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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ondo 님의 서재입니다.

늑대로 다시 태어난 SSS급 헌터.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NooNoo
작품등록일 :
2018.06.28 13:53
최근연재일 :
2019.03.06 19:29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89,133
추천수 :
7,450
글자수 :
169,740

작성
19.02.02 18:00
조회
1,433
추천
49
글자
8쪽

다른 동물의 영역에 들어가다.

DUMMY

늑대는 승리의 순간, 반드시 하울링을 내뱉는다.

그것은 전투로 얻어낸 자신의 영역을 확고히 하기 위한 의식이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킨도 하울링을 하지 못했다.


숲이 이상하다.


킨은 냄새를 깊게 들이마시며 숲을 확인했다.

피 냄새는 없다. 썩은 시체의 냄새도 없고, 다른 동물의 분비물이나 배설물 냄새도 나지 않는다.

마치 생물이 살기를 거부하는 것처럼.

그러고보니 실이 말했다. 꽃을 으깨놓은 듯한 냄새라고.

틴도 말했다. 숲이 꺼림칙하다고.

거기에 방금 전 싸운 타란플라의 존재는 이 숲과 어울리기에 너무도 이질적이다.


북쪽 숲이라고 해서 식물형의 몬스터가 아주 없는건 아니다.

하지만 이 추운 기후에서 종으로써 번식하기 위해선 몇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체온을 유지시킬 수 있는 수단, 신진대사를 조절할 수 있는 신체능력, 긴 털, 혹은 두꺼운 피부.

그것들은 먹이가 풍부하지않고 자연과 경쟁해야만 하는 이 땅에서 살기 위한 필수 조건들이다.


그런데 타란플라에겐 그에 부합하는 조건이 하나도 없다.

빠른 움직임을 위해선 몸을 그만큼 가볍게 만들어야했고, 독에 마비된 먹이를 포식하기 위해선 신체의 기초대사량을 낮추는 방향으로 진화해야 했다.

식물이니 털과 피부를 가지고 있을리도 없다.

심지어 뿌리까지 지면 밖으로 내놓고 다녀야 한다.

그런 모습으로는 절대 북쪽 숲의 기후에서 적응할 수 없다.

그렇다면 타란플라는 대체 어떤 이유로 북쪽숲으로 오게 된 건가.

대체 이곳에 타란플라의 먹이가 될만한게 뭐가 있다고.


사악. 사악.


나무 사이를 비집고 들어오는 바람.

털이 바람이 흔들린다.

상쾌해야 할 봄바람이 그저 스산하기만 하다.

겨울이 다시 찾아올거라고 예고라도 하는 것처럼.


*


킨은 조금 더 숲의 바깥으로 나가보기로 했다.

이 숲에 갑자기 식물계열의 몬스터가 늘어난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생태계의 변화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자연이란건 변화에 순응하는 법이다.

하지만 이렇게 갑작스럽게 변하는건 순응이라고 할 수 없다.

의도적인 변화. 누군가의 손에 의한 개입. 그렇게 생각되는건 그저 기우인걸까.


가장 먼저 추측할 수 있는건 테레아에 의한 변화다.

테레아의 권속인 불사의 생명. 좀비군단.

그들이 만일 이 숲을 지나가기로 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식물계열의 몬스터가 갑자기 급증한 것도 이해할 수 있다.

식물계열의 몬스터가 가장 좋아하는 먹이가 바로 좀비이기 때문이다.


휘감아도 저항하지 않는다.

의지를 가지고 있지않기 때문에 두려움조차 없다.

천천히 부패한다.

지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다.

좀비는 식물계열이 원하는 먹이의 모든 조건을 충족하고 있었다.


좀비군단의 진로는 매번 바뀌는 만큼 추측에 신빙성을 더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추측이 맞다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또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 답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어쩌면 숲을 포기해야 할지도...'


숲을 불태워야만 한다.

그건 흰개미에게 점령당한 집을 불태우는 것과 같았다.

언젠가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집이라면, 그래서 가족이 다칠 수 있다면 차라리 집을 불태우는게 나을 것이다.

그렇다면 다시 그곳에 집을 세울 수 있으니까.


하지만 그건 최악의 경우다.

가능하다면 좀비군단의 진로를 변경하는 방향으로 유도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좀비군단의 존재를 확인해야만 한다.

탐색의 목적이 바꼈다.

숲의 안전을 위해 죽은 자를 찾아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을 이 숲에서 배제시켜야 했다.


- 핀. 실과 함께 아버지에게 돌아가. 그리고 전해. 식물 계열의 몬스터가 나타났다고.

- 형은?

- 그들의 먹이가 숲을 향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어. 나는 틴과 함께 숲을 조금 더 둘러볼게.

- 내, 내가 형이랑? 차라리 다같이 돌아가는게 낫지 않아?

- 안돼. 지금은 시간과 싸워야 해. 늦어선 안되는 일이야. 서둘러.

- 그러면 틴이랑 핀이 아버지한테 가면 되잖아. 내가 오빠랑 있을거야!

