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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깨3 님의 서재입니다.

좀비: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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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리깨3
작품등록일 :
2020.07.01 00:40
최근연재일 :
2020.11.01 23:00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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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56
추천수 :
871
글자수 :
200,506

작성
20.10.08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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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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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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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생존 - 강서구

DUMMY

도로 여기저기에 부패가 진행돼 백골이 보이는 시신들이 눈에 띄었다.


백골 시신들이 늘어가자 레토나에 타고 선두로 가고 있던 신태성 대위에게서 무전이 왔다.


“사주 경계 철저히 할 것”


나는 몸을 돌려 뒤에서 따라오고 있는 두돈반을 바라보았다. 두돈반에 후탑하고 있는 인원들이 사주 경계를 위해 차 밖으로 사방에 총을 겨누고 있는 덕에 등에 가시가 돋은 고슴도치처럼 보였다. 순찰차 뒷좌석에서 곯아떨어진 영웅씨와 두돈반 뒤에서 사방으로 총을 겨눈 채 사주 경계를 하고 있는 군인들이 대조되어 웃음이 났다.


다시 몸을 돌려 앞을 보자 바닥 여기저기에 부패한 시신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부패 정도를 보면 최근에 죽은 좀비는 아닌 듯했다. 지금까지 처리해온 좀비들과는 눈에 띄게 부패 정도가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문득 좀비가 되면 부패가 느려지는지 궁금해졌다. 잡념에 빠져 그저 배경처럼 창밖을 바라보고 있는데 순찰차가 갑자기 정차하였다. 앞을 보니 레토나도 정차해있고 신태성 대위가 밖에 나와 주변을 둘러보고 있었다.


가연씨와 나는 차에서 내려 신태성 대위에게 다가갔다. 신태성 대위는 잔뜩 구겨진 표정으로 한 건물 옆 주차장으로 쓰이는 듯한 공터를 바라보고 있었다. 신태성 대위 옆에 서서 같은 곳을 바라보자 신태성 대위 표정이 왜 그리도 안 좋았는지 이해가 되었다.


공터에는 시체들이 줄지어 누워있고 벽에는 탄흔으로 보이는 움푹 파인 자국들이 즐비했다. 어느 영화에서 본 것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군인들이 포로들을 처형하던 장면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신태성 대위는 잠시 고민하더니 무전기에 대고 말했다.


“전원 차내에서 대기”


전원에 가연씨와 나도 포함되나 싶었는데 신태성 대위가 내게 말했다.


“가까이서 봐보죠..”


그렇게 가연씨와 신태성 대위 그리고 나는 끔찍한 장면밖에 떠오르지 않는 공터를 향해 걸어갔다. 가까이서 보니 확실히 두 번 보고 싶은 광경이었다. 시신들은 이미 부패를 시작해서 좀비가 처형된 것인지 사람이 처형된 것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시신을 한참 바라보던 가연씨가 말했다.


“만약 좀비였다면 이런 식으로 일렬로 세워서 처형하지 못했겠죠?”


신태성 대위가 맞장구쳤다.


“그렇죠.. 좀비를 줄 세울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나는 시신에서 눈을 떼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바닥에 탄피가 눈에 띄었다. 몇 개를 주워 신태성 대위에게 가져다 주자 신태성 대위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거.. 대구경탄인데요?.. 7.62mm 같은데..”


그러더니 본인의 K1 기관단총에서 탄알집을 뽑아 5.56mm 탄과 직접 비교해 주었다. 확실히 내가 주워온 탄피가 더 컸다. 옆에서 가만히 보고 있던 가연씨가 물었다.


“그런 총알과 그걸 쓰는 총은 어디서 구했을까요?”


나도 같은 의문이 들었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뜬금없이 7.62mm라니.. 신태성 대위는 골똘히 생각하더니 자신 없는 말투로 말했다.


“음.. 아마도 근처 공항에서 구한 게 아닐까요?”


공항이니까 경비대나 방공부대가 있을 것이니 충분히 총을 구할 수 있긴 할 것이다. 나는 확인차 신태성 대위에게 물었다.


“김포 공항에도 방공부대가 있나요?”


그러자 신태성 대위가 잠시 뜸을 들이더니 대답했다.


“공항이니까 있지 않을까요?.. 보직도 다르고 부대도 다르다 보니 정확하게는 모르겠네요..”


신태성 대위는 잠시 고민을 하더니 가연씨와 나에게 물었다.


“무장한 사람들이 생존자들이 말한 폭도인지 군인인지는 직접 확인해 보는 수밖에 없는데.. 지금 이대로 공항으로 가는 건 위험하겠죠?”


그러자 가연씨가 대답했다.


“네.. 만에 하나라도 폭도들이 무장을 하고 있다면 군인이나 경찰은 싫어할 것 같아요.”


그러더니 가연씨는 자신의 조끼에 적혀있는 경찰 마크를 손으로 가리켰다.


신태성 대위는 정찰을 해봐야겠다며 우리와 부대원들을 근처 학교를 점령하고 대기하도록 명령한 뒤 레토나를 타고 김포 공항으로 향했다.


강서구에 들어선 이후로 한 번도 좀비를 마주치지 못했기 때문에 우리는 다소 긴장이 풀려있었다. 그때 어디선가 여러 발의 총성이 울렸다.


