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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더 님의 서재입니다.

테르센트 연대기 ~ 회색빛의 군대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퓨전

필더
작품등록일 :
2015.04.20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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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02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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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7.0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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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쪽

28화. 예지는 진실을 담고 있는가

DUMMY

쿠안은 원래 바쁘게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었다. 성실하게 일해서 그 성과를 즐기는 것보다는, 불량배처럼 되지도 않는 말빨로 여자를 꼬시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을 열심히 퍼트린 아멜리아의 의견에 대한 진위여부를 따지지 않는다쳐도, 그가 티에세를 떠나기 위한 준비에 눈코틀새없이 바쁜 현실에 대해 꽤나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연합군의 사자가 쿠안에게 조건을 제시하며 황실 해방을 위해 협력하자고 했을 때 쿠안은 노골적으로 빈정댔다.


"리프베아체가 직접 오면 생각해보지."


연합군의 사자로 왔던 루노는 이 무례한 적장에 대해 분노하는 대신 남자가 봐도 멋있는 눈웃음과 함께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그 때 시민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자리를 비우고 있던 아델베르트는 그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 쿠안에게 달려갔다.


"쿠안님, 리프베아체에게 직접 오라고 하셨다면서요?"


"흥, 어차피 못 와."


쿠안은 서류뭉치 안에서 퉁명스럽게 내뱉었다. 하지만 그의 부대가 티에세를 떠나 파뮤로 향하는 도중에 다시 온 사자가 훈훈한 미소와 따뜻한 목소리로 리프베아체의 의사를 전달했을 때, 쿠안은 뒤통수를 망치로 얻어맞은 것 같은 표정을 지을 수 밖에 없었다.


"리프베아체님께서는 쿠안님을 위해 기꺼이 온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때까지는 진군을 멈춰주십시오. 리프베아체님께서는 쿠안님과 싸울 생각이 없으십니다. 쿠안님께서 원하신다면 기꺼이 호위병 없이 홀로 오신다는 것을 첨언하셨습니다."


쿠안이 지상으로 끌려올라온 금붕어처럼 입을 벙긋거리는 동안 아델베르트가 대신 가볍게 예를 표하고 말했다.


"아뇨. 호위병을 대동하여 오셔도 좋습니다. 쿠안님은 리프베아체님의 방문을 환영하실 겁니다. 허나 부대의 진군은 멈출 수 없습니다. 리프베아체님께서 오신다면 그때 다시 이야기하죠."


루노는 멋진 미소를 남기고 유유히 떠났고 쿠안은 아델베르트의 원망이 담긴 시선을 느끼고 투덜댔다.


"전쟁 중인데 적국에 오는 대장이 어딨어? 이건 비상식이라구. 말도 안 돼."


"하지만 온다고 하잖아요. 쿠안님이 생각 못 했다고 안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교훈을 다시 확인했군요."


아델베르트의 독설에 쿠안은 입을 꾹 다물었다. 가만히 구경하던 아멜리아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물었다.


"다시 확인했다니요?"


두 사람은 침묵을 지켰기 때문에 아멜리아는 리프베아체의 사자가 왔다는 걸 듣고 군사 지휘를 하다가 막 들어온 아론에게 다시 질문했다.


"리프베아체와 쿠안님 사이에 무슨 일 있었어요?"


"응? 쿠안님이 라빈 그라나드 지하에 잡혔을 때는 기억나?"


"네, 깜짝 놀랐죠. 제가 병원에서 우유를 마시다가 그 소식을 듣고 코로 흘릴뻔 했다니깐요."


"그때 쿠안님을 잡은 게 리프베아체야. 우리의 작전을 읽혀서, 완벽하게 말려들었지."


"헤에..."


아멜리아는 상당히 감탄하며 고개를 끄덕끄덕 했다.


"그래서 쿠안님은 리프베아체가 올리가 없다고 생각하셨군요."


"그래."


쿠안이 투덜거렸다.


"내가 자기에게 원한이 얼마나 큰지 알텐데. 난 그 지하감옥에서 지루해서 죽을 뻔했다구. 목숨이 아깝다면 올리가 없잖아."


"그래도 온다고 했죠."


아델베르트는 한숨섞인 목소리를 냈다.


"이제 어떻게 하실 생각이신가요?"


쿠안은 "음..."하고 팔짱을 끼고 주저앉았다. 아멜리아가 검지손가락을 들며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말했다.


"그럼 오자마자 목을 쳐버리면 되잖아요?"


"너, 은근히 잔인하다."


"전 전장의 무장이니까요. 잔인함은 무사의 그, 어... 숙명같은거에요."


