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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으으으크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류으으으크
작품등록일 :
2023.06.15 11:20
최근연재일 :
2024.02.02 20:00
연재수 :
2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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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9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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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71,797

작성
23.10.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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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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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3쪽

"과학"

DUMMY

‘철컥’


‘딸깍’


‘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그렇게 한쪽에 모든 주머니를 던져놓은 내가 다음에 한 일은 바로 마도 공학 총을 사용하는 것이었다. 나는 재빠르게 초록색 탄환을 장전하고 바로 방아쇠를 당겼다.


방아쇠를 당기자 발동된 초록색 탄환은 정확히 내가 던져놓은 푸로스 잿가루를 담은 주머니 위에서 구체를 만들기 시작했다.


생겨난 초록색 구체는 서서히 크기를 키우며 사방으로 강한 바람을 만들어내었고 주머니의 찢어진 틈으로 새어 나오는 푸로스 잿가루 또한 강한 바람에 의해 사방으로 날리기 시작했다.


‘펑! 퓨슈슈슈슈슈슈슈슈슈슈슈슉!!’


‘푸화아아아아아악!’


크기를 불리던 초록색 구체는 정해진 크기에 도달하자 조금씩 전진하기 시작했고, 이내 바닥에 부딪히며 터져나갔다.


그리고 초록 구체 내부에서 휘몰아치던 바람의 칼날이 남아있는 주머니를 찢어발기며 다시 한번 푸로스 잿가루를 사방으로 흩날려 주었다.


“쿨럭, 쿨럭...”


“쿨럭, 쿨럭... 쿠어어어...”


“쿠어어어어... 쿨럭... 쿨럭...”


‘다다다다다다’


어느새 주머니 여섯개 분량의 푸로스 잿가루는 사방으로 전부 흩날려 동굴 안을 가득 메웠다. 혹시나 부족하지 않을까 싶은 걱정이 무색할 만큼 바로 앞의 시야도 제대로 확보되지 않을 만큼 푸로스 잿가루는 충분했다.


잿가루가 쓰레기 더미를 넘어 동굴 안을 완전히 메우자 내가 있는 쓰레기 더미 인근의 트로가 뿐 아니라 동굴 안의 트로가들이 기침을 하며 눈물 콧물을 쏟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에게 여유 부릴 시간 따위는 없었다. 내가 우려했던 것처럼 푸로스 잿가루를 미리부터 들이마셨던 쓰레기 더미 인근의 트로가들은 벌써 어느 정도 푸로스 잿가루의 독성에 적응했는지 조금씩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푸로스 잿가루를 퍼뜨리기 전에 방향은 이미 가늠해 두었다. 나는 재빨리 달리기 시작했다. 내가 향하는 곳은 먼저 알프를 보냈던 감옥 옆 웅덩이 쪽이었다.


내가 달리기 시작하자 쓰레기 더미 인근에 있던 트로가들이 반응하여 나를 붙잡으려 시도했지만 트로가들은 아직까지 그런 격한 움직임을 견딜 만큼 회복되지도, 적응하지도 못했기에 나는 이리저리 피해 도망칠 수 있었다.


‘스걱, 츠왁!, 서걱!’


흩날린 푸로스 잿가루로 인해 동굴 안의 가시거리는 1m가 될까 말까 싶은 수준이다. 방향을 잡고는 달렸지만 나를 향해 달려드는 트로가들의 손길을 피하다 보니 처음 향했던 방향을 놓쳐버렸다.


시야가 제한되며 나 또한 방향 감각을 잃다 보니 내가 지금 가는 방향이 맞는지 의문이 들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내 속도도 늦어지기 시작했다.


길을 잃어가는 상황에 내 귀로 살며시 들려오는 소리가 있었다. 내가 있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곳, 내가 달리고 있는 방향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가죽이 찢어지고 베이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다.


나는 단번에 소리의 발원지가 알프임을 직감했다. 물웅덩이에 들어가 있으라는 내 지시에도 불구하고 그는 나를 기다리며 싸우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짤막한 감상도 잠시 나는 알프가 걱정되었다. 호흡기야 복면으로 가릴 수 있다 치지만 알프는 고글을 챙겨가지 않았었다.