나는 학교 옥상으로 뛰어올라가 소리가 어디서 나는지 가늠해보았다. 다행히 김포 공항 쪽은 아닌 듯했다. 2소대장도 뛰어 올라와 주변을 살피며 상황 파악을 하더니 P96K 무전기로 장병들에게 학교 실내를 벗어나지 않도록 명령했다.


나는 2소대장에게 말했다.


“다행히 총성이 공항 쪽에서 난건 아닌 거 같아요.”


그러자 2소대장이 대답했다.


“다행이네요! 일단 애들 은폐시켜놓고 상황을 지켜봐야겠습니다.”


우리는 총성의 출처도 그들의 인원수도 몰랐기 때문에 상황을 지켜보자는 2소대장의 말에 동의했다. 2소대장은 뒤늦게 뛰어 올라온 통신병의 수화기를 급하게 낚아채더니 신태성 대위에게 보고하기 시작했다. 신태성 대위 또한 총성을 듣고 걱정하던 차였는지 2소대장의 보고를 받고는 안심한 듯 2소대장을 격려한 뒤 계속해서 정찰을 이어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무전을 끊었다.


2소대장은 병사 몇 명을 옥상에 배치한 뒤 나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마침 학교 건물 수색을 마친 부사관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2소대장을 본 부사관 한 명이 걱정스러운 말투로 보고했다.


“건물 수색 결과 좀비나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직접 한번 확인해보실게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부사관을 따라 한 교실에 들어가자 그가 왜 걱정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교실에 책걸상은 없고 교실 한쪽 구석에 많은 양은 아니었지만 군용 마크가 찍혀있는 건빵 상자 몇 개와 뜯지 않은 생수통 여러 개가 정리되어 있었다.


2소대장은 얼굴이 굳어졌다.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있는 학교가 아무래도 폭도일지도 모르는 집단의 아지트 이거나 대피소 같은 개념으로 쓰이는 장소 같았다. 2소대장은 울상이 되어 고민하더니 결국 신태성 대위에게 보고하기로 결심하고 통신병에게 무전 수화기를 건네받았다.


2소대장의 보고를 받은 신태성 대위는 고민을 하는지 한참 동안 답이 없었다. 결국 2소대장이 무전기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려 할때즘 신태성 대위의 무전이 왔다.


무전 내용은 곧 정찰을 마치고 귀환할 테니 그때까지 은폐한 상태에서 사주 경계를 철저히 하고 있고 혹시 폭도들과 마주치면 가급적 교전을 지양하되 그들이 공격한다면 교전도 불사하라는 내용이었다.


2소대장은 울상이던 방금과 다르게 결의를 다진 듯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병사들을 불러 모았다. 모든 병사들과 간부들이 모이자 2소대장을 비장하게 말했다.


“현재 우리 위치가 폭도들이 이용하는 시설인 것으로 사료됩니다. 따라서 현 시간부로 언제든 폭도들과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다들 사주 경계 철저히 하고 만에 하나 폭도와 조우한 후 폭도들이 선제공격을 한다면 우리도 되갚음해 줄 예정이니 다들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도록 바랍니다.”


평소 장난스러운 2소대장의 모습이 아닌 결의에 찬 모습에 장병들은 다들 마른침을 삼키며 각자의 자리로 이동했다.


작가의말

힘든 일상 속의 단비 같은 공휴일인 한글날 입니다!


다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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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생존 - 조사(2) 20.10.29 261 4 8쪽
62 생존 - 조사 +2 20.10.25 271 4 8쪽
61 생존 - 후송 +2 20.10.22 275 6 9쪽
60 생존 - 김포 공항 포위(2) +4 20.10.18 311 7 10쪽
59 생존 - 김포 공항 포위 +7 20.10.15 326 6 9쪽
58 생존 - 김포 공항 +5 20.10.11 320 7 8쪽
» 생존 - 강서구 +4 20.10.08 382 6 8쪽
56 생존 - 생환 +3 20.10.04 336 8 8쪽
55 생존 - 반석 위에 지은 집 20.10.01 338 9 11쪽
54 생존 - 아파트 단지 +3 20.09.27 349 7 10쪽
53 생존 - 양천구 +2 20.09.24 348 8 7쪽
52 생존 - 도서관 +7 20.09.20 367 7 8쪽
51 생존 - 내기 +2 20.09.17 369 8 8쪽
50 생존 - 영등포 정리 +4 20.09.13 385 10 8쪽
49 생존 - 한강 +2 20.09.10 410 8 8쪽
48 생존 - 가족 +2 20.09.06 421 9 9쪽
47 생존 - 파출소 +4 20.09.03 397 8 8쪽
46 생존 - 영등포역 탈환 +3 20.09.02 407 8 8쪽
45 생존 - 징계위원회 +4 20.09.01 410 8 10쪽
44 생존 - 관료주의 +6 20.08.31 404 9 7쪽
43 생존 - 조사관 +2 20.08.30 395 8 7쪽
42 생존 - 의무대 소란 사건 +4 20.08.27 416 7 7쪽
41 생존 - 생존자 수색(2) +6 20.08.26 422 9 8쪽
40 생존 - 생존자 수색 +6 20.08.25 426 9 7쪽
39 생존 - 영등포역 +4 20.08.24 444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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