아멜리아는 어깨를 펴며 잘난 척했다. 쿠안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리프베아체는 이 세계에서 엄청난 존재야. 테르센트에서 얼마 없는 마나의 조종자이기도 하지. 그런 그녀가 사신으로 왔는데 죽어버리기라도 해봐. 온 대륙이 날 죽이려고 안달할 거야."


"에... 그정도일까요?"


"그래. 마법의 가치는 이 사람들에게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지. 별로 쓸모도 없는데 말이야. 난 마법이 싫어."


"리프베아체가 오면 그대로 가둬버리는 것은 어떻습니까? 인질로서 가치가 있을텐데요."


아론이 말했지만 쿠안은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마찬가지야. 부녀자를 인질로 삼는 짓은 뭣보다 내 취미에 안맞아."


"그럼 사로 잡아서 쿠안님의 매력으로 헤롱헤롱하게 만드는 건 어때요? 후후, 밤은 길잖아요."


아멜리아가 손바닥을 싹싹 비비며 말하자 아델베르트가 즉시 그녀의 머리위를 주먹으로 마구 비벼주었다. ("앗, 키 안자라요! 누르지 마요! 성장판이 닫힌다구요!")


"뭐, 아무튼 그런 거다. 우리는 리프베아체를 건드릴 수조차 없어. 게다가 손해는 그것뿐이 아냐."


쿠안은 여전히 이마를 짚고 미간을 찌푸렸다.


"리프베아체가 우리에게 오면 우리는 어쩔수 없이 진군을 멈출 수 밖에 없어. 그럼 그 동안 적들은 왕성을 공격할 준비를 진행할테고. 적들은 이제 막 짜여져있지만, 시간을 주면 굉장한 조직이 될거야. 그들은 대의명분이 뚜렷한데다가 우수한 지휘관을 몇 명이나 데리고 있으니까."


"헤에.. 그럼 직접 오는 이유는 시간을 끌기위한 작전이라는 건가요?"


아멜리아가 감탄해서 말하자 쿠안은 고개를 저었다.


"그건 덤이겠지. 나와 싸우고 싶지 않다는 것은 아무래도 진실일 거야. 우리 부대가 없다면 왕성은 그야말로 바람 앞의 촛불, 아니 폭풍 앞의 성냥이야. 그녀는 나에게 동맹을 요청할거고, 그건 꽤나 그럴싸한 이야기지. 애초부터 난 라빈그라나드에 충성을 다할 이유가 없으니까."


"그럼 리프베아체의 편이 되실 생각이세요?"


"그건 안 돼. 리프베아체의 움직임은 매우 이상하거든. 그녀가 뭘 꾸미는지 모르는 이상 같은 편이 될 수는 없어. 게다가 쉐릴이 왕성에 있고, 루이와도 약속을 했지."


"그쵸. 대장님은 여자와의 약속은 안깨죠~"


"..."


아멜리아가 해맑게 웃으며 말했기 때문에 쿠안은 입을 다물어버렸다.




그로부터 3일이 지나는 동안 쿠안은 모든 임무를 아델베르트에게 맡기고-어차피 쿠안은 원래 잡무에 능하지 못하기도 하다.-생각에 빠져있었다. 쿠안대가 파뮤에 이를 즈음 리프베아체가 도착했지만 그때까지도 그는 생각을 정리하지 못했다.


"리프베아체가 왔어요. 호위병은 8명뿐입니다. 쿠안님을 뵙고자 한다네요."


아델베르트의 보고에 쿠안은 무거운 걸음을 옮겼다.


"괜찮으세요?"


"안 괜찮아. 이상한 상상을 해버려서..."


"어떤 상상이요?"


"아니. 그건 그럴 리 없겠지."


쿠안은 손을 젓고 아델베르트를 동행하여 접대용 막사로 향했다. 막사의 안에서 예의바르게 서서 기다리는 여성은 소문대로 대단한 미인이었다. 그녀는 인상을 쓰고 있는 쿠안과 대조적으로 밝은 미소를 띄우고 있었다.


"리프베아체님을 이렇게 다시 뵙게되어 기쁘오."


쿠안이 그 밝은 미소를 쫓아 웃어보였지만, 한쪽 입꼬리만 올라가는 묘한 표정이 되어버렸다. 사실 그는 어설픈 존칭은 집어치우고 욕부터 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저도 쿠안님을 다시 뵐 수 있어서 영광이에요. 무사하셔서 무엇보다 기쁘군요."


리프베아체는 기다렸다는 듯 인사를 받았다. 그녀의 호위병은 모두 막사 구석에서 조용히 정렬해 서있었다. 모두 평균 이상의 전력은 되어보이지만, 암살자 특유의 날카로움은 보이지 않았다.


