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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으으으크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류으으으크
작품등록일 :
2023.06.15 11:20
최근연재일 :
2024.02.02 20:00
연재수 :
2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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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943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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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71,797

작성
23.11.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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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글자
13쪽

"멘토링"

DUMMY

프란시아와 더글라스 두 사람이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타인이 보기에는 정말 보기 좋은 한 쌍의 커플이었다.


한번 물꼬를 튼 두 사람의 싸움은 나와 알프가 앞에 있음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투닥이기 바빴고 한참을 투닥인 뒤에야 겨우 조금 진정이 되는 듯 보였다.


“더기 저 개자식의 말은 듣지 말렴, 나는 아직 미혼에 싱글이니까.”

“황금패 용병이 되기 위한 다른 지식은 필요 없다. 펜시는 내 여자다 그것만 알면 된다.”


“더기 너 진짜!!”


그렇게 끝날 것 같던 투닥임은 더글라스의 기습 공격으로 인해 다시 한참을 이어졌고, 얼마 뒤 프란시아의 일방적인 폭행으로 더글라스가 피떡이 된 뒤, 마무리되었다.


“어쩄든 일주일간은 어떠한 질문이라도 받아줄 테니까 언제든 찾아와도 좋아. 데일은 특별히 밤에 찾아오면 황금패 용병 말고 다른 것에 대해서도 알려줄게. 그럼 질문?”

“황금패 용병들은 보통 어떻게 의뢰를 수행하나요?”


“호오, 첫 만남부터 바로 질문이야? 열의가 넘치는 학생이네. 그리고 질문도 상당히 예리해 황금패 용병이라 해도 다른 용병들과 다르지 않아 올리드를 제외하곤 기본적으로 파티를 맺어서 의뢰를 수행해.”


“올리드? 파티? 그게 뭐죠?”


나는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었어도 왠지 모를 찜찜함에 쉽게 잠자리에 들지 못했고 잠이 오지 않는 김에 오늘 무엇을 질문해야 할지를 미리 어느 정도 생각해 뒀었다.


그렇다 보니 지금 바로 질문이 이어질 수 있었다. 궁금한 것이야 넘쳐났지만 우선 내가 알아야 한다 생각한 것은 황금패 용병들의 일반적인 사항들이었다.


나는 교관 게렌달을 마주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황금패 용병들은 전부 빼어난 무력이나 특수한 기술, 혹은 능력을 갖추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교관 게렌달이 특별하긴 했지만, 그가 직접 밝힌 27이라는 수치가 증명하듯 그의 무력은 생각보다 강해 보이지는 않았다.


물론 제약이 있었다 하더라도 나와 알프는 트로가나 변종 브라크네에게도 고전했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고대의 유적이나 미확인 마물의 위험도는 트로가나 변종 브라크네와 비교할 바가 아닐 것이었다.


그렇다면 아무리 오파츠의 능력이라 하더라도 27의 수치를 가진 자가 수많은 함정의 미궁을 뚫고, 미확인 마물을 죽인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다. 분명히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을 터였다.


그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양 이것저것 묻는 내 질문에 뒤이어 프란시아의 설명이 이어졌고 내 예상은 정확했다.


일반적인 황금패 용병은 홀로 의뢰를 수행하지 않는다. 보통 일반적인 황금패 용병들은 자신의 특기를 살려 역할을 세 가지로 구분해 최소 세 명이 한 조를 구성한다.


함정의 탐색과 지형을 살피는 사이터, 돌파와 적의 분쇄를 맡는 스팅거, 그리고 다양한 유적의 기믹을 풀고 적의 약점을 파악하는 퍼즐러 이렇게 세 가지 역할로 나뉘어 한 팀을 이루는 게 보통이라고 한다.


그렇게 구성된 조를 파티라고 불렀다. 물론, 파티의 인원은 반드시 세 명이 아니었다. 재능이나 특기가 한가지로 구분되지 않거나, 획득한 오파츠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두 가지 이상의 역할을 겸임하기도 한다.


그리고, 의뢰의 난이도에 따라 여느 용병들처럼 협업하기도 하기에 인원에 대해서는 유동적인 편이었다. 다만, 세 가지 역할을 모두 충족하는 것이 파티의 기본이라 했다.


