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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으으으크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류으으으크
작품등록일 :
2023.06.15 11:20
최근연재일 :
2024.02.02 20:00
연재수 :
2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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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71,797

작성
23.11.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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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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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글자
13쪽

"붉은 버섯"

DUMMY

이들이 남기는 시그니처는 바로 사체의 성기를 훼손하는 것이다. 처음에 이들이 이름을 막 알리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이 시그니처의 의미를 알아내기 위해 떠들썩했었다.


그만큼 사체의 성기를 훼손하는 일은 모두에게 임팩트가 강렬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알려진 바로 처음 이들의 시그니쳐는 별다른 의미가 없었다.


암살 실패로 붙잡힌 몇몇 붉은 버섯 암살단원들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로 이들의 시그니쳐가 주는 의미는 그저 재미였다. 이들은 그저 재미와 과시를 위해 사체의 성기를 훼손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세력도 명성도 크지 않았던 이들은 평민들을 대상으로만 암살을 벌였다 보니 임팩트로 인해 이슈가 되긴 했지만, 그냥 그저 그런 다른 암살단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재미로 남긴 시그니쳐가 사람들에게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명성과 세력이 부쩍 강해지기 시작했다.


이들의 시그니쳐에 부여된 새로운 의미는 바로 치정에 의한 암살이었다. 처음에는 이들의 시그니처를 이용하기 위해 몇몇 사람들이 연인의 배신, 배우자의 바람으로 인해 의뢰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러한 암살은 원래의 임팩트만큼이나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명성이 커지면서 세력 또한 자연스레 커지기 시작했다. 


세력이 커진 이들은 결국 자신들에게 악수를 두고 말았다. 바로 귀족의 의뢰를 받기 시작한 것이다. 귀족의 의뢰를 처음 받을 때는 별다르지 않았다.


이들에게 의뢰하는 대부분의 귀족은 대상을 자신을 무시한 평민이나, 배우자들을 꿰어낸 천한 것들을 목표로 삼았었다.


말을 저렇게 표현했지만, 사실대로 말하자면 귀족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첩이나 애인을 두었는데 마음에든 평민들이 자신의 제안을 거절한 경우나, 그것을 알게 된 배우자들이 그들을 벌주기 위해 고용한 것이었다.


어찌 되었든 귀찮고 더러운 일에 귀족들 입장에선 값싼 비용으로 골치가 아픈 놈들을 처리할 수 있었고 암살단 붉은 버섯은 더욱더 세를 불려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이들이 간과한 것이 처음부터 귀족의 의뢰를 받지 않았으면 모를까 한번 받기 시작하면 그들의 앞으로 귀족의 의뢰를 거절하는 것은 불가능하단 것이었다.


만약 의뢰를 거절한다면 왜 자신의 의뢰는 받지 않냐며 모욕감을 느낀 귀족들이 어찌 나올지는 뻔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그들에의 시련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바로 귀족이 귀족을 대상으로 의뢰해 온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하급 귀족이 고위 귀족을 대상으로 말이다.


하급 귀족의 한 여식이 무도회에서 자신에게 모욕감을 준 고위 귀족 자제를 대상으로 암살을 의뢰했고 암살단은 이를 수락할 수밖에 없었다.


음지에 있어야 할 암살단이 세가 커지고 명성이 높아지면 찾아오는 필연적인 문제였다. 자신들이 너무 많이 알려졌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들도 자칫 실수하면 실패한 한 사람이 아닌 암살단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는 일이라 거절하려 했지만 불가했다.


애초에 하위 귀족의 여식이 고위 귀족을 상대로 이런 의뢰를 할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부터가 보통 인물이 아니라는 이야기였다.


부담감에 이들이 정중히 거절하자 의뢰를 해온 하위 귀족의 여식은 왜 자신의 의뢰를 받지 않느냐며 발광했고, 수락하지 않는다면 당장 왕성으로 가 이들을 고변 및 자신에게 몹쓸 짓을 했다고 말하겠다 우겨대었다.


물론, 이 하위 귀족의 여식을 이 자리에서 죽여 입막음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 또한 어려운 게 발광하는 이 여인 또한 귀족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도 저도 못 하는 와중에 몇몇 단원들의 입에서 어차피 자신들의 임무 성공 확률이 높으니 한번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이들은 결국 일을 치러 버렸다.