"그럼, 이곳에 오신 이유를 말해보시오. 우리는 당신의 군대를 깨뜨리기 위해 무척 서두르고 있으니까."


쿠안이 여전히 묘한 미소를 유지하려고 애쓰며 말하자 리프베아체는 소리없이 웃어보였다.


"저는 쿠안님과 싸우지 않기 위해 이곳에 왔습니다. 쿠안님의 군대는 현재 리베리아 제국의 유일한 군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저희 연합군과 전투가 시작되면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을 것입니다. 그것을 막는 것은 지휘관 책임이 아닐까요."


"나와 싸우고 싶지 않다고 하지만, 험멜군은 반란군의 큰 역할을 하고 있소. 난 이미 험멜군과 맞섰고, 브랜을 죽이기까지 했는데 내가 당신과 같은 편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겠소?"


쿠안이 억지로 부드럽게 말하자 리프베아체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답했다.


"전장 위의 원한은 그 전장에서 끝나며 그 뒤로 이어지지 않습니다. 어제의 원수라도 오늘 등을 맡길 수 있는 것이 진정한 무인이 아니겠습니까. 그 건에 대해서는 제가 보장할 수 있습니다."


"그럼, 만약 내가 그대들과 휴전을 한다고 치면 라빈그라나드를 공격할 생각인가? 그러면 루이는 어떻게 할 거지? 루이는 끝까지 결사항전을 할텐데 그녀를 설득할 자신이 있나?"


"우리의 목표는 황제를 보호하는 것이며, 간신을 처벌하는 것입니다. 만약 쿠안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루이의 설득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황제를 보호하는 것에 성공하면 그녀는 기꺼이 우리편이 될 것입니다."


쿠안은 결국 웃는 얼굴을 포기했다.


"그럴 리 없지. 그녀는 일국의 수상이야. 그녀를 사로잡는다면 본보기를 보이기 위해서라도 처벌하게 될거다."


쿠안이 퉁명스럽게 내뱉자 리프베아체는 아무말도 하지 않고 쿠안을 바라보았다.


"가식적인 건 치우도록 하지. 리프베아체양이 직접 온 이유는 뭐지?"


"저는 쿠안님을 설득하기 위해서..."


"질 나쁜 농담이군, 리프베아체. 내가 설득될리 없다는 건 나보다도 당신이 더 잘 알아. 처음 내가 나의 부대만 이끌고 있을 때라면 설득될 그나마 가능성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나의 부대는 나만의 것이 아니야. 황제를 보위하고 수도를 지키고자 하는 병사들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는 황제를 지킨다는 사명하에서 그대들을 막을 것이며, 그것은 결코 변할리 없어. 그 정도를 생각하지 못한 것은 아닐거다."


쿠안은 잠시 간격을 두고 말을 이었다.


"정말 궁금한 건, 왜 지금 전쟁을 시작했냐는 거다. 험멜이 레프그루츠와 맞서는 순간부터 그와 합류했다면 이 전쟁은 압도적으로 너희의 뜻대로 흘러갔을 것이다. 나의 세력은 보잘 것 없었고, 험멜의 부대는 건재했고, 티에세도 너희의 손으로 들어갔겠지. 왜 하필 지금 전쟁을 시작한거지? 병력을 모으기 위해서라는 거짓말은 안 통해."


리프베아체는 천천히 손을 들었다. 그것이 신호였는지 그녀의 뒤에 버티고 서있던 호위병들은 막사 밖으로 걸어나갔다.


"쿠안님. 단 둘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모든 사람을 물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 누구도 근처에서 엿듣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리프베아체의 말에 쿠안은 멈짓했다. 일대일의 대화는 바라던 바이지만 마음 속에 걸리는 것이 있기에 쿠안은 즉답을 하지 못 했다. 리프베아체는 그런 그를 가만히 지켜볼 뿐이었다. 거의 1분이 지나도록 침묵이 이어지고 나서야, 쿠안은 "좋소."라고 대답했다.


"아델베르트, 병사들을 데리고 나가 있도록."


"쿠안님, 하지만..."


"괜찮아. 위험한 짓은 하지 않을거야. 팽님도 병사를 물려주십시오."


쿠안은 막사 천장을 향해 말했다. 리프베아체는 가만히 위를 올려다보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너무 염려할 것 없소. 암살자를 준비해둔 것은 아니니."


쿠안은 무뚝뚝하게 말했다. 아델베르트가 마지못해 병사를 이끌고 나가는 것을 확인한 다음에야 쿠안은 어깨를 으쓱해보였다.


"이제 마법으로 날 죽이기라도 할 생각인가?"