그리고 개인의 재능이나 오파츠로 모든 약점을 극복해 두 가지를 행하는 자를 듀어러, 혼자 모든 것을 다 만족하는 사람을 올리드라 부른다 했다.


“나와 저기 누워서 낮잠을 자는 더기도 파티지, 직장 동료 관계니까 오해하면 안 된다? 또 질문?”

“의뢰는 어떤 식으로 받나요? 아니면 협회와 같이 입찰 식인가요?”


“외모뿐만 아니라 질문 하나하나가 정말 내 마음에 드네.”


그렇게 황금패 용병들에 대한 일반적인 사항에 대한 그녀의 설명이 끝났다. 대외적으로 알려진 황금패 용병의 영웅담은 아마도 올리드라 불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각색된 듯 보였다.


그녀의 설명 속 황금패 용병들은 어찌 되었든 조금 특별한 재능을 갖춘 인간이었고 자신의 부족함을 동료로서 보완하는 용병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더불어 별로 알고 싶진 않았지만, 눈앞의 프란시아와 더글라스 또한 단순한 친분이 아닌 파티로 맺어진 관계라는 것을 알게 된 건 덤이었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다소 저렴하고 헤퍼 보이는 행동과 언사와는 다르게 남을 가르쳐본 게 하루 이틀이 아닌 듯 질문에 대한 답변은 막힘이 없었고, 대답을 통해 그녀의 머리가 꽤 좋은 편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하나 더, 좋아해야 할지 나빠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니, 지금은 나쁜 쪽에 가깝다 느껴지지만, 전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이상하게 내가 프란시아의 호감을 사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지금까지 상황을 보아 프란시아는 얼빠일 확률이 다분했고 내가 숨만 쉬어도 호감을 느끼는 타입 같아 보였지만 말이다.


“아쉽게도 황금패 용병의 의뢰는 일반 용병의뢰와 완전히 달라 굳이 따지자면 90% 지명제지.”

“100%도 아니고 90%는 뭔가요?”


“음... 보통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00% 지명제라고 보면 돼.”

“그 특별한 경우는 뭔가요?”


“우리들은 ‘전미 의뢰’라 불러, 뭐 부르는 사람마다 제각각이긴 하지만 핵심은 같아 완전한 미지 그 자체를 말하지.”


그녀의 설명은 이러했다. 일반적인 의뢰의 경우 100% 지명제로 처리된다고 했다. 하지만 정말 간혹가다 지명제가 아닌 입찰제로 시행되는 경우가 있었다.


보편적으로 전미 의뢰라 불리는 의뢰였다. 황금패 용병이 미지를 쫒는 자들이라고 해도 아무런 정보 없이 고대의 유적이나 미확인 마물에게 맨몸으로 부딪히지는 않는다.


고대의 유적이나 미확인 마물이 발견되면 일차적으로 용병 조사관이 파견되어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실존함이 밝혀지면 그것에 대한 기초자료들을 수집해 온다.


협의회는 수집된 자료들을 토대로 추천 파티까지 추려서 의뢰주에게 넘겨주게 되고, 의뢰주는 지명을 통해 의뢰가 진행되는 게 일반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전미 의뢰는 조금 다르다. 약 1할, 10%에 해당하는 높지도 낮은 확률로 나오는 이 전미 의뢰는 표현 그대로 전체가 미지인 의뢰이다.


고대의 유적 대부분이 그러하듯 마왕의 시대 이전에 지어진 건축물들이 많다. 그리고 학자들이 말하길 마왕의 시대 이후 인간의 기록 중 70%가 소실되었다고 보고 있다.


그 말인, 즉, 고대의 유적이나 미확인 마물에 대한 정보를 전혀 찾아낼 수 없거나, 여러 차례 실패한 의뢰를 전미 의뢰 판정을 내리며 입찰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다.


물론, 무조건 그렇진 않지만, 통계적으로 보자면 이 전미 의뢰의 경우 나오는 오파츠의 수량이나 질이 더 높은 편이다 보니 오히려 전미 의뢰만 찾아다니는 파티도 있다고 했다.


