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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ondo 님의 서재입니다.

늑대로 다시 태어난 SSS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NooNoo
작품등록일 :
2018.06.28 13:53
최근연재일 :
2019.03.06 19:29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88,808
추천수 :
7,450
글자수 :
169,740

작성
19.02.20 20:00
조회
637
추천
17
글자
8쪽

해독하다 - 7.

DUMMY

주술은 마법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마법은 어디까지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술. 때로는 대가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등가교환에 해당한다.

하지만 반드시 대가를 요구한다. 그리고 그 대가는 거의가 터무니없는 것들이다.

인간의 경우 심장, 내장, 심지어 생명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다만 마법과는 달리 주술의 경우, 그게 꼭 본인의 것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

미마녀. 미혹의 마녀 에오르.

그녀는 자신의 거처에 주술의 매개체가 될 노예를 항상 사육하고 있었다.

심지어 노예를 자신과 링크화시켜 언제 어디서든 마음껏 대가를 지불할 수 있다.

물론 링크와 주술의 대가를 공유하기 위해선 특정한 조건이 필요하다.

에오르의 경우, 그 조건은 미혹. 그리고 동침이었다.


"꺄하핫! 무려 21명분의 파괴력이라고!"


붉은 문자가 허공에서 춤을 추며 화살이 되었고, 화살이 오크를 향해 쏟아졌다.



*



쿠쿼어어어어!

킨은 버그베어의 괴성을 들으며 감탄사를 내뱉었다.


- 저런게 가능하다니.


지금 본 광경은 그야말로 신기에 가까운 기술이다.

아마도 흉내내라고 하면 절대로 못할 것이다.

애초에 조건 자체가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 스펠을 하울링만으로 깨트리다니.


에오르의 주술은 강력했다.

다만 그 파괴력은 버그베어에게 닿지 않았다.

버그베어의 외침이 그녀가 흩뿌린 글씨와 주술, 외침, 그 모든 것을 종합한 스펠을 부숴버렸기 때문이다.

본래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스펠은 소리의 집합체지만 소리와는 별개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그베어는 그것을 깨트려버렸다. 이를 비유하자면 마치 완력만으로 마법의 방패를 깨부신 것이나 다름없다.

하울링에 의한 스펠 브레이커. 그야말로 버그베어만의 고유한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골렘조차도 금이 가 버릴 정도의 하울링에 에오르가 무사할리가 없다.

그녀는 하울링의 무게만으로 상반신이 터져나가는 죽음을 맞이했다.

주인을 잃은 골렘은 다시 흙으로 변했다.

그게 아니었어도 어차피 흙이 되었을테지만.


버그베어는 무너지는 골렘을 넘어선 후, 하반신만 남은 에오르를 집어삼켰다.

그러고도 아직 부족한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아마도 저 버그베어는 죽을 때까지 만족함을 모르고 방황할 것이다.

본래가 그런 존재였으니.

이제는 킨이 결정을 내릴 때였다.

모른 척 하고 돌아갈 순 없다.

만일 저 버그베어가 북쪽 숲으로 향한다면 원치않는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

인간을 위해서가 아닌, 균형을 위한 싸움을 택해야만 한다.


- 실.


원치않은 싸움임에도 불구하고 킨은 이득만큼은 확실히 챙겼다.


- 지금 당장 카라츄에게 달려가서 말해. 지금 바로 코룸을 습격하라고.

- 지금? 갑자기?

- 그래. 당장.


저 동굴이 좀비가 나오는 동굴인건 분명하다.

문제는 그곳에서 나온 여자와 버그베어의 존재다.

갑자기 튀어나온 버그베어. 그리고 그곳에서 도망쳐나온 인간.

심지어 상당한 실력자임을 두고 본다면 답은 명확하다.

인간은 버그베어를 창조하려다가 실패했다.

그리고 그 실패에 의한 대가를 치뤘다.


애도할 이유는 없고, 위로할 시간은 더더욱 불필요하다.

오히려 지금을 호기로 삼아야 한다.

저만한 실력자가 이런 곳에서 어처구니없는 죽임을 당했다면, 아마 다른 주요한 인간도 대부분 같은 결과를 맞이했을테니.

게다가 그들의 죽음은 아직 일반인들에게 전해지지 않았겠지.

전해졌다면 그 여자가 혼자 싸웠을리 없을테니까.

킨은 주어진 단서 속에서 정답을 찾아냈고, 정답을 통해 최고의 개전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기를 잡아낼 수 있었다.

바로 그것이 지금 당장이었다.


- 오빠는?

- 난 저걸 상대해야지. 이대로 두면 어디로 흘러갈 지 알 수 없어. 게다가 방금 저 여자를 흡수하는 걸 떠올려봐. 아마도 저것의 능력은 제한이 없는 포식이다. 스킬이나 조건따위 필요없이, 먹은 것의 힘을 무조건 자신으로 만드는 능력. 가능하다면 처리해둬야해.


그것 또한 지금 당장이다.

실이 소리쳤다.


