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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으으으크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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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류으으으크
작품등록일 :
2023.06.15 11:20
최근연재일 :
2024.02.02 2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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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71,797

작성
23.11.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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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3쪽

"센티움"

DUMMY

물론, 모르는 사람들은 우리를 멍청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트로가 토벌 성공이라는 대단한 공적을 어떻게 아무런 권한도 없는 이름뿐인 특급 용병 신분과 바꾼다는 건 납득이 안가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특급 용병의 권리보다 우리는 이름뿐인 것이 더 좋았다. 많은 이유가 있지만 일단 알프와 나의 목표는 단순히 용병으로 이름을 날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황금패 용병이기에 굳이 길드를 창설해서 세력을 만들어낼 필요도, 그럴 생각도 없었다.


그리고 그럴 생각이 있다 하더라도 제국의 허가가 필요한 만큼 신분을 대놓고 드러낼 수 없는 입장인 우리로서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설사 단순히 동명의 다른 인물로 착각해 우리를 허가해 준다고 하더라도 정식 특급 용병이 되어 제국의 명부에 올라가는 것 또한 제국의 감시를 피해야 하는 우리에게 결코 환영할만한 일은 아니었다.


그리고 나와 알프가 이러한 협회의 조건을 쌍수 들고 환영해야 할만한 이유가 있는 게 그건 바로 황금패 용병의 특성에 있다.


황금패 용병과 용병 조사관은 특수한 성질을 지닌 상위 용병 등급처럼 사용되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용병 등급이 아니다. 황금패 용병과 용병 조사관은 일종의 직위 혹은 직책에 가까운 것이다.


사실 용병계의 등급 구분은 용병 길드와 협회, 협의회 모두 동일하게 3급에서부터 특급까지의 구성이 모두 동일하다. 그리고 그러한 바탕 위에 용병 조사관 혹은 황금패 용병의 직책이자 권한을 부여받는 것이다. 


이야기를 나와 알프에게 빗대 조금 풀어서 설명하자면 이렇다. 나와 알프가 어찌저찌 정식 특급 용병으로 이름을 올리게 되면, 황금패 용병이 되더라도 특급 용병의 신분 때문에 운신이 자유롭지 않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황금패 용병 중에 특급 용병이 없느냐, 그것은 또 아니다. 실제로 이름을 날리는 황금패 용병들은 대부분 다 특급 용병 신분이다.


물론, 특급 용병 신분으로 황금패 용병이 된다고 하여 타국에 가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것은 황금패 용병으로 실적을 많이 쌓아 어느 정도 신원이 보증될 때의 이야기다.


그렇다 보니 일반적으로 특급 용병이자 황금패 용병은 소속된 국가 내의 유적탐사나 마물 토벌만 진행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 게 맞다.


이야기가 길게 돌았지만 나와 알프에게 이러한 조건이 유리한 이유는 그러한 특급 용병의 의무와 제약에서 해방되는 것 말고 또 있었다.


황금패 용병이 되기 위한 최소 조건은 1급 용병 신분이지만, 말 그대로 그것은 정말 최소한의 조건일 뿐이지 1급 용병이 황금패 용병이 되려면 다른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해야만 한다.


1급 용병으로 황금패 용병이 되려면 기사에게 수습 기사가 따라붙듯이 한동안 기존 황금패 용병의 꽁무니를 쫒아다니면서 수행이란 명목하의 심부름꾼 기간을 지내거나, 용병 조사관으로 어느 정도 활동하며 경력을 쌓아야 한다.


하지만 특급 용병이라면 그 실력이 보장되어 있기에, 자체적인 테스트만 통과한다면 바로 황금패 용병으로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나와 알프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그럼 어떻게 바로 출발하실 건가요?”

“역시 알고 계셨네요?”


“두 분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았으니까요. 여기 협회의 추천장도 준비해 두었습니다.”

“저희를 이렇게 지원해주시는 이유가 뭐죠?”


“음... 그냥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요. 어렸을 때부터 감이 좋은 편이었거든요.”

