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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아름다운 총알이여 - BBB

웹소설 > 일반연재 > SF, 판타지

야벼
작품등록일 :
2022.08.30 01:45
최근연재일 :
2022.10.03 17:11
연재수 :
5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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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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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글자수 :
25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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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9.02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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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 들개와 사냥개(7)

DUMMY

5. 들개와 사냥개(7)


나머지를 처리하고 사샤가 머리를 모으는 동안 매그는 대장을 찾아 헤맸다. 별로 걸리진 않았다.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르는 괴이한 소리가 매그의 귀로 들어왔다.

소리의 근원지는 창고 구석에 위치한 방이었다. 두꺼운 나무 문으로 닫혀 있었다. 문을 당겨봤지만 역시 잠겨 있었다.


똑똑.


“계세요?”


매그의 장난스러운 말에 방 안에서 들려오던 소리가 뚝 끊겼다. 다시 두드려봤지만 전혀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지금 너밖에 안 남았거든? 순순히 나오면 살려는 드릴게.”


오랜만에 친절한 말투로 말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혹시 안에서 죽었나 싶어 귀를 가져다 대니 미약한 소리가 들리긴 했다. 거친 숨소리와 철컥 거리는 쇳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때 매그의 통신기로 연락이 들어왔다.


<여기는 머즐. 불렛 나와라.>

“여기는 불렛. 무슨 일이야?”


더그였다. 그는 다급한 목소리로 매그에게 현재 상황을 알렸다.


<곧 적의 본대가 그곳에 도착할 거다. 그러니 우리가 합류할 때까지 안전한 곳에서 대기하도록.>


생각해 보니 테러를 할 인원이라기엔 너무 약했다. 매그가 뛰어난 실력의 전투원이라도 애를 먹었어야 정상이었다. 넥스에 타격을 주려면 좀 더 실력자가 있어야 한다. 이전에 이네스를 납치하려던 녀석들 정도는 돼야 덤빌만했다.


“일단 알겠다.”


통신을 끈 매그는 여유롭게 사로잡으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야! 시간 없다, 이제 좀 나와라.”


튼튼한 문을 한 번 꽝 찼지만 안에 숨어 있는 놈은 묵묵부답이었다. 평화적으로 해결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지.


이미 열댓을 도륙한 매그지만 대장만큼은 생포하고 싶었다. 정보의 질에 따라 추가 성과금이 달라진다. 조금이라도 더 양질의 데이터를 얻기 위해선 우두머리를 생포하는 것이 가장 이득이었다.

전뇌와 달리 인간의 생체 뇌는 혈액이 통하지 않는 순간부터 세포가 사멸하기 시작한다. 뇌 지도를 복원할 수 있지만 정보가 손실되는 건 막을 수 없었다.


매그의 의수가 가볍게 문의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문의 일부와 함께 손잡이가 뜯어졌다. 덜렁거리는 문을 밀어 안으로 들어간 그는 번쩍이는 불빛을 보았다.


탕!

캉!


“깜짝이야!”


실제로 놀라진 않았다. 광증폭 시술을 받은 눈은 이미 대장의 손을 확인했다. 총을 보고 왼손으로 머리만 방어했다. 소총은 어디다 던져 버렸는지 권총을, 그것도 위력도 약한 프라가-03 이었다. 9밀리 구경의 약한 총탄으로는 매그가 입고 있는 스켈레톤 외골격조차 뚫을 수 없다.


매그가 총알을 튕겨 내는 모습을 본 적은 볼썽사나울 정도로 심하게 덜덜 떨었다. 매그가 한걸음 다가올 때마다 정도가 심해졌다. 바로 앞까지 다가오자 떨던 손은 결국 총을 떨어트렸다.


“오...오지 마!”

“싫은데?”


떨어트린 총을 툭 차내고 녀석의 멱살을 잡아 일으켰다. 녀석은 팔을 떼어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의수의 악력을 풀기엔 역부족이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수 있고 그 뭐더라... 아무튼 입 안 열면 강제로 볼 권리가 있으니까 거부하면 좀 아플 거야.”

