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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깨3 님의 서재입니다.

좀비: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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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리깨3
작품등록일 :
2020.07.01 00:40
최근연재일 :
2020.11.01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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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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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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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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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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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생존 - 도서관

DUMMY

다들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나는 확신이 있었다. 나는 군 생활을 통해서 독서라는 취미를 얻게 되었다. 독서를 할 때면 주변의 상황을 잊고 책에 빠져들었다. 오랜 시간 독서라는 취미가 사랑받아 온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분명 병사들의 잉여시간에 독서나 기타 흥미로운 일을 할 수 있게 해준다면 이상하고 비윤리적인 내기를 할 정신머리나 시간이 없을 것이다.


내 나름대로 나의 군 생활에서 독서가 얼마나 큰 힘이 되었는지 그리고 병사들에게 독서를 권하면 어떤 효과가 있을지 열심히 설명하자 신태성 대위와 행보관이 웃기 시작했다. 그럴 리 없지만 순간 내 주장이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는 건가 싶었지만 가연씨도 따라서 웃기 시작하자 적어도 나쁜 이유로 웃는 건 아니겠거니 싶었다.


내 이야기를 끝까지 다 들은 신태성 대위가 물었다.


“독서 좋죠.. 그렇데 한두 권으론 어림도 없을 텐데 어디서 그 많은 책을 구할까요?”


영등포에서 오래 살았기 때문에 서점과 도서관의 위치는 빠삭했다.


“근처 대형 쇼핑센터에 서점이 있고 며칠 전 구조활동을 끝낸 구역에 도서관이 있어요. 다만 대형 쇼핑센터에는 러너들이 있으니 아무래도 도서관을 이용하는 게 더 안전할 겁니다.”


행보관이 말했다.


“다 계획이 있으셨군요?”


나는 멋쩍게 웃으며 미소로 대답했다.


신태성 대위가 말했다.


“병사들에게 책을 읽게 하면 비윤리적인 내기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분 계십니까?”


가연씨와 영웅씨가 손을 들어주었지만 소대장들과 행보관은 손을 들지 않았다. 아무래도 내 주장이 너무 터무니가 없었나?..


그때 행보관이 손을 들며 말했다.


“무턱대고 아무것도 못하게 하는 것보단 좋은 생각인 거 같습니다. 시도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자 소대장들도 같은 생각인지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들었다. 신태성 대위도 손을 들며 말했다.


“그럼 만장일치로 찬성이 나왔으니 시도해보도록 합시다.”


가까운 서점은 러너들 때문에 위험했기에 며칠 전 구조 활동을 하며 좀비들을 정리한 구역에 있는 도서관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가연씨와 영웅씨 그리고 행보관과 내가 함께 순찰차를 타고 도서관으로 향했다.


길가에 있는 좀비들만 정리하였기 때문에 건물 내부에 좀비가 있을 수 있었다. 우리는 가연씨와 나 그리고 영웅씨와 행보관, 이렇게 2개 조로 나누어져 건물을 수색했다.


군 전역 후 줄곧 히키코모리로 지냈을 때 편의점과 함께 유일하게 방문하던 곳이었다. 내부 구조는 빠삭했다.


다행히도 건물 내부에는 좀비가 없는 듯했다. 아무래도 구조 활동을 하면서 길가를 정리할때 난 총성에 좀비들이 총성을 쫓아 건물 밖으로 나간 모양이다.


건물 수색이 끝나자 우리는 1층 로비에서 모여 4층에 있는 자료실로 향했다. 올라가는 길에 행보관이 말했다.


“여기 있는 책들을 다 영등포역으로 옮기려면 정말 힘들겠네요.”


마침 나도 행보관이 말하던 문제에 대해 생각하던 중이었다. 나는 내가 군 생활 중 부대에서 희망자를 모아서 주말마다 부대 밖에 있는 민간 도서관을 이용했던 것을 생각하며 말했다.


“아무래도 책을 옮기기보다 사람을 옮기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내 말을 들은 행보관이 대답했다.


“그것도 좋은 방법이네요.”


자료실에 있는 책들의 양은 작은 동네 도서관 치고 어마어마했다. 잘 분류되어 있는 책들을 보고 있자니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단 책뿐만 아니라 영화 DVD들도 잘 분류되어 있었다.


