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도리깨3 님의 서재입니다.

좀비:전문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완결

도리깨3
작품등록일 :
2020.07.01 00:40
최근연재일 :
2020.11.01 23:00
연재수 :
64 회
조회수 :
42,181
추천수 :
871
글자수 :
200,506

작성
20.10.04 23:00
조회
336
추천
8
글자
8쪽

생존 - 생환

DUMMY

신태성 대위는 자신이 우리 민간인 3인방을 위험한 빠뜨린 장본인이라며 과하게 미안해했다.


사실 우리를 위험에 빠뜨린 것은 신태성 대위가 아닌 우리의 안전불감증이었다. 기껏 해봐야 워커라는 생각에 계획도 없이 무작정 덤벼들었다가 불어난 워커의 수에 사지에 내몰려 급하게 잡은 동아줄이 썩은 동아줄이었을 뿐이었다.


나는 오히려 미치광이 사이비 교주로부터 쫓기던 상황에서 신태성 대위의 얼굴을 보자 그를 꼭 껴안고 싶었을 정도였다. 앞뒤 자르고 꼭 안아주고 싶었다는 말을 해주자 신태성 대위에게 해주자 신태성 대위는 비로소 실소를 보이며 죄책감에 잔뜩 구겨졌던 얼굴을 폈다. 가연씨는 신태성 대위에게 부럽다며 농담을 날렸다.


나는 가연씨와 아파트를 돌아보며 혹시나 낙오된 사람들이 없는지 확인하고 오겠다고 말했지만 신태성 대위는 구조 활동을 위해 좀비를 사살하면서 난 총성에 좀비들이 더 몰려올 것이라며 우리를 만류했다.


어쩔 수 없이 순찰차로 돌아가 휴식을 취하며 군인들과 생존자들이 영등포역으로 출발할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렸다.


마침 순찰차 옆에 있던 아파트 현관문에서 나오던 생존자들중 한명이 우리에게 다가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처음에 아는 사람인가 싶었는데 다름 아니라 우리에게 도망갈 길을 알려주고 냄비를 두드려 좀비를 유인한 중년 남성이었다. 옆에는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들도 함께 있었다.


내가 감사 인사를 하자 다친 곳은 없는지 물어봐 주고 구조하러 와줘서 고맙다며 인사를 한 뒤 가족들을 이끌고 군인들의 통제를 받아 내 시야에서 사라졌다.


구조된 생존자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았다. 사이비 교주에 포섭된 광신도들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하긴 아무리 세상이 끔찍하게 무너져 내렸다 한들 고작 2달 사이에 평범한 사람들이 사이비 교주의 광신도가 될 리 없었다.


하지만 내 생각이 무색하게 구조를 거부한 사람들은 사이비 교주와 친밀하게 지내던 사람들로 세상이 무너진 2달 사이에 정말로 사이비에 흠뻑 빠져버린 사람들이었다. 이 사람들은 정말로 우리를 사탄 마귀의 로마군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다행히 그 수가 많지 않고 노약자나 어린아이들은 없었다. 하지만 이 소름 끼치는 집단도 관리 대상이 되어 일주일에 한 번은 방문하며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는 사실에 순간 짜증이 났다. 그렇지만 어쩌겠는가 그들도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이런저런 상념에 빠져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데 신태성 대위가 걸어오더니 내 어깨를 주물러주며 내 상태를 확인했다.


“한씨, 괜찮은 거 맞아요?”


나는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괜찮아요. 잡생각 좀 하느라 하하..”


신태성 대위는 가연씨에게 출발하자고 말했다. 순찰차를 선두로 우리는 너무 빠르지 않은 속도를 유지하며 영등포역으로 향했다. 영등포역에 도착하자 영등포역 앞 도로에 수많은 버스들이 눈에 띄었다. 저 버스들은 원래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대기하다가 각 난민 수용소로 생존자들을 호송하는 버스들인데 아마도 신태성 대위가 많은 사람들을 한 번에 이동시키기 위하여 지원 요청을 한 모양이다.


순찰차를 구석에 주차해놓고 지휘 통제실로 향했다. 우리 민간인 3인방을 본 행보관과 1소대장은 도착한 생존자들을 통제하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나는 지휘 통제실 구석 의자에 털썩 앉아 가연씨에게 옆에 앉기를 권했다. 영웅씨는 슬쩍 우리 눈치를 보더니 샤워를 하고 숙소에서 쉬어야겠다는 말을 하며 자리를 피해주었다. 고맙긴 하지만 한편으론 ‘지휘 통제실에서 우리 둘이 뭐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가연씨는 아닌가 보다 내 손을 가져다가 깍지를 끼더니 내게 기대어 물었다.


“한씨, 아까 어땠어요?”


좀비에게 둘러싸여 죽을뻔했을 때를 묻는 것일까? 아니면 소름 끼치는 사이비 교주의 이야기를 묻는 것인가? 어떤 물음이었어도 대답은 같았다.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무서웠어요..”


그러자 가연씨가 내 어깨에 기대었던 머리를 휙 들더니 놀란 표정으로 나를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


가연씨는 무섭지 않았나? 나 혼자 오버하는 것인가? 나는 순간 머리가 복잡해져 아무 대답 없이 가연씨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가연씨가 말했다.


“나는 한씨 옆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한씨 옆에 있으면 세상 무서울 게 없더라고요. 내 겁을 한씨가 다 가져가 나보다.”


