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돌빼미 님의 서재입니다.

스컬지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SF, 현대판타지

완결

돌빼미
작품등록일 :
2016.08.05 15:38
최근연재일 :
2017.12.23 23:50
연재수 :
244 회
조회수 :
142,735
추천수 :
1,985
글자수 :
1,433,061

작성
17.01.09 23:00
조회
461
추천
7
글자
12쪽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5)

DUMMY

윤성의 몸을 태우고 있는 거대한 불기둥은 자신의 몸을 매혹적으로 흔들어 대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애쓰고 있었고, 그런 매혹이 통했는지 나방들처럼 시선을 빼앗긴 사람들이 하나둘씩 그 불기둥 쪽으로 모여들기 시작했다.


“이게 대체 무슨···.”


다른 교관들과 훈련생들을 이끌고 현장으로 향하던 돌프는 자신의 몸에서 토해내는 검은 연기로 하늘을 뒤덮으려고 하는 불기둥에 시선을 빼앗긴 채로 중얼거렸다.


“대체 오늘 세턴 시티에서 무슨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거지···?”


돌프는 오래전부터 생추어리에서 특수대원으로 생활해 왔었던 사람이었다. 'BIRD'가 되는 것을 일생의 목표로 삼았었고, 실제로 내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돌프는 피를 보는 것이 지겨워졌고, 생명이 빠져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두려워졌다. 심리치료도 받아가면서 자신의 꿈을 위해서 악착같이 버텨보려고도 해봤지만, 돌프는 점점 더 평범하고 똑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부러워졌고, 그들의 삶을 동경하기 시작했다.


결국에 돌프는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이 훈련소에서 교관으로 살아가는 삶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꽤나 만족스러웠고, 행복했다. 적어도 오늘이 오기 전까진 말이다.


갑작스럽게 영화나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괴물들이 온 도시에서 쏟아지기 시작했고, 돌프는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훈련소에 있는 사람들의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아주고, 생존자들을 보호하면서 이 도시에서 벗어날 방법을 물색하고 있었다.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할 부분은 이 훈련소가 괴물들의 습격을 전혀 받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었다. 분명 훈련소 주변의 CCTV에서는 근처에서 괴물이 나타나는 영상들이 찍히긴 했지만, 그들은 훈련소에는 전혀 관심을 주지 않은 채로 마치 누군가의 명령을 받는 것처럼 순식간에 훈련소에서 멀어지곤 했었다.


덕분에 돌프는 훈련소에 있는 사람들과 함께 괴물들을 없애고, 사람들을 구할 만반의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그렇지만 CCTV에 찍힌 영상을 통해서 돌프는 누군가가 이 괴물들을 조종하고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그 생각에 사로잡혀서 조금씩 불안해지고 있었다.


‘과연 자신과의 싸움에서 도망친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스스로에 대한 의문에 불안감이 점점 켜져 가고 있을 때쯤. 돌프는 사람들을 데리고 훈련소에 도착한 레이첼을 보았고, 안도감에 미소를 짓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목격하면서 자신이 또다시 도망치려고 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작전을 세우고,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한다고 여겼던 자신과는 다르게 레이첼은 별다른 무기나 작전도 없이 사람들을 구해냈고, 그들을 인솔하여 이 훈련소에 도착했다. 물론 레이첼이 이런 업적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윤성과 로그. 그 중에도 특히 로그의 공이 컸지만, 돌프는 그들을 목격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것은 레이첼이 세운 업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레이첼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왜 자신은 서둘러서 사람들부터 구할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자괴감이 밀려왔고, 자신의 꿈에서 도망쳤을 때처럼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이 강하게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런 감정들을 추스르지도 못한 채로 돌프는 입구 쪽에서 피어오르는 강한 불기둥을 목격했고, 자신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을 견디지 못하고 이곳으로 달려온 것이었다.


발은 그곳으로 뛰고 있었지만, 자신의 마음은 점점 그곳에서 멀어져가고 있었다. 괴물들을 조종하는 자가 드디어 이 훈련소를 목표로 잡았나? 우리가 준비를 하고 있는 사이에 그들도 이곳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건가? 그렇다면 우리가 그들보다 늦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피어올랐고, 불기둥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의 머릿속에는 단 한 가지 의문만이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다.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지만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채 내놓기도 전에 돌프는 사람들과 함께 불기둥이 일어나고 있는 현장에 도착했고, 거기서 목격한 광경에 넋을 잃고 말았다. 그렇지만 그것은 돌프와 함께 온 사람들도 모두 마찬가지였다. 이 도시가 무너질 때까지 그 모습을 유지할 것만 같은 거대한 불기둥은 둘째 치더라도 그 앞에서 마치 사람처럼 턱을 괴고 누워있는 거대한 괴물의 모습은 모든 사람들의 넋을 빼기에 충분한 광경이었다.