심지어 의뢰는 완벽히 성공, 하지만 그 뒤가 문제였다. 자신들에게 의뢰했던 하위 귀족의 여식이 자신들을 고발했던 것이다.


당장의 모욕감으로 의뢰를 해오긴 했지만, 고위 귀족의 자제를 오랜 기간 짝사랑했던 그녀는 상대가 그냥 죽은 것 뿐만 아니라 아주 모욕적인 죽음을 맞이한 것에 분노했다.


결국 웃기게도 하위 귀족의 여식은 복수를 위해 자신이 이들에게 몹쓸 짓을 당했고, 이들이 그저 재미로, 자신들의 위세를 위해 고위 귀족의 자제에게 모욕적인 죽음을 선사했다는 것으로 이야기를 몰았다.


그 뒤로 이들은 알토 왕국 왕실의 분노를 샀고 이리저리 쫒기며 붙잡힌 단원들은 대부분 그 자리에서 참형 당하고 정말 소수의 간부만 남아 이 국경지대 어딘가에 숨어든 것이었다.


그 뒤로 앞서 말했든 국경지대 근처에서 군사 활동을 벌이기 어려운 왕실은 남은 잔당의 토벌을 용병 협의회에 의뢰했고 우리가 그것을 받아온 것이었다.


“와, 행실이 하도 더러워서 형편없을 줄 알았는데 셀시 아니었으면 우리도 못 찾았겠는데?”

“헤헷, 나 잘했죠. 오빠들?”


“그래 잘했어! 대단하네 셀시.”


의뢰서에는 알토 왕국의 국경지대 인근에서 간혹 보인다는 이야기만 적혀있을 뿐 어디에 숨어든 지는 나와 있지 않았다.


우리는 국경지대 인근에 암살단이 숨어들 만한 몇곳을 추렸고 그곳을 탐색하고 있었다. 그렇게 인근 산도, 숲도 뒤져 보았지만, 이들의 흔적이 발각되는 일은 없었다.


그렇게 어느 한 계곡까지 오게 되었다. 지도에서는 계곡이 험준한 지형 위에 자리 잡은 것으로 나와 이곳을 의심했지만 도착한 이곳은 누군가 숨어들기에는 전혀 걸맞지 않았다.


계곡도 생각보다 훨씬 컸고 계곡 주변의 지형이나 시야도 너무 트여 있어 숨을만한 곳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이곳은 아니라 판단한 나와 알프는 걸음을 돌아 나서려 했었다.


“오빠들! 잠깐 이쪽으로 와봐요.”


갑작스레 셀시가 우리를 불러세웠고 걸음을 돌려 그녀에게 향했다. 그리고 그녀가 발견한 것은 암살단 붉은 버섯의 표식이었다.


표식은 정말 정교하게 잘 숨겨져 있었다. 솔직히 찾으려 한다면 바로 찾을 수 있겠지만 보통이라면 그냥 지나갈 만한 바위와 바위틈 바닥에 그려져 있었다.


“와, 셀시가 또 한 건 했네. 잘했어 셀시.”

“헤헷.”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춤추는 고래는 보는 이를 즐겁게 한다는 말이 있다. 뭐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말이지만 그만큼 칭찬은 받은 사람도, 하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이야기다.


별거 아닌 칭찬에도 격하게 반응하는 셀시 덕분에 칭찬을 할 때마다 나 또한 무언가 뿌듯함이 느껴져 요새 들어 더욱 그녀에게 칭찬을 많이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자, 분명 여기 어디란 건데... 알프 짐작가는곳 있어?”

“은신처를 숨기기에 좋은 지형은 아닙니다. 보통 이런 곳은 땅굴이나, 폭포 뒤쪽의 동굴을 많이 이용합니다.”


셀시가 또 한 건 해주었으니 이제는 나와 알프의 몫이었다. 이 넓은 폭포와 계곡에서 은신처가 있을 만한 곳을 찾아내야 했다.


