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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깨3 님의 서재입니다.

좀비: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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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리깨3
작품등록일 :
2020.07.01 00:40
최근연재일 :
2020.11.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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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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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4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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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 - 영등포역

DUMMY

누가 내게 어제 하루 계룡대에서 고생한 보람이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고속버스 터미널 내부는 아침부터 여기저기서 물밀 듯이 지원 온 여러 부대 장병들로 가득했다. 뭔지 모를 장비를 설치하는 장병들도 보였고 취사 장비를 옮기는 장병들도 눈에 띄었다.


나는 정신없는 실내에 군인들 틈바구니를 뚫고 지휘 통제실로 가서 신태성 대위를 찾았다. 신태성 대위는 무척이나 정신없어 보였다. 나는 간단한 아침 인사 겸 오늘 일정을 물어볼 생각을 접고 지휘 통제실 밖으로 나와 대합실에 앉아 분주한 군인들을 구경했다.


이제 보니 다들 방독면이나 보호의를 걸치고 있지 않았다. 많은 개선이 이루어진 것 같아서 무척이나 감회가 새롭고 거기에 일조한 기분이 들어 뿌듯했다. 멀리서 가연씨가 내게 걸어오고 있었다. 오랜만에 경찰복을 입은 그녀는 오늘따라 더 멋있어 보였다.


나는 가연씨에게 말했다.


“오랜만에 경찰복이네요? 무슨 일 있어요?”


그러자 그녀가 싱긋 웃으며 말했다.


“아니요. 그냥 돌려 입다 보니까 오늘은 근무복이네요.”


우리 둘은 나란히 앉아 꽁냥대기 시작하는데 멀리 지휘 통제실 입구에 어제 봤던 특수부대와 같은 전투복을 입은 군인들이 눈에 띄었다. 벌써 특수부대까지 투입한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었다. 금방이라도 서울을 좀비들로부터 탈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오늘 하루가 왠지 기대되는 와중에 지휘 통제실에서 나온 병사가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주무관님, 중대장님께서 찾으십니다.”


우리 호칭이 정해진 모양이다. 주무관이라니.. 공무원이 된 기분이다. 우린 곧바로 지휘 통제실로 향했다. 안에는 신태성 대위와 또 다른 선글라스를 쓴 대위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신태성 대위가 말했다.


“좋은 아침입니다. 이쪽은 특전사에서 오신..”


그러자 옆에 있던 특전사 대위가 말을 받았다.


“대위 박민웅입니다. 반갑습니다.”


그때 마침 영웅씨도 지휘 통제실로 들어왔다. 나는 영웅씨에게 박민웅 대위를 소개해 주었다.


민간인 3인방.. 혹은 주무관 3인방이 모이자 신태성 대위가 입을 열었다.


“오늘도 많이 바쁘실 예정입니다. 박민웅 대위의 팀과 함께 영등포에 다녀오셔야겠습니다.”


나는 신태성 대위에게 물었다.


“영등포에는 무슨 일로..?”


그러자 신태성 대위가 대답해 주었다.


“서쪽에 설치될 거점의 후보지로 영등포역이 결정돼서 특전사가 주도해서 정찰을 할 예정인데.. 길 안내해 주실 분도 필요하고 아무래도 좀비를 상대하는 실전 경험이 없으니 전문가분들이 붙어주셔서 노하우를 공유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일이야 얼마든지 환영이다. 우리는 기쁜 마음으로 특전사를 돕기로 했다. 이미 한번 해본 적 있기 때문에 자신감이 있었다. 그때 박민웅 대위가 말했다.


“오늘 작전 간에 개인 병기 사용을 허가받았기 때문에 빠른 작전 수행을 위해서 소음 병기를 사용할 예정입니다. 어제 시범 보여주신 총검술은 오늘 작전에는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어제 계룡대에 있었던 분이구나.. 소음 병기를 사용한다는 건 K7 소음기관단총을 사용한다는 말일까? 나는 영화에서나 보던 특수부대의 작전을 직접 옆에서 볼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우리는 아침식사를 마친 후 지휘 통제실 앞에 모였다. 특전사 대원들에게 임시 보호구를 만들어서 착용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그들이 제대로 착용했는지 확인까지 해주었다. 출발에 앞서 박민웅 대위는 대열을 설명해 주며 A자로 특전사 대원들이 우릴 감싸면 우리는 그 A자 안에 머물기로 약속을 했다. 내가 도리깨를 챙기자 박민웅 대위는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빠르게 정리하고 올 예정이라 챙기실 필요 없습니다.”


도리깨 없이 실외로 나가는 건 처음이라 내가 걱정하자 박민웅 대위는 주위를 둘러보더니 사스마타를 들어 내 손에 쥐여주었다. 그래.. 뭐라도 쥐고 있어야 마음이 든든해졌다.


영등포역까지 길 안내를 해줄 가연씨의 순찰차와 두돈반에 나눠서 올라탄 우리는 신태성 대위의 배웅을 받으며 영등포역을 향해 출발했다. 영등포역은 영등포 인근 최대 번화가였다. 번화가라면 생존자들은 접근을 피할 것이니 러너 걱정은 덜했지만 워커가 어마어마하게 많지 않을까 걱정되었다. 나는 걱정스러운 점을 가연씨와 영웅씨에게 말했다.


“워커가 어마어마하게 많을 것 같은데 총알은 넉넉하게 챙겨오셨을까요?”


그러자 가연씨가 너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그거 걱정되긴 하네요.”


영웅씨도 대답했다.


“그러게요.. 왜 장비를 못 챙겨오게 하지.. 갑옷과 검만 있으면 총알이 떨어져도 충분히 싸울 수 있을 텐데요.”


