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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다 님의 서재입니다.

네 특성 쩔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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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다
작품등록일 :
2021.07.26 10:55
최근연재일 :
2021.08.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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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21.08.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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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귀찮은 날파리(4)

DUMMY

#25. 귀찮은 날파리(4)



지금 기분은··· 뭐랄까.

아. 그래, 과식한 느낌과 비슷했다.


여덟 개에 달하는 특성을 단 몇 분 만에 먹어 치웠다. A급 특성 둘. B급 특성 셋. C급 특성 셋.


》작열하는 분노 [ A ]

》마력에 화속성을 부여합니다. 분노할수록 부여되는 속성이 강력해집니다.


이 특성이 가장 큰 수확이었다.


연기조차 발생시키지 않는 화속성 마력에 의한 완전 연소. 화재경보기조차 울리지 않는 것을 보면, 뜻하지 않게 주변에 피해를 줄 일도 없었다.


‘광폭화와 함께 쓰면, S급 특성이라 불러도 무방해.’


기대를 하며 나머지 A급 특성 정보를 확인했다.


》삼두일족응 [ A ]

》머리 셋, 다리 하나가 달린 매를 소환하여 부립니다. 술자의 마력에 따라 전투 능력이 변화합니다.

》특수 효과:감각 공유


다리가 셋 달린 삼족오는 알겠는데, 이런 녀석도 있었던 건가? 내 성장에 맞춰 같이 성장하는 특성이라는 설명은 마음에 들었다.


‘외형은 의외로 괜찮았지만, 실전에선 어떨지···.’


그래도 A급인 만큼, 분명 제 역할을 해줄 것이다. 감각 공유로 하늘에서의 정찰 또한 가능하겠지.


남은 특성 중 B급 두 개와 C급 하나. 총 3개의 특성은 제일 흔한 근력 계열의 특성이었고, 이전과 마찬가지로 ‘대전사의 힘’ 에 흡수되었다.


“으으···. 너, 너는 대체!”


단검에 실린 내 마력이 모두 소진되었는지, 정신을 차린 오만석이 나를 향해 손가락질하고 있었다.


‘조금만 더 기다려라.’


바닥에 굴러다니는 단검 하나를 들어 마력을 주입하자, 칼날에 이글거리는 화염이 생겨났다.


“아, 안돼!”

“돼.”


나는 물론이고, 어머니까지 모욕한 녀석을 쉽게 죽일 생각은 없었다.


푹!-


“끄아악!”


불타는 단검이 오만석 회장의 멀쩡한 어깨에 박혔다. 근육 내부에서 솟아나는 화염은 그의 나머지 팔마저 못 쓰게 만들 것이다.


‘보자, 다음 특성은···.’


》단말마 수집가 [ B ]

》상대의 생명력이 10% 미만일 때, 낮은 확률로 일격에 죽입니다.


막타 잘 챙겨 먹으라는 특성과.


》떼지 못한 걸음마 [ C ]

》사족 보행 시 이동속도가 상승합니다.


‘기어 다니라는 건가···?’


도무지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 것 하나.


》내구력 [ C ]

》신체가 튼튼해집니다.


그냥저냥 괜찮은 특성까지.


대전사의 힘에 흡수된 3개의 특성과 5개의 새로운 특성을 새로이 획득했다.


‘이제 조금 더 적극적으로 특성을 수집해도 괜찮겠어.’


특성 개수에 제한이 있을까 싶어 나름대로 강탈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순식간에 11개가 되어버렸다.


적어도 10개가 제한은 아니라는 뜻.

50개가 될지, 100개가 될지, 아니면 무제한일지는 몰라도. 이제 기회가 될 때마다 적극적으로 특성을 강탈하기로 했다.


아끼다 뭐 된다고.

언제까지 간만 보며 아낄 수는 없는 일이니까.


‘제일 마음에 드는 메시지는···.’


》검의 화신 [ S ]

》검술을 위한 완벽한 신체 조건을 갖춥니다.