알프의 말대로 솔직히 이곳은 은신처로서는 최악에 가까웠다. 앞서 말했듯 탁 트인 시야가 그리했다. 숨어든다고 숨어들어도 주변에 누군가 있다면 단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한 곳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는 선택지는 물속이 아니라면 폭포 뒤나 땅굴을 말하는 알프의 이야기가 정답이었다. 다만, 폭포 뒤는 이미 셀시와 동행해 한번 훑어보았지만, 아무것도 없었다.


그리고 땅굴이라고 하기엔 이곳은 바위가 많은 계곡이라 땅굴을 파기도 어려울뿐더러 훑어봐야 하는 곳이 너무 넓었다.


“음, 어디에 숨어있으려나...”


‘드르륵, 부스스스스스’


“?!”


우리는 한참을 바닥만 보며 폭포와 계곡 주변을 돌아다녔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주변에는 바위만이 가득했고 이런 곳에 땅굴이 있을 확률은 희박해 보였다.


잠시간 허리를 펴고 혹시나 물속에 숨어있진 않으려나 싶은 바보 같은 생각을 하는 동안 갑작스레 뒤에서 기계장치가 작동되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와 알프는 동시에 뒤를 돌아보았고 돌아본 시야 속에서 우리는 동시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바로 뒤에 있던 쳐다보면 뭐가 좋은지 헤실헤실 웃던 셀시가 보이지 않았다.


“알프, 셀시 못 봤어?”

“분명, 뒤에 있었는데...”


잠시간 정말 화장실이 급해서 수풀에 들어갔나 싶은 정말 멍청이 같은 생각을 했지만,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아무리 셀시가 어리다 하더라도 암살단 본거지가 숨겨져 있는 이곳에서 대책 없이 행동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낀 나와 알프는 마지막으로 셀시를 보았던 곳을 가 보았다. 이곳은 아까 셀시가 표식을 발견했던 그곳이었다.


해가 뉘엿뉘엿 떨어져 가는 이 시점 우리는 어느덧 땅만 보며 넓은 계곡 한 바퀴를 모두 돌아보았다는 이야기였다.


이대로 해가 진다면 수색은 더 이상 불가능하다, 그리고 셀시를 데려간 것이 암살단이라면 더욱 빨리 찾아야 했다. 사이터로서의 능력은 발군일지 몰라도 셀시의 무력은 미지수였고, 뛰어나지 않을 확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나는 어느새 어둑어둑해지는 주변을 둘러보며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자그맣게라도 기계장치 소리가 들렸다는 것은 확실히 이곳에 무언가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


‘드르륵, 부스스스스’


그리고 이제 해가 완전 넘어가기 직전 석양빛이 암살단 붉은 버섯의 표식을 비추었고 나는 그것이 단순한 표식이 아님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표식은 처음에 단순히 아지트임을 표시해 놓은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석양빛에 미세하게 그림자가 지는 것을 본 나는 그것이 단순한 표식이 아닌 일종의 버튼임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재빨리 달려가 발로 강하게 눌렀다. 그러자 아까와 같은 기계장치 음이 들리면서 숨겨진 입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진짜 악명과 더불어 이 붉은 버섯이라는 암살단의 변태 같음은 알아줘야 했다. 문이 드러난 곳은 다름 아닌 버튼이 숨겨져 있던 곳에 있는 큰 바위였다.


바위에 무슨 숨겨진 공간이냐 하겠지만, 그것은 바위가 아니었다. 나무와 가죽 여러 가지를 둘러 마치 바위처럼 위장해 놓은 땅굴 입구였던 것이었다.


“셀시가 위험해 어서 들어가자.”

“제가 앞장서겠습니다.”


이들의 대단함과 변태 같은 위장술에 감탄할 시간이 없었다. 시간으로 따지면 셀시가 잡혀간 지 대충 벌써 한 시간 정도 흘렀다.


솔직히 암살단 정도 되는 이들이라면 나쁜 마음을 먹기 충분한 악인이고 셀시의 외모는 나쁜 마음을 가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시간이 많이 흐른 만큼 그들이 나쁜 마음을 먹었다면, 비단 나쁜 마음뿐만 아니라 셀시의 안위까지도 장담하기 어려운 시간이었다.