“협회의 직원보다는 자리를 펴시는 게 더 잘 어울릴 것 같네요.”


“후훗, 그것도 나쁘진 않겠죠. 모쪼록 두 분이 가시는 길에 안녕을 빌겠습니다. 황금패 용병이 되시더라도 두 분은 제국 용병 협회 소속인 걸 잊지 말아주십시오.”

“한동안 여러모로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내가 조건을 흔쾌히 수락하자 만족스러운 표정을 한 그녀는 조심스레 내게 물어왔다. 아마 협회가 이러한 조건을 제시한 배경에는 그녀의 영향력이 꽤 많이 반영되었을 것이다.


솔직히 말이 쉽지, 이러한 특혜는 나중에 형평성의 문제를 만들 소지가 굉장히 다분하다. 의무도 혜택도 없다고는 하지만 문제로 삼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문제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특급 용병이라는 이름이 갖는 무게는 큰 편이었다. 그리고 역시 짐작은 했지만, 그녀가 이러한 조건을 협회에 역으로 제시한 배경에는 그녀는 이미 우리의 목표가 어딘지 알고 있던 듯했다.


물론 나와 알프가 숨기려 한 적이 없었기에 못알아 낼 것까지야 없지만, 솔직히 어지간히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행보만 보고 목표를 파악하는 건 쉽지 않을 일이었다.


지금도 그렇다. 우리의 행보를 알고 있다고 해도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협회에서 난감할 만한 의뢰를 처리해 주었다고 해서 그녀가 이 정도까지 우리를 지원해 줄 필요가 없다.


그것이 궁금해 그녀에게 물었지만 모호한 대답만이 돌아올 뿐이었다. 그렇게 가벼운 농담으로 인사를 마무리하고 나와 알프는 협회를 나왔다.


협회를 나와 우리가 향한 곳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중앙 용병 협의회가 있는 센티움 이었다. 센티움의 위치는 대륙 중앙에 위치한 마탑의 약간 아래쪽에 위치해있는 곳이었다.


마탑의 아래라곤 하지만 이곳 또한 대륙 정중앙에 가까운 곳으로 북으로는 마탑, 북서로는 제국, 남서로는 알토 왕국, 남쪽으로는 브람스, 남동으로 시에몬, 북동으로 뮤어, 로뎀 왕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의 국경을 한발씩 공유하는 특이한 곳에 위치해 있다.


여기에는 배경이 있는데 원래 센티움이 위치한 이 땅은 마탑의 것이었다. 그리고 용병 협의회는 존재하지 않았다.


전란의 시대 이후 지금의 평화의 시대가 도래하기 조금 전, 전쟁이 마무리되어가며 대륙 각지에 자리 잡은 국가들은 문제가 없었지만, 문제가 되는 것은 단연 각지의 용병들이었다.


그 시절 용병들의 권위와 위세는 대단했었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대륙 각지의 전장을 누비던 자들이고 오롯이 가진바 무력만으로 수많은 전장을 거쳐 살아남은 이들이었기 때문이다.


이미 휴전이자 암묵적인 종전을 협상하면서 기존 국가 간의 국경은 이미 완성이 되어있었지만, 용병들의 경우 자국에 위치한 용병들이 얼마 전까지 타국에 고용되어 싸웠던 이들도 있다 보니 난처해진 것이다.


그대로 품자니 얼마 전까지 전장에서 적군으로 싸웠던 자들이라 찜찜한데다 국가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력 집단이다 보니 그대로 방치하기도 어려웠다.


그때 당시서부터 중립을 표방하던 마탑에 모여 여러 국가가 처치 곤란이 된 용병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최후의 논의를 하고 있을 때 그곳에 한 사람이 난입했다.


‘퍽, 퍽, 퍽!’


“끄악!”


‘우당탕탕, 쾅!’


“끅!”


“누구냐!”

“이야, 너구리 영감, 홀쭉이 할배, 그냥 돼지, 오크 왕자 여기 죄다 모여있었네.”


