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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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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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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808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7.01.19 00:03
조회
579
추천
8
글자
11쪽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

DUMMY

자신의 분노와 증오를 외면하면서 광기의 괴물에게서 눈을 돌린 윤성은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소중한 이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시작하고 있었다. 머리보다는 마음이 그의 몸을 움직였으며, 복수를 외면한 자신의 선택에 윤성 역시 스스로도 적잖게 당황해하고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그 어느 때보다 몸과 마음이 평안해지는 느낌이었다.


물론 이런 그의 내면의 변화를 알아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의 눈에는 윤성 역시 정체를 알 수 없는 두려운 존재였고, 붉은 눈을 불태우며 싸우는 그 모습은 마치 악마나 괴물과 같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태반이었다. 레이첼 역시 그가 자신을 구하러 온 것에만 신경을 쓰고 있었을 뿐. 그가 어떤 내면의 변화를 겪었고, 어떤 길에 발을 내디뎠는지는 전혀 깨닫지 못했다. 오로지 이런 윤성의 변화와 선택을 눈치챈 것은 인간이 아닌 존재인 로그뿐이었다.


사람들의 온갖 감정이 담긴 시선을 받아내고 있는 당사자인 윤성은 그들이 자신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던지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현재 그가 원하는 것은 오직 하나. 다시는 자신의 소중한 이들을 무기력하게 잃지 않는 것뿐이었고, 그것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사람들에게 괴물취급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전혀 상관이 없었다. 오로지 그들만 지켜낼 수 있다면 그걸로 족했다. 그걸로 만족할 수 있었다.


랩터를 닮은 괴물들은 한 마리, 한 마리씩은 윤성에게 크게 어렵지 않은 상대였지만, 그들은 스컬지에 감염된 다른 괴물들과는 명백히 차이가 나는 점이 한 가지 있었다.


바로 머리를 쓸 줄 안다는 점이었는데, 괴물들은 자신들의 전투력이 윤성에 비해 크게 딸린다는 것을 깨닫자마자 결코 혼자서 덤비지 않고 반드시 최소한 두 마리가 함께 윤성을 공격해댔다. 그리고 괴물들은 시간차를 두고 치고 빠지면서 윤성의 공격에 최대한 노출되지 않으려 했고, 위험한 상황에 빠지면 다른 괴물들이 그들을 구하기 위해 윤성의 움직임을 끊어내곤 했다.


‘생각보다 까다로운데···.’


윤성은 팀워크를 활용하는 이 괴물들의 방식에 내심 놀라고 있었다. 이제까지 자신이 겪었던 스컬지 감염체들이나 생체 병기들은 하나같이 개개인의 식욕과 욕정을 채우는 데 주력했으며, 그 때문에 상대하기 수월한 면도 없잖아 있었다. 물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짐승의 본능 때문에 아주 가끔 연합전선을 꾸려서 공격해온 적이 있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환상적인 팀워크를 보여준 예는 없었다.


어떤 의미에서는 자신이 조금 전까지 상대했던 릭보다 훨씬 까다로운 상대들이었다. 그들은 릭과는 다르게 철저하게 윤성을 사냥하기 위해서 움직였고, 자신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는 부분은 과감하게 포기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무턱대고 윤성을 공격하기에 급급했던 릭과의 싸움보다는 지금이 훨씬 힘들었고, 골치가 아팠다. 게다가 이들은 움직임도 무척 재빨라서 간간이 자신의 행동에 방해를 받고 있는 윤성이 그들을 추격하는 것은 무척 힘들었다.


“후우···. 이 녀석들을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


잠시 괴물들이 일제히 자신을 피해 멀리 떨어지자, 윤성은 잠시 숨을 고를 겸 제자리에 멈춰서 생각에 잠겼다.


‘치고 빠지면서 자신들을 공격할 틈을 쉽게 주고 있지 않단 말이지···. 흠. 그렇다면 한 번 꾀어내 볼까?’


생각을 마친 윤성은 괴물들 중에서 자신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녀석을 노렸고, 그 녀석은 윤성의 공격을 피하는 데에만 주력했다. 그리고 윤성은 일부러 그 녀석에게 집착하는 것처럼 다른 녀석들이 그의 공격 흐름을 끊기 위해서 가하는 공격들을 몸으로 받아내기 시작했다. 온몸에 피를 뿜어내는 상처들이 늘어가고, 심한 경우에는 배가 찢어져 내장이 일부 보이기도 했지만, 윤성은 붉은 눈을 더욱 불태우면서 오직 한 녀석만을 쫓아다녔다.


그러자 괴물들은 기괴한 소리를 내면서 잠시 의견을 주고받았고, 그들 역시 무슨 작전을 세웠는지. 윤성이 쫓고 있는 녀석이 도망치는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이에 윤성은 릭과 싸웠을 때처럼 으르렁거리면서 광기에 빠진 듯한 모습을 연기했고, 괴물들은 삽시간에 윤성을 포위하면서 동시 공격에 들어갔다.


