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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다 님의 서재입니다.

네 특성 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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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다
작품등록일 :
2021.07.26 10:55
최근연재일 :
2021.08.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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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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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피에 물든 마천루

DUMMY

#30. 피에 물든 마천루



ㅡ 메인 퀘스트가 시작됩니다.

ㅡ 1단계. 던전 브레이크


이번에도 역시나 설명이라고는 일절 없는 불친절한 목소리가 세계에 울려 퍼졌다.


‘드디어 시작됐군.’


던전 브레이크.

균열과는 다르게 실제 지구의 공간이 괴수들이 출현하는 던전화되는 현상이다.

동굴 등의 공간부터 평범한 도심지까지. 심지어 한 건물이 던전이 되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던전화 된 곳은 파괴할 수 없다.


발생한 던전은 일정 주기로 토벌해야 하며, 그러지 못했을 시에는 브레이크 현상으로 던전에 갇혀있던 괴수들이 밖으로 기어 나오게 된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던전은 인류가 본격적으로 마석과 괴수의 사체를 얻을 수 있는 보급소의 역할과 각성자들의 성장을 도울 수련장의 기능을 하게 된다.


때문에 각 길드는 던전의 소유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다.


“다들 지금 메시지 들었지?”

“네, 형! 던전 브레이크라는데. 게임처럼 던전이 생기는 건가 봐요.”


팀케이의 길드 사무실.

길드원들을 미리 불러 놓았기에 나를 포함한 4인의 전투팀이 모두 모여 있었다. 물론 항상 이곳에 상주하는 운영팀의 송 실장과 김 비서 또한.


고작 6인에 불과한 인원이지만 면면을 살펴보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인력이었다.


운영팀엔 대형 그룹의 엘리트 인력이었던 송주석과 김지혜.


전투팀은 S급 근접 딜러 둘. A급 버퍼 하나. 그리고 얼마 전 A급으로 올라선 원거리 딜러 서희수까지.


그녀는 예전에 곽주혜에게 들었던 ‘B급 각성자’ 라는 무시 발언이 트리거라도 된 듯, 매일 수련하더니 단숨에 A급으로 올라섰다.


‘···역시 과거엔 나를 배려해서 B급에 머무른 것이었어.’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던 게 진짜였다는 사실에 입맛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이번엔 괜찮다. 내가 서희수를 정상까지 이끌어 줄 것이니까.


“설마 예전처럼 구획 나뉘는 거 아냐? 강율, 지금이라도 집에 가보는 게···.”


내 어머니를 걱정하는 서희수의 목소리.


“괜찮아. 그때는 붉은 장막으로 덮이면서 구획이 분획 된다고 했었잖아. 지금은 맑기만 하니까··· 그럴 일은 없을 거야. 그리고 삼두도 있고.”


이미 다 알고 있는 일을 둘러대는 것도 생각보다 곤욕이었다.


띠리리-


그때 모두의 휴대폰이 동시에 울리며 문자가 도착했다.



[각성자 소집 명령]


메인 퀘스트에서 언급한 던전으로 추정되는 이상 마력 파동이 감지됨. 이하의 위치에 근접한 모든 각성자는 지금 즉시 해당 위치로···.


- 서울시 서대문구···

- 서울시 동작구···

···

···


가장 먼저 내용을 확인한 곽주혜가 다급하게 얘기했다.


“어? 강율 씨. 이 근처에도 소집 떴어요.”

“네. 저도 봤습니다.”

“저희도 바로 가봐야 하는 거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이 주변이 각성자가 가장 많은 곳이잖아요. 우린 상황을 지켜보다 다른 곳으로 가보죠.”


관리국 근처에 생긴 던전은 D급에 불과한 하급 던전. 기껏해야 리자드 맨이 발생하는 그곳에 갈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제 곧 나타날 거야.’


띠리리-


일부러 시간을 끈 지 30분 정도가 되었을까.

요란한 알림과 함께 새로운 소집 문자가 도착했다.


[각성자 소집 명령]


던전으로 추정되는 강력한 마력 파동 감지됨. 위험성이 매우 높으므로, B급 이상의 각성자를 대상으로 이하의 위치에 긴급 소집을 명령함.


