갈라지기 시작했다. 그것은 하나가 아니었다. 두꺼운 금속의 팔은 나선형으로 여러 갈래가 꼬여 만들어진 것이었다. 이윽고 사슬처럼 얇은 형태로 변한 히드라. 총 아홉의 꼬리가 자야의 등 뒤로 펼쳐졌다.


자야의 최종 전투 형태(Final Form), 나인 테일(Nine Tail)이 발현된 것이다.


자야의 전투 형태는 총 네 가지였다. 평소엔 1차 형태인 노말 폼(Normal Form)으로 다니지만, 전투 형태(Battle Form)에 돌입하면 3개까지 꺼내 쓴다. 여기까지가 자야가 직접 운용할 수 있다. 그러나 4개 이후부터는 보조의 역할이 필요하다. 3차 형태에서는 아홉 개를 모두 쓰지만 짧은 순간에만 1차 형태에서 분리되었다가 행동을 끝내면 다시 돌아가므로 단원의 부담이 크지 않았다.

하지만 최종 형태인 나인 테일은 달랐다. 상시 아홉의 꼬리를 가동하기에 전뇌에 과부하가 걸릴 수준의 데이터를 운용해야 한다.


자야의 팀원은 죽을맛이었다. 본능적으로 발동한 히드라의 최종 포메이션은 무지막지한 정보 처리속도를 요구한다. 자야가 직접 담당하는 두 개와 상시 방어 형태의 한 개를 제외한 여섯 개의 꼬리를 단원들이 미친 듯이 제어하고 있었다. 자야의 속도에 맞춰 컨트롤을 해내는 건 극히 어려운 일이었다.


“캬아악!”


아홉 개의 꼬리가 삽시간에 풀아머를 완전히 찢어 버렸다. 본능적으로 움직이지만 지성이 가미된 공격이었다. 틈새를 찾아 찔러넣고 벌려 결합한 부분을 뜯어내길 반복하자 완전히 분해된 잔해만 남았다. 넝마가 되는데 걸린 시간은 불과 몇 초 남짓이었다.


<죽어!>


엉망으로 박살 난 동료의 모습에 두 체의 풀아머가 공격을 가해 왔다. 자야는 꼬리를 활짝 펴고 날아오는 주먹을 쳐 냈다.


두두두두두두!


수십 번의 공방. 굉음의 연속이었다.

네 개의 강철 주먹과 아홉의 강철 꼬리가 맞부딪치며 불꽃이 튀었다. 그러나 그들도 자야를 막을 수 없었다. 자야의 발이 한 걸음 앞으로 디뎠다. 그러자 더욱 거세게 몰아치는 히드라!


<크그그극, 크아악!>

콰직!


더욱 거센 공격에 미쳐 튕겨 내지 못한 세 개의 꼬리가 한 놈의 가슴을 관통했다. 무지막지한 힘으로 휘둘러 던져 버린다.


콰쾅!


날아간 풀아머는 창고의 벽에 부딪치더니 폭발을 일으켰다. 불꽃에 창고 천장까지 올라갔다. 창고에 달린 창문이 일제히 깨져 흩날렸다.


“찢는다. 찢는다. 찢는다. 찢는다. 찢는다. 찢고 죽인다!”


중얼거리는 자야의 목소리가 커졌다. 남은 기체를 향해 아홉의 꼬리와 두 개의 팔이 폭풍처럼 무자비하게 몰아친다. 풀아머가 가진 두 개의 팔로는 막아 낼 수 없었다. 튕겨 내지 못한 공격에 전신의 장갑이 무방비하게 찢겨나간다.


콰과과각!


남은 풀아머의 가슴팍을 파헤친 그녀는 콕핏 내부가 드러나자 오른손으로 탑승자를 잡고 끌어냈다. 아직 풀아머를 해제하지 않은 탓에 탑승자의 몸에는 여러 고정장치가 있었지만 억지로 뜯어냈다. 적은 장갑 형태의 컨트롤러에 고정된 손이 뜯기며 비명을 내질렀다.


“아아아악!”


적의 비명이 허공을 갈랐지만, 곧 흩어졌다. 그녀의 날카로운 이빨이 목을 뜯어낸 것이다. 과도한 출혈과 호흡곤란에 적은 동공이 커지며 뼈가 드러난 손으로 막으려 애썼다. 그 노력은 헛된 짓이었다. 목을 감싼 뼈투성이 손 사이로 피가 줄줄 새어 나오며 생명의 불꽃이 사그라졌다.


질겅질겅.


“퉷!”


철퍽.


붉은 살덩이를 뱉은 그녀는 피투성이 입을 귀에 걸릴 정도로 찢어지게 웃었다. 마지막 남은 풀아머는 거대한 몸집에 어울리지 않게 벌러덩 자빠졌다. 공포에 기절한 듯 털썩 쓰러진 그는 일어나지 못했다.


모든 풀아머가 쓰러지자 거친 숨결을 내뱉는 그녀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힘이 다 한 것이다. 그 모습에 매그도 힘을 빼고 바닥에 철푸덕 앉았다.