- 안돼!


투정이 아니다. 실은 본능으로 알 수 있었다.

저 괴물의 강함을. 아버지라면 모를까. 킨에겐 무리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 차라리 아버지에게 부탁하자. 응? 아버지라면...

- 안돼.


킨은 실의 턱 밑을 긁어주며 동생을 달랬다.


- 아버지의 힘은 마지막 전투를 위해 써야해. 그때까지 아버지에게 부담을 드릴 순 없어. 이번 전투에서도 마찬가지야. 가능한 우리만으로. 오크와 트롤, 그리고 우리 형제의 힘만으로 해내야 해.

- 그르르...릉! 안돼! 이런걸로 달래도 소용없어! 오빠는 저거랑 싸우면 안돼. 왜냐하면 오빠가 지....


실의 말이 끝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오빠가 진다고? 그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가족이기 때문이 아니다. 왠지 모르게 그 모습이 상상이 가지 않는다.

설령 저 버그베어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그 앞에서 꼬리를 만 오빠의 모습은 그려지지가 않는다.


- 괜찮...은거지?

- 그래. 알잖아, 난.


킨은 어깨로 실을 밀며 말했다.


- 네 오빠야.



*




왼쪽 어깨의 털에 숨어있던 거시가 고개를 빠꼼히 내밀며 물었다.


"괜차는 거시야?"


오른쪽 다리털에 파묻혀있던 마리가 불쑥 고개를 내밀며 말했다.


"가능하단 마린가?!"


킨은 대답했다.


- 가능하지. 가능하고말고.

"위험하지 아는 거시야?"


거듭되는 염려에 킨은 정령의 걱정을 덜어주기로 했다.


- 방법이 있어. 사실 동생에게는 그 방법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거든. 그래서 혼자 싸우기로 한거야. 가능하면 너희들도 조금 떨어져있어.

"왜인 거시야?"

- 왜냐면.


킨이 정령의 목덜미를 물어 바닥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 이제부턴 내가 내가 아니게 될테니까.


킨은 즉각 절벽을 타고 내려가 버그베어와 마주했다.

압도적인 생명력. 존재감. 위력. 그 앞에선 한 마리의 늑대는 초라하게만 보인다.

하지만 버그베어는 초라함에 실망하지 않았다.

무엇이든 좋다. 무엇이라도 좋다. 다른 생명을 흡수할 수만 있다면 그게 무엇이라도 상관없었다.


"쿠쿼어어어어!"


지면이 흔들린다. 나무가 가을도 아닌데 나뭇잎을 떨어트린다.

하지만 킨에게선 그 어떤 변화도 찾아볼 수 없었다.

털이 바짝 서는 일도, 걸음을 물리는 일도 없었다.


- 연참은... 불가능할테지.


연참의 위력은 어디까지나 상대에게 유한한 생명이 있을 경우에 한정된다.

지금과 같은 경우, 연참을 써버리면 버그베어의 생명력을 소모시킬 수는 있겠지만 그 전에 자신의 마나가 전부 바닥이 나버릴 것이다.

그럴거라면 차라리 그것과는 다른 전투의 방법을 택해야 한다.

킨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자신의 내면에 잠재한 본능을 깨웠다. 괴롭혔다. 그것이 폭주할 수 있도록.


- 쿠워어어어어!!


쾅! 쾅! 쾅! 쾅!

버그베어가 생명을 포식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동시에 킨도 눈을 부릅떴다.

붉은 눈. 핏기가 맺힌 붉은 눈.

이제부터는 오직 분노로만 움직일 것이다.

이제부터는 광기에 몸을 맡겨 자신을 제어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 시작만큼은 의지를 담아 말했다.


- 레이비즈.


그것이 가리키는 의미는 분노. 광기.

그리고 또 다른 의미는.


- 크르르르.... 크엉!


광견병이다.


작가의말

어제는 말도 없이 못올려서 죄송했습니다.

연말정산하다가 지지쳐서 그랬습니다.

그래서 어제 못 올린 것까지 같이 올렸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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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연참 - 이식을 쓰다. +8 19.02.12 897 22 7쪽
27 사막에서 싸우다. +2 19.02.12 914 28 10쪽
26 조우하다. +5 19.02.11 996 30 9쪽
25 시험받다. +8 19.02.10 1,030 29 7쪽
24 연참을 봉인당하다. +7 19.02.09 1,130 31 12쪽
23 환영받다. +3 19.02.08 1,174 34 9쪽
22 목을 물리다. +8 19.02.07 1,282 41 9쪽
21 바람에 담아내다. +7 19.02.06 1,290 39 8쪽
20 연참에 이름을 붙이다. +8 19.02.05 1,282 37 12쪽
19 늑대가 나타났다. +4 19.02.05 1,225 32 8쪽
18 굳히다. +7 19.02.04 1,308 38 12쪽
17 떠올리다. +4 19.02.03 1,366 38 12쪽
16 다른 동물의 영역에 들어가다. +4 19.02.02 1,426 4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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