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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으으으크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류으으으크
작품등록일 :
2023.06.15 11:20
최근연재일 :
2024.02.02 20:00
연재수 :
224 회
조회수 :
484,864
추천수 :
7,193
글자수 :
1,371,797

작성
23.11.06 20:00
조회
1,022
추천
16
글자
13쪽

"짐승"

DUMMY

“이게 뭔 개소리야!”

“사... 상단주님 진정하시지요.”


“네가 말해봐라 다리온, 또 아버지와 무슨 수작을 부린 것이냐!”

“넌 참 한결같구나 더스틴, 알려고 하면 모를 수가 없는 일이었다. 너는 무라딘 아니 이제는 아버지라 해야겠지. 아버지가 나를 왜 먹이고, 재우고 가르쳤는지 단 한번도 궁금하지 않았나?”


“개소리 집어치워라. 감히 누구 앞에서 아버지라 부르는 거냐!”

“나도 무라딘을 아버지라 부르는 게 싫다. 내 아버지는 차도인 나를, 내 어미를 버리긴 했어도 어머니와 나를 갈라놓은 무라딘 보다는 나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어머니를 돌려받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기에 수락한 것이다.”


“닥쳐! 닥쳐! 닥쳐!!!”

“내가 네게 해주고 싶은 말이다. 아버지의 배려로 간신이 얻어낸 상단주의 자리라도 지키고 싶다면 닥치고 살아라. 어차피 내가 무라딘의 양자가 된 사실은 대외적으로 발표되진 않을 테니 그 사실을 고마워해라.”


다들 얼이 빠진 와중에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것은 더스틴이었다. 아니, 정신을 차렸다기보다는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제 모든 것이 드러났고, 더스틴과 자신 사이는 평등한 관계가 되었다. 거리낄 것 없는 다리온은 그간 속에 쌓아놨던 이야기를 토해내었다.


다리온은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고는 더스틴을 쳐다도 보지 않은 채 그곳을 빠져나갔다. 다리온이 빠져나가자 같은 자리에 있던 사람 중 절반 이상이 다리온을 따라 방을 나갔다.


그리고 더스틴이 남아있는 방에서는 한참 동안 분노에 찬 고함이 끊이지 않았다.


무라딘이 죽고 다리온과 더스틴 사이의 일은 이제 완전히 끝난 것 같았다. 다리온은 더 이상 더스틴에게 아무런 감정도 남지 않았다.


다리온에게는 사랑하는 아내 아리아와 자기 딸 메리만 신경을 쓰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더스틴은 아니었다.


더스틴의 속은 더욱 불타올랐다. 상단은 원래 온전히 자기 것이어야 했다. 자신의 어머니 제모니안 또한 자신의 것이었다. 아버지 무라딘 또한 온전히 자신의 것이어야 했다.


나아가 아리아 그 메이드 계집 또한 자신의 것이었고, 그렇다면 그 딸년 메리 또한 자신의 것이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더스틴은 자신의 모든 것을 앗아가기만 하는 다리온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당장이라도 찾아가 다리온을 찢어 죽이고 아리아와 그 딸년 또한 자신이 취하고 능욕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었다. 더스틴은 조용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속으로 분노를 잠재웠다. 그리고 느리지만 천천히 한 걸음씩 다가가 다리온의 가슴에 비수를 꽂아 복수하리라 다짐했다.


시간은 다시 또 흘렀다. 아무 일 없는 평온한 일상이 지속되는 것 같아 보였다. 다리온은 욕심을 그리고 마음을 비우고 가족과 상단에만 신경을 썼다.


그렇게 다리온이 안심하는 사이 더스틴은 하나씩 복수의 단계를 밟았다. 먼저 상단 내에서 자신의 세력을 일구었다. 그리고 상단 호위대들 또한 조금씩 자기 사람들로 채워 넣었다. 그리고 은밀히 용병들과도 가까이했다.


사건은 어느 날 순식간에 일어났다. 더스틴이 알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타이밍 좋게 빅토르 또한 수송 선단을 이끌고 나가 상단에 없을 때였다.