"쿠안님. 전 마법을 쓸 수 있지만, 극히 한정적이에요. 사람을 다치게 하는 마법은 쓸 줄 모른답니다."


"그럼 지금부터 무슨 이야기를 할 생각이지?"


쿠안은 자신의 목소리가 적잖게 날카로워진 것을 느꼈지만 딱히 감추려고 하지 않았다.


"쿠안님, 이 장면은 경솔하시군요. 만약 제가 자살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온 것이라면 어찌하실 생각이십니까?"


리프베아체의 어처구니 없는 말에 쿠안이 그대로 되물었다.


"자살을 하려고 여기에 왔다고?"


"쿠안님. 제가 만약 여기서 죽게 된다면 누구도 자살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겁니다. 설령 목격자가 있다고 해도요."


"..."


쿠안은 몸을 반쯤 일으키고 리프베아체를 노려보았다.


"제가 이미 독을 마시고 이 자리에 있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리프베아체는 아무렇지도 않게 조롱하듯이 말했다.


"죽기 위해 오다니, 그건 말도 안된다. 분명 당신이 여기에서 죽는다면 대륙 전체는 나에게 책임을 묻겠지. 사신을 살해하고, 대륙 최고의 인격자를 죽인 것이 될테니, 정의를 잃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당신의 목표는 나를 괴멸시키는 것이 아니야."


쿠안은 다시 자리에 앉아서 말을 이었다.


"당신의 희생으로 날 괴멸시킨다면 당신의 동료들은 수도는 회수하겠고 운이 좋다면 황제를 구출하겠지만, 그래서야 나라의 혼돈은 더욱 심해질 뿐이야. 당신의 목숨이 날아간 것 치고는 감흥이 없잖아."


이번에는 리프베아체가 대답하지 않았다. 쿠안은 그녀의 모습을 노려볼 뿐이었다. 잠시간의 시간이 지나자 그녀는 입을 열었다.


"쿠안님께 여쭈어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뭐지?"


"여태까지 쿠안님께서는 군사의 운용에서 패배한 적이 있으십니까?"


쿠안은 화를 버럭 내야할 타이밍인 것을 3초쯤 지나서 알았다. 하지만 꾹꾹 눌러참고, "당신에게 한번 졌었지."라고 대답했다.


"전 전략가가 아닙니다. 제가 어떻게 쿠안님을 이겼을 거라 생각하십니까?"


"운이 좋았겠지."


쿠안이 대답했지만 그녀는 고개를 몇번 저었다.


"전 미래를 본 것이었습니다. 쿠안님의 전술을 미리 알고 막은 것이죠."


"헤에... 그건 몰랐군. 그거 편리한데."


쿠안은 빈정대면서도 흥미가 생겼다. 사실 그는 지금까지 그때의 패배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럼 이번에 보이는 미래는 내가 당신의 군대를 깨부시는 건가보군. 여기에 와서 날 설득해보는 걸 보니 말이야."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리프베아체는 다소 아쉬운 듯 웃어보였다.


"제가 원하는 걸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에요. 제 힘은 예언이지만, 예지몽이라는 형식으로만 볼 수 있어요. 가끔은 3일 후의 저녁식사 메뉴가 꿈에 나올 때도 있죠."


"..."


쿠안은 그녀의 농담에 할 말을 잃었다. 리프베아체는 개의치 않고 계속 이어갔다.


"제 목표는 단 하나입니다. 세상의 멸망을 막는 것."


"세상의 멸망?"


"이 세상은 곧 멸망합니다. 죽음은 발페아케이르에서부터 올 것입니다. 제가 7살 때 처음 멸망의 꿈을 꾸었습니다. 지금까지 반복해서 같은 꿈을 꾸었지요. 간헐적이지만, 선명한 꿈입니다. 그것을 막는 것이 제 목표입니다."


쿠안은 어이없는 그녀의 이야기에 보란 듯이 인상을 써보였다.


"그 말을 내가 믿길 바라나?"


"그걸 위해 전 3년전에 당신을 사로잡았습니다. 제가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려야 믿을 테니까요."


쿠안은 입을 다물었다. 분명히 그 때 자신은 패배를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의 황당무계한 말을 믿을 만한 근거는 되지 않았다.


"제가 지금 왕성을 공격한 이유는 레프그루츠를 축출해내야만 우리가 티프소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만약 당신이 절 도와서 레프그루츠를 축출해 주신다면..."


"기다려. 네가 본 미래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이 먼저다. 발페아케이르 티프소지구에서 군대가 오는 건가? 그 군대가 제국을 멸망시킨다고?"


쿠안은 코웃음을 쳤다.