영웅씨의 갑옷과 검도 챙겨올 필요 없다며 굳이 말려서 영웅씨도 사스마타만 챙겨 맨몸으로 나옴 참이었다. 그 덕에 영웅씨는 시종일관 시무룩해 있었다.


영등포역 근처에 도착하자 역시나 길 위에는 수많은 워커들이 있었다. 워커들과 거리를 두고 주차를 한 우리가 차에서 내리자 두돈반에 타있던 특전사 대원들도 내리기 시작했다. 걱정되는 표정으로 박민웅 대위에게 다가갔지만 박민웅 대위는 워커들을 보며 자신만만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아까 말씀드린 대열 잊지 않으셨죠?”


자신만만한 것 보면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는 모양이다. 나는 박민웅 대위와 그의 팀원들을 믿기로 하고 걱정을 걷어 들이기로 했다. 가연씨와 영웅씨 그리고 내가 사스마타를 챙겨 대열 가운데로 모이자 특전사들은 수신호를 하더니 마치 한 몸처럼 전진하기 시작했다. 마치 승차감 좋은 차에 탄 기분으로 그들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다.


가운데 우리와 함께 서있는 박민웅 대위는 가운데서 모든 상황을 기계처럼 파악해 지시했다. 워커가 일정 거리 이상 다가오면 팀원에게 사살 명령을 내렸고 명령을 받은 대원은 일체 망설임도 없이 K7 소음기관단총을 이용해서 조용히 워커를 사살했다. 가슴에 두방 머리에 한방.. 마치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 같아 감탄이 나올 것만 같았다.


영등포 시민으로써 알고 있는 영등포역 내부 역사는 매우 복잡했다. 지상역사부터 지하역사까지 둘러봐야 하는 고된 임무였다. 그렇지만 특전사 팀은 거리낌 없이 빠르게 전진했다. 구석구석 수색해서 모든 워커를 처리하는 게 임무가 아니라 대규모 병력이 와서 구석구석 수색하기 좋게 전초를 닦는 임무였기 때문에 특전사 팀은 빠르게 지상역사를 정리하더니 지하로 내려갔다. 전기가 나가 불이 꺼지고 환기장치가 고장 난 어두운 지하역사는 악취와 열기로 불쾌함이 가득했다. 그렇지만 역시나 특전사 팀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들은 마치 이번 작전만을 위해 만들어진 기계처럼 움직였다. 내 걱정과 다르게 총알이 부족한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어느 정도 정리가 끝나자 우리는 지상으로 올라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박민웅 대위는 팀원들의 상태를 살피며 우리에게도 괜찮은지 물었다. 우리는 워낙 순식간에 여기저기 끌려다닌 탓에 정신이 없었다. 그렇지만 특전사 팀도 우리도 다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워낙 빠르게 영등포역 역사를 정리한 덕에 시간은 이제 막 점심시간을 넘은 시간이었다. 우리는 미리 챙겨온 전투식량을 꺼내 먹으며 담소를 나누었다. 이야기 주제는 영등포역 근처에 있는 대형 쇼핑센터였다. 가연씨가 말했다.


“여기 쇼핑센터에도 대형마트가 있는데.. 혹시 생존자들이 있지 않을까요?”


나도 이 부분에 의문이 있었다. 워낙 번화가이다 보니까 좀비들을 피해 사람들이 접근을 피하긴 했겠지만 결국 식량이 떨어진 사람들이 방문해서 가연씨의 생존자 집단 때처럼 마트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그때 우리 이야기를 듣던 박민웅 대위는 한 단어에 꽂혀버린 듯했다. 박민웅 대위가 중얼거렸다.


“생존자라..”


작가의말

아직 장염이 낫지 않은 관계로 하기로 한 일들이 많이 밀려있습니다.


마음이 무거운 하루입니다!

독자님들은 일이 밀리는 일 없이 순탄한 일주일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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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생존 - 후송 +2 20.10.22 276 6 9쪽
60 생존 - 김포 공항 포위(2) +4 20.10.18 311 7 10쪽
59 생존 - 김포 공항 포위 +7 20.10.15 327 6 9쪽
58 생존 - 김포 공항 +5 20.10.11 320 7 8쪽
57 생존 - 강서구 +4 20.10.08 382 6 8쪽
56 생존 - 생환 +3 20.10.04 336 8 8쪽
55 생존 - 반석 위에 지은 집 20.10.01 338 9 11쪽
54 생존 - 아파트 단지 +3 20.09.27 350 7 10쪽
53 생존 - 양천구 +2 20.09.24 348 8 7쪽
52 생존 - 도서관 +7 20.09.20 367 7 8쪽
51 생존 - 내기 +2 20.09.17 369 8 8쪽
50 생존 - 영등포 정리 +4 20.09.13 385 10 8쪽
49 생존 - 한강 +2 20.09.10 410 8 8쪽
48 생존 - 가족 +2 20.09.06 422 9 9쪽
47 생존 - 파출소 +4 20.09.03 398 8 8쪽
46 생존 - 영등포역 탈환 +3 20.09.02 407 8 8쪽
45 생존 - 징계위원회 +4 20.09.01 412 8 10쪽
44 생존 - 관료주의 +6 20.08.31 404 9 7쪽
43 생존 - 조사관 +2 20.08.30 395 8 7쪽
42 생존 - 의무대 소란 사건 +4 20.08.27 416 7 7쪽
41 생존 - 생존자 수색(2) +6 20.08.26 423 9 8쪽
40 생존 - 생존자 수색 +6 20.08.25 426 9 7쪽
» 생존 - 영등포역 +4 20.08.24 445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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