더스틴이 미리 준비한 용병들이 야밤에 상단의 본관을 습격했다. 다리온 휘하의 상단 호위대가 분전했지만, 내부의 배신까지는 예측하지 못해 금방 제압당해 버렸다.


더스틴은 다리온을 따르는 모든 들을 죽여버리고 싶었지만 참았다. 다리온의 능력이 출중하듯 그의 밑에 모여든 사람들 또한 상단에서 중요한 위치의 사람들이었다.


당장의 복수가 아닌 상단의 미래를 위해서는 그들은 살아있어야 했다. 물론 그대로 살려둘 생각은 없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에게서 충성 서약을 이끌어내야 갰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애초에 지금의 습격은 상단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이 아니었다. 더스틴의 목적은 오로지 다리온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있었다.


다리온은 상단의 대 행수로 항상 바쁜 편이었다. 하지만 바쁘다 해서 가족에게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다른 상단의 간부들은 대부분 바로튼 중심가의 저택에 살았지만 다리온은 달랐다.


다리온은 상단 본관 터 한쪽에 조그맣게 별관을 지었고 가족들과 거기에서 살았다. 이것 또한 다리온의 방심이 부른 실책이었다.


단 한 번의 습격으로 더스틴은 다리온의 모든 것을 장악했다. 자기 사람들도, 자신도, 상단도, 그리고 아내 아리아와 메리 까지도 말이다.


복수를 계획하며 더스틴은 다리온을 어떻게 무너뜨릴 수 있을까 생각했다. 가능한 다리온에게 가장 큰 고통과 절망을 안겨주고 싶었다.


답은 가까이 있었다. 다리온은 강한 사내였지만 그에게 가장 큰 약점이 있었다. 그것은 가족이었다. 힘든 인생을 살아온 다리온에게 있어 가족이란 자신보다 소중한 것이었다.


“아리아!!”

“닥치고 가만히 있는 게 좋을 거다. 이년이 죽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면 말이지.”


“너와 나의 문제다. 아리아는 놓아줘라 원하는 게 무엇이냐! 상단에서 떠나라면 떠나겠다!”

“이제 와서 그건 아무런 재미가 없지. 상단을 떠날 것이었으면 네 어미가 너를 버렸을 때 그때 떠났어야 했다.”


‘부우우욱’


“꺄악!”


“그만둬!!”

“그만두다니 이제 시작인 것을, 거기서 두 눈 똑바로 뜨고 바라봐라. 눈을 감을 때마다 네가 사랑하는 아리아의 고운 살결에 붉은 상흔이 하나씩 늘어날 것이다.”


복수심에 파묻혀 더스틴은 악마가 되었다. 더스틴을 구속해 두고 그의 눈앞에서 아리아를 범하고 능욕했다. 그러한 더스틴의 행동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아리아가 의식을 잃고 찾을 때마다 한 번씩, 한참을 이어진 그 끔찍한 시간 동안 다리온은 구속당한 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것을 바라만 보아야 했다.


하지만 그러한 더스틴의 복수는 얼마 오래가지 못했다. 더스틴이 상단을 무력으로 장악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빅토르과 수송 선단이 상단으로 복귀한 것이었다.


보고를 위해 상단 본관에 들른 빅토르는 상단의 분위기가 변했음을 느꼈다. 그리고 자기 형이 본인의 자리에 없음을 확인했다.


더스틴의 패착은 두 가지였다. 첫째 빅토르와 다리온의 사이를 몰랐던 것이다. 그리고 둘째, 상단의 가장 강한 무력을 지닌 단체는 상단 호위대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본관에서 나온 빅토르는 집으로 가지 않고 그대로 항구로 향했다. 그리고 자신을 따르는 모든 선원을 불러 모아 상단의 본관으로 향했다.


그리고 상단의 본관을 뒤져 충성 서약을 거부해 구류되어있는 간부들과 다리온과 아리아 그리고 메리를 구출해 내었다.


“수송 선단의 선원이 상단 호위대보다 더 무력이 뛰어나단 말입니까?”

“물론, 육지의 적도 다양하고 강하겠지만. 더 위험한 것은 수적 떼요.”


