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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깨3 님의 서재입니다.

좀비: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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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리깨3
작품등록일 :
2020.07.01 00:40
최근연재일 :
2020.11.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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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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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생존 - 식량

DUMMY

알루미늄 배트를 위에서 아래로 있는 힘껏 내려찍었다.


워커는 고통을 못 느끼는지 그저 순간 힘이 빠져 풀석 주저앉더니 일어나질 못했다. 잡았다는 쾌감도 잠시 두개골을 깨부수면서 생긴 반동을 고스란히 받아낸 손은 무척이나 아팠다.


알루미늄 배트는 살짝 찌그러졌지만 아직 쓸만해 보였다. 하지만 몇 번이고 반복해서 사용한다면 내 손도 알루미늄 배트도 남아나질 않을 것 같았다. 기회가 된다면 무기부터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집 근처에 좀비는 제법 있었지만 다들 띄엄띄엄 떨어져 있었고 발이 느린 워커들 이였기 때문에 상대하기 힘들지 않았다.


목표는 집에서 200~300미터 떨어진 슈퍼마켓이였다. 정말 넘어지면 코 닿을 거리지만 초여름 날씨에 두꺼운 옷을 껴입고 팔다리에는 골판지로 만든 불편한 보호구까지 착용하고있으니 한걸음 한 걸음이 곤욕이었다.


목을 보호하려고 목에 둘러놨던 목베개를 벗어던졌다. 배트를 휘두를 때 거치적거리며 방해했기 때문이다.


어차피 느린 워커들 뿐이니 요리조리 잘 피해서 간다면 금방 도착하겠지만 오늘의 목표는 더블백 가득 음식과 생필품을 가져오는 것이기 때문에 돌아올 때를 생각해 가는 길에 좀비들을 최대한 제거해 놓을 필요가 있었다.


워커들을 상대하는 방법은 간단했다. 배트를 하늘 위로 쭉 들었다가 있는 힘껏 워커의 머리를 내려찍으면 워커들은 그 자리에 풀석 쓰러졌다.


간혹 나와 키가 비슷하거나 나보다 큰 워커가 있으면 일이 조금 복잡해졌다. 워커들은 대부분 목표를 향해 양팔을 쭉 뻗으며 다가오는데 나보다 키가 큰 워커들은 팔이 나보다 길어 잘못하면 잡힐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워커들의 부패해가는 팔뚝이 무슨 힘이 있을까 싶지만 굳이 내 목숨을 담보로 알고 싶지는 않았다.


다행히 슈퍼까지 오면서 처리한 워커들은 대부분 나보다 키가 작은 아주머니들이 대부분이었다. 몇몇 키가 큰 워커들은 팔을 먼저 부수어 머리를 치기 편하게 만든 후 옆으로 머리통을 후려갈겨 쓰러뜨렸다.


단순히 키 차이지만 한번에 쓰러뜨릴 수 있는 작은 워커들보다 양팔에 두 번 머리통에 한번 휘둘러야 하는 키 큰 워커들은 까다로운 적이었다.


슈퍼 앞에 도착했을때 나는 긴장해야 했다. 지금까지 어디로든 도망가기 쉬운 개활지에서 워커를 상대했지만 이제 불이 꺼진 실내로 들어가서 워커를 상대해야 했기 때문이다


슈퍼 문이 열려 있었기 때문에 다른 생존자가 안에 있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다른 생존자에게 적대적으로 행동할 이유도 마음도 없었지만 상대방은 어떨지 모르기에 최대한 조심해야 했다.


불이 꺼진 실내로 한 발짝 들어선 나는 공기의 흐름이 전혀 다름을 느꼈다. 실내는 신선식품이 부패하며 내뿜은 기분 나쁜 악취로 가득 차있었다. 나는 급하게 목에 두른 버프를 끌어올려 코를 덮었다. 모자에 청테이프로 감아놓은 플래시에 전원 버튼을 누르자 어두운 허공에 딸각하는 소리와 함께 각종 부패한 신선 식품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바닥은 핏자국과 그로 인해 생긴 발자국이 즐비해있었다.


이미 누군가 약탈을 한 것이 분명해 보였다. 그 말인 즉 안에 사람이 있을 수도 있고 최근에 감염되어 러너 단계인 상태로 있을 수도 있다.


이름부터 러너인 이 좀비들은 느릿느릿 한 워커와 달리 뛰어다닐 수 있고 모든 행동이 날랬다.


러너는 상대해 본적도 없을뿐더러 계획 단계부터 러너는 배제하고 오직 워커들만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러너를 상대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온몸에서 샤워하듯 땀이 흐르고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인해 배가 아파왔다.


손바닥에 난 땀을 바지춤에 닦고 배트를 꽉 쥐었다.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내디딜 때마다 코를 찌르는 악취가 심해졌다.


심장이 요동치고 본능은 나에게 어서 이곳에서 나가라고 소리 지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이제 정말 식량이 바닥났다. 오늘만 해도 먹은 게 하나도 없다.


나는 천천히 저장 식품이 있을 가게 깊숙한 곳으로 들어갔다. 아직까지 어느 좀비도 만나지 못한 건 어쩌면 생존자들이 안에 있는 좀비들을 처리해놓고 간 건 아닐까?


제발 내 예상이 맞길 기도하는 심정으로 가게 안을 수색해 나아갔다.


5분이면 전부 돌아봤을 작은 슈퍼였지만 구석구석 조심하며 워커들을 수색하느라 10분은 족히 걸린 것 같다.


다행히 어떤 워커도 러너도 내부에 없는 듯했다.


하지만 음식도 마찬가지였다.


