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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으으으크 님의 서재입니다.

몰락한 귀족으로 살아남는 방법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류으으으크
작품등록일 :
2023.06.15 11:20
최근연재일 :
2024.02.02 20:00
연재수 :
22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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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371,797

작성
23.12.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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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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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글자
13쪽

"vs 알프"

DUMMY

“알프, 알프!”

“어서... 도망치십시오... 이제 버티기 힘듭니다.”


나를 향해 검을 겨눈 알프의 몸과는 다르게 알프의 얼굴은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었다. 언제, 어떻게 벌어진 일인지 몰라도 알프는 이미 거대한 게글러의 최면에 당한 듯 보였다.


알프는 최면에 걸렸어도 어떻게든 저항하는 듯 보였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듯 보였다. 애초에 여러 번 말했듯 소드마스터도 사람이고 육체라면 모를까 신경계를 단련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알프가 버텨주는 잠시간의 시간 덕분에 나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첫째로 알프가 걸릴 정도의 최면이라면 나는 왜 걸리지 않았는가에 대한 것이다.


좀전의 위치상 알프는 일행의 제일 후미에 서 있었다. 만약 최면에 걸렸다면 내가 먼저 걸렸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었다.


하지만 나와 셀시는 최면에 걸리지 않았다. 오로지 알프만이 최면에 걸린 것이다. 그렇다면 거대한 게글러의 최면이 강화되며 특정 목표를 지정할 수 있는 것인가 싶었지만 그건 또 말이 안 되었다.


게글러의 최면은 마법이나 마술적 능력도 아니고 주술 또한 아니다 그저 울음소리를 통한 파장으로 암시에 가까운 것이다 보니 특정 대상에게만 향할 수는 없다. 그리고 실제로 나 또한 파장을 느꼈기 때문이다.


“뭐... 하십니까... 어서...!”

“널 두고 어떻게 가, 대책을 생각하는 중이니까 기다려봐!”


“이제 더는...”


‘휘릭’


‘창!’


“윽...”


도망가라 재차 경고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자리를 벗어나지 않자 알프는 다시금 종용했지만 나는 애초에 알프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었다.


아무렴 최면에 당했다 한들 어떻게 알프를 내 파티원을. 내 기사를, 내 사람을 두고 갈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나는 다시금 생각을 이었다.


최면이 대상을 지정하는 게 아니라면 대상의 특성에 따라 걸리고 안 걸리고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번엔 알프와 나의 차이를 생각했다.


알프와 나 둘 다 사람이지만 다른 점은 참 많았다. 신체 능력의 차이야 알프가 압도적이니 제쳐두고 지능? 아니다 알프가 무관이긴 해도 기사 아카데미를 수석으로 졸업할 만큼 머리가 나쁘지 않다.


그렇다면 알프와 나의 차이는 두 가지로 좁혀졌다 황금용의 말처럼 내가 세계를 넘은 자이기 때문에 혹은 황금용을 통해 내 몸에 깃든 빛 때문일 것이었다.


어찌 되었든 그렇다면 모든 게 설명이 되었다. 아까의 위치상 셀시는 내 바로 뒤에 서 있었기 때문에 파장을 내가 막아주었던 것이고 알프가 피할 수 없었던 것이다.


거기까지 생각이 닿은 그때, 이제 알프의 얼굴은 더 이상 고통으로 일그러져 있지 않았다. 표정에는 여전히 저항감은 느껴졌지만 더 이상 나를 향해 경고의 말도 건네지 않았다.


그리고 나를 향해 빠른 호선이 그어졌다. 나는 생각을 거듭하면서도 알프의 검에서 시선을 놓고 있지 않았기에 알프의 검을 막아낼 수 있었다.


확실히 알프가 대단한 것도 있고 거대한 게글러의 최면이 보통은 아닌 듯 여태까지의 최면에 걸린 대상과는 확연히 달랐다.


여태껏 위에서 만난 최면에 걸린 인간들은 흐느적대며 그저 무기를 허공에 휘젓는 정도에 그쳤었다. 하지만 지금의 알프는 원래의 검술은 아니지만 확실하게 초급 검술 정도는 구사하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도 저 거대한 게글러가 오랜 기간 생존하면서 쌓은 경험으로 인해 인간의 초급 검술에 대한 형을 어느 정도 알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었다.


원래라면 알프가 초급 검술을 구사한다 해도 내가 쉬이 막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최면 또한 아주 완벽한 것은 아닌 듯했다.


초급 검술을 펼치는 알프의 속도는 원래만 못했고 항상 얻어맞기만 했어도 대련을 통해 알프의 검로가 눈에 익었기에 어렵사리나마 막아낼 수 있었다.


‘창!, 창!, 창!’