-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63빌딩


‘왔다.’


미리 이동할 수도 있었지만, 일행들이 의아해할 수 있었기에 잠자코 기다리던 문자가 도착했다.


“형··· 위험한 던전이 나왔다는데요?”

“가자. 위험한 곳에 우리가 아니면 누가 가겠냐.”

“네!”


그간의 수련으로 자신감이 충만해진 박시준이 힘차게 대답했다.


“길드장님. 조심하셔야 합니다.”

“걱정마세요. 금방 다녀오겠습니다.”


송 실장의 걱정어린 말과.


“희수 씨, 주혜 씨. 다치지 말아요.”

“걱정 마요, 언니.”


어느새 친해진 여성 길드원들끼리의 인사.


“출발하자.”


운영팀의 배웅을 받으며 팀 강율이 출격했다.



* * *



63 빌딩.

한때는 한국의 랜드마크였던 높다란 마천루.

지금은 그보다 더 높은 건물들이 많이 생겨났지만, 여전히 이 빌딩을 한국의 대표 건물이라 칭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랬던 63 빌딩은 지금. 특유의 아름다운 금색의 빛을 잃어버리고 불길한 붉은색을 띠고 있었다.


“여러분! 저게 정말 저희가 알던 63 빌딩이 맞는 걸까요! 마치 건물 전체에 피를 뿌려 놓은 것 같습니다!”


곽주혜는 호들갑을 떨며 현 상황을 너튜브로 실시간 스트리밍하고 있었다.


“네? 왜 이렇게 오랜만에 방송을 켰냐구요? 사실 제가 길드에 들어가서 좀 바빴거든요! 헤헤. 어떤 길드인지 아시면 다들 놀라실 거예요! 잠시 후 최초 공개! 다들 스트리밍 고정하기! 구독과 좋아요···.”


“야. 강율. 쟤 방송하는 거 진짜 놔둘 거야?”


서희수가 내게만 들릴 정도로 불만을 토로했다. 곽주혜와의 관계는 어느 정도 호전되었지만, 그와는 별개로 방송에 자신이 나온다는 건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 모양.


“응. 수익도 숫자대로 나눈다고 했으니까 딱히 나쁠 건 없잖아?”


유명세에 딱히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길드의 위상을 올리는 데 방송만 한 수단은 없었다.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어중간한 날파리가 꼬이지 않으니까.


‘할 일도 많은데 귀찮은 건 질색이야.’


대피 작업이 끝난 것인지 현장에는 상황을 통제하는 군인들과 경찰. 각성자들만 자리했다.


‘D급? 죽고 싶어 환장한 건가?’


분명 B급 이상의 각성자만 모이라는 문자를 받았을 텐데. 무리해서 참여하려는 각성자들이 꽤 보였다.


주제 파악도 못 하고. 큰돈을 벌 기회라 생각하는 욕심 많은 부류들이었다.


“어어, 거기 학생들! 멈춰!”


한 군인이 다급하게 뛰어오며 빌딩에 접근하는 우리를 저지했다. 일반인이라 생각했거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각성자라 생각한 듯했다.


“어딜 가려는 거야? 여긴 B급 이상 각성자만 들어갈 수 있는 위험 지역···. 억?”


혼자 말하다 혼자 놀라는 신기한 재주를 가진 군인이었다.


“···홍염? 으헉! 청염에 깍쭈까지?”


곽주혜의 별명을 아는 걸 보면 방송을 시청하는 팬 중 하나인 것 같았다.


“소집 명령받고 왔습니다만.”

“세상에! 내 최애 베스트 쓰리가 다 모이다니!”

“···저기요?”

“아! 죄송합니다. 소집 명령 보고 오셨겠죠?”


분명 처음에 얘기를 했음에도 제대로 듣지 못한 모양이었다.


“네. 어디로 가면 됩니까?”

“음···. 다른 분들과는 일행이신 겁니까?”

“같은 길드원입니다.”


그 소리에 군인은 또 한 번 놀랐다.


“와··· 씨 대박. 아, 죄송합니다! 그럼 다른 분들은 잠시 대기하시고 강율 씨는 길드 대표로 지휘소로 가시죠. S급이시니 회의에 참여할 자격이 충분하십니다.”