》성장 특성 [ 3/10 ]


체감상 단계별로 마력이 두 배 이상 올라가는 희대의 사기 특성. 김체건과의 수련에도 성장하지 않고, 정체되어 있던 S급 특성이 한 단계 성장했다.


내가 특성에 대한 정리를 끝냄과 동시에, 오만석 회장도 고통에서 벗어났는지 입을 열었다.


“사, 살려주게! 내가 생각이 짧아 그만 실수를 했네!”


그는 두 팔이 말을 듣지 않아 불편한 몸으로, 무릎을 꿇은 채 목숨을 구걸했다.


“원하는 건 뭐든! 돈이면 돈! 정치에 관심이 있다면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겠네!”

“필요 없어.”

“그, 그럼 원하는 게 대체 뭔가?”

“딱히 원하는 건 없어. 다 당신이 자초한 일이니, 날 원망하진 말라고.”


단호한 내 말투에, 애원이 통하지 않음을 깨달은 오만석은 협박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이놈! 나를 죽이면 너도 무사하지 못할 거다! 정치, 언론 할 것 없이 다 너를 노릴 거야!”

“진짜?”

“그, 그래! 아무리 네가 강해도 국가와 싸워 이길 순 없을 거다! 지금이라도 사죄하면 내 특별히······.”


빌어먹을 노인네가 목청 한번 더럽게 좋다.

혹여 누군가 듣고 도와주지 않을까 싶어 목이 터져라 소리지르는 것일 테지만, 아쉽게도 회장실은 방음설계가 너무나 잘 되어 있었다.


“뒷감당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이만 끝내지.”

“오, 오지 마! 나 오만석이야! 만석그룹 회장 오만석! 이, 이렇게 죽을 수는··· 커헉!”


목을 잡힌 채 허공에서 바둥거리는 회장은 마치 고장 난 마리오네트를 보는 듯했다.

두 팔은 힘이 들어가지 않아 흐느적거렸고, 다리를 움직여 나를 가격해도 목을 움켜쥔 손을 뿌리치지는 못했다.


“끄륵···.”


이윽고 눈이 뒤집히고 혀를 길게 내뺀 채, 오만석 회장의 숨이 멎었다.


툭-


손을 놓자 그의 몸이 힘없이 바닥에 널브러졌다.


‘시대를, 사람을 잘 봐가면서 까불었어야지.’


한때 이 나라를 주무르던 사람이라기엔, 너무나 허무한 죽음이었다.


“하아. 이제 어쩐다.”


홧김에 일을 저지르긴 했지만, 주변을 둘러보니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했다.


끼익-


회장실의 문을 열고 밖을 향해 얘기했다.


“송 실장님. 끝났으니 들어오세요.”


송주석은 내가 말했던 대로 여자 비서가 헛짓거리하지 못하도록 잘 감시하고 있었다.


“우웩!”


내 부름에 회장실로 들어온 두 사람은, 끔찍한 광경을 보고는 사이좋게 구역질을 해댔다.


‘송 실장은 몰라도, 저 비서는 정리해야겠군.’


바닥에 아무렇게나 떨어져 있는 검 하나를 주워, 여전히 구역질을 하는 여자에게 다가갔다.


“자, 잠시만요. 강율 씨!”


송주석이 내 생각을 눈치채고 다급하게 나를 가로막았다.


“김 비서는 좋은 사람입니다. 입도 무겁구요! 분명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을 겁니다!”

“비키세요. 저는 후환을 남기기 싫습니다.”


구역질하면서도 대화는 잘 듣고 있었는지, 여성이 울면서 넙죽 바닥에 엎드렸다.


“흐흑···. 제발 살려주세요. 정말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을게요! 제발, 제발.”

“강율 씨처럼 홀어머니 밑에서 정말 열심히 살아온 사람입니다. 저를 봐서라도 제발 검을 거둬주세요!”


얼마나 봤다고 자신을 봐서 살려주란 건지···.


‘젠장.’


나 역시 평범한 젊은 여성을 죽이는 것이 내키지는 않았기에, 그의 말을 듣기로 했다.