매대는 폭격이라도 맞은 것 같이 어질러져 있었고 최우선 목표였던 통조림이나 레토르트 같은 보존식품들은 하나도 없었고 즉석밥 같은 상품들도 마찬가지였다. 하다못해 생쌀이라도 구할까 싶었지만 그마저도 없었다. 완전한 허탕이었다.


"씨발"


입에서 욕지거리가 나왔다.


나는 계산대로 가서 이곳저곳을 뒤져보았다. 분명 슈퍼에 올 때마다 계산대 점원 아주머니가 항상 라디오를 듣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는 라디오가 없었고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라디오를 챙겨오기로 한 것이었다.


라디오를 찾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는데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한참 작은 라디오였기 때문에 눈앞에 두고도 몰랐던 것이다.


라디오를 열어 건전지를 확인한 후 추가 건전지를 챙기려 하였지만 그마저도 완전히 털려 구할 수 없었다.


가게 밖을 나오자 숨쉬기는 한결 수월해졌지만 기분이 나아지진 않았다. 오랜 계획 끝에 실행한 식량 구하기는 완전 실패로 끝나는 듯했다.


내가 집에 틀어박혀있을 지난 한 달 동안 분명 약탈이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별다른 플랜B를 계획하진 않았다. 스스로의 안일함에 머리라도 벽에 쥐어박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대로 집에 돌아가야 하나 어떻게 해야 하나 판단이 서질 않았다.


그때 문득 건너편 건물에 조그마한 애완용품점이 눈에 들어왔다. 외관은 약탈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깨끗했고 가까이 다가가서 쇼윈도를 통해 본 내부도 깨끗했다.


문득 좋은 생각이 난 나는 조심히 유리 문을 열어 애견용품점 내부로 들어갔다.


내부 수색 결과 안에는 다행히도 어떠한 사람이나 좀비나 반려동물도 없었다.


매대에는 각종 애견용품과 사료들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내가 관심을 가진 건 습식 사료였다. 통조림으로 만들어진 습식 사료는 겉보기에도 훌륭한 보존식품 같아 보였다.


매대에 진열된 습식 사료들을 보이는 데로 더블백 안에 담았다. 육포같이 생긴 간식들도 거르지 않고 더블백 안에 담았다.


돌아오는 길은 크게 힘들지 않았다. 몇 마리의 워커가 골목에서 나온듯했다.


잡을 수 있는 걸 괜히 피해 가다가 무거운 짐 때문에 배수진을 치게 될 것을 염려해서 멀찌감치 짐을 내려놓은후 한 마리씩 쓰러뜨렸다. 워커는 혐오스럽긴 해도 신중하게 상대한다면 위험한 상대는 아니었다.


힘들었지만 큰탈 없이 집 앞까지 무사히 도착했다.


복병은 의외로 전기였다.


아파트에는 비상 발전기가 있기 때문에 엘리베이터 및 비상조명에는 전기가 공급되었지만 나는 비상 발전기를 정비할 줄 모르고 언제 비상 발전기가 꺼질지 모르기 때문에 엘리베이터에 덥석 타버리는 건 상당히 위험하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짐만 엘리베이터에 실어서 우리 집인 17층까지 올려보내고 나는 계단으로 17층까지 올라가기로 했다.


미련한 짓 같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게 없었다. 특히 누구 하나 도울 이 없는 세상이라면 말이다.


자칭 대좀비 보호구를 입고 계단을 오르려니 죽을 맛이었다. 사실 맨몸으로 올라도 힘들었을 것이다. 운동이라곤 군대에서 한 게 전부이고 군 전역 후 몇 년간 히키코모리로 외출을 피했던 터라 기초 체력마저 없었다.


몇 번을 쉬어가며 힘들게 17층에 도착한 나는 한참 전에 도착했을 짐들을 끌어내리고 집안에 들어왔다.


현관문이 잠기자 비로소 나는 안전해졌다.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좀비:전문가는 매주 월 수 금 연재 될 예정입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 7/2(목) 읽기 편하시게 문단을 나누어 보았습니다.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확인 후 수정 및 추후에 참고하여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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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생존 - 김포 공항 포위(2) +4 20.10.18 312 7 10쪽
59 생존 - 김포 공항 포위 +7 20.10.15 327 6 9쪽
58 생존 - 김포 공항 +5 20.10.11 321 7 8쪽
57 생존 - 강서구 +4 20.10.08 382 6 8쪽
56 생존 - 생환 +3 20.10.04 338 8 8쪽
55 생존 - 반석 위에 지은 집 20.10.01 338 9 11쪽
54 생존 - 아파트 단지 +3 20.09.27 350 7 10쪽
53 생존 - 양천구 +2 20.09.24 348 8 7쪽
52 생존 - 도서관 +7 20.09.20 368 7 8쪽
51 생존 - 내기 +2 20.09.17 370 8 8쪽
50 생존 - 영등포 정리 +4 20.09.13 386 10 8쪽
49 생존 - 한강 +2 20.09.10 411 8 8쪽
48 생존 - 가족 +2 20.09.06 422 9 9쪽
47 생존 - 파출소 +4 20.09.03 398 8 8쪽
46 생존 - 영등포역 탈환 +3 20.09.02 407 8 8쪽
45 생존 - 징계위원회 +4 20.09.01 412 8 10쪽
44 생존 - 관료주의 +6 20.08.31 405 9 7쪽
43 생존 - 조사관 +2 20.08.30 395 8 7쪽
42 생존 - 의무대 소란 사건 +4 20.08.27 417 7 7쪽
41 생존 - 생존자 수색(2) +6 20.08.26 423 9 8쪽
40 생존 - 생존자 수색 +6 20.08.25 427 9 7쪽
39 생존 - 영등포역 +4 20.08.24 446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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