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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깨3 님의 서재입니다.

좀비: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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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리깨3
작품등록일 :
2020.07.01 00:40
최근연재일 :
2020.11.01 23:00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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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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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
글자수 :
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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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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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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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생존 - 파출소

DUMMY

영등포역 밖으로 나오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왔다.


파출소로 향하는 길 가연씨와 단둘이 걷는게 얼마 만인지 싶었다. 오른손에 도리깨를 들고 왼손은 가연씨의 손을 잡은 체 가연씨의 안내를 받으며 파출소로 향했다.


문득 파출소가 있다는 정보는 어떻게 알았는지 궁금해져 가연씨에게 물어보았다.


“가연씨, 근처에 파출소가 있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그러자 가연씨는 나를 바라보며 대답해 주었다.


“이 근처 지구대에서 일해서 근방에 있는 파출소나 치안센터 위치는 대충 알고 있어요.”


새삼스럽게 가연씨가 무척 멋있게 느껴졌다. 나보다 나이도 어린데 나는 별다른 직업도 없이 방에 틀어박혀 허송세월을 보낼 때 가연씨는 민중의 지팡이로써 사회에 이바지 하고 있었다.


나는 가연씨에게 말했다.


“가연씨, 오늘따라 유독 더 멋있으시네요.”


그러자 가연씨가 장난스럽게 화를 내며 말했다.


“맨날 멋있다고만 하고!.. 예쁘지는 않나봐?”


나는 웃으며 왼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고 그녀의 머리에 키스를 해주었다. 그러자 가연씨는 장난스럽게 나를 밀어내며 말했다.


“어? 진짜로 대답을 안 하네! 나 안 예뻐?!”


예쁘다고 말해주면 그만인데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말이 쉽게 나오지 않았다. 나는 용기를 내서 간신히 입 밖으로 예쁘다는 말을 꺼냈다. 그렇지만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얼버무릴 뿐이었다.


“예쁘지.. 당연히 예쁘지..”


그래도 관대한 가연씨는 만족했는지 내 허리춤을 감싸 안으며 웃어 보였다. 가연씨는 내게 뜬금없는 질문을 했다.


“한씨는 세상이 이렇게 되기 전에 어떤 사람이었어요?”


지금껏 가연씨는 나의 과거에 대해 묻지 않았다. 가연씨가 굳이 물어보지 않으니 말하지 않았지만 가연씨도 분명 궁금해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과거의 나에 대해 가연씨가 알게 되면 가연씨는 실망하지 않을까 겁이났다.


나는 당황하여 잠시 아무 말도 못 하고 그저 ‘음..’하는 소리만 냈다. 그러자 가연씨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왜? 경찰이 알면 안 되는 일이라도 한 거야?”


나는 다급하게 대답했다.


“아니.. 그런 건 아니고..”


내가 계속 대답을 못하고 뜸을 들이자 가연씨는 내가 곤란해하는 것을 눈치챘는지 갑자기 대화 주제를 바꾸었다.


“아 참! 근처에 호신용품점이 있는데 이따 파출소 갔다 오면서 들렸다 올까요? 한씨 저번에 총검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잖아요. 혹시 그런 것도 있는지 확인해볼 겸!”


나를 배려해서 이야기 주제를 바꾸어준 가연씨의 배려심에 감사하며 얼른 대답했다.


“잘 됐다! 이따 한번 가봐요.”


가연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 나누며 걷다 보니 좀비 한 명 마주치지 않고 파출소에 도착했다. 혹시라도 파출소 안에 있는 좀비가 가연씨가 아는 경찰관일까 걱정이 되어 내가 먼저 들어가 정리를 하고 나오겠다고 말하고 파출소 안으로 들어왔다. 가연씨는 얌전히 밖에서 내가 부를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아니나 다를까 파출소 내부에는 경찰 근무복을 입은 워커들이 있었다. 규모가 작은 파출소였기 때문에 워커가 많지는 않았다. 실내가 좁아 도리깨를 휘두르기 좋지 않았기에 나는 벌목도를 뽑아들고 조심히 나를 등지고 있는 워커에게 다가가 처리했다.