“김 비서라고 했나요? 똑똑히 들으세요. 난 착한 사람이 아닙니다. 혹여 내게 귀찮은 일이 생긴다면··· 차라리 오늘 죽는 게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게 될겁니다.”

“네, 네! 가,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흑.”


살기를 내포한 경고는 뇌리에 깊게 박히는 법이다.

송주석이 회장의 뒤통수를 치게 만든 것처럼.


“송 실장님. 오만석과 첫째 아들이 사이가 안 좋다고 하셨죠?”

“아, 네. 맞습니다. 어렸을 땐 장남이라 승계 목적으로 지분을 많이 상속받았는데······.”

“기억납니다. 지금···.”

“바로 호출하겠습니다.”


오만석 회장이 이런 느낌이었나?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 벌써 눈치채고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게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그룹의 지분은 회장 다음으로 많이 가지고 있었지만, 손을 대는 사업마다 말아먹는 바람에 경영에서 한발 뒤로 물러난 장남.


뛰어난 수완으로 경영 일선에서 실적을 내고 있는 둘째와 막내딸.


‘뭐, 내가 나설 것도 없이 개판이 되겠군.’



* * *



“우웨엑!”


40대 초반 정도의 건장한 남자.

어렸을 때부터 잘 먹고 큰 탓인지, 키가 훤칠한 회장의 장남은 회장실에 들어오자마자 속을 비워냈다.


“으, 이게 대체···. 아, 아버님!”


뒤늦게 죽은 오만석을 발견한 장남이 그에게 다가가 소리높여 통곡했다.


“끄흐흑! 송 실장! 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

“그, 그게······.”


“내가 그랬습니다.”


조용히 지켜보던 내 목소리에, 그제야 내게 시선을 옮긴 장남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너는··· 각성자 1위라던···?”


‘이건 뭐 개나 소나 내 얼굴을 알아보네.’


장남은 각성자에 관심이 많았는지, 내 정보를 이미 입수한 듯했다. 관리국의 정보 관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일이었다.


“대체 왜! 왜 우리 아버님을 죽인 거냐!”

“그쪽 아버지가 먼저 나를 건드린 거니까, 너무 화내진 마시죠. 동생들한테 회장 자리 뺏기지 않게 됐으니, 당신이야 나쁠 게 없잖습니까?”

“그, 그건···!”


핵심을 찔렀는지 그의 말문이 일순 막혔다.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건 두 가지. 거기 아버지와 같은 길을 가든지. 이 일을 조용히 처리하든지.”

“지금 나를 협박하는 거냐.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이고도 무사할 수 있을 것 같아!”


장남은 꼴에 재벌가 아들이라고 자존심은 있는 것인지, 되지도 않는 객기를 부리고 있었다.


‘시체를 내버려 두길 잘했네.’


협박에는 적당한 퍼포먼스가 필요하다.

듣는 것과 보는 것에는 크나큰 차이가 있으니까.


턱!-


“지금 무슨 짓을···?”


각성자 시체 하나를 골라, 그 위에 발을 올렸다.


‘작열하는 분노.’


발을 통해 시체에 마력을 불어넣자 붉은 화염에 휩싸여 맹렬하게 타올랐고, 머지않아 흰 가루만 남았다.


“허억!”


그렇게 하나둘, 모든 각성자들의 시체가 뼛가루만 남긴 채 사라졌다.

남은 것은 오만석 회장의 시체뿐.


터벅, 터벅-


그곳으로 불타는 걸음을 옮기자, 곁에 있던 장남이 기겁하며 물러났다. 아비의 시체보단 자신의 목숨이 우선이었던 모양이다.


화르륵!-


불타는 오만석 회장의 시체에 발을 올린 채, 장남을 향해 입술을 열었다.


“생각할 시간은 충분히 줬습니다. 선택하세요.”


녀석의 머리가 세차게 굴러가는 소리가 들렸다.



* * *



그날 이후 만석 그룹은 난장판이 되었다.

