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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으으으크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류으으으크
작품등록일 :
2023.06.15 11:20
최근연재일 :
2024.02.02 20:00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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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71,797

작성
23.12.2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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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각자의 분투"

DUMMY

한번 멈춰진 연주는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이제 뒤에서 들리는 소리는 나와 알프가 있는 이곳과 같이 차디찬 금속의 마찰음만이 연이어 울려 퍼질 뿐이었다.


한 번씩 아까의 음계가 울리는 걸 봐서 셀시는 포기하지 않고 시도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아까처럼 연주가 이어지질 않는 걸 보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 듯 보였다.


물론, 지금 내가 셀시를 걱정할 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었다. 셀시 만큼, 아니 어찌 본다면 내 쪽의 상황이 셀시보다 더 좋지 않았다.


하지만, 알프를 멈추기 위해서는 지금도 울려 퍼지는 거대한 게글러의 울음소리를 멈춰야 했고 지금 그게 가능한 것은 셀시밖에 없었다.


그렇다 보니 나도 없는 여유에도 불구하고 순간, 순간 알프의 검을 쳐내며 찰나의 여유라도 만들어 셀시의 상태와 검주가 이어지지 않는 원인을 파악하려 노력했다.


나는 아까와 지금 과연 셀시에게 달라진 점이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분명 울려 퍼지는 음계는 같았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리에 대한 느낌은 확연히 달랐다.


아까는 조금 더 부드러운, 확실히 노래를 연주한다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지금 한 번씩 울려 퍼지는 음계는 굳이 표현하자면 조금 거친 느낌의 소리였다.


‘창!, 창!, 창!, 차차창!’


셀시에 대한 생각을 거듭하면서도 나는 집중을 잃지 않았다. 알프의 검격은 매서웠고 한순간이라도, 한 템포라도 늦으면 큰 상처를 입을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알프의 검격을 막아내며 소리에 집중하다 보니 알프와 내 검이 휘둘러지는 소리까지도 집중해서 내 귀에 들리기 시작했다.


‘턱’


“앗?!”


‘창!!!’


그리고 내가 소리에 집중하던 그때 뒤쪽에서 무언가 벽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돌아보지 않고도 지금 뒤에서 셀시에게 어떤 일이 벌어지는 소리인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당황스러워하는 셀시의 목소리가 내게 확신을 주었다. 갑작스러운 게글러들의 급격한 공세에 적응하지 못한 셀시는 연신 뒷걸음질 치다 결국 벽에 닿은 것이다.


셀시의 보법이 수십의 암살자들의 합공을 피해낼 만큼 훌륭하긴 하지만 무결한 것은 아니었고 당연히 한계와 단점이 있었다. 바로 셀시가 경험이 적다는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에 대한 경험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나 가지고 있지도 않다. 이런 경험이란 바로 목숨을 도외시한 자들의 공격을 말한다.


나는 이미 전쟁을 겪었고, 뿔이 솟은자와의 전투에서도 겪었고, 브라크네와의 전투에서도, 그리고 트로가와의 전투에서도 겪어보았다.


남들이 일평생 한번을 경험하기 힘든 경험을 여러 차례 겪었기에 목숨을 도외시한 자들의 무서움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나는 애초에 그런 자들과의 전투 자체를 피할 것이었다.


하지만, 셀시는 그런 자들을 상대해본 경험이 없다. 아마 셀시는 연주가 멈추자 급변한 게글러들의 기세에 당해내지 못하고 한보, 한보 공간을 내어주며 피해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큰 실책이다.


목숨을 도외시하며 공격하는 자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상대를 두는 간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보통 일반적인 상대는 자신이 죽지 않기 위해 상대의 공격에 어떻게든 반응할 수 있는 최소한의 간격은 남겨두기 마련이다.


이것은 경지에 다다른 자나, 일반인이나 마물 할 것 없이 살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생물이라면 모두 가지고 있는 본능이다. 살을 내주고 뼈를 내주더라도 최소한 자신의 목숨만큼은 지키겠다는 그러한 본능이다.


