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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다 님의 서재입니다.

네 특성 쩔더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느다
작품등록일 :
2021.07.26 10:55
최근연재일 :
2021.08.24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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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8.1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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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귀찮은 날파리

DUMMY

#22. 귀찮은 날파리



사람은 고쳐 쓰는 게 아니라고 했던가.

비록 살아온 시간이 많은 것이 아니지만, 그 말만큼 진리에 가까운 말이 또 있을까 싶다.


“뭐가 그렇게 웃기지?”


서희수를 납치해다 잔뜩 욕보인 후,

증거 인멸을 위해 죽인다는 이야기.


그녀가 이딴 녀석들에게 쉽게 당할 리는 없었지만,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피가 거꾸로 솟았다.


‘쓰레기 새끼들.’


이 역겨운 돼지 새끼들은, 인류의 싸움에 방해가 될 놈들이 확실하다.


“어, 어떻게 들어왔지?”

“그게 중요한가?”


30층에 위치한 펜트하우스. 형님 새끼는 이곳에 대체 어떻게 침입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 모습이었다.


어둠을 타고 벽을 오르는 것은 내겐 쉬운 일이었다. 테라스의 창문까지 열려 있었으니, 그냥 들어왔을 뿐이다.


“···뭘 들었는지는 몰라도. 전부 농담이다.”


말을 하는 와중에도 눈알을 굴리는 것이, 한쪽에 던져둔 검을 어떻게 집을까 생각하고 있는 것이 확실했다.

상대가 되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반항해보려는 그 의지만은 높게 평가한다만···.


“농담이든 진담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

“······?”

“너희는 아까 식당에서부터 죽은 목숨이었거든.”


내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동생 덩치가 주먹을 날리며 덤벼들었다.


“이런 개새끼가!”


형님이 검을 집을 시간이라도 벌어주고자 한 것이겠지만, 쓸모없는 짓이다.


스걱!-


나를 향해 내민, 놈의 오른쪽 팔이 절단되었다.


서걱!-


이어서 권격을 위해 내디딘 왼쪽 다리까지.


“끄어억!”


피를 세차게 흩뿌리며 허공으로 날아가는 자신의 팔을 잡아보려 바둥대는 녀석. 다리까지 잘려버린 탓에, 놈은 곧 균형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뒤져라!”


동생 희생을 발판삼아 검을 챙긴 형님 새끼가 나를 향해 검격을 날려왔다. 어차피 죽는 거, 도박이라도 해보려는 심정이었겠지만. 무슨 짓을 해도 결과는 변하지 않는다.


챙!-


‘이것이 진짜 사무蛇舞 다.’


키기기긱!-


“헙!”


최소한의 학습 능력은 있었던 것인지, 낮과 같은 상황을 예견한 녀석이 서둘러 검을 놓으려 했지만···.


‘늦었어.’


푸확!-


놈의 검을 타고 들어간 인검이, 녀석의 손목을 베어냈다.


“아악! 내 손! 내 손이!”


그대로 주저앉아, 떨어진 자신의 오른손을 향해 뻗는 나머지 왼손 또한. 무사히 붙어있지는 못했다.


스걱!-


“끄아악!”


두 손이 모두 잘린 채, 나를 귀신 쳐다보듯 올려보는 녀석.


터벅-


“괴물! 오, 오지마!”


한 걸음을 내딛자, 놈이 질겁을 하며 어떻게든 내게서 멀어지려 했다. 그것을 따라가려는 내 발목을 잡는 손이 느껴졌다.

한 손으로 기어 온 아우 새끼였다.


“이 개, 새끼. 죽여, 죽인다.”


이미 반쯤 풀린 눈으로 주절거리는 녀석.

먼저 죽고 싶다는데, 굳이 미룰 필요는 없겠지.


푹!-


인검이 놈의 정수리를 꿰뚫자, 단말마의 경련과 함께 움직임이 완전히 멎었다.


》강탈 [ Unranked ] 의 효과로 상대방의 특성 중 하나를 강탈합니다.

》개체명:양종수

》보유 특성:1개

》‘근력 [ C ]’ 을 강탈합니다.


‘역시 예상대로의 특성이군.’


몸에 조금의 힘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으나, 생각보다 미미한 양에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그냥 과다출혈로 죽게 놔둘 걸 그랬나.’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특성의 숫자에 한계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같은 효과의 상위 특성이 존재합니다.