회장은 하루아침에 실종되었고, 그 자식들은 후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싸움을 하루가 멀다하고 벌이고 있었다.


며칠 동안 언론을 도배했던 그 일은 금세 잊혀져갔고, 시민들은 언제 다가올지 모를 재앙을 애써 무시한 채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어느 날.


“선배님, 강남에 미예보 균열 하나 떴습니다.”


마력의 파동을 감지해 균열 예보를 하는 균열관리본부. 거대한 디스플레이에는 남한의 지도가 보였고, 서울이 있는 위치에 붉은 점이 점멸하고 있었다.


“또야? 요즘 엄청 잦네. 수방사 쪽에 데이터 보내주고, 근처 각성자들한테 대기 문자 돌려.”

“소집 명령은 안 내려도 됩니까?”

“어차피 고블린들만 나올 건데 군인들이면 충분하잖아. 군 쪽에서 각성자들까지 모이면 괜히 정신만 사납다고 항의 들어온 게 한두 번이냐.”


군대 입장에서는 제대로 된 통제가 어려운 각성자가 껄끄러웠고, 각성자 쪽에서는 괜히 불려가서 대기만 하다 해산하는 게 불만인 상황이었다.


“알겠습···.”


삐, 삐!-


“경고음이 왜 울려? 뭐 잘못 만졌어?”

“어. 어라. 선배님 이거···. 마력 파동이 이상합니다.”

“뭐라고?”


균열 예상 지점에서 측정되는 마력 파동값이 치솟고 있었다.


“어··· 어···. 네 배, 아니 다섯 배. 계속 올라가요! 선배님 이거 어떡해요!”

“윗선에는 내가 보고할 테니까! 너는 빨리 근처 각성자들한테 소집 명령 내려!”


서둘러 휴대폰을 꺼내 드는 그에게 후배 직원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선배님!”

“또 왜!”

“저, 저기···.”


후배 직원은 아연실색한 표정으로 디스플레이를 가리키고 있었다.


“저게 대체 무슨···?”


지도 위의 붉은 점은 수십 개가 되어 깜빡이고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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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피에 물든 마천루(2) +2 21.08.23 3,100 115 13쪽
31 피에 물든 마천루 +4 21.08.21 3,797 143 12쪽
30 강율과 아이들(2) +8 21.08.20 4,031 160 13쪽
29 강율과 아이들 +10 21.08.19 4,233 165 13쪽
28 퍼스트 타임(2) +6 21.08.18 4,405 182 12쪽
27 퍼스트 타임 +2 21.08.17 4,618 16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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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다시 일상(2) +6 21.08.11 5,425 158 12쪽
21 다시 일상 +5 21.08.10 5,619 16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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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반격의 시간 +8 21.08.05 7,264 189 12쪽
15 호랑이를 등에 업은 쥐(2) +8 21.08.04 7,605 202 13쪽
14 호랑이를 등에 업은 쥐 +5 21.08.03 7,672 183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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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화가는 왕을 꿈꾼다(2) +10 21.08.01 8,231 176 12쪽
11 화가는 왕을 꿈꾼다. +13 21.07.31 8,603 178 14쪽
10 형이 왜 거기서 나와(2) +7 21.07.30 8,955 195 15쪽
9 형이 왜 거기서 나와 +8 21.07.29 9,130 192 12쪽
8 첫 번째 불꽃의 주인(3) +12 21.07.28 9,443 196 12쪽
7 첫 번째 불꽃의 주인(2) +8 21.07.27 9,868 176 13쪽
6 첫 번째 불꽃의 주인 +14 21.07.27 10,541 188 11쪽
5 붉게 물든 하늘(2) +8 21.07.26 10,733 216 13쪽
4 붉게 물든 하늘 +7 21.07.26 10,988 212 14쪽
3 야 너두? +10 21.07.26 11,626 297 12쪽
2 두 번째 시작 +12 21.07.26 14,307 288 11쪽
1 Prologue. +4 21.07.26 15,494 32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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