자신들의 삶에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거대한 괴물. 그 괴물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닌 것처럼 추악하고 흉물스러운 모습이었고, 대체 자신들이 알고 있던 세상의 법칙이 어떻게 무너져 버린 것인가 하는 생각이 사람들의 머릿속을 장악해 나갔다.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못했고, 어느 누구도 아무런 행동에 나설 수 없었다. 사람들은 하나둘씩 이 모든 것이 꿈일 것이라고, 반드시 꿈이어야만 한다고 현실에서 도피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릭은 그들의 시선에 약간의 흥분과 우월감을 느끼면서 정신을 잃고 불기둥에 바쳐진 제물이 된 윤성에게 말을 건넸다. 그가 자신의 말을 들을 수 있는지는 제외하더라도 말이다.


“···나는 너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그분의 심복이 되어 세상의 주인이 될 나의 목숨을 앗아간 너에게 너무나 복수를 하고 싶었지.”


릭은 자신의 얼굴을 보호하고 있는 손가락들을 열어 재낀 후에 그의 신체 구조상 대체 어디서 나오고 있는지도 모를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너에 대한 모든 것을 파악해야 한다고 여겼다. 그분이 만드신 너에 대한 능력을 완벽하게 파악해야 했고, 네가 어떤 존재인지를 완벽하게 파악해야 했지.”


릭은 윤성을 불기둥에 처박아 버렸던 거대한 혀를 날름거리면서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너의 감각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너를 관찰했다. 그분이 맡기신 일을 처리하면서도 오로지 너만을 바라보고 있었어. ···마치 사랑하는 여자에게 집착하는 스토커처럼 말이야. 큭큭큭.”


말을 하는 와중에 흥분이 되었는지 릭은 음흉한 미소를 짓기 시작했지만, 그의 얼굴이 그 표정을 표현하지 못하는지. 그의 추악한 얼굴은 더욱더 흉측스럽게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분이 만드신 너의 능력과 비슷한 능력까진 가질 수 있어도 너를 뛰어넘을 힘을 갖추기엔 시간이 너무 걸린다고 말이야. 관영이 너에게 쓸데없는 생각을 심어놓아서 너는 능력은 둘째치더라도 기술의 발전 속도가 너무나 빨랐다. 그래서 난 생각했어. 그렇다면 너의 공격이 통하지 않는 몸과 단 한방에 널 죽일 수 있는 육체를 얻으면 되겠다고!”


릭은 턱을 괴고 있던 앞발로 땅을 내리치면서 말했고, 그가 내리친 땅은 콘크리트로 덮여져 단단해진 것이 무색할 정도로 손쉽게 가루가 되어 릭의 얼굴까지 떠올랐다.


“그 육체를 얻는 것에는 성공했다! 나 자신도 놀랄 정도로 완벽한 육체를 얻었지! 너의 힘과 기술! 그 두 가지를 모두 봉쇄하는 데 성공한 거야! ···하지만 모든 것에 완벽이라는 건 없다는 그분의 말씀이 와 닫게 된 순간이기도 했지.”


거대한 몸을 천천히 일으키면서 릭은 불기둥을 향해서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저 거대한 불기둥 속에서도 윤성은 스컬지로 인해서 몸을 회복시키면서 끊임없이 타들어 갈 수 있는 장작이 되어 있었다.


“이런 거대한 몸을 얻고, 너의 속도에 대한 대비책으로 촉수들을 만들어 놓긴 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너를 제압할 순간이 올지는 미지수였지. 그래서 이 육체를 얻은 이후로도 너를 계속해서 관찰했다. 네가 나와 싸울 때 어떤 생각을 할지 내가 파악할 수 있어야 했으니까.”


릭은 자신의 혀를 불기둥 속으로 집어넣으면서 정신을 잃고 있는 윤성 쪽으로 혀를 천천히 가져다 대기 시작했다. 자신의 몸을 침범한 릭의 혀에 분노를 하고 있는 건지, 자신의 끊이지 않을 허기짐을 채워주는 새로운 제물을 얻었다는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불기둥은 릭의 혀를 맹렬하게 태우기 시작했고, 윤성에게 다가가는 릭의 혀는 점점 불타오르며 차마 눈으로 봐주기 힘들 정도의 모습으로 뒤바뀌기 시작했다.


불기둥을 뚫으면서 나아가는 릭의 혀에는 거대한 기포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검은 그을음이 순식간에 그의 혀를 뒤덮었다. 불기둥은 릭의 혀를 태우면서 극도의 고통을 선사해주고 있었지만, 오히려 릭은 그런 고통이 쾌감으로 느껴지는지 눈을 뒤집으면서 희열에 찬 표정으로 온몸을 떨어대기 시작했다.