아마도 알프는 이미 푸로스 잿가루의 독성에 시야가 거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홀로 트로가와의 싸움을 지속하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내가 조금 더 늦어진다면 알프의 시력은 영구적 손상을 입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나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더욱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빨리 들어가라.”

“어... 어차피 우리는 다 죽을 거야...”


“닥치고 들어가기나 해.”


‘퍽!’


‘첨벙!’


전투의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가자 점차 말소리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들려오는 내용을 보니 그럼 그렇지 알프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솔직히 아무리 이타적인 사람이라 하더라도 본인의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 이런 상황이라면 자신보다 남을 챙기기 쉽지 않다.


하물며 본인에게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챙길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게 보통일 것이다. 하지만 알프는 달랐다.


내 예상과는 달리 알프는 나를 기다린 게 아니었다. 물론 나를 기다리며 겸사겸사 벌인 일이겠지만 알프는 겁에 질려 구석에 숨어 바들바들 떨던 푸른 가지 용병 클랜들을 인도해 웅덩이에 거의 강제로 집어넣고 있었다.


애초에 트로가들의 목표가 갇혀 있던 푸른 가지 용병 클랜이 아니었던 듯 우왕좌왕하며 날뛰다 천장에서 떨어진 트로가에 깔려 죽은 몇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살아있었다.


감옥 안에 도착한 알프는 그들을 발견했고, 내 계획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물웅덩이에 들어가야 살 수 있다는 것 하나만큼은 알기에 이들을 살리고자 노력하고 있었다.


“오셨습니까.”

“웅덩이에 들어가 있으라니까 뭣 하고 있어. 얼른 이거나 써.”


내가 다가서자 알프는 소리로 파악했는지 나를 향해 돌아섰다. 알프가 꽤 정확하게 나를 향해 돌아서기에 달려가다가 고글을 주웠거나 여기 있던 푸른 가지 용병 클랜원 중 하나가 가지고 있어 그걸 쓴 줄 알았다.


하지만, 돌아선 알프의 눈은 벌겋게 충혈되었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아마 독성에 꽤 중독되어 그의 눈은 지금 앞을 제대로 분간할 수 없을 것이었다.


나는 이런 모습이 알프 답긴 했지만 그의 미련하고 올곧은 성정에 답답함을 느꼈다. 그리고 그런 알프의 신념과 비슷한 신념을 가진 나의 첫 번째 기사 페드로가 잠시 떠올랐다.


나는 더 늦기 전에 알프에게 고글을 건네었다. 확실히 알프는 지금 앞이 제대로 안 보이는지 손을 더듬거리며 고글을 잡은 뒤 썼다.


“알프도 어서 웅덩이로 들어가 이제 남은 사람도 없어.”

“알겠습니다.”


‘첨벙’


늦었지만, 고글을 쓴 알프는 얼른 웅덩이에 들어가지 않고 멀뚱하니 서 있었다. 아마도 남은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 같아 보였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고 웅덩이에 들어가지 않은 사람이 나와 알프만 남은 것을 확인한 뒤 얼른 들어가라 말하자 그제야 안심한 그는 물웅덩이로 들어갔다.


‘철컥, 끼릭’


“자, 이제 피날레다. 이거나 먹어라!”


‘딸깍’


‘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첨벙’


“모두 잠수해!”


알프가 웅덩이에 들어선 것을 확인한 나는 여전히 기침하며 눈물 콧물을 빼고 있는 트로가들을 돌아보았다. 한순간 내 판단 실수였긴 했지만 정말 지독한 놈들이었다.


나는 재빠르게 붉은색 탄환을 장전하고, 조절기를 강화에 위치시켰다. 그리고 눈앞의 트로가들이 아닌 허공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총구에서 불이 뿜어짐과 동시에 나도 재빨리 물웅덩이에 몸을 던졌다. 그리고 모두에게 잠수하라 소리치며 나도 물속으로 잠수했다.


‘화륵’


‘콰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과광!!!!!’