》’근력 [ C ]’ 이 ‘대전사의 힘 [ A ]’ 에 흡수됩니다.

》대전사의 힘 [ A ] 의 효과가 강화됩니다.


생각지도 못한 메시지.

그와 동시에 아까와는 다르게 꽤 유의미한 힘의 상승이 느껴졌다. C등급 그대로일 때보다, 대전사의 힘이 강화되는 것이 더욱 효율적이었다.


‘괜찮네.’


피식-


강탈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에 웃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아··· 악마!”

“이해할 수가 없군. 누가 누구더러 악마라는 건지.”


터벅, 터벅-


“너, 너는 미쳤어!”

“맞아. 나도, 그리고 너도 미쳤지.”


푹!-


손잡이를 통해, 녀석의 심장을 파고드는 인검의 감촉을 느낄 수 있었다.


“강한 미친놈이 살아남는 게 앞으로의 세계다.”

“끄으···.”


검이 꽂힌 채, 잠시 바둥거리던 놈은 곧 축 늘어졌다.


》강탈 [ Unranked ] 의 효과로 상대방의 특성 중 하나를 강탈합니다.

》개체명:진재열

》보유 특성:1개

》‘신속의 그림자 [ B ]’ 를 강탈합니다.


“···어이가 없군.”


황당하다는 편이 더 옳은 말이려나. 이런 덩치 큰 녀석이 그림자 특성을 가지고 있다니.


‘그림자’ 라는 단어가 들어간 특성은 대부분, 아니 거의 전부가 암살에 특화된 능력이었다.


》신속의 그림자 [ B ]

》신체의 속도가 상승합니다. 야간 활동 시 더욱 은밀하게 움직입니다.

》특수 효과:암습

》사각에서 공격 시 치명적인 일격을 가합니다.


어째서 그렇게 후방 공격을 열심히 날렸는지, 이제야 그 이유를 알았다.


‘내버려 뒀으면 귀찮아졌겠어.’


일반적으로 마법사 계열인 원소술사는 암살자 계열에게 무력할 정도로 약하다.

뭐, 그것도 실력이 올라갈수록 역전되긴 하지만···. 지금의 서희수에겐 분명 위험한 적이었다.


결과를 놓고 보니 시비를 걸어와 준 게 오히려 고마울 따름이었다. 위험요소를 미리 제거하기도 했고, 하나쯤 있었으면 하는 특성이기도 했으니까.


푸확!-


놈의 심장을 찌르고 있던 인검을 빼어내자, 피가 세차게 뿜어졌다.


“네 특성은, 내가 좋은 곳에 쓰겠다.”


어차피 놈은 대기업의 구린 청부에나 특성을 사용해왔을 것이 뻔했고, 앞으로도 그랬을 것이다.


‘오늘은 수확이 좋네.’


철퍽, 철퍽-


피로 흥건해진 대리석 바닥을 밟으며, 테라스가 있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 * *



며칠 뒤, 경찰에 의해 각성자 두 명이 변사체로 발견되었다는 기사는 다른 소식으로 인해 곧바로 묻히고 말았다.


- 실시간 검색어

1. 각성자 순위

2. 강율

3. 박시준

4. 큰뿔 돼지

5. 메인 퀘스트 시작 날짜

···

···

9. 강율 얼굴

10. 각성자 관리국 홈페이지


관리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새로운 대한민국 각성자 순위와 괴수들에 대한 정보는 연일 언론을 뜨겁게 불태우고 있었다.



<새로운 S급 각성자의 등장! 한국 위상 드높여.>


[관리국은 새로운 각성자 명부를 발표했다. 이에따라 국제 각성자 기준에 따른 한국의 S등급 각성자는 기존 3명에서 5명으로 증가했다.

새로 공개된 각성자들은 현재 비거주 지역 출신의 각성자들로, 다른 구역과는 다른 특이 케이스의 퀘스트를 한 것에 대한 조사를 위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었다.

그중 각성자 강율은, 세계 1위로 평가받는 미국의 존 그레딘과 비슷할 정도의 마력을 가진 것으로······.]


ㅡ uhnaga : 구 1위 똥폼잡는거 개 역겨웠는데 참교육 당했죠?