매번 느끼지만 두개골에 박혀 뽑기 힘든 벌목도는 좀비를 상대할 때 그다지 좋은 무기는 아닌 것 같았다. 가연씨가 말한 호신용품점에 부디 좋은 대검들이 있길 바랐다.


이번에는 2층까지 꼼꼼히 수색한 후에 워커들의 시신을 한곳에 모으고 숙직실에서 찾은 담요로 시신을 덮은 후에 가연씨를 불러들였다.


가연씨는 파출소에 들어와 주변을 둘러보더니 책상을 뒤져 무기고 열쇠를 찾아내었다. 무기고에서 여분의 탄약을 챙겨 나온 가연씨는 다시 무기고를 잠그고 책상 서랍 안에 열쇠를 다시 넣어놓았다. 그러더니 내 손을 잡고 2층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나는 무슨 일인가 싶어 나를 끌고 가는 가연씨에게 어디 가냐고 물었지만 가연씨는 한번 쓱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보더니 이내 웃으며 계속해서 나를 끌고 갔다.


가연씨가 나를 이끌고 간 곳은 숙직실이었다. 나는 앞으로 일이 짐작이 되었다. 가연씨가 음흉하게 웃으며 내게 말했다.


“우리 조금만 쉬다가요.”


나는 어제 샤워를 못한 것이 걱정되었지만 이런 상황에 그게 무슨 대수겠냐 싶었다. 나는 가연씨를 따라 숙직실 안에 들어갔다. 문득 조끼 주머니 안에 위급 상황에 지혈대로 쓸려고 넣어두었던 콘돔이 생각나 꺼냈다. 그걸 본 가연씨가 웃으며 말했다.


“뭐야 이 준비성은?!”


나는 당황하여 그런 게 아니라고 구차하게 설명했지만 가연씨는 그러거나 말거나 나에게 새로운 별명을 지어주었다. ‘응큼쟁이’ 한순간에 응큼쟁이가 돼버린 나는 겸허히 그녀가 지어준 별명을 받아들였다. 단, 사람들 앞에서는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우리는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서로를 품에 안았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가연씨는 내 팔을 베개 삼아 내 품에 누워 시계를 보더니 깜짝 놀라며 말했다.


“우와! 벌써 점심시간이네?”


나는 그 말에 깜짝 놀랐다. 너무 오래 자리를 비워 사람들이 걱정하지 않을까 염려되었다.


“벌써 점심시간이라고요?.. 사람들이 걱정 안하려나..”


그러자 가연씨가 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글쎄요.. 오히려 너무 빨리 가면 사람들이 놀랄걸? 벌써 왔냐고”


처음에 무슨 말인가 싶다가 그녀가 야한 농담을 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자 웃음이 나왔다. 내가 한박 자 늦게 웃자 가연씨가 따라 웃으며 말했다.


“응큼쟁이 의외로 순진하네 이제야 무슨 말인지 이해한 거야?”


나는 그녀를 끌어안으며 이마에 키스를 해주었다. 그렇게 잠시 서로를 품에 안고 누워있던 우리는 늦기 전에 호신용품점에 들르기 위해 숙직실을 나섰다. 개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피곤한 느낌이었다.


호신용품점은 영등포역 주변 상가 건물 3층에 있었다. 혹시 모를 좀비의 출현을 대비해 내가 앞장서서 계단을 올랐다. 다행히 상가 건물 내부에는 어떠한 좀비도 없었다. 유리문으로 된 호신용품점 내부는 밖에서 들어오는 빛 덕분에 환했다. 세상이 뒤집어지던 날 상점 주인이 출근을 안한 것인지 유리문은 잠겨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자 소화기가 있어 소화기로 유리문을 깨부수어 들어갈 요량으로 소화기를 들고 휘두르려 하자 가연씨가 막아섰다.


