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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으으으크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류으으으크
작품등록일 :
2023.06.15 11:20
최근연재일 :
2024.02.02 20:00
연재수 :
2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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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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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71,797

작성
23.12.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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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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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글자
12쪽

"잠시간의 휴식"

DUMMY

“혹시 뿔이 솟은 자를 본 적 있나요?”

“뿔? 아니? 왜?”


“뿔이 솟은 자를 조심하세요.”

“...알겠어.”


고심 끝에 나는 프란시아에게 조언이자 경고를 전했다. 뿔이 솟은 자, 솔직히 지금 시점에 가장 위험한 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마족이야 원래 위험하지만, 세력을 구성하지 않는다. 하지만 뿔이 솟은 자는 달랐다. 그들은 이미 세력을 이루고 활동하는 단체이고, 봉인이라는 특수한 방법을 이용해 독립심 강한 마족들을 한데로 묶을 수 있다.


지금 그들이 다루고 있는 마족들의 수가 얼마나 될지는 짐작도 가지 않는다. 황금패 용병이 마족을 대비하기 위한 단체라 하면 언제고 그들을 마주하게 될 것이고 아무런 대비 없이 마주한다면 넋 놓고 당할 것이었다.


솔직히 이번 용의 무덤 이후로 프란시아와 더글라스에 대한 내 생각이 편견이었단 걸 스스로 인정했다. 처음의 가벼워 보이는 행동들과 별개로 그들은 믿음직한 실력자였으며 장차 마족을 상대할 때 큰 전력이 되어줄 사람들이었다.


실제로 이미 내가 무시했던 두 사람에게 많은 도움을 받은 것도 사실이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고민 끝에 정보의 일부를 공유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모든 것을 말해줄 수는 없었다. 프란시아와 더글라스 두 사람을 못 믿어서라기보다는 지금 내가 관련되어있는 사안들이 단순히 마족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듀발 후작과 정체 모를 독, 황제의 상태까지 자칫 잘못 전달되었다가는 파장이 적지 않을 굵직한 것들이 많이 연관되어 있어 많은 정보를 줄 수 없었다.


지금으로써는 내가 그녀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정보고 아마 이 정도만으로도 그녀는 이미 마족이 활동하고 있고, 내가 마족과 조우했단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역시 프란시아는 내 말에 그게 무슨 소리냐, 뿔이 솟은 자에 대한 정보를 더 달라는 등의 별다른 토를 달지 않았다. 다만, 나지막이 알겠단 말과 함께 나를 쳐다보는 눈빛이 조금 바뀌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선배는 무슨, 같은 동업자끼리 앞으론 누나라 불러 펜시 누나라고.”

“알겠어요 펜시 아주... 아니, 펜시 누나.”


용의 무덤을 나온 우리 파티와 프란시아의 파티는 각자의 길을 나섰다. 시험은 이미 끝났고, 용의 무덤을 지남으로써 멘토링도 완전히 종료되었다 볼 수 있었다.


이제는 나중의 재회를 기대하며 각자의 위치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우리는 그렇게 바벨 산 초입의 작은 마을에서 인사를 마지막으로 각자의 길로 갈라졌다.


“오셨습니까.”

“데일!!”


‘다다다다, 와락’


‘털썩’


우리는 바로 센티움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늘 이야기하지만, 시간에 쫒기는 입장은 맞았지만 지금 당장 의뢰를 보고하고 새로운 의뢰를 수행하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단연 셀시 였다. 멀쩡한 척하고 있지만 셀시에게는 아직까지는 안정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셀시는 아직도 알프와 내가 다가가면 이전과는 다르게 움찔움찔하며 몸을 움츠리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 용의 무덤에서 얻은 것에 대해 관조할 필요가 있었다. 알프는 눈이 정확히 어떤 역할을 하는지, 나는 내 신체에 어떠한 변화가 찾아온 것인지, 셀시는 소리와 음악 그리고 검술에 관해 확인이 필요했다.