ㅡ ppapjangin : 근데 박시준은 먼데 16살에 한국 2위냐? 애들은 각성자 안 되는 거 아님?

└ showmakerg : ㅈㄴ 적긴한데 있긴 있음.


ㅡ topkorean : 세계 2위 리샤오 3위 되겠네 ㅋㅋ 개꿀딱

└ china1no : 여태 세계발표 아님. 설레발 안하세요.

└ topkorean : 뭔소리냐 ㅅㅂ 짱깨 꺼져.



<인류의 또 다른 위기! 멀지 않았다.>


[각성자 관리국이 발표한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총기류가 통하지 않는 강력한 괴수들의 존재는, 우리 인류가 다시 찾은 평화가 계속되지 않으리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우리가 애써 잊으려 했던 그 날의 목소리를 다시 떠올려보면. 과거의 재앙은 튜토리얼, 즉 연습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앞으로 닥쳐올 위기를 대비하기 위한 정책으로······.]


ㅡ kingsword123 : 와. 저런 게 튀어나오면 이번엔 진짜 지구 멸망하는 거 아님?

└ 4dron : 각성자 행님들 있짜넠ㅋㅋㅋ.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그냥 잘 숨어있으면 되는 부분.


ㅡ kimotti93 : 새로 랭킹에 들어온 애들이 튜토리얼에서 이미 사냥했다고 함. 다른 각성자들이라고 못할 이유가 없음. 반박 시 반박한 놈 말이 맞음.

└ minho1 : 그 새로 들어온 애들 순위는 보고 댓글 다냐?ㅋㅋ 클라쓰가 다른데. 살고 싶으면 강율 사는 곳 근처로 빨리 이사가라.

└ kimotti93 : 니 말이 맞는데 이사 갈 돈도 없고, 어디 사는지도 모름.


기사마다 댓글이 수천, 수만 개가 달리고 있었다.


나를 주목한 특집 기사가 나오고, 그것에 대해 전 국민이 논하는 모습을 보는 건 중독과도 같았다.

더 빠지기 전에 서둘러 ‘새로 고침’ 버튼에서 손을 떼고 핸드폰의 디스플레이를 껐다.


‘나쁘지 않은 흐름이야.’


과거 인류는 튜토리얼 종료 후 메인 퀘스트가 시작되기 전까지 지속된 평화에, 긴장을 놓아버렸다.

균열에 대한 탐지도 가능했고 고블린 정도의 몬스터는 쉽게 처리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 강한 괴수들의 존재를 미리 알게 된 지금은, 그것들을 막기 위한 대비에 더욱 힘을 기울일 것이다.


‘나도 나만의 준비를 해야겠지.’


침대에 누운 채, 인검을 꺼내 쥐고 정신을 집중했다.


‘스승님. 제자 들어가겠습니다.’


재앙의 날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반복해온 김체건과의 수련. 그 성과를 실전에서 보았기에, 더욱 힘을 쏟고 있었다.


ㅡ 들어오너라.


마력을 받은 인검이 환한 빛을 발하였고, 이윽고 온통 도화지처럼 하얀 공간이 눈에 비쳤다.



* * *



“좀 알아봤나?”

“네. 회장님. 건물 내부 CCTV에는 의심이 갈만한 인물은 전혀 찍히지 않았습니다. 문이 열린 흔적 역시···.”


60대 정도로 보이는 노인은, 보고에도 아무런 반응 없이 부하로 보이는 남자를 그저 쳐다보고 있었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범인으로 보이는 자의 발자국이 테라스 밖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호오, 테라스라?”


그제야 흥미롭다는 듯 반문하는 노인.


“네. 그런데··· 그곳은 30층입니다. 제아무리 각성자라도 뛰어내릴 만한 높이가 아닙니다.”

“세상에 불가능이란 건 없지. 거기서 그친 것은 아니겠지? 송 실장.”

“그렇게 말씀하시리라 생각하고, 주변 CCTV를 철저하게 분석했지만. 하늘로 솟은 것인지··· 아무것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회장님.”

“하핫! 재미있군, 재미있어.”


크게 웃음을 터트리는 만석 그룹의 회장 오만석.

과거 논밭을 많이 가졌던 만석꾼처럼. 큰 부자가 되라는 의미로 부모님이 붙여준 만석이란 이름답게, 오만석은 내로라하는 재계의 인물이 되었다.