“경찰도 아니면서 무슨.”


사샤의 말이 매그의 수사를 방해했다. 사샤는 작업을 끝냈는지 매그가 뚫은 문을 넘어 들어왔다. 무기를 집어넣은 상태로 매그에게 다가 갔다.


“새꺄, 이런 게 로망 아니겠어?”

“그건 동감하는데, 무슨 강제로 볼 권리야. 그딴 게 경찰에 있을 리가 없잔아?”

“우린 있잖아.”

“그러니까, 우리도 불법이라고.”


인간의 생체 뇌를 열어 보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었다. 하지만 딩고에게 사법적인 권한이 없는 대신 C.I라이선스를 지니고 있었다.


기업이 저지르는 행위에 책임을 묻지 않는 이 허가증은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기업의 규모에 따라 발급되며 넥스의 경우는 가장 높은 등급의 허가증을 갖고 있다.


사익을 위해 쓴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 오로지 정부와 기업에 피해를 끼치는 경우에만 쓸 수 있다. 예컨대 대규모의 사기를 친 기업은 공익을 해치는 행위이므로 허가증이 있어도 면책받을 수 없지만, 이렇게 테러단체나 스파이, 범죄자 등에 한해서 면책을 받을 수 있다.


딩고는 기업의 라이선스와 다르게 유동적이었다. 의뢰에 따라 면책의 범위가 다르며 이를 어기면 정부의 교정기관으로 보내진다.

이번 의뢰는 테러를 막는 일이므로 범죄자를 처분할 권리도 갖고 있었다.


“그리고, 방법이 틀렸어.”


사샤는 매그의 팔을 눌러 내렸다. 덩달아 멱살을 잡던 손이 풀려 놈이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


“입을 열게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


사샤는 쭈그려 앉아 바닥에 쓰러진 놈과 시선을 맞췄다.


“어이. 너, 이름이 뭐지?”


그의 박력에 밀린 녀석은 순순히 입을 열었다.


“... 로커.”

“그래, 로커. 우리를 순순히 따라오면 피는 보지 않을 거야. 우리도 그러고 싶지 않아. 알겠지?”

“꺼져! 너희한테 할 말은 없어!”

“하아, 네가 지금 무슨 입장인지 알고 있나?”


차가운 사샤의 눈에 로커는 침을 꿀꺽 삼켰다.


“지금 너의 두개골을 뜯어내서 뇌를 읽을 수도 있거든? 우리가 그렇지 않는 건 단지 귀찮아서야.”


그러면서 녀석의 손을 잡아챈 사샤는 힘을 조금 주었다. 우득, 하는 소리와 함께 로커의 어깨가 단번에 빠져 버렸다.


“끄아악!”

“별것도 아닌 걸로 소리치지 마!”


사샤는 로커의 손을 잡은 채 힘을 풀지 않았다. 계속된 비명에 사샤는 녀석의 머리카락을 휘어잡았다. 로커의 눈과 사샤의 눈이 마주쳤다.


“혀를 뽑아야 정신을 차릴 거냐?”


살기 어린 사샤의 눈동자에 로커는 억지로 비명을 삼켰다.


“우린 네 대가리만 있으면 상관없어, 팔다리가 모조리 부러뜨려도, 여기서 배를 갈라 내장을 꺼내도 상관없어. 손가락부터 하나하나 반대로 꺾어 줄까? 온몸의 뼈를 두 배로 만들어줄 수도 있는데 어떻하고 싶어?”



로커는 계속된 살벌한 말과 지독한 고통에 눈물이 줄줄 흘렸다. 이 녀석이라면 진짜로 할지도 모른다. 그는 본대가 올 때까지 버티려던 생각을 포기했다.

바지를 적시는 것도 모른 채 얼굴을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된 로커는 다치지 않은 왼팔로 사샤의 발목을 잡고 빌었다.


“사...살려 줘... 제발...”