"웃기는군. 분명히 지금의 티프소가 리베리아보다 강하지. 하지만 그들이 우리를 공격해 온다고 해서 우리가 멸망에 이르지는 않을 거다. 많은 수의 사람이 죽겠지만, 그것 뿐이야. 애초에 발페아케이르의 시민들은 식량 보급을 스스로 할 수 없어서 리베리아와 교역을 하고 있다. 세계를 멸망시킬 정도의 병력을 운용할만한 여력이 있을리 없어."


리프베아체는 찬찬히 고개를 저었다.


"제가 보는 악몽은 항상 1년후 정도의 장면입니다. 꿈에서의 저는 발페아케이르에서 시작된 악마가 세계를 멸망시켰다는 것을 알고 있지요. 다만 제가 보는 건 그저 리베리아 제국의 멸망이 아닙니다. 꿈에서의 저는 이상하게도 알고 있어요. 인류가 멸망했다는 것을요. 이 지상에는 살아남는 사람 따위는 없지요. 꿈 속의 저는 무력합니다. 곧 죽을 것을 알고 있어요. 얼마 남지 않은 생존자들을 이끌고 있지만 그들은 이미 살아있는 것이 아니에요. 그들 중에 누군가가 비명을 지릅니다. 그 비명은 계속 이어지고, 그들의 뒤에는 군대가 서있어요. 잔혹한 병사들은 사람들의 시체를 쌓기 시작합니다. 시체 위에 눈이 쌓여요. 그들이 죽어가기 시작하며 전 꿈에서 깹니다. 깨어나면 항상 눈물이 흐르고 있어요."


그녀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고여있었다.


"..."


쿠안은 입을 다물었다. 가능한한 연기라고 가정하고 속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그래도 그에게 있어서 여자의 눈물은 부담스럽기 그지없었다. 리프베아체는 눈물을 닦고 조금 목소리를 밝게 했다.


"제 꿈은 여러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하나의 꿈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어떤 꿈에서 저는 3년 전 당신을 잡지 못하죠. 어떤 꿈에서는 당신을 제 손으로 죽인 적도 있습니다. 당신이 절 죽인 적도 있죠."


"여러가지를 동시에 예지한다고? 그래서야 예지가 아니잖아."


쿠안이 볼맨목소리로 태클을 걸었다.


"맞아요. 원래 모든 예지는 유일합니다. 정해진 것은 반드시 일어나요. 하지만 지난 몇년간, 그리고 앞으로 1년간의 예지는 어째서인지 수많은 경우로 나누어져요."


"어째서지?"


"저도 알고 싶지만, 제국 왕실 문헌에도, 구 마도연구소의 자료들에도 나와있지 않더군요."


"그렇다면 오늘 이 장면도 여러가지의 예지가 있나?"


리프베아체는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그 중 하나는 제가 독약을 먹고 이 자리에 서는 것입니다. 목적은 당신과 당신의 군대를 와해시키는 거에요. 그 꿈에서의 저는 미래를 연합군에게 맡기려고 했지요."


"그 결과는 어땠지?"


"모릅니다. 제가 없는 미래는 관찰자가 없으니까요. 관측되지 않습니다."


"그럼 옳은 지 어쩐지 알 수 없는게 아닌가."


리프베아체는 아쉬운 미소를 흘렸다.


"제가 꾼 모든 꿈은 멸망으로 이어졌어요. 제가 관측하지 못한 곳에서 인류가 구원받는 길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쿠안은 인상을 찌푸렸다.


"그거 말고 다른 행동을 한 꿈도 있나? 그러니까, 이 자리에서 말이야."


"당신은 항상 그 자리에 앉아서 지금처럼 인상을 쓰고 있었죠."


"... 가시돋힌 감상이로군."


"당신을 같은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몸을 던진 적도 있습니다."


"몸을 던져?"


"약한 모습을 연기하면서 먼저 제가 키스를 했죠. 당신을 속인 건지 확신하지는 못했지만, 그날 전 당신의 막사에서 머물렀습니다."


"... 어..."


쿠안은 '내가 그럴리 없어.'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거짓말을 하는 기분이 들어서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당신은 매력적이었어요. 다정하기도 했고, 격렬하기도 했죠."


"... 어..."


쿠안은 뭔가 말하고 싶었지만 리프베아체가 짓고 있는 매혹적인 표정 때문에 제대로 말문이 막혔다.


"당신의 엉덩이에 있는 하트 모양의 점에 키스를 했었죠."


"... 어..."


쿠안은 이제는 이상한 열이 오르는 것을 느꼈다. 아니, 그전에 그는 자신의 엉덩이에 하트 모양의 점이 있다는 것을 처음 들었다.


"그래서.. 어... 그 다음에는 어떻게 되었지?"