괴물들이 자신의 공격 사거리 안에 들어오는 것을 기다린 윤성은 재빨리 발을 멈춘 후에 최대한 몸을 낮추면서 양손에 쥐고 있는 칼들을 넓게 휘둘렀고, 공기를 갈라버리는 그 예리한 참격은 그 궤적을 따라 괴물들의 다리를 잘라내면서 주변에 피를 뿌렸다.


“크아아아!”


윤성이 쳐놓은 함정에 걸린 네 마리의 괴물은 자신들의 상처에서 오는 고통에 비명을 질러댔고, 윤성은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재차 공격에 들어갔다.


먼저 윤성은 오른손에 들고 있는 칼을 던져 한 마리의 목을 정확하게 꿰뚫어버렸다. 그리고 칼을 던짐과 동시에 몸을 회전시켜서 자신의 뒤에 있던 괴물의 얼굴을 왼손에 들고 있는 칼로 내리찍어버렸다.


두 마리의 괴물을 끝장낸 윤성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발이 잘려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덤비려고 하는 괴물의 팔을 왼손으로 잡아챈 후에 오른손으로 그 괴물의 눈을 찔러 들어가면서 안쪽에서 괴물을 움켜쥔 다음에 그대로 들어 올려서 자신이 잡아채고 있던 괴물의 팔로 아직 땅바닥을 구르고 있는 마지막 괴물의 목을 공격하여 머리를 몸에서 분리시켜 버렸다.


순식간에 네 마리의 괴물의 숨통을 끊은 윤성은 목을 좌우로 꺾으면서 천천히, 그리고 여유가 넘치는 모습으로 자신의 칼을 되찾은 후에 칼에 묻어있는 괴물들의 피를 날려버리며 남아있는 괴물들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자아···. 이제 너희들은 어떻게 요리해줄까?”


여유로운 투로 말하긴 했지만, 그 말은 윤성의 고민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말이었다. 자신의 작전이 먹히긴 했더라도 예상보다 더 자신의 함정에 빠진 녀석들의 수가 적었고, 아직 열 마리 정도의 괴물들이 자신과 대치하고 있는 판국이었다.


‘고민 되네···. 이미 내 함정에 빠진 결과가 어떤지는 저 녀석들이 모두 목격한 상황이니···. 같은 작전이 두 번 먹히지는 않을 것 같고···.’


시험 삼아서 윤성은 괴물들에게 재빨리 접근을 시도했지만, 윤성이 발을 지면에서 떼자마자 괴물들은 일제히 윤성에게서 멀리 떨어져 그에게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로 잔뜩 경계해대고 있었다.


‘난감한데···. 적어도 아까의 함정에 세 마리 정도는 더 걸려들길 바랐는데···. 어떻게 한담?’


윤성이 괴물들과 대치하면서 이번에는 어떤 작전을 써야 할지 머리를 굴려대고 있었을 때. 윤성을 극도로 경계하면서 그에게만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던 괴물들 중에 한 마리를 노리면서 로그가 뛰어올랐다. 로그는 번개처럼 자신이 목표물로 삼은 괴물의 목을 물어버린 후에 이리저리 고개를 흔들면서 괴물을 내동댕이쳐댔고, 누적된 강한 충격에 괴물이 정신을 잃자. 그대로 괴물의 목을 잡아 뜯어버렸다.


전혀 경계하지 않고 있던 로그의 공격에 괴물들은 일제히 당황해하기 시작했고, 윤성은 맛없는 음식 때문에 입맛만 버렸다는 듯이 괴물의 머리를 뱉어낸 로그의 곁에 다가와 말했다.


“그럼 이번에는 저 녀석들에게 우리의 팀워크를 보여주도록 할까?”

“컹!”


윤성의 말을 듣고, 기쁘다는 듯한 외침을 내뱉은 로그는 자신의 촉수들을 펼쳐대면서 윤성과 함께 남아있는 괴물들을 향해 돌진했다.


로그의 촉수가 피 냄새를 맡은 상어들처럼 괴물들을 향해서 뻗어 나갔고, 괴물들은 자신들을 노리는 촉수를 피해서 각자 산개를 하면서 도주하기 시작했다. 윤성은 로그의 촉수를 신경 쓰는 괴물들을 노리면서 그들에게 공격을 가했고, 그 모습을 본 로그는 자신의 속도를 조절하면서 괴물들의 도주 경로를 유도하여 윤성이 그들의 목을 쉽게 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촉수로 인하여 도주할 곳이 없어진 괴물들은 윤성의 공격을 미처 피해내지 못하고, 순식간에 윤성이 휘두르는 칼들에 의해서 세 마리가 목숨을 잃었다. 그러자 어떻게든 로그가 펼치고 있는 촉수의 그물에서 벗어나야 자신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여긴 괴물들은 로그의 촉수에서 도망치지 않고, 오히려 맞서 싸우기 시작했다.