한참을 웃던 오만석 회장은 갑자기 표정을 굳히며 낮은 목소리로 얘기했다.


“감히 누가 내 물건을 건드린 건지. 겁이 없어도 그리 없을 수가 있나···. 안 그런가? 송 실장.”

“네. 그렇습니다.”


수단을 가리지 않는 공격적인 투자는 물론, 각종 로비와 음지 세력과의 결탁. 오만석은 회사를 키우는 데 그 어떤 비열한 짓까지도 서슴지 않았다.


재앙의 날 이후. 각성자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한 것도 회사를 키우기 위한 방법의 하나였다. 이번에 죽은 자들은 음지의 일을 잘 처리해주어, 마음에 들었던 인물들이었다.


“죄송하다는 말로 끝내지는 않겠지? 송 실장이 나를 실망시킨다면, 정말 슬플 것 같은데.”

“물론입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진재열의 사망 이전 경로를 추적해봤는데, 한 인물과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 인물? 그게 누구지?”


송 실장은 회장에게 가지고 있던 파일 하나를 내밀었다. 그 안에는 한 사내의 얼굴이 담겨 있었다.


“이번에 한국 1위라고 발표된 강율이라는 자입니다.”

“이자가 내 물건을 부수었다?”

“증거도 없고, 심증도 불확실하지만. 일단 계속해서 알아보는 중입니다.”

“강율···. 강율이라···. 후후.”


오만석 회장의 얼굴에 탐욕스러운 미소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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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 연재 시간 안내(월-토) 및 후원 감사 인사입니다. 21.07.29 7,325 0 -
33 피에 물든 마천루(3) +4 21.08.24 2,754 113 12쪽
32 피에 물든 마천루(2) +2 21.08.23 3,100 115 13쪽
31 피에 물든 마천루 +4 21.08.21 3,797 143 12쪽
30 강율과 아이들(2) +8 21.08.20 4,031 160 13쪽
29 강율과 아이들 +10 21.08.19 4,233 165 13쪽
28 퍼스트 타임(2) +6 21.08.18 4,405 182 12쪽
27 퍼스트 타임 +2 21.08.17 4,618 168 11쪽
26 귀찮은 날파리(4) +7 21.08.16 4,759 160 12쪽
25 귀찮은 날파리(3) +7 21.08.14 5,091 182 13쪽
24 귀찮은 날파리(2) +14 21.08.13 5,161 177 11쪽
» 귀찮은 날파리 +6 21.08.12 5,287 156 12쪽
22 다시 일상(2) +6 21.08.11 5,425 158 12쪽
21 다시 일상 +5 21.08.10 5,618 165 13쪽
20 원시림의 목마(3) +4 21.08.09 5,688 173 13쪽
19 원시림의 목마(2) +6 21.08.08 5,766 166 13쪽
18 원시림의 목마 +7 21.08.07 6,221 169 14쪽
17 반격의 시간(2) +7 21.08.06 6,802 173 12쪽
16 반격의 시간 +8 21.08.05 7,264 189 12쪽
15 호랑이를 등에 업은 쥐(2) +8 21.08.04 7,604 202 13쪽
14 호랑이를 등에 업은 쥐 +5 21.08.03 7,671 183 15쪽
13 그런 거 아니야 +7 21.08.02 7,941 189 11쪽
12 화가는 왕을 꿈꾼다(2) +10 21.08.01 8,231 176 12쪽
11 화가는 왕을 꿈꾼다. +13 21.07.31 8,603 178 14쪽
10 형이 왜 거기서 나와(2) +7 21.07.30 8,955 195 15쪽
9 형이 왜 거기서 나와 +8 21.07.29 9,130 192 12쪽
8 첫 번째 불꽃의 주인(3) +12 21.07.28 9,443 196 12쪽
7 첫 번째 불꽃의 주인(2) +8 21.07.27 9,868 176 13쪽
6 첫 번째 불꽃의 주인 +14 21.07.27 10,541 188 11쪽
5 붉게 물든 하늘(2) +8 21.07.26 10,733 216 13쪽
4 붉게 물든 하늘 +7 21.07.26 10,987 212 14쪽
3 야 너두? +10 21.07.26 11,625 297 12쪽
2 두 번째 시작 +12 21.07.26 14,307 288 11쪽
1 Prologue. +4 21.07.26 15,493 320 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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