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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ondo 님의 서재입니다.

늑대로 다시 태어난 SSS급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NooNoo
작품등록일 :
2018.06.28 13:53
최근연재일 :
2019.03.06 19:29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88,832
추천수 :
7,450
글자수 :
169,740

작성
19.03.02 14:43
조회
538
추천
15
글자
7쪽

베어내다.

DUMMY

카라츄는 팔을 들어 목을 감싼 형태로 달려들었다.

무작정 달려드는건 아니다.

난전을 유도하기 위한 수단, 그리고 킨의 기술을 봉쇄하기 위한 책략이다.


무적처럼 느껴지는 킨의 연참에도 약점은 분명 존재한다.

그건 범위를 지정하는 공격이라는 것이다.

1식의 경우 단일개체를, 2식에 이르러 공간 자체를 아우르는 기술이지만 결국 공격할 범위가 정해져있다는건 동일하다.

범위를 지정하기 위해 필요한건 세밀한 컨트롤. 만일 공격방향이 조금이라도 어긋나버리면 무의미한 에너지 소비만 이뤄질 뿐이다.

그렇다면 상대하는 쪽에서는 어떻게든 킨의 주의를 끌며 컨트롤을 방해해야만 한다. 그 답이 바로 난전이었다.


'몇 번이나 봐왔다! 킨이 연참을 쓰기 위해 필요한건 집중력, 그리고 범위다. 킨은 제로범위에서는 연참을 쓰지 못한다!'


그에 반해 카라츄의 전사의 차지는 기술적인 측면에서 조금 더 자유롭다.

방패를 내세워서 돌진하며 밀어버리는 돌진기.

온 몸으로 밀어붙이는 파괴력으로 적을 분쇄해버린다.

설령 약간의 저항이 있더라도 상관없다. 오크의 근육은 그 무엇보다도 강하다.


화기로 비유하자면 킨의 연참은 정밀하면서도 높은 살상력을 지닌 저격총.

카라츄는 높은 방어력으로 상대를 짓밟아버리는 전차다.


핏!

카라츄의 차지가 목적을 이루려던 순간, 킨의 몸이 허공으로 뛰어오르며 카라츄의 공격을 손쉽게 피해버렸다.

아무리 전사의 워크라이라 하더라도 몸의 민첩함을 올려주는건 아니다. 그러니 스피드에서 밀린다고 하더라도 분개해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카라츄에겐 그것을 충분히 보완하고도 남을 스테미너가 있다.

카라츄는 즉각 발을 내밀어 몸을 강제적으로 제동시킨 후, 방향을 꺾으며 달려들었다.


"크우어어어!"


아무리 빠른 스피드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시간의 벽을 뛰어넘을 수는 없다.

허공에서 땅에 닿기까지의 시간, 그리고 땅에서 다시 회피하기까지의 시간.

그 시간만큼의 공백은 킨에게 있어 치명적인 약점, 그리고 카라츄에게는 승리를 잡을 수 있는 기회다.

쿵! 쿵! 쿵! 쿵!

걸음 걸음 내딛는 힘이 달라진다.

힘이 더해지는 만큼 카라츄의 차지는 더욱 빨라졌다.

동시에 카라츄는 어깨를 내밀었다. 공격을 위한 태세. 단번에 전투를 끝낼 요량으로.

팟!

킨의 점멸. 킨은 본래 떨어져야 할 장소보다 훨씬 더 뒤로 몸을 피했다.

회피를 위해 점멸을 쓴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피한 장소가 좋지 않다.

방향을 틀었다면 모를까, 하필이면 점멸을 사용해 회피한 장소가 카라츄의 차지가 이어지는 직선거리에 해당한다.

어깨를 내밀며 자세가 흐트러졌지만 그렇다고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흐트러진건 아니다.

카라츄는 몸을 더욱 감싸며 달려들었다.

모닝스타를 휘두르는 듯한 압박감. 결착이 나기까지의 거리는 불과 5미터. 시간은 1초.

바로 그때였다.

쿠쿠쿠쿠쿠쿠!

카라츄는 발을 내밀며 다시 돌진하던 몸을 멈췄다.

왜일까. 갑자기 드는 이 한기는.

그리고 뭐란 말인가. 머리에서 어깨로 흘러내리는 이 식은 땀은.

알 수 없다. 하지만 본능이 말해주고 있다. 두 걸음만 더 내딛었더라면 목숨이 위험했노라고.


- 10점.


킨이 검을 입에 문 채로 말했다.

늑대의 목소리는 입이 긴 탓인지 울림을 담고 있다.

그래서인지 검을 물었다고 하더라도 그 목소리는 똑똑히 전해졌다.


- 자, 그러면 계속 해볼까.


마치 평가하는 듯한 목소리에 카라츄는 굴욕을 느꼈다.

네까짓게 뭐라고!


"쿠흠!"


콰쾅!

카라츄가 외침과 함께 지면을 내리쳤다.

그 흔들림은 마법사의 어스퀘이크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울림이 있다. 멀리서 이 싸움을 지켜보는 실도 지면의 떨림에 살짝 꼬리를 낮췄을 정도다.

약간의 흔들림이라지만 그건 킨의 연참을 봉쇄하는 또 다른 방법이기도 하다.

아주 조금이라도 외부의 간섭에 의해 몸이 흔들린다면 연참의 사용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킨은 몸을 뻣뻣이 치켜들고 있는 상태.