빅토르의 설명을 요약하면 이러했다. 수송 선단이 옮기는 물품은 수송료가 비싼 만큼 저가의 상품이 없었다. 그런 만큼 수송 선단의 물품을 노리는 수적떼 또한 많고 그들의 세력 또한 만만치 않았다.


수송 선단은 매 항해의 순간 언제 어디에서 습격할지 모르는 수적 떼들을 견제하고 제압하고 수송 품을 지켜내야 하다 보니 상단 호위대보다 더 고된 훈련을 받는다고 했다.


이야기로 돌아와서 구출된 다리온은 가족들을 제일 먼저 챙겼다. 다행히도 그런 끔찍한 시간 속에 고통받은 아리아는 정신적으로는 불안정했지만, 목숨에는 지장이 없어 보였다.


천만 다행히도 자신의 딸 메리에게는 아무런 위해가 없었다. 다리온은 아리아를 치료하고 아내가 잠든 뒤 움직이기 시작했다.


솔직히 다리온이 할 일은 더 없었다. 이미 빅토르와 수송 선단에 의해 더스틴과 그 세력은 이미 모두 구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다리온은 더스틴을 보자마자 이성을 잃고 주먹을 날렸다. 그리고 그의 무자비한 폭력은 더스틴을 정말 거의 죽이겠다는 기세였다.


“컥... 쿨럭...”


“형님.”

“놓아라! 이 사람 같지도 않은 놈이 무엇을 한지 알지 않느냐!”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말씀드리는 겁니다. 죽음은 벌 치고는 너무 편안하지 않습니까.”


한참을 이어진 그의 폭력을 멈춘 것은 빅토르였다. 빅토르는 다리온의 주먹을 붙잡은 뒤 형을 설득했다. 다리온은 분을 참지 못하고 한참을 괴성을 질러대었지만, 동생의 말이 맞았다.


이런 쓰레기에게 죽음은 너무 편안한 형벌이었다.


빅토르의 중재로 살생은 막았으나 다리온과 더스틴의 악연이 끊어진 것은 아니었다. 아직은 토먼 상단이라는 이름하에 엮인 것이 많기 때문이다.


더스틴은 상단주의 자리는 유지하되 그를 따르던 간부들은 전부 직위 해임되었다. 몇몇 주동자는 상단의 최하위 인부로 좌천되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아리아는 의식을 찾았다. 트라우마가 심한 듯 남자를 보면 피했고, 간혹 발작하긴 했지만, 가림막을 친다면 다리온과 대화는 할 수 있었다.


아리아의 무사함을 확인한 다리온은 안도하며 평소 믿지도 않았던,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신께 감사를 전했다. 하지만, 그 감사는 오래가지 않았다.


끔찍한 일이 있은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리아는 자기 몸의 이상을 느꼈다. 처음에는 스트레스로 인해 그러한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설마 아니길 바랐건만 치료사를 불러 확인한 결과 그녀의 불안은 확신으로 바뀌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녀는 임신했다.


근래의 다리온은 너무 바빴었다. 그녀는 사건이 있기 전후로 다리온과는 잠자리를 같이 한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자신의 배 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는 정해져 있었다.


대륙에서 아이를 지우는 일은 엄격히 금해져 있었다. 의료의 수준이 낮아 외과적 수술이 불가하더라도 약이나 마법 혹은 마술 등 아이를 지우려 한다면 방법은 있을 것이었다.


하지만 대륙에서 자신의 의지로 아이를 지우는 일은 없었다. 법으로도 금지되어있지만, 사람들 또한 저주받는다며 지우는 경우가 없었다. 그 아이를 어떠한 경우로 가지게 되었다고 해도 말이다.


아리아는 자신이 더럽혀졌다고 생각했다. 생명의 탄생은 축복이나, 이 아이는 다리온과 메리에게는 끔찍한 상처이자 고통이 될 것이었다.


그러한 상황 속에 그녀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몇 가지 없었다. 아니, 한 가지밖에 없었다. 얼마 뒤 다리온에게 편지 한장을 남겨놓은 채 그녀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아... 아아... 아아아아아!!!!!”


