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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깨3 님의 서재입니다.

좀비: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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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도리깨3
작품등록일 :
2020.07.01 00:40
최근연재일 :
2020.11.01 23:00
연재수 :
6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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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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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
글자수 :
20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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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7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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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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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생존 - 아파트 단지

DUMMY

이른 새벽임에도 영등포역은 부산스러웠다.


조기 기상한 군인들이 바쁘게 움직이며 수많은 생존자들을 받을 준비를 하였다. 생존자들을 영등포역까지 실어 온 후에 간단한 의무 체크를 하고 브라보 중대가 담당하고 있는 강남 고속버스 터미널로 보내는 간단한 일이었지만 사람을 상대하다 보면 항상 문제가 생기기 나름이었다. 신태성 대위는 그런 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신태성 대위는 너무 바빠 보여 말 걸기가 미안한 수준이었다. 가연씨와 나는 빠르게 환복을 한 후에 지휘 통제실에서 대기를 했다. 아마도 우리가 필요하면 신태성 대위가 지휘 통제실부터 들를 것이기 때문이다. 영웅씨도 늦지 않게 지휘 통제실로 들어와 얌전히 신태성 대위가 호출을 하기를 기다렸다. 오늘따라 유독 영웅씨가 입은 갑옷이 반짝반짝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신태성 대위는 뛰어 들어오다시피 지휘 통제실로 들어오다 우리 민간인 3인방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신태성 대위는 우릴 보며 말했다.


“어이쿠.. 벌써 오셨어요? 마침 찾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신태성 대위가 무슨 말을 할지 기다렸다. 신태성 대위는 우리에게 아침식사가 오면 식사를 마치고 본대보다 먼저 아파트 단지로 향해서 생존자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게 통제해달라고 부탁했다. 혹여나 군인들이 아파트 단지에 있는 좀비들을 정리하는 와중에 생존자를 오인사격하는 일이 없게끔 하려는 조치였다.


물론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처음에는 위험하게 우리끼리 가란 말인가 싶었다. 그렇지만 이제 신태성 대위에게도 우리 민간인 3인방에게도 더 이상 좀비가 예전처럼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다. 조심만 한다면 쉽고 간단하게 처리할 수 있는 그저 귀찮은 상대였을 뿐이었다. 새삼스레 좀비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을 체감하며 신태성 대위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우리는 신태성 대위의 부탁대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신태성 대위에게 출발 보고를 한 후에 양천구의 아파트 단지로 향했다. 아파트 단지로 향하는 길은 어제와 별다를 것 없이 조용하고 깨끗했지만 아파트 단지는 어제 총성과 확성기로 인한 소음의 영향으로 워커들이 제법 있었다.


아직 이른 아침이었지만 어차피 머지않아 본대가 도착하여 작전이 시작되면 시끄러운 총성에 생존자들이 깰 것이었기 때문에 단잠을 자고 있을 생존자들에게 미안하지만 순찰차에 달려있는 확성기를 이용해 방송을 하기로 했다.


가연씨는 짓궂은 표정으로 내게 확성기를 쓰는 방법을 알려주며 마이크를 건넸다. 나는 잠시 주저하다가 머릿속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리하고 마이크에 달려있는 버튼을 누르고 방송을 하기 시작했다.


“생존자 여러분 잠시 후 구조대가 도착할 예정입니다. 좀비들을 소탕한 후 구조작전이 진행될 예정이니 절대 집 밖으로 나오지 마시고 반드시 집안에 머물러 주시기 바랍니다.”


예상하자면 이제 잠에서 깬 생존자들은 내가 한 방송을 제대로 못 들었을 것이다. 나는 차에 있는 시계를 보며 1분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1분 후 나는 다시 처음 했던 말을 반복하였다. 앞으로 몇 번 더 반복하고 나면 방송을 놓친 생존자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방송을 하는 사이에 소음을 따라 다가온 워커들이 제법 되었다. 우리는 이 워커들을 우리가 소탕해야 할지 본대가 도착할 때까지 물러나 있어야 할지 고민하다 그냥 우리끼리 천천히 정리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가연씨가 차에서 내려 영웅씨가 타고 있는 뒷좌석 문을 열어주자 영웅씨는 기다란 롱소드를 휘두르며 차 밖으로 튀어나왔다.


영웅씨가 워커들을 그야말로 도륙 내고 있는 동안 영웅씨 반대편에서 나타난 워커는 가연씨가 권총을 이용해 사살하기 시작했다. 안내 방송도 했고 총성까지 울렸으니 생존자들은 확실히 잠에서 깨서 상황을 살피고 있을 것이다.