하지만 목숨을 도외시한 자들은 이 간격이 없다. 그들은 그저 달려들 뿐이다. 그렇기에 문제가 된다. 상대는 간격을 지키지 않지만 나는 간격을 지키기 때문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내가 내지른 검격에 목숨을 도외시한 자는 자신의 간격을 버리고 그저 달려들 뿐이다. 그리고 그렇게 내 간격을 침범하게 된다. 그렇게 내 간격을 상대가 침범하는 순간 본능적으로 다시 간격을 벌리게 되는 것이다.


별것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이것은 꽤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내가 방금 내지른 공격이 상대의 목을 취할 수 있는 결정적 한 방이라 하더라도 간격이 침범당하면 본능적으로 검을 물리고 피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한걸음, 또 한 걸음씩 공간을 내어주며 뒤로 밀리다 보면 공격도 이어가지 못한 채 벽으로 몰리게 된다. 그리고 벽에 등이 닿는 순간, 더 이상 내어줄 공간이 없어지는 순간 패닉에 빠져 오히려 그대로 상대의 공격을 허용하게 되는 것이다.


지금의 상황도 그러했다. 셀시는 몸을 사리지 않고 무작정 단검을 꼬나쥐고 달려드는 게글러들을 피해 조금씩 뒤로 밀렸고 결국 등이 벽에 닿은 것이다. 


이제 이대로라면 셀시는 순식간에 게글러들의 단검에 난자당하는 일만 남은 것이다. 셀시의 위기를 직감한 나는 마음이 다급해졌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그녀의 검에서 마지막 금속음이 울려 퍼지는 순간 머리가 번뜩이며 셀시가 검주를 왜 하지 못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당장이라도 셀시에게 말해주고 싶지만 지금 내게 달려들어 연속적으로 검격을 쏟아 붇는 알프 때문에 쉽지가 않았다. 우선 나의 생존을 위해서도 셀시의 안전을 위해서도 달려드는 알프를 한번 밀어낼 필요성을 느꼈다.


아까 한번 알프를 강하게 밀쳐내긴 했지만 한번 써먹은 반탄력을 이용한 밀치기는 아마 다시 당해주지 않을 것이었다. 나는 머리를 짜내어 빅토르가 내게 전수해준 란탈로식 검술을 머릿속으로 다시금 훑기 시작했다.


“란탈로식 검술의 정수는 바로 원에 있습니다.”


빅토르가 내게 지속해서 이야기해주었던 이야기다. 시미터 또한 이형의 무기라 하나, 검의 범주 안에 들어가기에 찌르기와 베기가 가능한 무기다.


그리고 검이란 점과 선으로 이어지는 무기다. 다만 시미터는 점보다는 선에 집중된 무기이고 단순한 직선이 아닌 점과 점을 입체적으로 이으며 곡선으로 적을 베어내는 무기다.


그렇다 보니 시미터를 사용한 검술 또한 일반 양손 검술처럼 일격, 또 일격 끊어지는 동작들이지만 베기에 특화된 무기답게 이 동작들을 자연스럽게 이어 형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했다.


하지만, 빅토르가 말하길 란탈로식 검술만은 다른 시미터를 이용한 검술과는 또 다르다 했다.


“원이란 것은 가장 완벽하고 안정된 형태입니다. 그리고 완전한 원의 특성은 힘의 방출이 아닌 축척에 있습니다.”


이것 또한 빅토르가 정말 입이 닳도록 내게 설명해준 멘트 중 하나였다. 직선과 점, 그리고 곡선은 결국 끊어지는 움직임으로 동작의 끝에 힘을 방출하며 공격하는 검술이다. 그렇게 방출된 힘을 통해 적을 찔러 꿰뚫기도, 베어내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란탈로식 검술의 정수는 원이라 했다. 원에는 끝이 없다. 끝없이 이어진 원을 그리고 또 그려 힘을 모아 원하는 시점에 한 번에 쏟아내는 것, 그것이 란탈로식 검술의 정수라 했다.


