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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깨3 님의 서재입니다.

좀비: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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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리깨3
작품등록일 :
2020.07.01 00:40
최근연재일 :
2020.11.01 23:00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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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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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
글자수 :
200,506

작성
20.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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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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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생존 - 무기

DUMMY

기절하듯 잠들었던 것 같다.


주변은 벌써 어두워져있었고 비상 조명만이 집안을 밝히고 있었다.


짐 정리는 내일 날이 밝으면 하기로 하였다. 지금 해야 할 일은 대좀비 보호구를 벗는 것이다. 팔과 다리에 둘러둔 골판지를 뜯어냈다. 청자켓을 입고 그 위에 예비군 야상까지 걸쳤던 상의도 벗어버렸다. 내친김에 두꺼운 겨울용 청바지도 벗어버리고 목에 두른 버프까지 벗어버렸다. 잔바람이 몸을 간지럽혔다 상쾌하고 기분이 좋았다.


대좀비 보호구는 개선이 필요했다. 초여름 날씨에 두꺼운 옷을 여러 벌 겹쳐 입다 보니 너무 더웠고 신속하지 못했다. 팔을 움직이거나 배트를 휘두를 때 관절이 조여와서 가동 범위가 제한적이었다.


워커들 밖에 없는 세상은 생각보다 위협적이지 않았다. 따라서 두꺼운 옷으로 온몸을 보호하는 건 실용적이지 않았다. 팔과 다리처럼 물리기 쉬운 곳은 골판지로 보호하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보다 민첩하게 움직이는 것이 워커들을 상대할 때 더 실용적일 것이다.


러너들은 솔직히 상대할 방법을 모르겠다. 러너가 보이면 최대한 피해 가는 방법을 써야겠다.


땀에 전 옷들을 베란다에 널어두고 저녁으로 먹을 습식 사료를 더블백에서 꺼냈다. 포장지에는 행복해 보이는 고양이 사진이 있었다. 이걸 먹는 고양이는 행복하다는 의미일까? 나도 이걸 먹으면 행복해질까?


통조림을 열자 비린내가 코를 자극했다. 정말 먹어야 되나 고민되었지만 이내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었다. 동물용 사료여서 간이 안 돼있을 것이란 예상과 다르게 전혀 싱겁지 않은 맛이다! 강하게 코를 자극하는 비린내만 아니면 조금 더 부드러운 참치캔을 먹는 느낌이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했던가 순식간에 한 통을 비웠다. 잠깐이지만 오랜만에 배를 채워 조금이나마 행복했다. 한 캔 더 먹고 싶은 마음에 더블백에 손을 뻗었다. 그러나 식량 수급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끓어오르는 식욕을 누르고 식량을 아끼기로 하였다.


전기가 끊긴 저녁은 도대체가 할 게 없었다. 문득 슈퍼를 약탈해간 생존자들에 대해 생각했다.


근 한 달간 칩거 생활을 하며 창문을 통해 세상을 관찰해왔다. 세상이 이지경이 된 초기에는 심심치 않게 생존자를 볼 수 있었다. 보통은 러너들에게 쫓기는 순간을 잠깐씩 봐온 것이다. 그마저도 2주 정도가 지나자 보이지 않았고 3주에서 4주쯤 되자 러너들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산책하듯 주변을 배회하는 워커들 밖에 보이지 않았다.


내 나름대로 좀비들을 관찰하며 그들을 2가지 유형으로 구분하기로 했다.


1. 러너 : 감염 초기부터 약 3~4주간의 유형, 뛰어다닌다, 화난 사람처럼 과장된행동을 한다, 상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위험하다!


2. 워커 : 감염 후 약 3~4주가 지난 후의 유형, 걸어 다닌다, 모든 행동이 굼뜬다, 상대하기 비교적 쉽다, 덜 위험하다!


세상이 순식간에 뒤집어진 것은 러너들의 공이 클 것이다. 빌어먹을 러너들은 닥치는 대로 뛰어다니며 사람들을 감염 시켰다. 러너에게 물리는 즉시 감염이 되는 건지 아니면 잠복기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자꾸 부정적인 것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우울해졌다. 그만 생각하기로 하고 주변을 둘러보다 내 눈에 띈 건 찌그러진 배트였다. 피가 잔뜩 묻은 찌그러진 배트는 무기로써 가치가 다 된 것 같았다.