"당신은 절 부하로 삼으려했고, 여전히 군대를 진군시키더군요. 공사는 구분해야한다면서요."


"... 그... 그렇군."


리프베아체는 쿡쿡 웃었다.


"제가 당신을 유혹했을 때 완강히 거절한 때도 있었어요. 그 꿈에서의 당신은 누군가의 눈치를 보고 있었죠."


"뭐야, 결국 예지몽이라는 건 그정도인가. Yes냐, No냐, 둘 다 예지한다면 의미가 없잖아."


"하지만 그 꿈 덕분에 당신의 엉덩이에 입맞출 수 있었죠."


"..."


쿠안은 뭐라고 말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쿠안님. 제 꿈은 비록 많은 경우로 나뉘어집니다만, 마지막은 항상 같아요. 발페아케이르에서 온 군대가 모든 것을 멸망시킵니다. 멸망의 완료는 1년 후에요. 그 전에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돼요."


"... 그럼 너의 목적은 뭐지?"


"전... 티프소를 선제공격하고, 그들의 문명을 없애버리고 싶습니다."


"... 어이, 잠깐만. 그건 말도 안 돼. 아까 말했잖아. 그들은 리베리아 제국보다 강해."


쿠안이 어이가 없다는 듯 말하자 그녀는 눈을 살짝 감고 고개를 숙였다.


"티프소를 먼저 공격해서 그들을 모두 없앤다면 제 예지는 틀리게 돼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테르센트에 있는 모든 티프소인을 없앤다면 멸망은 일어나지 않을 거에요."


"... 그건 미친 소리다. 테르센트인과 티프소인의 문제가 아냐. 만약 네 꿈이 사실이라 해도 티프소인을 멸망시킬 이유는 안되잖아."


"그들의 문명이 남는다면, 티프소인은 언젠가 테르센트를 멸망시킬거에요."


"내가 잘못 들은거면 좋겠군. 네가 황제를 얻으려는 이유는 리베리아 제국의 힘으로 티프소를 멸망시키려는 건가?"


"황제 폐하를 모시게 된다면, 리베리아 제국 뿐만 아니라 모든 동맹군의 힘을 빌 수 있겠죠. 험멜 장군이 선제공격을 한 이상 전쟁은 피할 수 없습니다. 그 전쟁에서 우리가 발페아케이르를 멸망시킨다면 제 예지는 틀리게 됩니다."


"잠깐만 좀 기다려봐. 설마 그게 지금 전쟁을 일으킨 이유인가?"


"제 예지 중에서 이 시점의 봉기가 가장 이상적이었습니다. 험멜 장군의 반란과 같은 시점에서는 다른 가문들이 전쟁의 의지가 없었고, 당신이 수도로 들어간 다음에는 연합군이 일방적으로 퇴패했습니다. 지금 이 순간의 거병은 반반 정도더군요. 연합군이 이길 때도 있고, 당신이 이길 때도 있었습니다."


쿠안은 더더욱 인상을 찌푸리고 이마를 짚었다.


"아예 험멜을 막아서 전쟁을 안하는 꿈은 꾼 적 없나?"


"그 꿈에서도 최후의 장면에서는 멸망해요."


"그럼 리베리아 제국과 발페아케이르가 평화 협상을 하는 꿈은?"


"마찬가지 결과였습니다. 과정은 볼 수 없지만 결과는 또렷해요. 인류가 멸망합니다."


"그럼 네 말대로 리베리아 제국과 동맹국이 힘을 합쳐 발페아케이르와의 전쟁에서 이기는 꿈은?"


"꾼 적이 없습니다."


리프베아체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전 그것이 최선의 결과를 줄거라 믿습니다."


"말도 안 돼. 우리가 설령 이긴다해도 그들을 멸망시킬 수는 없어."


리프베아체는 눈웃음을 지어보였다.


"당신은 당신의 아버지와 같은 말을 하는 군요."


"아버지?"


"크무스 레드릭도 당신과 같은 말을 했죠. 행동주체가 다르지만요."


"그것도 예지몽으로 알아낸건가?"


"예. 꿈에서 당신이 제게 직접 말해주었죠."


"어지간히 꿈을 믿는군."


"일어날 일이니까요."


쿠안은 리프베아체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반복되는 꿈은 그녀에게 있어서 신념과 같을 것이다.


'그렇다면... 설득은 무리겠군.'


쿠안은 자조적으로 웃고,


"돌아가라. 리프베아체. 난 군대를 멈출 수 없게 되었다. 네 목적이 그런 거라면 더더욱 더 질 수 없지. 나 역시 멸망이 일어난다면 온 힘을 다해 막을 생각이다. 하지만 네 방법은 내 취향이 아냐."라고 단언했다.