나는 빅토르에게 란탈로식 검술을 배울 때 단 한 번도 이것을 이해하지 못했었다. 단순히 검을 원을 그리듯 휘둘러 힘을 무한정 축적한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이어 알프와 검격을 주고받으며 집중에 집중을 거듭하자 빅토르가 했던 말이 서서히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끝없는 선으로 원을 그리며 힘을 보존한다.


그리고 내 힘뿐 아니라 상대의 힘마저 원안에 축적한다. 나는 알프의 검격을 똑같이 강한 힘으로 맞받아치던 것을 그만두었다. 검은 강하게 쥐었지만, 팔목을 유연하게 두었다.


‘창!, 부웅’


한 번의 검격을 허용하자 알프의 검에 실려있는 거력에 의해 검이 크게 뒤로 튕겨 나갔다. 나는 그 힘에 저항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며 한 바퀴 돌았다.


‘차창! 부웅, 창! 부웅’


반탄력에 몸을 싣고 한 바퀴 빠르게 돌자 다시금 알프의 검이 코앞까지 다가와 있었다. 일전의 반탄력에 내 힘을 더해 검을 알프의 검에 맞대었다.


이번에도 역시 알프의 검에 실린 힘이 훨씬 강했는지 내 검은 반대 방향으로 튕겨 나갔다. 강한 힘과 빠른 힘의 방향 전환에 따라 손아귀가 찢어질 듯 아파져 왔지만 이를 악물고 버텨내었다.


“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심점의 유지에 있습니다. 언제고 바깥으로 터져나가는 힘을 원 내부로 붙잡아 두는 것 그것이 핵심입니다.”


나는 빅토르의 말을 떠올리며 다리를 굳게 디디며 안간힘을 써서 원을 유지했다. 이번에는 바로 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원을 그리며 회전했다.


그리고 다시 알프를 향해 정면에 섰을 때, 아까와 다르게 알프의 검격은 아직 준비되지 못했었다. 나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다시금 내 힘을 실어 알프에게 검을 그었다.


알프는 이 정도에 당할 것은 아니라는 듯 공격하려던 검을 당겨 거두며 내 일격을 막아내었다. 충격에 뒤로 살짝 밀리긴 했어도 별 무리 없이 막아내었다.


알프가 피해를 받지는 않았지만 방금전의 일격은 내게는 아주 큰 의미가 있었다. 바로 알프와 전투 후 내가 행한 첫 공격이란 점이었다.


알프와 전투 이후 나는 연신 방어하기만 급급했다. 그것은 단지 내가 최면에 빠진 알프를 공격하기 싫어서가 아닌 최면에 빠졌어도 알프와 나 사이에는 현격한 실력 차이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확실히 방금 전 내 공격으로 인한 영향은 나만이 받은 것이 아니다. 내 검이 조금 전과 확연히 달라진 것을 느낀 알프는 바로 다시 공격을 이어가지 않고 조금 거리를 벌리고 섰다.


‘부웅, 부웅, 부웅, 부우우웅’


간격을 벌렸다고는 하나 아직 엄청나게 거리가 벌어진 것은 아니다. 나와 알프 모두 두세걸음이면 상대의 공격 사정권에 위치해 있었다.


보통이라면 검격을 주고받고 거리를 벌리면 가만히 상대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대치가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달랐다.


나는 마지막 알프와 주고받은 검격 이후 멈추지 않고 쉴새 없이 검을 회전시키며 검술을 이어가고 있었다. 아무 의미 없는 동작 같아 보이지만, 아니었다.


내가 동작을 지속할수록 회전에 내 힘을 실을수록 회전은 거세졌고 회전하는 검이 가져오는 소리가 점차 크게 커지기 시작했다.


실제로 소리만 커지는 것이 아니라 검이 회전하는 압력 또한 커져 이제는 정말 아귀가 찢어지든지 내가 검을 놓치든지 하기 직전인 상황까지 다다랐다.


‘부우우웅, 부우우우우웅’


‘휘이이익, 창!!!!!!!’


‘쾅!, 털썩’


“컥...”