왜 그러나 싶어서 가연씨를 바라보자 가연씨가 조끼에 결합해놓았던 삼단봉을 꺼내 유리문 구석을 강하게 찌르듯 타격하자 유리문이 산산조각이 났다. 터프한 그녀의 모습에 잠시 넋이 나갔는데 내 표정을 본 가연씨는 너털 하게 웃으며 나를 이끌고 유리 파편을 넘어 호신용품점 안으로 들어섰다.


대충 안을 둘러보았지만 어떠한 사람의 흔적도 좀비의 흔적도 없었다. 우리는 천천히 쇼핑하듯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는 각종 호신용품을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가연씨가 진열장 너머로 걸어가더니 한쪽 벽을 가리키며 나를 불렀다. 그녀의 손끝을 바라보자 벽에 걸린 각종 대검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중에서도 국군에서도 자체 생산하여 사용 중인 M7 총검이 눈에 들어왔다. 칼날에 별다른 요철이 없어 찌르고 빼기 쉬운 디자인이라 내가 마침 찾던 조건과 딱 맞아떨어졌다.


나는 고민도 없이 M7 총검을 하나 집어 들었다. 가연씨도 같은 걸 하나 집어 들어 조끼 이곳저곳에 대보며 어디에 붙일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나는 가게에서 찾은 케이블 타이를 이용해 조끼 왼쪽 가슴 부위에 손잡이가 아래로 가게 M7 총검을 장착했다. 그러자 가연씨도 나와 같은 곳에 달려다가 무전기 주머니가 걸리적거리자 무전기 주머니를 때 버리고 나와 같이 거꾸로 총검을 달았다.


가연씨가 말했다.


“커플 칼이네요”


나는 그녀의 농담에 대꾸했다.


“이제 누가 봐도 커플이네요”


그러자 가연씨가 웃으며 장난스럽게 내 팔뚝을 때렸다.


작가의말

태풍이 지나가면서 많은 피해를 냈는데 태풍이 또 온다네요!


부디 독자님들 피해 없으셨길 바랍니다!


앞으로 올 태풍도 위험하다고 하니 대비 잘하셔서 큰 피해 없길 바랍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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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생존 - 김포 공항 포위(2) +4 20.10.18 311 7 10쪽
59 생존 - 김포 공항 포위 +7 20.10.15 326 6 9쪽
58 생존 - 김포 공항 +5 20.10.11 320 7 8쪽
57 생존 - 강서구 +4 20.10.08 382 6 8쪽
56 생존 - 생환 +3 20.10.04 336 8 8쪽
55 생존 - 반석 위에 지은 집 20.10.01 338 9 11쪽
54 생존 - 아파트 단지 +3 20.09.27 349 7 10쪽
53 생존 - 양천구 +2 20.09.24 348 8 7쪽
52 생존 - 도서관 +7 20.09.20 367 7 8쪽
51 생존 - 내기 +2 20.09.17 369 8 8쪽
50 생존 - 영등포 정리 +4 20.09.13 385 10 8쪽
49 생존 - 한강 +2 20.09.10 410 8 8쪽
48 생존 - 가족 +2 20.09.06 422 9 9쪽
» 생존 - 파출소 +4 20.09.03 398 8 8쪽
46 생존 - 영등포역 탈환 +3 20.09.02 407 8 8쪽
45 생존 - 징계위원회 +4 20.09.01 412 8 10쪽
44 생존 - 관료주의 +6 20.08.31 404 9 7쪽
43 생존 - 조사관 +2 20.08.30 395 8 7쪽
42 생존 - 의무대 소란 사건 +4 20.08.27 416 7 7쪽
41 생존 - 생존자 수색(2) +6 20.08.26 423 9 8쪽
40 생존 - 생존자 수색 +6 20.08.25 426 9 7쪽
39 생존 - 영등포역 +4 20.08.24 444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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