"내가 이렇게 말하려는 것은 알고 있었지?"


쿠안이 덧붙이자 리프베아체는 힘없이 끄덕였다.


"그 예지가 틀리길 기대했죠."


"그건 미안하군."


"그렇다면 전 전력을 다해 당신을 괴멸시켜야겠군요."


리프베아체가 무언가를 포기한 것처럼 쿠안을 바라보자 쿠안은 한손을 들어 그녀의 말을 끊었다.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마라, 리프베아체. 내가 보여주면 되는 거잖아."


"예?"


"너의 꿈이 개꿈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야."


"..."


리프베아체가 자다가 깬 비둘기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보며 쿠안은 씨익 웃어보였다.


"네가 꾼 꿈이 예지몽인지 뭔지는 몰라도 어차피 하나의 가능성 중에 하나라는 거잖아. 그렇다면 내가 가장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 내 나름의 방식으로 말이야."


쿠안은 말을 마치고 손벽을 쳐서 사람을 불러들였다. 서둘러 들어온 아델베르트와 팽에게 안도하라는 뜻으로 웃어보이고 수하들에게 지시했다.


"우리 영지 안에서 그녀에게 무슨일이 생기면 용서치 않겠다. 호위대를 붙여 영문 밖으로 제대로 안내해드려라!"


리프베아체는 쿠안을 지그시 바라보다가 나가면서 살짝 웃어보였다.


"역시 제가 엉덩이의 하트모양 점에 키스하게 만들만한 남자군요."




"쿠안님!"


쿠안은 황급히 양손을 휘저으며 상황을 설명하려고 했지만 아델베르트의 외침은 쿠안보다 빨랐다.


"잠깐! 아델베르트, 오해다! 난 그런 짓을 하지 않았어!"


"그런데 어떻게 하트모양의 점이 있다는 걸 알고 있죠?!"


쿠안은 멍하니 아델베르트에게 물었다.


"... 어? 너도 알고 있었어?"


"그야, 그야, 알고 있었죠!"


아델베르트가 얼굴을 붉히며 긍정하자 아멜리아가 우와, 하는 추임새를 넣었다.


"모두를 내보낸 그 시간에 무얼 하신건가요!"


"그... 어... 정말? 잠깐만, 아델베르트. 중요한 거라구. 정말 있어? 하트모양?"


쿠안은 예지몽의 진위를 판단할 결정적인 기회때문에 변명의 찬스를 놓쳐버렸고, 아델베르트는 머리끝까지 화가 났다.


"몰라요! 쿠안님은 정말 너무하시는군요."


쿠안은 어쩔 줄 모르다가 딸기 푸딩 국물을 홀짝이고 있는 아멜리아에게 외쳤다.


"아... 아멜리아! 오해를 풀어봐라! 명령이다!"


"응? 쿠안님 엉덩이에 하트모양의 점에 대한 오해요? 그거 정말 있는데요?"


천연덕스럽게 말하는 아멜리아 덕분에 쿠안은 다시 인상을 썼다.


"넌 또 어떻게 아는데!"


"어...? 말하면 안되는 거에요?"


"쿠안니이임!"


"아델베르트, 진정해. 일단 심호흡을 해. 넌 이렇게 막 화내는 타입이 아니잖아."


"쿠안님은 정말 최악이에요."


아델베르트는 찬 바람을 쌩쌩 날리며 막사를 휙 나가버렸다. 아델베르트가 떠나고 쿠안은 쓴웃음을 흘리다가 곁에서 자신을 왠지모르게 노려보고 있는 팽에게 시선이 갔다.


"... 아하하, 팽님. 이건 정말로 뭐랄까..."


"..."


그녀는 아무 말도 안하고 막사를 나섰다. 이제는 막사 안에 남은 것은 아멜리아 밖에 없었다.


"야. 아멜리아."


"넹?"


아멜리아는 숟가락을 물고 대답했다.


"너 어떻게 알았냐."


"쿠안님이 목욕할 때 훔쳐봤죠."


"... 왜 훔쳐봤는데?"


"도대체 뭐가 좋아서 남자들은 이런거 훔쳐볼까... 하면서."


"근데 어떻게 넌 점을..."


"전 양 눈 시력을 합쳐서 8.0이거든요."


아멜리아가 작은 가슴을 쫙 펴며 잘난 척했다.


"너 때문에 오해가 왕창 늘었으니 당장 아델베르트에게 가서 사정을 설명해."


"리프베아체가 쿠안님의 엉덩이에 키스한 걸 설명하라구요?"


"아... 아니, 그건..."