“전미 의뢰는 머릿속에서 지우는 게 좋아. 우리 같은 기존이 전미 의뢰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 ‘녹슨 황금’ 이라 부르는 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니까.”

“100% 입찰제면 저희 같은 신입은 어떻게 끼죠?”


“역시, 어쩜 이렇게 질문 하나하나가 똑 부러질까. 오늘 밤 내 방으로 올래? 천천히 친절하게 알려줄게. 다른 것도 듬뿍.”

“...”


“얘 좀 봐, 지금 부끄러워하는 거야? 으이그, 귀여워가지구. 보통은 두 가지야 보통 용병으로 이름깨나 날리던 사람들이 모여든 만큼 귀족과 연줄이 있는 경우도 있고, 아니면 기존 파티에 묻어가서 실적을 쌓는 경우도 있지.”


솔직히 이번 질문은 형식상 건넨 질문에 가까웠다. 이미 제국 황실과 가까운 그랑 후작이라는 든든한 연줄이 있는 이상 나와 알프가 지명을 걱정할 일은 없었다.


그리고 이 황금패 용병의 의뢰 같은 경우에는 황실에서 직접 관리하는 부분이다 보니 우리가 독점한다고 하더라도 듀발 후작에게 꼬리를 밟히거나 들킬 염려 또한 없었다.


이제 일반적인 정보는 충분히 얻었다. 나머지는 의뢰의 노하우에 관한 질문이고 이 부분은 차차 생각하며 물어보면 되었다.


다만 한가지, 프란시아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지만 속으로 꾹꾹 눌러 참았다. ‘나는 지금 부끄러워한 게 아니고, 싫어한 거야 이 아줌마야.’ 라는 말이었다.


첫날의 질문 시간은 마지막 질문을 끝으로 의식을 되찾은 더글라스의 난입으로 타이밍 좋게 마무리되었다. 좀 더 진행되었으면 정말 속마음을 프란시아에게 내비쳤을지도 몰랐었다.


어쨌든 마지막까지 투닥이며 어른들의 해피 타임을 즐기러 간다는 더글라스의 말을 들은 귀는 잘라내고 싶었지만, 그냥 귀를 씻어내는 데서 만족했다.


다음날부터는 의뢰 수행에 필요한 일반적인 사항에 대해 많이 물어보았다. 왜인지 모르겠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부쩍 피곤해 보이는 더글라스를 뒤로하고 프란시아가 열심히 나와 알프에게 설명해 주었다.


내 예상대로 그녀는 보기와는 다르게 두뇌파로 유적의 함정이나 기믹들을 푸는 노하우에 대해 박식했고, 나와 알프는 열심히 묻고 듣고 기억하려 노력했다.


“역시, 부족해.”

“맞습니다. 부족합니다.”


어느덧 교관이 말했던 일주일 이란 시간의 마지막 날이 저물고 있었다. 그동안 알프와 나는 정말 질리게도 프란시아와 더글라스를 매일매일 쫒아다니며 둘을 짜내어 지식을 주워 담았다.


오죽하면 조금 전 프란시아가 잘생긴 남자치고 질리는 남자는 내가 처음이란 말을 꺼낼 정도였다. 그렇게 일주일간의 멘토링을 마치고 내 방에 모여 알프와 머리를 맞대고 있었다.


프란시아와 더글라스는 여러모로 보기완 다르게 수완과 평판이 좋은 황금패 용병 파티로 명성이 제법 있었다. 그런 만큼 다양한 유적과 미확인 마물들 처리 경험으로 인해 아는 것도 많았다.


그런 그들을 마른오징어 쥐어짜듯이 짜내어 나온 결과는 나와 알프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 부족한 것은 다른 게 아닌 사람이 부족했다.


“사이터가 필요해.”

“백작님께서 어떻게 안 되시겠습니까?”


이것저것 따져 보아도 나와 알프가 맡을 수 있는 역할은 정해져 있었다. 다양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나름 머리 쓰는데 일가견 있는 내가 퍼즐러, 그리고 무력을 갖춘 알프가 스팅거였다.


하지만 문제는 사이터였다. 보통 다른 용병들은 사이터에 대해 큰 고민이 없었다. 황금패 용병들 자체가 용병계에서 나름 이리저리 구르며 경력을 쌓다 보니 대부분 함정에 대한 기본 소양과 경험이 충분했다.