“너... 너는?!”

“그래 안녕들 하신가, 얼마 전까지 서로 싸움에 한 번만 같이 싸워달라 애원하던 사람들이 여기 죄다 오손도손 모여있군.”


“큼큼, 오랜 전쟁으로 대륙은 병들고 인간은 쇠퇴했네 서로에게 더 이상 이로운 것 없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회담이지 자네들을 처단하기 위한 모임은 아닐세.”

“으음, 그런가요? 그렇다면 저도 여기 한발 담그도록 하죠 ‘인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한 회의니까요”


그때 그곳을 방문한 것은 당대 최고의 용병이자 용병왕이라 불렸던 메로우던 파르도 였다. 그는 가희 용병왕이란 이명이 내려질 만큼 강한 자였다.


회담장을 지키는 수많은 각 국가의 기사들을 맨손으로 제압한 뒤 당당하게 회담에 참여한 것이다. 그만큼 그때 용병의 위세는 엄청났었다고 했다.


어쨌든 그가 회담에서 제안한 내용으로 인해 현재의 용병 협회와 협의회의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물론 협의회가 생긴 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지만 용병 협회와 각 국가 간의 유착관계를 정립한 것이 그였다.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협의회는 황금패 용병을 통해 위험하고 어려운 보물찾기(?)를 관리하기도 하지만 가장 주된 목적은 각 용병 협회의 의견을 취합하는 기구다.


그러다 보니 각 국가와 소통을 편하게 하기 위해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중립지대가 필요했던 것이고 어차피 수도인 잉게리움을 제외하고 자국의 영토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마탑에서 땅을 조금 내어준 것이다.


아, 번외의 이야기지만 과거의 그 회담에서 용병왕의 의견을 반대한 유일한 왕국이 기사의 나라 로뎀 왕국이었고 그 때문에 대륙의 국가 중 유일하게 로뎀 왕국에만 용병 협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협회만 없다 뿐이지 그들 또한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전력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황금패 용병을 찾는 것은 동일했고, 협회 대신에 국가 차원에서 용병들을 관리하고 있지만 말이다.


그렇게 세워진 용병 협의회는 센티움이라 명명되었고 국가라 보기엔 터무니없이 작지만, 일종의 완전한 도시국가를 이뤘다. 대륙의 모든 용병 만을 위한 국가 그게 바로 용병 협의회가 있는 센티움이다.


“신분패. 통과!”


센티움은 용병들의 총본산이기도 하다 보니 출입 절차가 어지간한 왕성처럼 까다로워 일반적으로 그곳을 목적지로 둔 마차는 없다.


다만, 그곳으로 향하는 유일한 마차가 다니는 곳이 바로 각 용병 협회가 있는 도시다. 물론 그것마저 정기 운행이 아닌 지금처럼 방문 목적이 있는 자가 있을 때만 운행된다.


제국 용병 협회에서 매우 좋은 이미지인 우리는 직원이 미리 준비해둔 센티움행 마차를 타고 바로 이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센티움의 검문은 생각보다 그렇게 까다롭지 않았다. 그저 신분패와 용병패를 확인하는 게 끝이었다. 아마 우리가 특급 용병패를 가지고 있어서거나, 협회의 마차를 이용했거나 아님 둘 다일 수 도 있겠지만 어찌 되었든 검문은 비교적 손쉽게 통과했다.


“협의회 본관으로 바로 모실까요? 아니면 숙소로 먼저 모실까요?”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숙소로 부탁드립니다.”


검문을 통과하자 마차를 몰던 마부가 물어왔다. 센티움은 잠들지 않는 도시라는 이명도 가지고 있다. 용병이라는 게 언제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에 센티움은 밤에도 성문을 닫지 않아 생긴 이명이다.


성문을 닫지 않는 것뿐 아니라 실제로 관공서인 협의회 본관도 24시간 운영되고 웬만한 시설 모두 다 24시간 운영되는 특이한 곳이다.