훌쩍이는 로커를 바라보는 매그는 뚱한 표정으로 사샤에게 말했다.


“넌 뭔데 이런 거 잘하냐?”

“괜히 딩고가 아니라고.”


같은 딩고이면서도 매그와 사샤는 많은 점이 달랐다. 은밀한 임무 위주의 사샤는 인간을 상대한 경험이 많았다. 전투에서도, 이렇게 심문하는 것도 말이다.


사샤는 아까 뺐던 어깨를 다시 집어넣었다. 짧은 비명이 울렸지만 사샤가 한번 째려보는 것만으로 입을 다물었다.

멘탈이 약한 놈이라 망정이지 정신력이 강한 녀석이라면 심리적인 압박만으로는 회유가 어려웠다. 그런 경우 좀 더 폭력적인 방법을 써야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정보가 손실되더라도 머리만 회수하는 쪽이 더 나았다.


“윽, 이 녀석 지렸어. 니가 끌고 가.”

“아오, 이딴 것만 나한테 시키냐!”


로커를 회유한 건 사샤였으므로 매그는 불평 한마디만 하고 녀석을 끌고 나갔다. 나가던 중 문득 의문이 뇌를 스쳐 지나갔다.


“야, 근데 넌 전투도 못하면서 여긴 왜 온 거냐?”

“그... 그건...”


매그의 물음에 로커는 우물쭈물하며 말을 흐렸다. 매그는 녀석을 한 번 흘끗 보고는 듣는 걸 포기했다.


“하긴, 어차피 나중에 다 빼낼테지.”


더그에게 맡기면 뇌에 있는 정보란 정보는 모조리 뽑아낼 수 있었다. 전투원인 매그가 생각할 일은 아니었다.


밖에서 엔진 소리가 들렸다.


“사샤.”

“너도 들렸지?”


벌써 본대가 도착한 것이다. 예상보다 이른 시간에 매그와 사샤는 긴장하며 기둥이 있는 벽에 몸을 기댔다. 점점 더 소리가 커지더니 이윽고 창고 앞에 거대한 트레일러 두 대가 들이섰다. 그 뒤로 검게 칠해진 군용 수송 차량이 멈췄다.


로커는 트레일러를 보곤 매그를 힘껏 밀쳐 냈다. 갑작스러운 행동에 매그는 잡고 있던 손을 놓쳐 버렸다. 매그의 손길에서 벗어난 로커는 창고 한복판으로 뛰어나와 미친 듯이 웃었다.


“크하하하하! 이 미친 괴물 같은 씹새끼들아. 너흰 이제 뒤졌어!”


매그는 삿대질하며 욕지거리를 내뱉는 로커를 내버려 둘 수 밖에 없었다. 적의 부대가 창고 입구를 점령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셔터 너머로 수십 명의 무장한 적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무릎을 꿇고 앉은 자세를 취한 그들은 창고 안쪽으로 총구를 겨누었다.


문제는, 살상 범위 안에 로커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피해!”

“어?”


타타타타타탕!


눈치 빠른 매그는 왼발로 벽을 차며 로커를 향해 몸을 날렸다. 로커와 충돌하며 한 덩어리가 된 그는 반대편 벽을 향해 와이어를 쏘아 날렸다.


와이어가 박힌걸 확인하자마자 거세게 감아 벽으로 날아갔다.


“이 미친 새끼야, 뒤져도 머리는 남기고 곱게 뒤져!”


아군이 공격했다는 생각에 로커는 충격을 받은 듯 철푸덕 앉은 그대로 멍하니 허공만 바라보았다.

그 모습에 매그는 적의 의도를 눈치챘다. 그들이 갖고 있는 머리를 파기할 생각이다. 살아있는 머리도 포함해서 말이다.


작가의말

이제부터 타 플랫폼과 똑같이 연재 들어갑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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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4. 라비라(LabiLa)(9) 22.09.01 25 1 10쪽
27 4. 라비라(LabiLa)(8) 22.08.31 28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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