"하지만 그렇지 않고는 알리가 없잖아요. 정말 키스시킨 거에요? 설마 거기까지만 시킨 건 아니겠죠? 여억시 쿠안님의 밝힘증은 이 시대의 귀감이네요~"


"큭... 난 이래서 마법이 싫어!"




리프베아체를 기다리고 있던 아퀼리노는 그녀가 무사히 나오자 다시한번-지난 30분간 100번쯤 되뇌인-여신의 이름을 부르며 감사를 표했다. 그리고 그는 서둘러 소중히 품고 있던 유리병을 건냈다. 리프베아체는 두말없이 그 안의 액체를 한모금 정도 삼켰다.


"써."


"그야 약이니까 쓰죠. 독은 달던가요?"


아퀼리노가 서글프게 불만을 토로했다. 리프베아체는 그런 청년에게 상냥하게 웃어보였다.


"작전은 실패야. 난 계속 남아있기로 했어."


"그게 옳다구요. 당연히 그래야죠. 리프베아체님이 정말로 독사하시기라도 했다면 전 정말 어떻게 해야 좋을지..."


주근깨 투성이의 청년은 울먹이며 중얼거렸다. 리프베아체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쿠안군의 막사 쪽을 잠깐 바라보았다.


"그... 저기, 쿠안 그 놈이 뭔가를 했습니까?"


"응?"


"그... 그러니까... 저기, 그, 소문에 의하면 그녀석은 미인을... 그..."


"후후, 아무 일도 없었어. 다만 그가 조금 매력적으로 보여서."


"뭐... 뭐라구요!"


아퀼리노가 성스러운 여신 엘리츠나에게 쿠안에게 저주를 내려줄 것을 강력히 기도하는 동안 리프베아체는 중얼거렸다.


"난 계속 관측자로 남겠어요. 당신이 말한 미래를 꼭 보여주시길..."


작가의말

상아탑에서는 마법을 다섯으로 구분합니다. 정령마법, 고대어마법, 신성마법, 사령술, 대마술이 그것입니다. 예지는 대마술 범주로, 익히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고 상아탑의 학자들은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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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르센트 연대기 ~ 회색빛의 군대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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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6화. 승리, 그리고 승리 -3 16.02.02 150 2 13쪽
46 45화. 승리, 그리고 승리 -2 16.02.02 131 0 27쪽
45 44화. 승리, 그리고 승리 -1 16.01.30 131 0 8쪽
44 43화. 험멜의 뒤를 쫓아 -3 15.11.17 151 0 26쪽
43 42화. 험멜의 뒤를 쫓아 -2 15.11.09 133 1 13쪽
42 41화. 험멜의 뒤를 쫓아 -1 15.10.30 108 1 15쪽
41 40화. 옛 연인 -3 15.09.30 119 1 15쪽
40 39화. 옛 연인 -2 15.09.21 149 1 12쪽
39 38화. 옛 연인 -1 15.09.18 123 0 8쪽
38 37화. 의도된 급변 15.08.31 170 0 15쪽
37 36화. 케를 수비전 - 흙벽 위의 아가씨 15.08.10 192 0 13쪽
36 35화. 케를 수비전 - 세번째 전술 15.08.06 165 2 16쪽
35 34화. 케를 수비전 - 데이멋 성의 사투(2) 15.08.05 157 2 15쪽
34 33화. 케를 수비전 - 데이멋 성의 사투(1) 15.08.05 143 1 10쪽
33 32화. 케를 수비전 - 두번째 전술 15.07.30 131 1 19쪽
32 31화. 케를 수비전 - 첫번째 전술 15.07.30 305 1 9쪽
31 30화. 케를 수비전 - 작전회의 15.07.28 188 2 9쪽
30 29화. 약속을 지키는 것 15.07.26 168 1 16쪽
» 28화. 예지는 진실을 담고 있는가 15.07.06 202 1 28쪽
28 27화. 쿠안은 새로운 검을 얻고 15.07.01 171 1 8쪽
27 26화. 충성의 저울질 15.06.26 241 1 7쪽
26 25화. 잡담 15.06.19 169 1 6쪽
25 24화. 패배를 앞두고 -3 15.06.15 204 1 16쪽
24 23화. 패배를 앞두고 -2 15.06.12 373 1 16쪽
23 22화. 리프베아체의 반란 15.05.27 224 1 6쪽
22 21화. 승리는 거두었으나 15.05.25 200 1 22쪽
21 20화. 패배를 앞두고 -1 15.05.20 229 1 8쪽
20 19화. 라즈나 일가의 젊은 당주 15.05.18 212 1 10쪽
19 18화. 사투의 끝 15.05.13 202 1 18쪽
18 17화. 사투- 후편 15.05.11 191 1 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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