어쨌든 여유를 부릴 순 없지만, 시간이 필요했기에 우리가 향한 곳은 스위든 백작령이었다. 이러나저러나 그곳이 현재 내 집이 있는 곳이고 내가 사랑하는 카렌이 있는 곳이니까 말이다.


걸어왔으면 한참을 걸렸을 길이지만 센티움에서 타고 왔던 마차가 있기에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올 수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것은 해가 다 진 다들 잠자리에 들법한 시간대였다.


예전과 달라진 점이라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차이를 꼽자면 지난번과 달리 늦은 시간임에도 마중 나와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지난번엔 프레드릭만이 우리를 맞아주었지만, 지금은 프레드릭과 로날프, 빅토르와 드로나가 나와 있었고 카렌과 즈아나도 함께였다.


카렌은 더 이상 학교에서 숙식을 해결하지 않고 늦더라도 꼬박꼬박 저택으로 돌아와 휴식을 취한다는 내용을 편지에서 봤었다.


편지에는 레이디가 바깥 생활을 오래 하면 좋지 않은 소문이 돌기에 그런다고 했지만, 실상은 지금과 같이 내가 언제 들를지 모르기에 피곤해도 꼬박꼬박 잠은 돌아와서 자는 것일 터였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왔단 이야기가 들리자마자 격식이고 레이디의 품위고 뭐고 내팽개치고 얇은 잠옷 차림으로 계단을 뛰어 내려오며 달려들어 내게 안겼다.


“보고 싶었어.”

“나도 보고 싶었어 카렌.”


지난번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뒤로 보름에 한 번씩 편지를 주고받고 있긴 하지만 실상으론 내가 한곳에 머무르지 않기에 석 달이 넘는 시간 동안 우리가 주고받은 편지는 서너번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카렌은 아쉬움과 그리움 그리고 걱정하는 마음이 들었지만, 혹시나 그러한 감정이 내게 부담이 될까 꾹꾹 눌러 담아왔던 듯했다. 내게 달려든 카렌은 한참을 그동안의 감정을 풀어내며 내게 안겨 있었다.


“저... 카렌...”

“응?”


“보는 눈이 많으니까...”

“아...!”


‘벌떡’


나도 이대로 카렌과 붙어있는 게 좋았지만, 마냥 이대로 있을 수만은 없었다. 어찌 되었든 이곳은 저택의 로비였고, 나와 알프를 맞이하기 위해 여러 사람이 나와 있는 상태였으니 말이다.


조심스레 카렌에게 언질을 주자 그제야 카렌은 얼굴을 붉히며 벌떡 일어나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그리고 우리가 그러고 있는 와중 우리를 방해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번에도 장비 부숴 먹은 건 아니지?”

“검은 망치님도 참, 만들어 주신지 얼마나됬다고요.”


“네 두녀석은 그러고도 남는다. 그리고 뭔 둘이 갔다 셋이 돌아와?”

“아, 맞다. 이쪽은...”


“세... 세루스 실비아입니다!”

“우리랑 같이 활동하는 파티 멤버야.”


나와 카렌이 다시금 일어나 원래의 위치로 돌아가 서는 동안 알프와 즈아나 또한 가벼운 포옹으로 안부를 주고받는 것이 보였다. 확실히 둘 사이에도 큰 진전이 있어 보였다.


그리고 다시 괜스레 어색해진 분위기와 그것을 깬 것은 로날프였다. 확실히 로날프가 이런 눈치는 빠른 것이 로날프의 장난스러운 농담 덕분에 어색한 분위기도 깨어지고 자연스레 셀시를 소개할 기회 또한 만들어졌다.


셀시는 긴장한 듯 내 소개가 끝나기도 전에 소리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곳에 오기 전 셀시에게 사람들에 대해 미리 언질을 주긴 했었다.


하지만, 나조차도 이렇게 많은 인원이 마중 나와 있을 줄은 몰라 놀란 만큼 셀시 또한 적잖이 당황하고 놀라 긴장한 듯 보였다.


그렇게 짤막하고 간결한(?) 셀시의 자기소개 이후로 내가 부연 설명을 조금 덧붙여 주자 그제야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물론, 셀시를 바라보는 카렌의 눈빛은 아주 곱지만은 않았지만 말이다.