- 안돼. 틴이 아니면 안돼.

- 왜애! 틴 오빠는 되고, 왜 나는 안되는데!


실의 투정에 킨이 대답했다.


- 만일 내가 무리하려고하면 틴이 날 말려줄테니까.


핀이라면 킨의 지시에 반문을 던지지 않는다.

지시를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킨은 핀에게 명령을 내릴 때만큼은 항상 조심했다.

실은 투정이 심하다.

투정을 들어주다간 킨이 끌려다닐 수도 있다.

반면, 틴은 겁이 많다.

자신이 무리하려고 들면 틴이 겁을 내며 말려줄 것이다.

그렇기에 틴과 함께 행동하기로 결정했다.


- 서둘러!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야!


네 마리의 늑대가 두 무리로 나뉘어 흩어졌다.


*


- 형, 숲의 바깥에는 그게 있다고 하지 않았아?


숲의 경계에 도착했을 무렵, 틴이 어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말했다.


- 아버지도 말했잖아. 그것이 우리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듯이... 우리도 가능한 그것의 영역을 존중해줘야 한다고말야.


틴은 지금부터 들어서는 곳이 바로 그의 영역이라는 것을 조심스럽게 꺼내놓았다.


- 괜찮아. 냄새를 남기지 않는 방문이라면 허락을 구할 수 있을거야.

- 그랬으면.. 좋겠지만.

- 걱정마.


킨은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집주인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살금살금 걷는 것처럼 발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 테트론베어는 포식을 위해서가 아니면 손을 치켜들지 않아.


발을 내딛는 순간, 표면의 온도가 달라진듯한 느낌이 든다.

본능이 알려왔다.

바로 이곳부터 테트론베어의 영역이 시작된다는걸.


테트론베어는 상당히 특이한 행동양식을 보이는 몬스터다.

우선 테트론베어에겐 투쟁심이란게 없다.

상대가 누구라도 웬만해서는 싸우려고 하지 않는다.

항상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그 누구도 상처입히려고 하지 않고, 작은 동물이 도발한다고 하더라도 일일이 반응하지 않는다.

반응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고독을 즐기는건 아니다.

오히려 호기심이 왕성해서 처음 보는 것에 자신이 먼저 쉽게 접근하기도 한다.

겁도 없고, 호기심은 많고, 누구와도 싸우려고도 하지 않는 특이한 몬스터인 셈이다.

위험도만으로 분류를 나누자면 D 급. 양토끼와 같은 등급의 몬스터다.


그렇다면 순수하게 몬스터로써 급을 나누자면 어떨까.

인간이 정한 테트론 베어의 급은 SSS급이다.


완력만으로 따지자면 몬스터 중에서도 최강.

거기에 두터운 가죽은 드래곤의 이빨로도 뚫지 못하는 강인함을 지니고 있다.

지쳐 쓰러지는 법도 없다.

테트론베어의 스테미너는 동급의 몬스터중에서도 가장 높다.


동물 계열의 몬스터 중에서도 압도적인 강함을 자랑하는 테트론베어는 그 존재만으로도 생태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테트론베어의 먹이가 바로 드래곤이기 때문이다.

드래곤을 사냥하고 잡아먹을 수 있는 유일한 종.

만일 테트론베어의 존재가 없다면 자연은 오직 드래곤의 의사로만 결정되는 가축의 장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킨의 경험 속에서도 테트론베어를 사냥한 경험은 없다.

굳이 싸울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오히려 테트론베어에게 간접적으로 도움을 받은 경험이 있을 정도다.


이번에는 간접적인 도움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드래곤을 제외한다면, 테트론베어는 오직 중립을 지키기만 하니까.

그러니 테트론베어의 영역에 들어왔다고 해서 굳이 겁을 낼 필요는 없다.


하지만 틴은 벌써부터 겁이 나는 모양이다.

틴이 말했다.


- 형, 이상해.

- 뭐가?


틴의 대답에, 킨은 소름이 돋을 정도의 두려움을 느꼈다.


- ... 이 숲, 아직도 생명의 기운이 느껴지지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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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해독하다 - 8. +9 19.02.21 657 20 9쪽
35 해독하다 - 7. +3 19.02.20 645 17 8쪽
34 해독하다 - 6. +1 19.02.20 611 15 9쪽
33 해독하다 - 5. +3 19.02.18 686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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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해독하다 - 1. +5 19.02.13 883 26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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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사막에서 싸우다. +2 19.02.12 925 28 10쪽
26 조우하다. +5 19.02.11 1,001 30 9쪽
25 시험받다. +8 19.02.10 1,038 29 7쪽
24 연참을 봉인당하다. +7 19.02.09 1,137 31 12쪽
23 환영받다. +3 19.02.08 1,180 34 9쪽
22 목을 물리다. +8 19.02.07 1,289 41 9쪽
21 바람에 담아내다. +7 19.02.06 1,296 3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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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굳히다. +7 19.02.04 1,315 3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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