괴물들은 각자 갈고리 같은 손톱이나 이빨, 그리고 꼬리를 이용하여 로그의 촉수를 공격했고, 이에 로그의 촉수는 어이없을 정도로 쉽게 그들의 공격에 잘려나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공격을 당한 당사자인 로그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그들이 자신의 촉수를 공격한 것에 흡족하다는 듯이 미소를 지은 로그는 자신의 회복력을 이용하여 떨어져 나간 촉수들을 새로 이어나가면서 괴물들을 포박하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윤성이 로그의 촉수가 괴물들을 포박하기 쉽도록 그들의 움직임을 제한했다.


“좋아. 포획 완료로군.”


결국에는 아직 숨이 붙어있는 괴물들은 로그의 촉수에 온몸이 묶여버렸고, 발버둥을 치는 것 외에는 그들이 대항할 수 있는 수단은 없어져 버렸다. 윤성과 로그는 자신들의 팀워크가 마음에 든다는 듯이 잠시 눈빛을 교환한 후에 마치 자신들이 사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서로에게 가까이 있는 괴물들의 목숨을 차례차례 거둬나가기 시작했다.


윤성은 자신이 들고 있는 칼들로 괴물들의 목을 베어버렸고, 로그는 자신의 입과 발톱으로 괴물들의 목을 물어뜯었다. 한 마리, 한 마리가 숨을 거둘 때마다 피의 분수가 하나씩 만들어지면서 그들의 몸을 적셨고, 잠시 후에 그들이 작업을 끝냈을 때는 윤성과 로그, 둘 다 온몸이 끈적할 정도로 피와 고기조각들로 각자의 몸을 치장하고 있었다.


비록 자신들이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그들의 이런 모습을 쭉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그들이 정말 괴물들같이 느껴졌다. 외모는 둘째 치더라도 총을 들고 있는 훈련받은 사람들조차 한순간에 제압해버렸던 괴물들을 별것 아니라는 듯이 손쉽게 제압해 버린 그들의 존재는 사람들에게 극도의 두려움과 불안감의 꽃이 가득 피어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어떤 사람은 이를 딱딱거리면서 윤성과 로그를 향한 자신의 감정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었고, 또 어떤 사람은 그들이 피와 고기조각들을 뒤집어쓴 모습을 보고 기절하기까지 했다. 오직 한 사람. 레이첼 만이 그들에게 다가가 윤성과 로그가 무사해서 다행이라는 듯이 눈물을 흘리면서 미소를 지었다.


레이첼은 자신이 입고 있는 겉옷을 벗은 후에 윤성과 로그의 얼굴을 닦아주었다. 피가 옷을 적시고, 고기조각들이 옷을 더럽혔지만,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윤성과 로그가 나서준 덕분에 자신들이 생존할 수 있었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분명 그것은 윤성과 로그를 오랫동안 지켜봐 왔던 레이첼만이 가능한 생각이었다.


“···괴물들.”


살아남은 사람들 중에 한 명이 윤성과 로그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중얼거렸고, 그가 중얼거린 그 한마디는 사람들이 애써 유지하고 있던 이성이라는 기둥을 쉽게 허물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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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8) 17.02.27 319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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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6) 17.02.22 404 5 12쪽
121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5) 17.02.20 386 5 13쪽
120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4) +1 17.02.18 369 5 13쪽
119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3) +1 17.02.15 445 6 12쪽
118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2) 17.02.13 501 7 12쪽
117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1) 17.02.10 396 6 12쪽
116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0) 17.02.08 511 5 13쪽
115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9) +1 17.02.06 484 5 12쪽
114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8) 17.02.04 405 5 12쪽
113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7) 17.02.01 409 6 12쪽
112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6) +1 17.01.30 468 7 12쪽
111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5) 17.01.28 493 7 15쪽
110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4) 17.01.25 467 7 13쪽
109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3) 17.01.24 428 8 12쪽
108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2) +1 17.01.20 544 7 12쪽
»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 17.01.19 580 8 11쪽
106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8) 17.01.16 462 10 15쪽
105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7) 17.01.13 455 7 13쪽
104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6) 17.01.12 538 7 13쪽
103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5) 17.01.09 459 7 12쪽
102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4) 17.01.06 468 7 13쪽
101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3) 17.01.04 542 8 15쪽
100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2) 17.01.02 445 7 12쪽
99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1) 16.12.31 544 8 13쪽
98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0) 16.12.28 531 11 13쪽
97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19) 16.12.26 477 8 12쪽
96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18) 16.12.24 501 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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