“네가 사람들을 구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의외였어. 난 네가 그분이 의도한 대로 괴물로서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이 도시를 피와 시체가 난무하는 지옥으로 바꾸는 일을 시작했을 때. 네가 괴물이 되어서 우리를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너는 그렇게 행동하지 않더군. 그렇게 바뀐 너를 보자니. ···왠지 버림받은 것 같이 느껴져서 참 기분이 별로였지.”


기포가 터져서 피가 흐르기 시작하는 릭의 혀는 그렇게 흐르는 피를 순식간에 증발시키는 불기둥을 뚫고, 마침내 윤성의 몸에 닿았고 릭은 자신이 목표로 삼았던 윤성의 몸을 천천히 휘감으면서 말했다. 극도의 희열에 잠긴 목소리로.


“그래서 난 이 훈련소를 습격하려는 괴물들을 저지했다. 어떻게든 너와 일대일로 만나고 싶었고, 일대일로 너를 꺾고 싶었어. 그래야 내 일생의 걸작이 그분에게 인정받을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결국에는 너와 이렇게 만났고, 너와 싸움을 시작했지.”


릭의 혀는 윤성의 숨통을 끊어버리기 위해서 거대한 뱀처럼 그의 몸을 휘감고, 천천히 그의 몸을 조이기 시작했다.


“큭큭큭···. 멍청한 놈! 내가 너의 술수에 걸렸다고 생각했었나? 난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오랫동안 너를 지켜봐 왔다. 작업을 하는 와중에도 너를 떠올렸고, 꿈속에서조차 너를 생각했지! 그런 내가! 너의 하잘것없는 작전에 넘어간 거라고 생각했나?! 큭큭큭!”


윤성의 몸은 자신의 몸을 조이는 릭의 혀로 인하여 조금씩 뼈가 부러지고, 살가죽과 혈관이 터져나가는 소리를 내면서 붕괴되어갔다. 하지만 그런 고통 속에서도 윤성은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넘어가 준척을 한 거다! 이 멍청한 놈! 나 같은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가 너 같은 실험체의 생각에 넘어갈 것이라고 여겼나?! 네가 내 머리 꼭대기에 올라가 있다고 여기고 잠시 동안의 우월감에 빠져서 만족스러웠나?! 캬캬캬! 어리석어! 너무나 어리석은 놈이야!”


불기둥을 통해서 느껴지는 고통 속에서도 윤성의 몸을 조이면서 느껴지는 그의 피와 살가죽. 그리고 으스러지는 뼈와 터져나가는 근육의 맛을 아주 잠시 동안 만끽하면서 눈에 핏줄이 터져 피눈물을 흘릴 만큼 흥분한 릭은 외쳤다.


“보잘것없는 너의 인생을 이 자리에서 끝내주마! 감사하게 여기라고! 캬캬캬!”


거대한 불기둥 속에 갇힌 채로 릭의 혀로 인해 죽음의 문턱에 가까워지는 순간에 다다르면서도 윤성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지만, 그의 내면 깊은 곳에서 자신을 옭아매고 있는 사슬 때문에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지 못했던 광기의 괴물은 하나둘씩 자신을 묶고 있는 사슬을 이빨과 발톱으로 잘라내면서 윤성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나를 풀어라!”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스컬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25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9) 17.03.01 343 7 11쪽
124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8) 17.02.27 322 5 11쪽
123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7) 17.02.24 410 5 13쪽
122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6) 17.02.22 408 5 12쪽
121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5) 17.02.20 387 5 13쪽
120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4) +1 17.02.18 372 5 13쪽
119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3) +1 17.02.15 448 6 12쪽
118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2) 17.02.13 505 7 12쪽
117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1) 17.02.10 401 6 12쪽
116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0) 17.02.08 515 5 13쪽
115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9) +1 17.02.06 488 5 12쪽
114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8) 17.02.04 409 5 12쪽
113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7) 17.02.01 416 6 12쪽
112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6) +1 17.01.30 472 7 12쪽
111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5) 17.01.28 494 7 15쪽
110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4) 17.01.25 472 7 13쪽
109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3) 17.01.24 432 8 12쪽
108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2) +1 17.01.20 548 7 12쪽
107 2부 감옥 도시 - 생존을 위한 여정 (1) 17.01.19 585 8 11쪽
106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8) 17.01.16 466 10 15쪽
105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7) 17.01.13 461 7 13쪽
104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6) 17.01.12 545 7 13쪽
»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5) 17.01.09 462 7 12쪽
102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4) 17.01.06 471 7 13쪽
101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3) 17.01.04 545 8 15쪽
100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2) 17.01.02 448 7 12쪽
99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1) 16.12.31 549 8 13쪽
98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20) 16.12.28 536 11 13쪽
97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19) 16.12.26 479 8 12쪽
96 2부 감옥 도시 - 악몽의 재래 (18) 16.12.24 506 8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