내가 트로가들이 아닌 허공을 향해 방아쇠를 당긴 것은 당연하게도 다 이유가 있어서였다. 강화된 붉은색 탄환은 허공으로 뻗어나가면서 거칠게 화염을 일으키다 사그라들었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붉은색 탄환의 커다란 화염 줄기는 사그라들었지만, 주변으로 작은 화염들이 튀었고 작은 화염들은 동굴 안을 가득 채운 푸로스 잿가루에 불을 붙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거대한 폭음과 함께 폭발이 동굴 안을 덮쳤다. 내가 트로가들을 단번에 처리하기 위해 계획한 것은 바로 방금 펼쳐진 ‘분진 폭발’이다.


푸로스 잿가루는 푸로스라는 식물의 잎을 잘 말려 적당한 굵기로 분쇄한 뒤 태우고 남은 잔여물이다. 이렇게 잘 말린 푸로스 가루는 보통 서민들이 많이 태우는 현대로 따지면 담배에 가까운 파이프의 주원료다.


뉴란드 대륙에서 파이프는 남녀를 불문하고 흔하게들 태우는 편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하는 것은 아니지만, 꽤 대중적인 편이다.


귀족들의 파이프는 보다 고급 재료를 사용해 텁텁한 냄새 대신 향긋한 냄새를 피워올리며 진정과 안정 효과를 준다.


하지만 이러한 귀족들의 파이프는 가격이 매우 비싼 편이다. 그렇다 보니 서민들은 대부분 푸로스 가루를 파이프에 담아 태우는 게 보통이다.


이러한 배경이 있다 보니 푸로스 잿가루가 지혈 효과도 적고, 독성도 띰에도 불구하고 구하기 쉽고 많이 유통되는 것이고 푸른 가지 용병 클랜에서도 많은 양을 챙겨올 수 있던 것이다.


거기다 귀족들의 금속 파이프와는 다르게 서민들은 나무를 깎아 만든 파이프를 이용하는데, 나무로 만든 파이프는 열 집중도가 높지 않다 보니 푸로스 가루가 완전히 연소하지 않는다.


그 말인즉슨, 푸로스 잿가루는 푸로스 잎을 태우고 남은 잿가루임에도 불구하고 불을 붙인다면 다시 불이 붙을 여지가 남아있다는 이야기다.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내가 붉은색 탄환의 화력을 강화하기 위해 떠올린 것이 바로 분진 폭발이었다.


내가 이러한 분진 폭발을 떠올릴 수 있었던 것이 바로 푸른 가지 용병 클랜에서 꽤 많은 양의 푸로스 잿가루를 가져온 사실을 기억해냈기 때문이다.


분진 폭발의 원리는 복잡하지만, 방법 자체는 간단하다. 첫째, 좁은 공간에 입자가 고운 가루들을 흩날려 공간을 가득 메운다.


둘째, 입자가 고운 가루들이 흩날려 가득한 공간에 불을 댕기면 끝난다. 불이 붙기 시작하면 입자가 고운 가루들은 연속적으로 산화, 연소를 거치며 동시다발적으로 거대한 폭발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물론, 간단한 방법과 달리 그 안에 담겨있는 원리가 복잡한 만큼 분진 폭발이라는 개념 자체는 대륙에 없다. 이것 또한 대륙은 과학보다는 마법과 마술이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학생 김대수 시절 맨날 꾸벅꾸벅 졸기만 했지만, 화학 시간에 들었던 분진 폭발을 떠올릴 수 있었고 그런 자신을 뿌듯해했다.


‘푸왁’


물 밖의 폭음이 잠잠해지자 나는 수면위로 올라왔다. 내가 수면위로 올라오자 뒤이어 알프가, 그리고 나머지 푸른 가지 용병 클랜원들이 따라 물 밖으로 나왔다.


물 밖으로 나온 알프와 푸른 가지 용병 클랜원들이 가장 먼저 한 것은 물에 눈을 씻는 것이었다. 물론 한번 독성이 침투한 만큼 바로 시야가 회복되지는 않겠지만 시야가 회복되는 속도를 높여줄 수는 있을 것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눈을 씻는 동안 동굴 내부를 살폈다. 사방에서 고기 타는 냄새가 진동했고 강한 폭발에 사지가 터져나가며 멀쩡한 상태의 트로가 시체가 드물었다.