총소리가 잠잠해지자 나는 차로 돌아가 다시 했던 말을 반복하며 방송을 하였다. 베란다로 나와 우리 민간인 3인방을 지켜보는 생존자들도 생겼다. 이제 대부분의 생존자들이 우리의 방송을 들었을 것이다. 나도 차에서 몇 발자국 벗어나 우리에게 다가오는 워커들을 도리깨를 휘둘러 처리하기 시작했다.


총성에 근방의 워커들이 더 모이기 시작했다. 슬슬 본대가 와주길 바라며 장갑차의 요란한 소리가 들리지 않을까 귀를 기울였지만 주변은 쥐 죽은 듯 조용하였다. 영웅씨가 차로 돌아와 투구를 벗더니 뒷좌석에 실어둔 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상기된 얼굴로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한씨, 신태성 대위님은 언제쯤 오실까요?”


나도 그것이 궁금했다. 최초로 방송을 하고 시간이 제법 지난 것 같은데 신태성 대위와 본대는 감감무소식이었다. 좀비를 소탕하면서 나는 소리에 좀비들은 점점 불어나기 시작했다. 분명 어제는 좀비들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고민 없이 방송을 하고 사격을 한 것인데 슬슬 우리가 감당하기 버거운 수로 좀비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영웅씨와 나는 차에서 조금 떨어져 권총 사격을 하고 있는 가연씨에게 가서 가연씨가 사격을 잠시 멈추게 했다. 나는 가연씨와 영웅씨에게 말했다.


“좀비 수가 너무 불어났는데요? 슬슬 우리끼리 론 감당하기 힘들 것 같은데..”


그러자 가연씨가 대답했다.


“그러게요.. 어제는 이 정도가 아니었는데”


영웅씨는 여전히 땀에 흠뻑 젖어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이었다. 무적이나 다름없던 영웅씨도 머릿수 앞에서는 무력했다.


아무래도 본대가 늦어지는 게 이상해 시계를 확인해보니 우리가 아파트 단지에 도착하고 30분이 체 지나지 않았다. 아무래도 조급한 마음에 시간이 제법 지났다고 착각한 모양이다.


장갑차와 군용 차량들을 최대한 가용하기로 하였으니 분명 준비하고 이동하는 데 제법 시간이 걸릴 것이다. 아마 신태성 대위도 그것 때문에 우리를 먼저 보내서 생존자들을 통제하고 있게 한 것이 아닐까..


다만 신태성 대위도 우리 민간인 3인방도 예상을 못 한 것은 총성에 이끌려 멀리서부터 걸어올 워커들이었다. 순식간에 불어난 워커들의 수는 근방 워커들은 전부 아파트 단지에 들어온 머릿수였다. 우리는 슬슬 뒤로 빠져나가 본대에 합류해서 함께 와야 하지 않을까 이야기를 하는데 어느새 우리가 순찰차를 타고 들어온 입구에도 워커들이 포진한 것이 눈에 띄었다.


퇴로가 막혔다. 상황이 안 좋은 쪽으로 기울어갔다. 나는 급히 가연씨와 영웅씨에게 퇴로가 막힌 사실을 전달하며 좀비들의 포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한쪽 방향에 힘을 집중하자 말했다.


그때 위에서 소리가 들렸다.


“괜찮으세요?!”


베란다를 통해 상황을 지켜보던 생존자 한 명이 불어난 워커에 둘러싸인 우리를 보고 걱정되었는지 말을 건 것이다. 나는 우리에게 말을 건 생존자에게 소리쳐 물었다.


“선생님! 어느 쪽이 좀비가 적습니까?!”


그러자 위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생존자는 아파트 단지 안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쪽이 그나마 좀비가 적어요! 입구 쪽은 계속해서 새로운 좀비들이 들어오고 있어요!”


방향이 정해졌다. 일단 아파트 단지 안쪽으로 밀고 들어가기로 했다. 우리는 순찰차를 내버려 둔 체 도보로 아파트 단지 안쪽으로 이동했다. 다가오는 워커들은 손쉽게 처리했지만 뒤를 돌아보자 수많은 워커 때가 아파트 단지 안쪽으로 우릴 따라 들어오고 있었다. 앞이 깜깜해지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이제 뛰다시피 움직이며 아파트 단지 안쪽으로 들어갔다. 앞에 나갈 샛길이 없다면 우린 독안에 든 쥐였다.