보통 암살자들의 은신처라면 어떠한 함정이 있을지 몰라 조심스럽게 진입해야 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알프가 선두를 서고 우리는 몸으로라도 강행 돌파하겠다는 생각으로 거칠게 땅굴 아래로 들어갔다.


호기롭게 땅굴로 들어선 것과는 달리 알프와 나는 조금 긴장했던 게 사실이다. 모름지기 암살자들이나 도적들같이 음지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아지트는 각양각색의 함정이 자리를 잡고 있기 마련이다.


더불어 바깥의 출입구를 위장한 상태를 본다고 하면 이곳 또한 여러 가지 정교하고 변태스러운 함정들이 도사리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지금 우리에게는 사이터, 셀시가 없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아무리 셀시의 능력을 확인하려고 그런 위주의 의뢰만 수행했다지만 새삼스레 빠른 시간동안 셀시가 얼마나 우리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었는지 다시금 느껴졌다.


“음?”


하지만, 그런 불안과 걱정이 무색하리만치 땅굴 내부의 통로에는 별다른 함정이 설치되어있지 않았다. 바닥에 내려선 뒤 주변을 조금씩 건드리고 둘러보아도 함정은 없었다.


의아함도 잠시 지체할 시간이 없다 보니 외길로 만들어져 있는 통로를 알프가 선두를 선 채 빠른 속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가 이동하는 동안 우리의 발목을 붙잡는 단 한 개의 함정도 존재하지 않았다. 이쯤 되니 지금 우리가 암살단의 비밀 아지트에 들어온 것이 맞는지 솔직히 조금 의문스러웠다.


통로 주변이 심하게 어두운 것으로 보아 단순한 땅굴이 아닌 빛을 흡수하는 도료를 발라놓은 듯 보이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이곳의 방호를 끝냈다고 보기에는 암살단이라는 이름이 아까울 정도였다.


어두컴컴한 통로를 이동한 지 어느 정도 지나자 조금 먼 곳에서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하자 나와 알프는 따로 의견을 나누지 않았음에도 부디 우리가 우려하는 일이 벌어지지 않았기를 바라며 속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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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9 "셀시의 과거?" +2 23.12.04 813 17 13쪽
168 "분진" +2 23.12.03 822 18 13쪽
167 "식물형 마물" +2 23.12.02 831 17 13쪽
166 "유적의 밤" +2 23.12.01 834 17 15쪽
165 "유적 진입" 23.11.30 844 18 13쪽
164 "찰싹, 찰싹" +2 23.11.29 846 17 15쪽
163 "뜨거운 습지" 23.11.28 858 16 13쪽
162 "암살단 아지트" +2 23.11.27 857 17 13쪽
» "붉은 버섯" +2 23.11.26 866 19 13쪽
160 "식인 사냥꾼 버긴스" +2 23.11.25 880 16 15쪽
159 "칭찬" +1 23.11.24 888 17 14쪽
158 "세루스 실비아" +2 23.11.23 890 17 13쪽
157 "멘토링" +2 23.11.22 909 16 13쪽
156 "오파츠" +2 23.11.21 921 17 14쪽
155 "급 차이" 23.11.20 889 16 13쪽
154 "16" +2 23.11.19 896 16 14쪽
153 "센티움" +2 23.11.18 949 16 13쪽
152 "준 특급" +2 23.11.17 945 16 13쪽
151 "용기" +2 23.11.16 937 16 14쪽
150 "선객(?)" +2 23.11.15 926 16 14쪽
149 "아쉬운 마음" +2 23.11.14 929 15 14쪽
148 "사랑의 의미" +4 23.11.13 944 16 15쪽
147 "풀려가는 오해" +2 23.11.12 943 15 16쪽
146 "연민" +4 23.11.11 967 16 14쪽
145 "오해의 시작" +4 23.11.10 980 14 14쪽
144 "실수와 죄책감" +2 23.11.09 981 18 15쪽
143 "프란과 메리" +2 23.11.08 993 18 14쪽
142 "소녀의 죽음" +2 23.11.07 1,023 16 13쪽
141 "짐승" +2 23.11.06 1,023 16 13쪽
140 "소녀와 다리온" +2 23.11.05 1,022 1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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