늦은 시각 언제까지고 로비에서 인사만 나눌 수는 없기에 나는 어느 정도 인사가 마무리되자 내일을 기약하며 모여든 사람을 해산시켰다.


식객이 늘었지만, 저택이 넓고 사용인이 적은 만큼 저택에는 빈방이 많았고 프레드릭을 통해 셀시를 위한 방을 2층에 마련해 주고, 나는 카렌과 함께 4층의 내 방으로 향했다.


카렌의 방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2층에 있긴 했지만, 나와 같이 올라간 것은 다른 의미가 아닌 오랜만에 만나 그간의 이야기나 나누기 위함이다.


“다친 곳은 없어?”

“응, 나야 멀쩡하지.”


“키가 조금 커진 것 같은데?”

“아 그게 말이지...”


밤은 깊었지만 내 방에 들어온 카렌은 익숙한 솜씨로 향긋한 차를 우려내었고 우리는 테이블에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제일 먼저 다시 내 상태를 확인했고, 데리온으로 돌아가 준특급 용병이 된 이야기서부터 최근 용의 무덤에서 일까지 짧은 시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근데 파티란 건 뭐야?”

“음... 그냥 용병 동료 같은 거? 고대의 유적엔 어떤 위험이 있을지 몰라 상호 보완적으로 역할을 나누거든.”


“아아... 그럼 계속 항상 동행하는 거야?”

“뭐... 그렇지?”


“...싫은데...”


그렇게 내 이야기가 얼추 마무리되어가자 이야기를 듣던 카렌은 지금까지 속에 감추어 두었던 질문을 하나 꺼내었다. 바로 파티에 관한 것이었다.


일전에 셀시를 소개할 때 파티에 관해 간략하게 설명하긴 했었지만, 사람들에게는 그 정도면 충분히 설명되었다 싶었는데 카렌은 달랐던 듯했다.


카렌에게 파티란 무엇이고 왜 그렇게 역할을 나누는지, 그리고 각각의 포지션이 무엇을 담당하는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내 자세한 설명에도 카렌은 무언가 석연치 않다는 표정을 지은 체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리곤 다시 어렵사리 입을 뗀 뒤에 한다는 질문은 너무나도 뻔한 내용이었다.


나는 카렌이 저런 질문을 할 리가 없는데 왜 그럴까 고민에 빠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카렌이 저러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항상 계속 동행한다는 내 말에 아주 작은 목소리로 싫다고 말하는 카렌의 모습에서 그녀의 귀여운 질투를 느낄 수 있었다.


“음? 뭐가?”

“...싫다고...”


“그러니까 뭐가?”

“네가 여자랑 같이 다니는 게 싫어! 파티라는 게 뭔지 왜 그런지도 아는데 그게 왜 하필 여자냐고! 게다가...”


“게다가?”

“예쁘고 어리잖아! 나보다 예쁘고 어리잖아!”


나는 그런 카렌의 모습이 너무 귀여워 조금 더 골려줄 심산으로 정말 아무것도 모른다는 식으로 일관했다. 결국 참다 참다 카렌은 폭발해버렸고 약간 울먹이는 듯한 목소리로 진심을 토로했다.


카렌은 속상했던 것이다. 보고 싶어도, 걱정되어도 참았다. 그만큼 내 어깨 위에 짊어진 짐의 무게를 알았기에 자신마저 부담이 될 순 없었기 때문이다.


솔직히 가능만 하다면 자신에게 능력만 있었다면 자신이 나를 따라다니며 돕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기에 각자의 위치에서 참고 기다렸던 것이다.


하지만 그런 그녀의 마음은 세루스 라는 새로운 인물에 의해 부서져 버렸다. 이야기는 모두 들어서 알고 있지만 너무 질투가 났다.


데일을 그렇게 사랑하고 걱정하는 자신은 동행할 수 없는데 다른 여자가 그와 동행한다는 게 싫었다. 그리고 자신에게는 그럴 수 있는 능력도 기회도 없다는 사실이 화가 났다.