어쨌든 이미 시간은 야심한 심야였고, 이곳이 24시간 가동된다는 것이지 우리가 24시간 움직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므로 우리는 우선 휴식을 위해 숙소로 향했다.


센티움이 아무 용병이나 오지 못하는 곳이지만, 또한 용병들에게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 또한 센티움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의 시설은 용병들에게 모두 공짜로 제공된다.


물론 용병의 등급별로 사용할 수 있는 시설이 어느 정도 제한은 되지만 기본적으로 용병들이 시설을 이용할 때 아무런 요금도 받지 않는다.


그것은 식당들과 여관, 그리고 장비를 수리하기 위한 공방들과 왁자지껄 떠들 수 있는 펍들도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환락가들 또한 용병들에게 요금을 받지 않는다.


용병들이 의뢰를 수행하고 보상받을 때 많은 수수료를 내는 것이 허튼 데 사용되지 않고 다 이런 복지로 이어지다 보니 수수료에 불만을 가지는 용병들이 잘 없는 것이다.


나와 알프는 마부가 내려준 고급 여관에 들어가 식사를 하고 바로 휴식을 취했다. 나와 알프는 그렇게 고급 마차에 이어 고급 여관까지 호사를 누리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다른 용병들이라면 공짜라는 말에 환락가로 뛰어갔겠지만 우리는 둘 다 그런 것에 관심도 없었고 이제 짝이 있다 보니 그다지 가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휴식을 취할 뿐이었다.


“무슨 용무십니까?”

“황금패 용병 등록을 하고 싶어서요.”


“우측의 건물로 가시면 됩니다.”


다음 날 아침 일찍 우리는 숙소를 나와 용병 협의회 건물로 향했다. 협의회 건물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세 개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다.


좌측의 건물은 용병 조사관들을 위한 건물이고, 우측의 건물은 황금패 용병들을 위한 건물이다. 그리고 중앙에 위치한 건물은 협의회 위원들과 의장을 위한 집무실과 회담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협의회 부지에 들어서려 하자 경비를 서는 인력이 우리를 제지했고 생각보다 깐깐하지 않은 간단한 신분을 확인 후 들여보내 주었다. 부지에 들어선 우리는 고민 없이 바로 우측 건물로 향했다.


“신규 등록이십니까?”

“네.”


“안쪽으로 들어가 잠시 대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측 건물 안으로 들어오자 용병 협회와 비슷한 구조의 내부가 나왔다. 로비에 있는 직원은 우리의 신원도 확인하기 전에 보자마자 신규 등록인 것을 알아보았고 우리는 그녀의 안내를 통해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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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뜨거운 습지" 23.11.28 858 16 13쪽
162 "암살단 아지트" +2 23.11.27 856 17 13쪽
161 "붉은 버섯" +2 23.11.26 865 19 13쪽
160 "식인 사냥꾼 버긴스" +2 23.11.25 877 16 15쪽
159 "칭찬" +1 23.11.24 886 17 14쪽
158 "세루스 실비아" +2 23.11.23 888 17 13쪽
157 "멘토링" +2 23.11.22 909 16 13쪽
156 "오파츠" +2 23.11.21 921 17 14쪽
155 "급 차이" 23.11.20 889 16 13쪽
154 "16" +2 23.11.19 894 16 14쪽
» "센티움" +2 23.11.18 948 16 13쪽
152 "준 특급" +2 23.11.17 944 16 13쪽
151 "용기" +2 23.11.16 936 16 14쪽
150 "선객(?)" +2 23.11.15 925 16 14쪽
149 "아쉬운 마음" +2 23.11.14 929 15 14쪽
148 "사랑의 의미" +4 23.11.13 943 16 15쪽
147 "풀려가는 오해" +2 23.11.12 943 15 16쪽
146 "연민" +4 23.11.11 967 16 14쪽
145 "오해의 시작" +4 23.11.10 979 1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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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 "프란과 메리" +2 23.11.08 991 18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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