땀에 전 러닝셔츠를 벗어 걸레처럼 배트에 묻은 피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배트를 닦으며 생각했다. 두개골을 부술 때 반동은 생각보다 강했고 그 덕에 손바닥에는 물집이 잡혔다. 앞으로 계속 워커들을 상대해야 할 텐데 보다 나은 무기가 필요했다.


총 같이 멀리서 처리할 수 있는 무기가 있다면 좋겠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총을 구하는 건 엄청난 모험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종 목표는 총으로 정해두되 그때까지 무기로 쓸 무언가를 구해야 했다.


과거 좀비 소설 세계대전Z를 읽은 적이 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가상의 무기로 로보토마이저라는 DIY 무기가 있다. 삽과 도끼를 함께 합친듯한 모습의 무기였는데 꽤 괜찮은 무기일 것이라고 생각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쇠를 절단하거나 용접하는 기술이 없었다.


그보다 만들기 쉽고 재료가 구하기 쉬운 것...


아무래도 정답은 도리깨였다.


편곤이라고 부르는 도리깨처럼 생긴 이무기는 장대에 추를 달아서 장대를 휘둘러 추로 가격하는 무기이다. 장대와 추는 서로 사슬 따위로 연결되어 있었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오는 반동도 적으면서 파괴력은 두개골을 깨부수는데 충분할 것이었다.


적당한 길이의 튼튼한 장대를 구해서 쌍절곤을 테이프로 감으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도 필요한 재료들은 집안에 다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에 호신용품이랍시고 구매한 금속으로 된 쌍절곤과 왜 우리 집 창고에 있는지 기억이 안나는 하키채로 나만의 도리깨를 만들기로 했다.


하키채의 머리 부분을 공구통에서 찾은 줄톱으로 잘라내고 쌍절곤의 사슬 중간 부분과 하키채의 잘린 단면을 청테이프로 붙였다. 겉보기에 꽤 그럴싸한 모양의 쌍추 편곤이 만들어졌다.


당장이라도 무기 성능을 실험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밤에 나가는 건 어두워서 주변의 위협을 감지하기 어려워서 위험했다.


침대로 간 나는 다음 날을 고대하며 잠을 청했다.


작가의말

실제로 습식 사료를 먹으면 무슨 맛일지 확인하기 위해 고양이 습식 사료를 아주 조금 먹어보았는데요!

비린내가 일반 참치캔 보다 더 심한 것 빼고는 맛 자체는 짭짤하니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의하면 습식 사료는 사람이 먹는 통조림과 관리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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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생존 +7 20.11.01 404 5 7쪽
63 생존 - 조사(2) 20.10.29 261 4 8쪽
62 생존 - 조사 +2 20.10.25 272 4 8쪽
61 생존 - 후송 +2 20.10.22 276 6 9쪽
60 생존 - 김포 공항 포위(2) +4 20.10.18 312 7 10쪽
59 생존 - 김포 공항 포위 +7 20.10.15 327 6 9쪽
58 생존 - 김포 공항 +5 20.10.11 321 7 8쪽
57 생존 - 강서구 +4 20.10.08 382 6 8쪽
56 생존 - 생환 +3 20.10.04 338 8 8쪽
55 생존 - 반석 위에 지은 집 20.10.01 338 9 11쪽
54 생존 - 아파트 단지 +3 20.09.27 350 7 10쪽
53 생존 - 양천구 +2 20.09.24 348 8 7쪽
52 생존 - 도서관 +7 20.09.20 368 7 8쪽
51 생존 - 내기 +2 20.09.17 370 8 8쪽
50 생존 - 영등포 정리 +4 20.09.13 386 10 8쪽
49 생존 - 한강 +2 20.09.10 411 8 8쪽
48 생존 - 가족 +2 20.09.06 422 9 9쪽
47 생존 - 파출소 +4 20.09.03 398 8 8쪽
46 생존 - 영등포역 탈환 +3 20.09.02 407 8 8쪽
45 생존 - 징계위원회 +4 20.09.01 412 8 10쪽
44 생존 - 관료주의 +6 20.08.31 405 9 7쪽
43 생존 - 조사관 +2 20.08.30 395 8 7쪽
42 생존 - 의무대 소란 사건 +4 20.08.27 417 7 7쪽
41 생존 - 생존자 수색(2) +6 20.08.26 423 9 8쪽
40 생존 - 생존자 수색 +6 20.08.25 427 9 7쪽
39 생존 - 영등포역 +4 20.08.24 446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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