자야 덕분에 그들은 힘 하나 쓰지 않고 사이더스를 모조리 격파할 수 있었다. 자야가 새삼 대단해 보이는 매그였다.


매그는 끝난 줄 알았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자야를 막아!>

“더그?”


돌연 체력이 다한 듯 보였던 자야의 핏발선 눈이 희번뜩 매그쪽을 향했다.


위험하다!


날카로운 그의 감이 경고를 보냈다. 오늘 전투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던 감이 자야의 살기에 급격하게 반응했다.


하지만 방심한 매그의 몸은 감을 따라가지 못했다. 눈치챈 순간 이미 자야와 충돌한 이후였다.


쾅!


“크억!”


벼락에 맞은 듯한 충격이 전신을 강타했다. 큰 충격에 일순간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어떻게든 눈을 떴다.

어느새 몸을 옭아매는 자야의 양손과 꼬리에 움직일 수 없었다. 힘을 주려 해 봐도 자세를 잡지 않은 상태의 왼손의 힘은 히드라와 자야의 손을 이겨 내지 못했다.


그녀의 날카로운 이빨이 그의 목을 노리고 천천히 접근했다. 상어처럼 비죽비죽 튀어나온 이빨에는 피가 뚝뚝 떨어졌다.


“매그!”


사샤의 외침이었다. 사샤는 매그를 옭아맨 자야의 등에 올라탔다. 다리로 단단히 자야의 허리를 감고 팔을 목에 휘감았다. 삽시간에 자야의 얼굴빛이 파래졌다. 피가 통하지 않는 것이다. 사샤의 팔뚝이 자야의 동맥을 압박해 뇌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었다.


“아으윽!”


자야의 꼬리가 사샤의 등을 강타했다. 아찔한 고통이었지만 사샤의 손은 풀리지 않았다. 계속해서 때리는 꼬리에 사샤의 보호 시스템이 망가졌다. 계속해서 사샤의 가면 안으로 경고 알림이 쉴 새 없이 울렸지만 피를 토하면서도 움켜잡은 팔을 풀지 않았다.


“이때다!”


여우 꼬리단의 부단장 클락의 외침에 단원들이 일제히 시스템을 실행했다. 최후의 저항 프로그램이 가동되자 무수한 명령어가 자야의 신호를 밀어내며 히드라를 물들었다. 자율 시스템에 의해 움직이는 방어용 꼬리를 제외한 나머지 여덟 가닥의 히드라가 프로그램에 반응했다.


꽈악!


“캬하!”


여덟 꼬리가 자야의 몸을 옭아맸다. 구속된 자야의 신체는 삐걱이며 상처에서 피가 튀었다. 그럴수록 꼬리는 더욱 강하게 압박했다.


자야의 손아귀에서 풀린 매그는 왼발을 온몸으로 꽉 움켜잡았다. 옆에 있던 프란츠도 그녀의 오른 발목을 휘감고 고정했다.


전신이 구속당한 자야의 본능이 더욱 힘을 쏟아부었다.


으득, 으득, 으드득!


저항하는 자야의 힘이 거세졌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사샤의 귀에 고스란히 들어왔다.

사샤는 더욱 강하게 자야의 목을 졸랐다.


조금만, 조금만 더!


단지 몇 초의 시간이었지만 억겁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자야는 인간이었다. 산소가 없이는 뇌가 움직일 수 없었다. 생체 뇌가 둔해지자 전뇌를 점령했던 신호도 약해졌다. 전신의 근육이 서서히 이완하기 시작했다.


사샤의 바람대로 그녀의 힘이 점차 약해지더니 뒤로 쓰러졌다. 풀썩 쓰러진 자야는 움직이지 않았다.


“헉헉.”


사샤는 품에서 주사 하나를 꺼내 자야의 목에 찔렀다. 즉발성의 근육 이완제였다. 자야의 반항이 완전히 멈추자 히드라의 구속이 풀렸다. 일반 형태로 돌아간 윙을 본 후에야 셋은 겨우 힘을 풀 수 있었다.


“그거 언제 갖고 왔냐?”

“비상용이다. 새끼야.”


사샤는 자야와 의뢰를 한다고 알게 된 이후부터 항상 예비용 주사를 가지고 다녔다. 그의 탁월한 준비성 덕분에 쉽게 끝날 수 있었다.

매그와 사샤, 프란츠, 자야까지 모두 바닥에 쓰러진 채 숨을 몰아쉬었다.


“헉, 헉, 원래 딩고의 일은 이렇게 힘든가요?”

“아냐, 이 녀석만 괴물 같은 거라고... 흐억, 죽겠다...”

“사샤. 헉헉, 죽고 싶지 않으면 헉, 헉, 여친한테 잘해야겠다.”


짝!


사샤의 손바닥이 매그의 얼굴을 내려쳤다.


작가의말

올리고 나니 좀 과했군요. 최종 폼 이름 변경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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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5. 들개와 사냥개(4) 22.09.01 28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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