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뮤지션 : 신의 목소리 #16
적당한 유명세도 있고 슈퍼스타 L이 원하는 장르기도 하면서 게다가 자작곡으로 참여한다면 이번 시즌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슈퍼스타 L은 신재경을 스타로 만들어줌과 동시에 그의 정규앨범 홍보를 위한 최고의 무대가 될 것이다.
정규앨범.
뮤지션들에게 굉장히 중요하다.
그들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수단 임과 동시에 한 단계 도약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앨범 한 장에 인생이 바뀐 뮤지션들도 수없이 많다.
대표적인 뮤지션, 빙지노.
그는 정규앨범은 아니지만 한 장의 앨범을 발매함과 동시에 한 순간에 스타덤에 올라섰다.
그 앨범은 빙지노가 대학 축제의 아이콘이자 더 나아가 대한민국 힙합의 아이콘이 될 수 있게 만들어준 발판이 되어주었다.
신재경도 이번 정규 앨범을 도약의 시점으로 보고 있다.
얼굴책에서 이미 많은 인기를 끌고 있고 공중파 방송을 통해 얼굴도 알리고 있다.
그가 누군지 궁금해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신재경은 아직 제대로 방송을 탄 적도 본인에 대한 인터뷰를 한 적도 없다.
이 모든 것은 그에 대한 호기심으로 쌓여가고 있다.
쌓이고 쌓인 호기심을 슈퍼스타 L에서 정규앨범과 함께 제대로 터트려볼 생각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최고의 음악들이 필요하다.
기껏 관심을 받았는데 음악이 구리다면 대중들은 차갑게 돌아설 것이다.
다행히 신재경이 구린 음악을 발표하게될 일을 없을 것이다.
왜?
스킬이 있으니까.
선호도를 다 알고서 곡들을 발표할텐데 망할리가 있나.
생각해보면 앞으로 신재경은 앨범이 음악적으로 망할리는 없을 것이다.
“레이야, 이 비트 진짜 좋다. 멜로디 한 번 써보자. 이 비트는 앨범에 실어도 될 것 같애.”
당연히 실어도 된다.
선호도가 29%니까.
이런 신재경의 결정은 레이도 편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고민도 하지 않고 곧바로 결정을 하는 신재경때문에 레이는 작곡에만 오롯이 집중을 할 수 있게 됐다.
신재경이 방송을 탄 이후 그를 찾는 곳이 많아졌다.
그러나, 최대한 앨범에 집중할 수 있도록 스케줄을 많이 늘리지 않은 신재경은 요즘 거의 레이와 살다시피 하고 있다.
이미 그렇게 몇 개월을 보냈다.
레이도 곡 작업을 하다 신재경의 자취방에서 밤을 새고 집을 가는 일이 점점 잦아지고 있다.
그런 식으로 작업을 하다보니 이미 꽤 많은 곡이 만들어지고 있다.
“내가 어떻게 할거냐면 방송에 나가서 앨범에 실릴 곡들을 한 곡씩 부를거야. 그리고 방송 날짜에 맞춰서 음원을 계속 발매하는거지. 물론 편집 되면 답이 없지만 날 방송에 비추는 것이 제작진한테도 도움이 될거라서 편집될 확률은 낮다고 생각해.”
신재경이 그의 계획을 레이에게 설명하고 있다.
레이 또한 이번 기회를 인생의 전환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여기서 터지면 그도 프로듀서로서 높은 인지도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 생각만 해도 짜릿하다. 빨리 곡 더 써야지. 화이팅하자!”
******
슈퍼스타 L의 1차 예선은 대부분 지원한 사람이라면 다 합격을 한다.
전화 오디션을 통해 노래를 부르고 나면 약 1주일 안에 합격 통지 연락이 온다.
신재경도 물론 통과를 했다.
그러나, 그에게 온 합격통지는 일반 참가자들과는 달랐다.
-안녕하세요, 슈퍼스타 L 제작진입니다. 신재경씨 맞으시죠?