“회의요?”

“네. 지금 저희 부대 지휘관님과 S급 각성자이신 마진환님이 얘기를 나누고 계십니다. 그분도 길드 대표로 오셨구요.”


역시나. 예상했던 인물이 이미 도착해 있었다.


“알겠습니다. 가시죠.”


군인의 안내에 따라 임시 지휘부로 들어서자 사람들의 시선이 내게 쏠렸다.


“뭐야? 무슨 일이야?”

“충성! 대대장님. S급 각성자 강율 님을 모셔왔습니다.”

“응? 그 젊은이가?”


내가 너무 어려 보였는지 의문을 표하는 것도 잠시, 지휘관은 곧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반갑네. 내가 여기 지휘관일세.”

“강율입니다.”

“이거 참 든든하구만. S급 각성자가 둘이나 와주다니!”


작전 테이블 건너편에 앉은 마진환도 내게 가벼운 눈인사 인사를 해왔다.


‘기세가 상당한데.’


30대 초반인 그는 다부진 몸과 짙은 눈썹이 인상적이었으며. 가만히 있어도 느껴지는 위협적인 기운은 분명 맹수의 그것을 닮아 있었다.


‘과연 이명에 어울리는 분위기를 가진 자군.’


수왕 마진환. 현재 한국 랭크는 4위.

근접 전투형 각성자로 공격과 방어 모두에 능한 밸런스가 좋은 인물. 특성은 S등급의 ‘맹호강림’ 으로 외형을 호인虎人으로 변형시키는 수인화 능력이다.


“생각보다 더 어린 친구였군.”

“칭찬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슬래터를 잡는 모습은 인상적이었어. 피가 끓어오를 정도로 말이야. 어때? 만난 김에 나와 한 번 놀아보지 않겠어?”


역시나 내가 아는 그대로의 인물이다.

호승심이 강하며 불의는 참지 못하는 일자 무식형의 인간. 그를 따르는 유능한 2인자가 없었다면 길드 운영 같은 건 꿈도 못 꿀 타입이었다.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닐 텐데요.”

“푸핫! 그렇지 참. 내가 너무 급했네. 할 일도 까먹고 말이야.”


싸워서 이길 자신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만만찮은 상대인 것은 분명했다.

비록 절대적인 마력량이 부족해 4위에 랭크되어 있었지만··· 철저하게 무투파인 그의 진짜 전투 능력은 박시준을 능가한다.


‘뭐, 머지않아 박시준이 더 강해지겠지만.’


지금 그와 대립해봐야 딱히 이점은 없다. 내 전투방식과 수인화는 딱히 어울리지도 않았고.


‘내가 아무리 강해도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막무가내로 상위 각성자를 죽여댔다가는 퀘스트가 막히는 시점이 분명히 올 것이다.

상급 괴수에게서도 특성을 탈취할 수 있는 것을 확인한 상태였으니. 심하게 걸리적거리는 놈이 아니라면 굳이 강탈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였다.


“허헛, S급 각성자들이 기세를 뿌려대니 나 같은 일반인은 숨쉬기도 힘들구만. 서로 탐색은 그만하고 던전 이야기를 해보지.”


지휘관의 말을 시작으로 잠시 멈추었던 회의가 재개되었다.


“안에 뭐가 있는지는 전혀 알 수가 없네. 단열 처리가 잘 된 건물이라··· 열화상 카메라도 통하지 않아. 정찰용 드론도 들어가자마자 신호가 끊어졌고. 그렇다고 저 위험한 곳으로 정찰대를 보내기도 힘든 상황이네.”


당연한 일이다.

기본적으로 던전 내부는 다른 공간이 되어버린다. 그것이 다른 차원의 공간인지 우리 차원의 것이 변형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나랑 우리 야성 길드원들만 들어가도 충분합니다. 이렇게 회의할 시간에 직접 들어가서 처리하는 게 빠르겠네.”

“저도 동의합니다. 별다른 방법이 없다면 무슨 일이 생기기 전에 빠르게 진입하는 게 해답일 수 있습니다.”


나까지 일단 진입하자는 의견을 내놓자, 지휘관은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그럼 두 길드에서 진입할 인원에 대해서 알려주겠나?”