간신히 아파트 건물 사이의 샛길을 찾았지만 당연하게도 워커들이 포진해 있었다. 샛길을 워커들을 뚫고 지나가기 위해 한 마리를 처치하면 두 마리가 달려들었다. 오히려 우리는 뒷걸음질 치며 워커에게서 도망치는 신세가 돼버렸다. 절망적인 심정으로 워커에 대한 공격을 멈추고 가연씨를 바라보았다. 가연씨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소리가 들렸다.


아까 우리에게 방향을 알려준 사람이 베란다에서 냄비를 두드리며 좀비들을 유인하고 있었다. 멀리 있어서 아직 우리를 제대로 보지 못한 워커들은 베란다에서 나는 소음에 현혹되어 아파트 벽에 찰싹 달라붙어 하늘에 대고 무의미한 손짓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릴 육안으로 확인한 워커들은 바로 뒤에서 나는 소음에도 맹목적으로 우리 민간인 3인방을 따라왔다. 우리는 완전히 워커들에게 둘러싸이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때였다. 우리와 좀비를 사이에 두고 있는 아파트 현관에서 각종 보호구를 걸친 사람들이 우르르 뛰쳐나왔다. 그러더니 우리 쪽으로 뛰어오며 좀비들의 뒤통수를 가격하기 시작했다. 좀비들은 우리 민간인 3인방에게만 시선이 팔려있었기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뒤통수를 허락했다.


생존자들이 좀비 무리를 뚫고 우리에게 달려오자 가연씨의 표정이 밝아지더니 나에게 어서 가자며 재촉했다. 우리 민간인 3인방은 워커를 피해 우리에게 달려오는 생존자들에게 달려갔다.


마침내 생존자 무리와 접촉하게 되었다. 인사말 같은 건 없었다. 그저 아무 말 없이 그들은 능숙하게 우리를 둘러싸며 보호대형을 갖추더니 빠르게 그들이 뛰쳐나온 아파트 현관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정신없이 아파트 현관으로 들어가자 좁은 현관 복도에 이것저것 물건을 쌓아서 바리케이드를 쳐놓은 것을 보았다. 이 사람들.. 그저 운이 좋아서 생존한 게 아닌 것 같다.


작가의말

독자님들 주말 잘 보내셨나요?


곧 있으면 다가올 추석


풍성한 한가위 보내시기 바랍니다!


이번 주 금요일 더 재미있는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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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40 명원연참
    작성일
    20.09.27 23:13
    No. 1

    평범한좀비 학살 회차 설마 돌연변이 좀비가 튀어나온다든가 그런건없길바랍니다 차라리 약탈자하고 또이또이하는그런챕터가낮지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8 도리깨3
    작성일
    20.09.28 00:40
    No. 2

    어떻게 말해도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서 돌려 말하지않고 바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저 또한 그런 전개를 좋아하지 않는 관계로 그런 걱정은 안하셔도 된답니다! 항상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b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명원연참
    작성일
    20.09.28 07:59
    No.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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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생존 - 김포 공항 포위(2) +4 20.10.18 311 7 10쪽
59 생존 - 김포 공항 포위 +7 20.10.15 327 6 9쪽
58 생존 - 김포 공항 +5 20.10.11 320 7 8쪽
57 생존 - 강서구 +4 20.10.08 382 6 8쪽
56 생존 - 생환 +3 20.10.04 336 8 8쪽
55 생존 - 반석 위에 지은 집 20.10.01 338 9 11쪽
» 생존 - 아파트 단지 +3 20.09.27 350 7 10쪽
53 생존 - 양천구 +2 20.09.24 348 8 7쪽
52 생존 - 도서관 +7 20.09.20 367 7 8쪽
51 생존 - 내기 +2 20.09.17 369 8 8쪽
50 생존 - 영등포 정리 +4 20.09.13 385 10 8쪽
49 생존 - 한강 +2 20.09.10 410 8 8쪽
48 생존 - 가족 +2 20.09.06 422 9 9쪽
47 생존 - 파출소 +4 20.09.03 398 8 8쪽
46 생존 - 영등포역 탈환 +3 20.09.02 407 8 8쪽
45 생존 - 징계위원회 +4 20.09.01 412 8 10쪽
44 생존 - 관료주의 +6 20.08.31 404 9 7쪽
43 생존 - 조사관 +2 20.08.30 395 8 7쪽
42 생존 - 의무대 소란 사건 +4 20.08.27 416 7 7쪽
41 생존 - 생존자 수색(2) +6 20.08.26 423 9 8쪽
40 생존 - 생존자 수색 +6 20.08.25 426 9 7쪽
39 생존 - 영등포역 +4 20.08.24 444 8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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