자료실 내부에 좀비가 있는지 확인을 마치자 각자 홀린 듯 자신이 흥미 있는 분야의 책들이 꽂힌 서가로 가 한동안 각자 책을 골랐다. 정신 차려보니 내 손에는 소설만 5권이 들려있었다. 문득 이러면 늦게 온 사람들이 흥미로운 책을 못 찾게 되는 게 아닐까 싶어 욕심을 덜고 한 권만 챙겨가기로 마음먹었다.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각자 마음에 드는 책 한두 권 정도 골라서 모여들었다. 어느새 사람들의 눈빛이 생기발랄해져 초롱초롱한 느낌이 들었다. 각자 흥미 있는 분야에서 책을 고르다 보니 호기심과 열정이 불타는 모양이다. 좋은 현상이다.


처음에는 도서관을 수색하고 상태만 확인하고 영등포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각자 책을 고르느라 조금 늦어졌다. 나는 신태성 대위와 소대장들이 걱정할 것을 염려해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다들 얼추 모이자 내가 얼른 돌아가자고 재촉하였다.


영등포역에 도착하자 아니나 다를까 신태성 대위가 무슨 일 있었냐며 걱정하고 있었다. 책을 고르느라 늦었다고 이실직고하며 사과하자 신태성 대위가 웃으며 넘어가 주었다.


다시 지휘 통제실에 모인 우리는 회의를 시작했다. 나는 생각보다 책의 양도 많고 정리도 잘 되어있어서 무턱대고 책을 영등포역으로 옮기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희망자를 모아서 매주 1회씩 방문하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다들 괜찮은 생각이라 말했지만 신태성 대위가 내 주장에 반박했다.


“희망자만 뽑으면 독서에 흥미가 없는 병사들은 계속해서 이상한 내기의 악순환을 반복할 것입니다. 저는 가급적이면 모든 병사가 이 활동에 참여했으면 합니다.”


그러자 2소대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그럼 소대별로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소대장들이나 소대 대표 병들이 가위바위보를 해서 순서를 정해서 소대별 순서대로 로테이션으로 다녀오면 전력 공백도 나지 않고 모든 병사들이 도서관에 방문할 수 있게 됩니다.”


나는 2소대장의 아이디어가 괜찮게 느껴졌다. 나는 2소대장의 아이디어에 찬성한다며 목소리를 냈다. 그러자 사람들도 저마다 찬성한다는 의사를 표출했다.


신태성 대위가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2소대장의 생각대로 한번 실시해봅시다.”


신태성 대위는 실천이 빠른 사람이었다. 회의를 마치자마자 병사들을 모아서 오늘 결정된 사항들을 병사들에게 전파해 주었다. 그러면서 소대장들을 모아서 가위바위보를 시켰다. 정해진 순서는 1소대 3소대 2소대 순이었다.


심심하던 차에 밖으로 나간다고 좋아하는 병사들도 있었고 내심 귀찮아하는 병사들도 있었다. 기대되는 점은 귀찮아하던 병사들도 막상 도서관에 가서 책들을 보면 호기심과 흥미로움에 반짝이는 눈빛이 돼서 돌아오지 않을까 싶은 점이었다.


그리고 역시나 내 기대가 맞았다. 도서관에 다녀온 1소대원들의 호기심과 흥미로움으로 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간부 몇 명도 흥미로워하며 도서관으로 출발하는 3소대를 따라가기도 했다.


독서가 비록 모든 것을 해결해 주는 만능 해결사는 아니지만 잔혹하고 힘든 현실에서 병사들에게 잠시나마 위안을 주는 소중한 존재라는 것, 그로 인해 병사들이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다는 점은 명백한 사실일 것이다.


나는 대합실 여기저기 앉아 각자 가져온 책을 읽고 있는 1소대원들을 바라보며 괜스레 흡족한 기분이 들어 미소가 지어졌다. 옆에서 말없이 나를 바라보던 가연씨는 그런 내 모습이 재미있었는지 미소 지으며 나를 끌어안아주었다.


작가의말

어쩌다 보니 독서 권장 에피소드가 되어버렸네요..


이번 에피소드는 제 독서에 대한 경험담이기도 합니다.