“야성 길드는 날 포함해서 B급 17명에 A급 2명. 총 20명이 들어갈 겁니다. 전원이 싸움에 미친 놈들이요. 후후.”

“TK 길드는 저까지 4명이 진입합니다.”


예상보다 적은 인원에 지휘관은 다소 당혹스러워했고, 마진환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하하핫! 이봐 불꼬맹이. 설마 길드원이 4명이 전부인 거야? 그렇게 적은 인원으로 뭘 하겠어. 차라리 내 길드에 가입···.”


뜬금없이 스카우트하려는 마진환의 말을 무시한 채 말을 이어갔다.


“제가 S급 인 건 아실 테고, 길드원은 2위인 S급 박시준. A급 버퍼와 A급 원소술사 한 명씩입니다.”

“허. 내가 모르는 사이 괴물 길드가 하나 탄생했었구만.”


S급 각성자가 가지는 힘은 S급인 마진환 스스로가 잘 알고 있었기에 보일 수 있는 반응이었다.


“진짜 괴물처럼 변하는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네요.”

“후후. 역시 나를 견제하고 있었군. 내 능력을 알고 있는 걸 보니···. 뭐, 아무튼 그 정도 전력이면 같이 들어가도 방해는 되지 않을 것 같군.”


견제는 무슨···.

그냥 알고 있었을 뿐이다.


마진환은 뜬금없이 라이벌 의식을 불태우며 나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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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피에 물든 마천루(3) +4 21.08.24 2,754 113 12쪽
32 피에 물든 마천루(2) +2 21.08.23 3,100 115 13쪽
» 피에 물든 마천루 +4 21.08.21 3,797 143 12쪽
30 강율과 아이들(2) +8 21.08.20 4,031 160 13쪽
29 강율과 아이들 +10 21.08.19 4,233 165 13쪽
28 퍼스트 타임(2) +6 21.08.18 4,405 182 12쪽
27 퍼스트 타임 +2 21.08.17 4,618 168 11쪽
26 귀찮은 날파리(4) +7 21.08.16 4,759 160 12쪽
25 귀찮은 날파리(3) +7 21.08.14 5,091 182 13쪽
24 귀찮은 날파리(2) +14 21.08.13 5,161 177 11쪽
23 귀찮은 날파리 +6 21.08.12 5,286 156 12쪽
22 다시 일상(2) +6 21.08.11 5,425 158 12쪽
21 다시 일상 +5 21.08.10 5,618 165 13쪽
20 원시림의 목마(3) +4 21.08.09 5,688 173 13쪽
19 원시림의 목마(2) +6 21.08.08 5,766 166 13쪽
18 원시림의 목마 +7 21.08.07 6,221 169 14쪽
17 반격의 시간(2) +7 21.08.06 6,802 173 12쪽
16 반격의 시간 +8 21.08.05 7,264 189 12쪽
15 호랑이를 등에 업은 쥐(2) +8 21.08.04 7,604 202 13쪽
14 호랑이를 등에 업은 쥐 +5 21.08.03 7,671 183 15쪽
13 그런 거 아니야 +7 21.08.02 7,941 189 11쪽
12 화가는 왕을 꿈꾼다(2) +10 21.08.01 8,231 176 12쪽
11 화가는 왕을 꿈꾼다. +13 21.07.31 8,603 178 14쪽
10 형이 왜 거기서 나와(2) +7 21.07.30 8,955 195 15쪽
9 형이 왜 거기서 나와 +8 21.07.29 9,129 192 12쪽
8 첫 번째 불꽃의 주인(3) +12 21.07.28 9,443 196 12쪽
7 첫 번째 불꽃의 주인(2) +8 21.07.27 9,868 176 13쪽
6 첫 번째 불꽃의 주인 +14 21.07.27 10,540 188 11쪽
5 붉게 물든 하늘(2) +8 21.07.26 10,733 216 13쪽
4 붉게 물든 하늘 +7 21.07.26 10,987 212 14쪽
3 야 너두? +10 21.07.26 11,625 297 12쪽
2 두 번째 시작 +12 21.07.26 14,307 288 11쪽
1 Prologue. +4 21.07.26 15,492 32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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