그리고 더 없이 그녀가 화가 났던 것은 바로 세루스가 어리고 예뻤기 때문이다. 긴 은발과 하얀 피부, 아직 미성숙한 나이임에도 가죽 갑옷과 가죽 바지를 입어도 예쁘게 떨어지는 라인까지 여자가 보아도 세루스는 예뻤다.


“에이 무슨 소리야, 나한테는 카렌이 세상에서 제일 예쁜걸?”

“거짓말 마...”


“정말이라니까?”

“피이...”


“셀시는 파티 멤버고 동료이자 동생일 뿐이야. 내겐 카렌 너뿐이야.”

“알겠어...”


나는 나를 바라보며 질투심에 불타 큰 눈망울에 눈물까지 그렁그렁 한 카렌에게 다가가 그녀를 안아주었다. 그리고 그녀를 달래 주었다.


카렌은 내 말을 거짓말이라며 투정 부리긴 했지만 내 품에 안겨 느껴지는 온기가 싫지는 않은 듯 품을 벗어나진 않은 채 투덜거렸다. 그리고 셀시에 대한 내 솔직한 진심을 말해주자 그제야 조금 안심하는 듯해 보였다.


“그래도 항상 조심해. 원래 오빠가 아빠가 되는 건 한순간이랬어.”

“응? 뭐라고? 하하하하. 대체 그런 소리는 누구한테 들은 거야.”


“소니아 언니...”

“으휴, 못살아 정말...”


한참을 내 품에 안겨 있던 카렌은 갑작스레 내 품에서 벗어나 눈을 치켜뜨며 내게 경고를 했다. 카렌의 귀여운 경고를 들으며 셀시에 관한 문제는 별다른 문제 없이 잘 해결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식은 차를 다시 데우고 더 늦은 시간까지 이번에는 그동안 카렌에게 있었던 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대화와 시간을 보내었고 카렌은 새벽녘이 되어서야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다.


‘부우웅웅, 부웅, 부우우우웅, 부우웅’


다음 날 아침 카렌은 학교에 일이 있어 새벽같이 나갔고 나는 셀시를 데리고 로날프에게로 향했다. 셀시의 검 상태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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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194화 "의뢰 보고" +2 24.01.03 732 18 13쪽
193 193화 "동료" +2 24.01.02 736 19 13쪽
192 192화 "소각" +2 24.01.01 736 19 13쪽
191 191화 "엘더론" +2 23.12.31 742 18 12쪽
190 190화 "이어지는 연주" +2 23.12.30 754 20 13쪽
189 "각자의 분투" +2 23.12.29 756 17 13쪽
188 "검주(劍奏)" +2 23.12.28 756 18 13쪽
187 "vs 알프" +2 23.12.27 750 17 13쪽
186 "예상하지 못한 적" +2 23.12.26 760 17 13쪽
185 "수도원" +2 23.12.25 764 16 13쪽
184 "두번째 지명" +4 23.12.19 807 16 14쪽
183 "다시 센티움으로" +2 23.12.18 784 18 13쪽
182 "자기 개발" +2 23.12.17 781 18 14쪽
181 "검성의 제자" +2 23.12.16 806 20 13쪽
» "잠시간의 휴식" +2 23.12.15 802 18 12쪽
179 "흐릿한 푸른 선" +2 23.12.14 803 18 14쪽
178 "친선 대련(?)" +2 23.12.13 814 17 13쪽
177 "인간의 미래" +2 23.12.12 813 16 13쪽
176 "세계를 넘은 자" +2 23.12.11 817 18 13쪽
175 "이기를 위한 이타" +2 23.12.10 817 18 13쪽
174 "솔 리무스" +2 23.12.09 820 16 13쪽
173 "원하는 것" +2 23.12.08 833 17 13쪽
172 "용의 무덤" +2 23.12.07 834 17 13쪽
171 "턱걸이" +2 23.12.06 813 18 13쪽
170 "숨겨진 공간" +2 23.12.05 828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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