나는 주변에 숨이 붙어있는 트로가가 있는지 살펴본 뒤 우리가 들어온 공동의 입구까지 살펴보았다. 트로가란 존재가 생존의 위협을 감지하면 도망치는 습성이 있어 혹시나 하였기 때문이다.


트로가가 둥지로 사용한 공동의 입구는 외부의 침입자를 방지하고 내부에 가둬놓은 식량(?)들의 탈출을 미연에 막기 위해 10미터 정도 되는 절벽 위에 자리를 잡고 있다.


동굴은 들어오기도, 나가기도 힘든 만큼 영악한 트로가가 자신의 생존을 위해 고심해서 선정한 위치지만 이번만큼은 자기 발목을 잡았다.


입구가 나가기 편한 곳에 위치했더라면 미성숙한 트로가더라도 분진 폭발 직전 최초의 불꽃 때 통로 쪽으로 피해 살아남아 도망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근력이 좋은 트로가더라도 10미터의 절벽을 오르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보니 애초에 짧은 시간 동안 통로로 몸을 피하려는 생각을 한 트로가는 없었던 듯 밖으로 향한 트로가의 흔적은 없었다.


“이... 이게... 대체...”

“짜잔, 마법사였습니다.”


“예??”

“농담이고, 약간의 과학이랄까? 그나저나 눈은 좀 괜찮아?”


“아직 완전하진 않지만 움직이는 데는 지장 없습니다.”


그렇게 입구를 확인한 뒤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자 온전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시력이 회복되었는지 흐린 시야로 난장판이 되어버린 주변을 본 알프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었다.


나는 평소 감정의 변화를 잘 드러내지 않는 알프가 드물게 놀라워하자 농담하며 조금 놀려주고는 그의 눈을 걱정해 상태를 물었다.


역시나 아니나 다를까, 먼저 웅덩이에 밀어 넣은 갇혀있던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알프는 푸로스 잿가루에 많이 노출되어 이미 어느 정도 시력이 상한 듯했다.


물론 영구적인 손상인지 일시적 장애인지는 치료사에게 가보아야 하겠지만 한동안은 전투는커녕 몸을 운신하는 게 고작일 듯 보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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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3 "토먼 상단" +4 23.10.29 1,118 18 14쪽
132 "꿀 의뢰" +2 23.10.28 1,115 21 13쪽
131 "복귀" +2 23.10.27 1,131 21 14쪽
» "과학" +2 23.10.26 1,131 21 13쪽
129 "추수" +2 23.10.25 1,107 19 13쪽
128 "정육점" +2 23.10.24 1,129 20 13쪽
127 "역공" +2 23.10.23 1,130 21 12쪽
126 "합세" +4 23.10.22 1,125 22 14쪽
125 "첫번째 독" +2 23.10.21 1,135 20 13쪽
124 "약점" +4 23.10.20 1,147 20 15쪽
123 "트로가 둥지" +6 23.10.19 1,165 21 14쪽
122 "악수" +2 23.10.18 1,144 22 14쪽
121 "미끼" +4 23.10.17 1,150 22 12쪽
120 "똥칠" +4 23.10.16 1,155 20 14쪽
119 "협동 의뢰(?)" +4 23.10.15 1,154 21 13쪽
118 "양아치들" +2 23.10.14 1,192 21 16쪽
117 "토벌 준비" +4 23.10.13 1,214 21 13쪽
116 "각오" +4 23.10.12 1,204 20 14쪽
115 "대 폭발" +4 23.10.11 1,197 20 15쪽
114 "융단 폭격" +4 23.10.10 1,219 21 15쪽
113 "여왕 브라크네" +2 23.10.09 1,233 20 12쪽
112 "거미 군락" +4 23.10.08 1,196 21 14쪽
111 "쓰레기" +3 23.10.07 1,217 22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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