몸을 낮췄다면 진동을 억제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크우어어어!"


카라츄의 차지가 이어졌다.

다시금 식은 땀이 흐르지만 그건 열기에 의해 날라가버린다.

본능이 경고를 발하지만 외침이 두려움을 덮어버린다.

앞으로 세 걸음. 쿵! 두 걸음. 쿵! 한 걸음.

반 걸음. 킨의 검이 반 걸음의 공간을 잘라냈다.

그리고 모든 것이 그러하듯, 결과가 찾아왔다.


콰지지직! 콰쾅!

귀를 통해 전해지는 공기를 찢어버리는 파열음.

몸이 던져지고 부딪히며 나는 굉음.

눈으로 확인하고 싶지만 눈이 제대로 떠지지가 않는다.

고통은 없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땅과 하늘의 순서가 눈 앞에서 뒤바뀐걸까.

검을 휘두르는건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검이 피부를 베거나 찢어낸건 아니었다. 오히려 검이 카라츄의 근육과 부딪혔다면 부러지고 말았을 것이다.

그건 킨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제 아무리 훌륭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무기가 뒷받침되어주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는 것도 붓으로써의 기능을 온전히 가지고 있을 때나 가능한 이야기.

특히나 전투에서 무기를 사용하는 이유는 상대의 방어를 웃도는 공격력을 취하기 위해서다. 카라츄의 근육보다 물렁한 검은 공격수단으로써의 의미가 없다.

그런데도 킨은 무리하게 검을 휘둘렀고, 그 결과 몸이 넘어가버렸다.

카라츄가 물었다.


"벤건가."


그 앞에 빠져있는 목적어는 킨의 입에서 나왔다.


"공간을 베어내는 기술. 아마도 잘 알고 있을거라고 생각하는데."


알다마다.

손재주가 좋은 인간들이 주로 쓰는 기술이다.

원리는 알 수 없지만, 그 위력은 잘 알고 있다.

검을 휘둘러 만들어낸 공압의 상태, 그것으로 상대의 자세를 무너트리는 기술.

때로는 방패로 쓰기도 하고, 때로는 공압을 밀어붙이며 공격의 수단으로 쓰기도 한다.

질릴만큼 당해보았다. 이제는 그 이름까지 외울 정도다.


"소드 차지!"

- 말했잖아. 인간처럼 싸우겠다고.


카라츄는 그제야 킨이 말한 의미를 깨달았다.

그리고 이 싸움의 목적을 깨달았다.


"연참은 쓰지 않는다는거냐."

- 무기를 들어. 그리고 자세를 취해.


남은 스테미너의 양은 얼마되지 않는다.

그리고 에너지로 전환해 쓸 수 있는 분노의 양도 많지 않다.

카라츄는 자세를 취했다.

모든걸 일격에 담아낸다.

다만 그 공격은 킨의 일격을 받아낸 후의 공격, 후수가 될 것이다.


"흐읍!"


무기는 필요하지 않다.

주먹을 굳게 쥔 카라츄의 자세는 흡사 과거 마나를 가지고 있지 않아 육체만을 단련해왔던 어느 헌터의 모습과도 닮아있었다.

킨이 카라츄를 향해 말했다.


- 그래. 무기따위에 현혹되지마. 너의 적이 인간이라고 해서 카라츄, 너가 인간처럼 싸울 필요는 없으니까.


격돌을 앞둔 마지막 순간, 킨의 목소리가 바람보다 먼저 전해졌다.


- 전장을 압도해라. 넌 오크다.


킨의 검이 궤적을 그리며 카라츄를 향했다.


작가의말

이제 어제 올렸어야 할 분량이고, 오늘건 지금 쓰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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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결론짓다. +4 19.03.02 528 19 8쪽
» 베어내다. +4 19.03.02 539 15 7쪽
39 달려들다. +5 19.02.28 586 19 7쪽
38 인간을 먹다. +5 19.02.27 661 30 8쪽
37 해독하다 - 9. +11 19.02.26 601 32 9쪽
36 해독하다 - 8. +9 19.02.21 653 20 9쪽
35 해독하다 - 7. +3 19.02.20 638 17 8쪽
34 해독하다 - 6. +1 19.02.20 604 15 9쪽
33 해독하다 - 5. +3 19.02.18 675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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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해독하다 - 2. +5 19.02.14 846 25 7쪽
29 해독하다 - 1. +5 19.02.13 876 26 8쪽
28 연참 - 이식을 쓰다. +8 19.02.12 897 22 7쪽
27 사막에서 싸우다. +2 19.02.12 915 28 10쪽
26 조우하다. +5 19.02.11 997 30 9쪽
25 시험받다. +8 19.02.10 1,031 29 7쪽
24 연참을 봉인당하다. +7 19.02.09 1,131 31 12쪽
23 환영받다. +3 19.02.08 1,174 34 9쪽
22 목을 물리다. +8 19.02.07 1,282 41 9쪽
21 바람에 담아내다. +7 19.02.06 1,292 39 8쪽
20 연참에 이름을 붙이다. +8 19.02.05 1,283 37 12쪽
19 늑대가 나타났다. +4 19.02.05 1,225 32 8쪽
18 굳히다. +7 19.02.04 1,309 38 12쪽
17 떠올리다. +4 19.02.03 1,367 38 12쪽
16 다른 동물의 영역에 들어가다. +4 19.02.02 1,427 4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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