가연씨는 장난스럽게 대답하고 손깍지를 풀더니 양손으로 내 머리를 당겨 나를 품에 안아주었다. 나를 소중한 물건처럼 꼭 안아주는 이런 스킨십은 살면서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금세 마음이 편안해지더니 이내 아직 남아있던 긴장감까지 몸에서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잠시 그렇게 가연씨 품에 안겨 가연씨의 심장박동 소리를 듣고 있는데 별안간 지휘 통제실 문이 벌컥 열렸다.


나는 너무 놀라서 앉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가연씨도 덩달아 한 발짝 늦게 벌떡 일어나자 지휘 통제실로 들어오던 신태성 대위가 깜짝 놀라 토끼 눈이 되어 우릴 바라보았다.


신태성 대위가 대충 무슨 일인지 눈치챘는지 농담을 했다.


“어떻게.. 자리를 좀 비워드릴까요?”


나는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태연하게 말해다.


“아뇨! 지휘 통제실인데.. 지휘관께서 계셔야죠..”


신태성 대위는 테이블 건너편에 앉더니 가연씨와 나에게 말했다.


“생존자들을 심문하다 보니 특이사항이 있더라고요? 공통적으로 무슨 사이비 종교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어떤 분 말씀으로는 여러분들도 위험할뻔했다고 하던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그러고 보니 신태성 대위가 우리가 사이비 교주한테 잡혔던 사실을 알 리가 없었다. 나는 신태성 대위에게 오늘 오전에 있었던 일을 최대한 자세히 말해주었다.


소음에 좀비들이 몰려 궁지에 몰렸던 이야기부터 생존자들의 도움으로 좀비들로부터 도망친 이야기.. 그런데 알고 보니 우리를 도와준 생존자들이 사이비 교주 아래에 있던 사람들이었고 사이비 교주가 우리를 사탄 마귀로 몰아가며 죽이려 했지만 이성적인 생존자들이 사이비 교주의 말을 듣지 않아 목숨을 구한 상황까지 말해주었다.


신태성 대위는 우리 이야기를 듣더니 황당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게 오늘 오전에 다 일어난 일이라고요?!”


신태성 대위는 자책하며 말했다.


“제가 너무 안일했었어요. 여러분만 먼저 출발시키는 게 아니었는데..”


가연씨는 신태성 대위를 위로하며 말했다.


“신태성 대위님 잘못 아니에요. 위험하다고 생각되었으면 우리가 알아서 거절했겠죠. 요즘 워낙 승승장구하다 보니 우리가 너무 세상을 만만하게 생각한 거 같아요.”


신태성 대위는 사이비 집단에 방문하여 특이사항을 확인하는 작업에서 우리 민간인 3인방을 빼주고 무장한 장교급 간부를 보내는 것으로 결정하여 우리를 배려해 주었다.


저녁 회의 때 신태성 대위는 생존자들을 심문한 결과를 공유하며 앞으로 있을 구조 작전에 있어서 위험할 만한 상황들을 주의시키며 강서구에 있다는 폭도들에 대해 말해주었다.


작가의말

어느덧 길었던 추석 연휴가 끝나고 월요일이네요!


다들 월요병으로 힘드시겠지만 이번 주 금요일은 공휴일인 한글날 입니다!

한 주 동안 힘내시고 저는 이번 주 금요일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좀비:전문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주기 변경 안내 20.09.06 97 0 -
공지 좀비:전문가가 일반 연재로 승급되었습니다! 20.08.21 110 0 -
공지 분량에 관하여 사과드립니다. +4 20.07.28 168 0 -
공지 저녁 11시에 업로드 됩니다! 20.07.13 341 0 -
64 생존 +7 20.11.01 404 5 7쪽
63 생존 - 조사(2) 20.10.29 261 4 8쪽
62 생존 - 조사 +2 20.10.25 272 4 8쪽
61 생존 - 후송 +2 20.10.22 276 6 9쪽
60 생존 - 김포 공항 포위(2) +4 20.10.18 312 7 10쪽
59 생존 - 김포 공항 포위 +7 20.10.15 327 6 9쪽
58 생존 - 김포 공항 +5 20.10.11 321 7 8쪽
57 생존 - 강서구 +4 20.10.08 382 6 8쪽
» 생존 - 생환 +3 20.10.04 337 8 8쪽
55 생존 - 반석 위에 지은 집 20.10.01 338 9 11쪽
54 생존 - 아파트 단지 +3 20.09.27 350 7 10쪽
53 생존 - 양천구 +2 20.09.24 348 8 7쪽
52 생존 - 도서관 +7 20.09.20 368 7 8쪽
51 생존 - 내기 +2 20.09.17 369 8 8쪽
50 생존 - 영등포 정리 +4 20.09.13 385 10 8쪽
49 생존 - 한강 +2 20.09.10 411 8 8쪽
48 생존 - 가족 +2 20.09.06 422 9 9쪽
47 생존 - 파출소 +4 20.09.03 398 8 8쪽
46 생존 - 영등포역 탈환 +3 20.09.02 407 8 8쪽
45 생존 - 징계위원회 +4 20.09.01 412 8 10쪽
44 생존 - 관료주의 +6 20.08.31 405 9 7쪽
43 생존 - 조사관 +2 20.08.30 395 8 7쪽
42 생존 - 의무대 소란 사건 +4 20.08.27 416 7 7쪽
41 생존 - 생존자 수색(2) +6 20.08.26 423 9 8쪽
40 생존 - 생존자 수색 +6 20.08.25 426 9 7쪽
39 생존 - 영등포역 +4 20.08.24 445 8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