물론, 고대 유적에 설치된 함정과 용병들이 쓰는 주먹구구식의 함정을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함정을 보는 ‘눈’ 정도는 갖춘 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나와 알프는 달랐다. 알프야 전장의 경험이 많지만, 전장에선 전략과 전술의 싸움이지 함정이 많이 사용되지 않는다. 나 또한 함정에 대한 지식은 있지만 경험이 부족해 정교한 함정을 간파하기란 쉽지 않았다.


“해제는 몰라도, 일단 탐색부터가 무리야.”


결국 사이터가 필요한 우리에게 남은 방법은 두 가지였다. 다른 파티를 쫒아다니며 경험을 쌓거나, 어떻게든 사이터를 파티에 끼워 넣는 것뿐이다.


“우선, 내일 다른 사람 중에 사이터를 할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자.”

“알겠습니다.”


답은 나와 있었다. 일단 우리는 다른 파티를 쫒아다니며 경험을 쌓기엔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지 않았다. 그리고 그들을 쫒아다닌다 한들 단기간에 노하우를 우리에게 전수해 줄지도 의문이었다.


결과는 하나, 사이터를 구해야 했다. 나는 우선 우리와 동기(?)인 사람들부터 알아봐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미 현역으로 황금패 용병으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 중 사이터를 구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이것은 황금패 용병의 생리상 하책이었다.


황금패 용병들은 한번 파티를 맺으면 특별히 내부에서 트러블이 있지 않은 한 파티를 깨지 않는다. 한 번의 실수로 목숨이 오가는 위험한 임무다 보니 서로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온 것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홀로 동떨어져 나온 사이터들은 무언가 문제가 있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물론, 전부 다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파티의 조건이나 실력이 맞지 않아 이적 시장(?)의 문을 자발적으로 두드리는 경우도 있지만, 이 또한 그들의 조건을 맞춰주다 보면 우리가 끌려다니게 될 것이었다.


그렇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아직 소속된 곳이 없는 우리의 몇 안 되는 동기 중에서 사이터를 구하는 게 가장 최선책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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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분진" +2 23.12.03 822 18 13쪽
167 "식물형 마물" +2 23.12.02 831 17 13쪽
166 "유적의 밤" +2 23.12.01 834 17 15쪽
165 "유적 진입" 23.11.30 844 18 13쪽
164 "찰싹, 찰싹" +2 23.11.29 846 17 15쪽
163 "뜨거운 습지" 23.11.28 858 16 13쪽
162 "암살단 아지트" +2 23.11.27 857 17 13쪽
161 "붉은 버섯" +2 23.11.26 867 19 13쪽
160 "식인 사냥꾼 버긴스" +2 23.11.25 880 16 15쪽
159 "칭찬" +1 23.11.24 888 17 14쪽
158 "세루스 실비아" +2 23.11.23 890 17 13쪽
» "멘토링" +2 23.11.22 910 16 13쪽
156 "오파츠" +2 23.11.21 921 17 14쪽
155 "급 차이" 23.11.20 889 16 13쪽
154 "16" +2 23.11.19 896 16 14쪽
153 "센티움" +2 23.11.18 949 16 13쪽
152 "준 특급" +2 23.11.17 945 16 13쪽
151 "용기" +2 23.11.16 937 16 14쪽
150 "선객(?)" +2 23.11.15 926 16 14쪽
149 "아쉬운 마음" +2 23.11.14 929 15 14쪽
148 "사랑의 의미" +4 23.11.13 944 16 15쪽
147 "풀려가는 오해" +2 23.11.12 943 15 16쪽
146 "연민" +4 23.11.11 967 16 14쪽
145 "오해의 시작" +4 23.11.10 980 14 14쪽
144 "실수와 죄책감" +2 23.11.09 981 18 15쪽
143 "프란과 메리" +2 23.11.08 993 18 14쪽
142 "소녀의 죽음" +2 23.11.07 1,023 16 13쪽
141 "짐승" +2 23.11.06 1,023 16 13쪽
140 "소녀와 다리온" +2 23.11.05 1,022 1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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