아직 어린 메리는 엄마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다리온은 슬픔에 젖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지독한 슬픔 뒤에 다리온을 찾아온 것은 분노였다.


다리온은 더스틴에게 자신이 받은 고통의 수배, 수백 배 돌려주고 싶었다. 아니, 그런 것은 참지 못한다. 그냥 오늘에야말로 더스틴을 죽이고 그 아내와 아이까지 모두 죽여 세상에서 토먼이란 글씨 자체를 지워버리겠다 마음먹었다.


“형님. 참으셔야 합니다.”

“나를 또 막을 셈이냐! 한 번이면 족하였다 네가 내 동생이라 하여도 두 번은 참지 못한다. 비켜라!”


“막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보아주십시오.”

“형수님의 마지막 편지입니다. 이것을 보시고도 마음이 변치 않으신다면 그때는 제 손으로 더스틴을 찢어 죽이겠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를 다시 한번 막아선 것은 빅토르였다. 빅토르는 아리아의 편지를 가지고 왔었다. 아리아는 죽음을 다짐했을 때 남겨진 사람들이 받을 상처들을 걱정했다.


그중에서 가장 걱정하였던 것이 다리온의 분노였다. 아직 어린 메리는 분노를 모를 것이었다. 설사 분노라는 감정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다리온이 진실을 말해줄 리 없었다.


하지만, 다리온은 달랐다 모든 사건과 이야기를 알고 있는 다리온의 분노는 끝내 피를 부를 것이고 그것은 자신이 원하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죽음을 선택하는 것은 자기 몸을 더럽힌 더스틴에 대한 복수와 증오가 아니었다. 그저 자신에게 내려진 이 저주로 인해 다리온과 메리가 상처받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이러한 악연은 자신으로 하여금 끝내고 싶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복수는 끝이 아니라 또 다른 복수를 부를 뿐이었다.


아마 다리온의 경우에도 동일할 것이었다. 다리온이 피를 부른다면 그 피는 흐르고 또 흘러 언제고 다시금 다리온과 메리를 덮쳐올 것이었다. 아리아는 그것을 막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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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 "분진" +2 23.12.03 821 18 13쪽
167 "식물형 마물" +2 23.12.02 830 17 13쪽
166 "유적의 밤" +2 23.12.01 834 17 15쪽
165 "유적 진입" 23.11.30 844 18 13쪽
164 "찰싹, 찰싹" +2 23.11.29 846 17 15쪽
163 "뜨거운 습지" 23.11.28 858 16 13쪽
162 "암살단 아지트" +2 23.11.27 856 17 13쪽
161 "붉은 버섯" +2 23.11.26 865 19 13쪽
160 "식인 사냥꾼 버긴스" +2 23.11.25 877 16 15쪽
159 "칭찬" +1 23.11.24 886 17 14쪽
158 "세루스 실비아" +2 23.11.23 888 17 13쪽
157 "멘토링" +2 23.11.22 909 16 13쪽
156 "오파츠" +2 23.11.21 921 17 14쪽
155 "급 차이" 23.11.20 889 16 13쪽
154 "16" +2 23.11.19 894 16 14쪽
153 "센티움" +2 23.11.18 948 16 13쪽
152 "준 특급" +2 23.11.17 944 16 13쪽
151 "용기" +2 23.11.16 936 16 14쪽
150 "선객(?)" +2 23.11.15 925 16 14쪽
149 "아쉬운 마음" +2 23.11.14 929 15 14쪽
148 "사랑의 의미" +4 23.11.13 943 16 15쪽
147 "풀려가는 오해" +2 23.11.12 943 15 16쪽
146 "연민" +4 23.11.11 967 16 14쪽
145 "오해의 시작" +4 23.11.10 979 14 14쪽
144 "실수와 죄책감" +2 23.11.09 979 18 15쪽
143 "프란과 메리" +2 23.11.08 991 18 14쪽
142 "소녀의 죽음" +2 23.11.07 1,023 16 13쪽
» "짐승" +2 23.11.06 1,023 16 13쪽
140 "소녀와 다리온" +2 23.11.05 1,022 1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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