군 생활 중 인간관계에 신물이나 많이 지치고 힘들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때 자대 배치 후 꾸준히 해오던 독서가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단순히 지식을 주는 것을 넘어서 독서를 할 때만큼은 주변의 저를 괴롭게 하는 것들로부터 저를 분리 시켜 주었으며, 흥미롭고 재미있는 이야기는 지겹도록 흘러가지 않는 국방부의 시계를 조금이라도 빨리 흘러가게 도와주기도 하였습니다.


다만 이번 에피소드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단순히 독서뿐만 아니라 병사들이 즐길 수 있는 DVD나 게임기 등을 구해다 주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제 필력이 부족해 단순히 독서만을 강조하게 된 점 참 아쉽습니다..


독자님들 힘들고 바쁘신 와중에도 좀비:전문가를 통해 잠시나마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좋은 하루 보내세요!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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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7

  • 작성자
    Lv.35 아임개미
    작성일
    20.09.21 08:06
    No. 1

    재미있게 잘 보고있어요!! 저는 군에서 독서보다는 공부를 억지로 하게 되더라구요ㅋ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도리깨3
    작성일
    20.09.21 16:18
    No. 2

    그 힘들다는 군대에서 공부하기를 하시다니.. 의지가 강하신 분이군요! 저도 공부해보겠다고 도전했다가 결국 포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재미있게 보고계시다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b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명원연참
    작성일
    20.09.21 14:05
    No. 3

    킹정 역시 시간때울때는 독서지 난저기서 마션 아르테미스 한건사나 아니면 좀비아포칼립스책들고나온다 ㄹㅇ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도리깨3
    작성일
    20.09.21 16:19
    No. 4

    독자님! 저랑 취향이 비슷하신가봐요! 저도 좀비 아포칼립스 책을 고를 것 같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b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명원연참
    작성일
    20.09.21 19:09
    No. 5

    아니면 만약있으면 중세 창술이라도 챙겨야지 총에 총검꽃으면 단창이깐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35 아임개미
    작성일
    20.09.22 01:43
    No. 6

    저 간부여서 주특기랑, 병기본이랑, 규정 및 군인기본법 공부요ㅋㅋㅋㅋㅋ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도리깨3
    작성일
    20.09.22 12:20
    No. 7

    군 간부이신가 보네요! 늘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시는 군인분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재미있는 이야기로 보답할테니 일이 고될때 한번씩 찾아주세요! 항상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b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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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생존 - 조사(2) 20.10.29 261 4 8쪽
62 생존 - 조사 +2 20.10.25 272 4 8쪽
61 생존 - 후송 +2 20.10.22 276 6 9쪽
60 생존 - 김포 공항 포위(2) +4 20.10.18 312 7 10쪽
59 생존 - 김포 공항 포위 +7 20.10.15 327 6 9쪽
58 생존 - 김포 공항 +5 20.10.11 321 7 8쪽
57 생존 - 강서구 +4 20.10.08 382 6 8쪽
56 생존 - 생환 +3 20.10.04 336 8 8쪽
55 생존 - 반석 위에 지은 집 20.10.01 338 9 11쪽
54 생존 - 아파트 단지 +3 20.09.27 350 7 10쪽
53 생존 - 양천구 +2 20.09.24 348 8 7쪽
» 생존 - 도서관 +7 20.09.20 368 7 8쪽
51 생존 - 내기 +2 20.09.17 369 8 8쪽
50 생존 - 영등포 정리 +4 20.09.13 385 10 8쪽
49 생존 - 한강 +2 20.09.10 410 8 8쪽
48 생존 - 가족 +2 20.09.06 422 9 9쪽
47 생존 - 파출소 +4 20.09.03 398 8 8쪽
46 생존 - 영등포역 탈환 +3 20.09.02 407 8 8쪽
45 생존 - 징계위원회 +4 20.09.01 412 8 10쪽
44 생존 - 관료주의 +6 20.08.31 405 9 7쪽
43 생존 - 조사관 +2 20.08.30 395 8 7쪽
42 생존 - 의무대 소란 사건 +4 20.08.27 416 7 7쪽
41 생존 - 생존자 수색(2) +6 20.08.26 423 9 8쪽
40 생존 - 생존자 수색 +6 20.08.25 426 9 7쪽
39 생존 - 영등포역 +4 20.08.24 445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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