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뮤지션 : 신의 목소리 #24
잠시 말을 멈췄던 그의 입에서 또 다시 이름이 불리었다.
“버스킹 버스킹! 정말 축하드립니다. 합격자 자리로 가시면 됩니다.”
원래 이들은 전생에도 TOP3안에 올라 갔었다.
‘젠장!’
그렇지만 기분이 안좋은 것은 어쩔 수 없다.
두 번째 경연을 시작하기 전 느꼈던 불안했던 마음이 점점 더 크게 다가온다.
“곧바로 이어서 네번째 합격자를 발표하도록 하겠습니다!”
갑자기 김주성이 빠르게 또 합격자 발표를 한다.
생방송의 시간 관계상 서둘러야 한다는 지령을 받은 듯 싶다.
그런데, 이번에도 신재경의 이름은 여지없이 불리우지 않았다.
마지막 한자리의 합격자 자리가 남았고 그 자리를 원하는 참가자는 3명.
하필 그 중 한 명이 신재경이다.
“아, 3명의 참가자가 남아있는데요. 자리는 하나 뿐입니다.”
3명의 참가자가 남자 그들을 다시 무대 중앙에 모이게 한 후 긴장감을 조성하는 김주성.
“이제는 탈락자부터 발표를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오늘의 첫 번째 탈락자를 말씀드릴텐데요. 정말 아까웠습니다. 세 분 다 치열한 승부를 벌였는데 시청자 투표에서 근소하게 순위가 갈렸네요. 슈퍼스타 L 두 번째 생방송 무대의 첫 번째 탈락자는!”
이미 눈을 감고 체념한 표정의 참가자들 사이로 나지막히 들려오는 이름.
“이찬성씨 안타깝게 됐습니다. 첫 번째 탈락자로 뽑히셨습니다.”
다행히 신재경은 살아남았다.
‘휴.’
50%의 확률이다.
두 명중 한명.
신재경과 마지막 합격자의 자리를 두고 겨룰 상대는 2개월.
여성 보컬과 남성 기타리스트로 이루어진 2인조 팀이다.
신재경이 들어도 감탄이 나올 만큼 노래를 잘 부르는데 오늘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탓인지 심사위원 점수에서 6등을 했다.
충분히 신재경에게 승산이 있다.
“마지막 합격자 만이 남았습니다. 이제 발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합격자는!”
모든 사람들이 그의 다음 말에 주목하는 가운데!
“60초 후에 발표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항상 이렇게 사람 힘을 뺀다. 아주 야무지게 진행을 할 줄 안다.
60초의 광고가 진행되는 시간이 신재경과 2개월에게는 정말 길고도 길게 느껴졌다.
60분같은 60초가 지나고 다시 무대에 불이 들어왔다.
“이제 정말 발표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합격자와 함께 두 번째 탈락자도 동시에 정해지는 것인데요. 자, 슈퍼스타 L 두 번째 생방송 경연 마지막 합격자는!”
저 뒤에 나오는 이름이 신재경이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그런데, 그 간절한 기도는 빌어먹게도 이루어지지 않았다.
“바로, 2개월 입니다. 2개월 축하드립니다.”
호명된 합격자는 2개월.
그렇다면 신재경이 탈락했다는 것이 된다.
“안타깝게도 두 번째 탈락자로 신재경씨가 뽑혔습니다. 정말 안타깝습니다.”
김주성의 말을 듣자 신재경은 자신이 진짜 탈락했다는 것을 실감한다.
불안했던 느낌이 현실이 됐다.
신재경의 계획이 처음으로 어긋났다.
그의 당초 계획대로라면 그는 우승은 못하더라도 최소한 결승까지는 진출했어야 했다.
오디션을 진행하는 내내 충분히 이룰 수 있는 계획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준결승도 아닌 겨우 두 번째 생방송에서 탈락을 하고야 말았다.
심사위원 성적이 4등이었는데 탈락했다는 것은 시청자 투표 점수가 무척이나 안좋았다는 뜻.
워낙 열렬한 팬덤을 가지고 있는 신재경이었기 때문에 이 곳에 있는 다른 참가자들 또한 전혀 예상치 못했다는 얼굴을 하고 있다.
심지어 합격자로 호명된 2개월조차도 정말 놀란 것인지 어쩔 줄 몰라하며 무대 위에 당황을 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해결하는 바로 진행자의 몫.
김주성이 능숙하게 분위기를 리드해간다.
“이찬성씨와 신재경씨 두 분을 모시고 탈락한 소감 한 말씀만 듣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신재경씨, 하고 싶은 말 있으신가요?”
신재경 또한 자신이 두 번째 경연 만에 탈락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탓에 지금 상황에 쉽게 적응하기는 힘들다.
이번 시즌은 지금 엄청난 시청률과 함께 항상 큰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그만큼 조금이라도 얼굴을 더 비추거나 무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 굉장히 참가자들에게는 중요하다.
전생에서 이번 시즌을 시청자 입장에서 봤던 신재경은 시즌 3의 결승전이 전무후무한 시청률을 기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도 하다.
그래서 지금 떨어지는 것이 너무나도 아쉽다.
물론 지금 떨어진다고 해서 신재경이 망하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이미 이번 시즌의 가장 큰 수혜자라고 불리울 만큼 슈퍼스타 L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확실한 팬덤을 구축했고 음악적 재능을 확실하게 인정받았다.
단지 조금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아쉬움과 예상치 못한 탈락에서 오는 당혹감이 그로 하여금 당황하게 만들고 있었다.
결국 신재경이 간신히 입을 열었다.
“일단 이 자리까지 온 것 만으로 영광을 생각하고요. 정말 많은 분들께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음악 열심히 할거니까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그렇게 짧은 소감과 함께 신재경의 몇 개월간의 여정이수상하게 끝이 났다.
그러나, 슈퍼스타 L에서의 탈락은 신재경의 인기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
[ 이름: 신재경
Lv.9
개인 능력치:
발라드: 52/100
팝: 39/100
락: 45/100
힙합: 32/100
알앤비: 54/100
보너스 스텟: 0
스킬: Ears Of Mozart Lv.2 ]
신재경의 탈락 원인은 락의 부족한 스텟 때문이었을까?
그렇다고 하기에는 무대에 대한 평이 나쁘지 않았다.
또한, 관중들도 신재경의 새로운 도전을 반겼다.
‘남자를 알아’라는 곡은 하드코어 락도 아니고 락 발라드에 가깝기 때문에 신재경에게는 오히려 더 좋은 선곡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탈락했다.
-슈퍼스타 L 시즌 3의 우승 후보, 신재경 탈락.
언론들도 그의 탈락에 대한 소식을 전하느라 바빴다. 음원 1위를 해낼 만큼 승승 장구하던 신재경의 탈락은 조금은 갑작스러웠으니까.
신재경의 음원 성적.
팬덤의 수.
모든 것들이 신재경의 탈락을 대중으로 하여금 의아하게 느끼게 만든다.
그러나, 어쩔 수 없다.
슈퍼스타 L은 전국민이 투표를 하는 것이다.
아무리 특정 팬덤에게서 엄청난 지지를 받아도 전 연령층을 아우르는 감동적인 스토리나 장르적 특성을 이기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신재경은 악성 댓글들까지 따라 붙지 않았던가?
즉, 탈락이라는 결과는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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