결국 내게 선택지는 없었고 대치를 깨고 한발 한발 내디디며 알프를 내 간격 안에 두고 크게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알프와 내 검이 맞닿는 순간 엄청난 소리가 지하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마치 댐이 무너지듯 여태껏 나의 ‘원’안에 가둬 두었던 힘이 한순간에 터져 나왔다. 그 힘이 얼마나 엄청났는지 검을 마주 댄 알프는 순식간에 뒤로 날아갔고 커다란 소리와 함께 벽에 처박혀버렸다.


“셀시!”

“네... 오빠...!”


원래 같았으면 엄청난 굉음과 함께 벽에 처박힌 알프의 상태를 먼저 확인해야 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벽에 처박힌 알프도 알프지만 지금은 셀시가 더 위험할 거라 판단했다.


실제로 큰소리로 셀시를 부르며 돌아보자 셀시의 상태는 썩 좋지 않았다. 이미 게글러의 단검에 이리저리 당했는지 몸 여러 곳에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알프에게 기초를 다시 배우기도 했고, 게글러의 무기가 손바닥 한 뼘 될까 싶은 짧은 단검이다 보니 그럭저럭 막아내어 치명상은 피했던 듯 보였다. 나는 그런 셀시를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


“집중해! 네가 하는 건 검술이 아니야, 연주야! 검술을 하려 하지마!”


셀시는 전신에서 느껴지는 고통에도 이를 악물고 사방에서 달려드는 게글러 들을 발로 차내기도 검으로 쳐내기도 하면서 막아내었다.


어느덧 숨은 턱 끝까지 차올랐고 점차 시야도 좁아지고 어두워졌다. 정말 이러다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너무너무 힘들어 그냥 이대로 검을 놓고 모든 걸 포기해버리는 게 낫겠다 싶은 생각이 절로들 정도였다.


그렇게 점점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지쳐가는 찰나 데일 오빠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별거 아닌 부름이었지만 걱정이 잔뜩 느껴지는 오빠의 목소리는 정말 한 줄기 빛 같은 느낌이었다.


지금 분투하는 것은 나 혼자만이 아니다, 내가 포기하면 나뿐 아니라 데일 오빠, 알프 오빠까지 모두 죽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간신히 발버둥 치며 주변의 게글러들을 밀쳐내 대답했다.


그리고 이어지는 오빠의 외침이 들려왔다. 처음에는 무슨 소리인지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검술을 하려 하지 말라니, 그럼 이대로 죽음을 맞이하라는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셀시에게 있어 검술을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셀시는 이러한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었다.


그리고 다시금 시시각각 자신을 향해 게글러들의 단검이 달려드는 이때 집중하기 시작한 셀시의 시야 속 세상은 멈추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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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195화 "새로운 의뢰" +2 24.01.04 742 18 14쪽
194 194화 "의뢰 보고" +2 24.01.03 737 18 13쪽
193 193화 "동료" +2 24.01.02 738 19 13쪽
192 192화 "소각" +2 24.01.01 739 19 13쪽
191 191화 "엘더론" +2 23.12.31 745 18 12쪽
190 190화 "이어지는 연주" +2 23.12.30 756 20 13쪽
» "각자의 분투" +2 23.12.29 760 17 13쪽
188 "검주(劍奏)" +2 23.12.28 760 18 13쪽
187 "vs 알프" +2 23.12.27 756 17 13쪽
186 "예상하지 못한 적" +2 23.12.26 769 17 13쪽
185 "수도원" +2 23.12.25 768 16 13쪽
184 "두번째 지명" +4 23.12.19 810 16 14쪽
183 "다시 센티움으로" +2 23.12.18 787 18 13쪽
182 "자기 개발" +2 23.12.17 783 18 14쪽
181 "검성의 제자" +2 23.12.16 808 20 13쪽
180 "잠시간의 휴식" +2 23.12.15 803 18 12쪽
179 "흐릿한 푸른 선" +2 23.12.14 805 18 14쪽
178 "친선 대련(?)" +2 23.12.13 817 17 13쪽
177 "인간의 미래" +2 23.12.12 817 16 13쪽
176 "세계를 넘은 자" +2 23.12.11 818 18 13쪽
175 "이기를 위한 이타" +2 23.12.10 819 18 13쪽
174 "솔 리무스" +2 23.12.09 822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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