“안녕하세요. 네, 맞습니다.”
-지금 얼굴책에서 유명한 그 신재경씨 맞으신가요?
“아······ 네. 하하”
-1차 오디션 결과를 알려드리려고 전화 드렸어요.
“네, 어떻게 됐나요?
-당연히 합격이신데 혹시 만나뵙고 좀 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괜찮으신가요?
생각보다 일이 쉽게 풀릴 징조가 보인다.
“아, 네 물론이죠.”
-편하신 장소 말씀해주시면 저희가 거기로 가도록 하겠습니다.
슈퍼스타 L 제작진이 신재경이 뿌린 미끼를 물었다.
******
“신재경씨의 스토리를 좀 사용하고 싶어서요. 인터뷰 좀 가능할까요?”
“물론이죠. 뭐든지 편하게 물어봐주세요.”
슈퍼스타 L 제작진과 신재경이 만났다.
제작인들은 이미 신재경이 이슈가 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고 그를 이용해 시청률을 어떻게 하면 더 뽑아낼지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다.
뭐라도 하나 찾기 위해서 신재경과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 일테고.
인터뷰는 특별한 점 없이 진행이 됐다.
뭐라도 하나 찾아내려고 눈에 불에 키는 제작들에게 신재경은 적당한 자신감을 보여줬다.
너무 심심하면 방송을 타기 힘들테니까.
그리고, 이제 제작진이 신재경에 음악에 대해 질문을 하기 시작한다.
“2차 예선 당일에 부를 곡은 뭔가요?”
“아, 저는 이번 2차 예선 뿐만 아니라 오디션 내내 저랑 제 친구가 직접 만든 곡들을 불러볼 생각이예요.”
흥미가 당기는 소재다.
그러나, 동시에 걱정이 된다.
자작곡을 들고 나오는 뮤지션들은 많다.
그들은 모 아니면 도다.
뛰어난 음악성으로 화제몰이를 해서 단숨에 실시간검색어를 장악하기도 하지만 한참 모자른 음악을 들고 와서 심사위원은 물론 대중의 귀를 사로 잡지 못하고 속칭 광탈을 하기도 한다.
신재경이 광탈을 하는 것을 제작인은 바라지 않는다.
“음······ 자작곡을 하시겠다는 거군요. 나쁘진 않은데 이게 너무 도박일 수도 있어요. 차라리 좀 올라가신 후에 하는 것은 어떠세요?”
신재경 또한 이들이 어떤 것을 우려하는지 잘 알고 있다.
단지 그 우려가 신재경에게는 통용되지 않을 뿐.
“아니요, 저는 이번에 꼭 제 음악으로 승부하고 싶어서요. 자신감도 있습니다.”
제작진은 이미 신재경을 만나기 전 그에 대해 각종 포탈을 샅샅이 뒤졌다. 그리고, 어디서도 그의 자작곡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다.
뮤지션들은 본인들의 음악을 과대평가하는 실수를 간혹 하고는 한다.
제작진의 눈에는 신재경도 그렇게 비춰진다. 단 한 번도 자작곡을 불러본 적이 없다가 오디션에서 선보이면 멋있을 것이라고 착각하는 부류처럼.
이런 부류는 말려도 듣지 않는다.
이미 지난 2번의 시즌 동안 많이 경험했다.
“그럼 어쩔 수 없죠. 건투를 빕니다.”
자작곡이 제발 뛰어나기를 간절히 빌어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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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찾아온 6월의 마지막 토요일, 이른 아침부터 한국대학교 체육관에서 서울지역 슈퍼스타 L의 2차 예선이 시작됐다.
셀 수도 없을만큼 많은 사람들이 와있는 가운데 신재경도 그들 무리에 포함되어 있다.
이제 신재경도 확실히 유명해진 듯 사인 요청을 받는 일까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었다.
번호표를 받고 체육관 내로 들어가자 수많은 참가자들이 복도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등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신재경도 긴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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