연달아 검을 부딪쳐 보니 확실히 알프가 말한 기초의 중요성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다시금 느껴졌다. 알프는 초급검술의 기본형만을 사용하고 있지만 확실히 매섭고, 날카로웠다.


‘창!, 차창!, 창!, 창!’


“오... 오빠? 데일 오빠?”

“응! 셀시, 왜 그래! 윽!”


“저... 그 검둥이들이 우리를 노려보는데요?”


‘텅!’


“뭐라고? 읏차!”


연신 사방에서 쏟아지는 알프의 검격을 받아내었다. 원래는 알프의 검을 받아내며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좀 생각해 보려 했지만 알프의 검이 원체 매서워 다른 생각을 하기 어려웠다.


그렇게 열심히 알프의 검격을 막아내고 있는 와중에 당황한 듯한 셀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솔직히 셀시에게 까지 신경을 쓸 여유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이번에 셀시가 검을, 검술을 사용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는 지금 셀시를 당황한 듯한 셀시의 목소리를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알프와 나의 전투를 뒤에서 지켜보던 셀시는 나름 머리를 굴려 가며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함을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곤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아까 까지만 해도 넋을 잃은 듯 전방만을 주시하던 붉은 눈동자들이 전부 우리를 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방해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지만 셀시는 당황스러운 마음에 나를 부른 것이었다.


나는 알프와 몇 합의 공방을 주고받은 뒤에 시미터를 크게 원을 그리며 휘둘러 알프를 밀어내었다. 확실히 초급 검술과 고급 검술의 차이가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바로 효율의 차이다. 초급 검술은 검로가 간단하여 검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익히는 것이고 그 위에 얹는 고급 검술은 그것을 극대화하여 보다 적은 힘으로도 큰 효율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시미터를 사용하기 시작한 내게 빅토르가 가르쳐준 란탈로식 검술은 나와 꽤 상성도 좋았고 아직 부족하긴 해도 효과도 충분히 좋았다.


원을 사용한 움직임은 내 부족한 근력을 유연함으로 보완해 큰 힘을 실어 주었고 이렇게 지금처럼 내가 알프를 밀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당연히 본래의 알프라면 내가 조금도 버티지 못했겠지만 그나마 상대가 최면에 빠져 한껏 약화된 상태의 알프다 보니 이런 일도 벌일 수 있는 것이었다.


어쨌든 알프를 밀쳐내고 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확실히 셀시의 말처럼 주변의 붉은 눈동자는 우리를 향해 있었고 이제 거기서 멈추지 않고 벽의 토굴에서 조금씩 우리를 향해 가까워져 오기 시작했다.


“셀시, 내가 알프를 맡고 있는 동안에 네가 해줘야 할 일이 있어.”

“네?”


“게글러들을 뚫고 어떻게든 저 거대한 게글러한테 접근해서 저 울음소리를 막아야 해.”

“하지만... 저 아직 검술을 제대로...”


“셀시 너라면 할 수 있어. 알프도, 카렌도, 나도 너의 재능을 인정해 그리고 네가 아니면 하지 못할 거야 부탁할게.”

“...네, 저 해볼게요.”


밀려난 알프가 균형을 잡고 자세를 회복하는 동안 주변을 둘러본 나는 이 상황을 벗어날 방법을 떠올릴 수 있었다. 물론 쉽지 않을 일이었다.


세상에 완벽한 능력은 없다고 거대한 게글러의 최면 또한 알프를 최면에 빠트릴 만큼 강하긴 해도 일반적인 게글러의 최면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행이라 평가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게글러의 최면에 최소한 오파츠가 개입되어 있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일반적인 게글러의 최면에는 큰 단점 하나가 존재한다.


바로 동시에 여러 번 중첩해서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쉽게 풀어 말하자면 게글러가 동시에 여러 대상을 최면에 빠트리는 것은 가능하다.


하지만 한 마리를 최면에 건채로 또 새로운 대상을 최면에 빠트릴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앞서 말했듯 게글러의 최면이 마법이나 마술 혹은 주술이 아닌 암시에 가까운 능력이기 때문이다.


파장을 통한 게글러의 최면은 일종의 신체 신호를 해킹하는 것인데, 한 번에 여러 마리를 해킹해서 조종할 수는 있어도 따로따로 저장해서 해킹할 수는 없는 노릇이란 이야기다.


그렇다 보니 한번 최면을 걸면 그 뒤로는 조종만 가능하고 다시 새로운 대상에게 최면을 걸기 위해서는 기존의 최면을 풀어야만 했다. 복잡한 이야기지만 한 번에 두 가지 말을 동시에 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쩄든 지금 이 공간에 최면에 걸리지 않은 대상은 둘 아니 셋일 것이다. 나와 셀시, 그리고 저 거대한 게글러를 제외한 이 공간의 전부가 현재 최면에 걸려있는 상태다.


거대한 게글러의 최면이 강하다 하나 아마 이것은 쉽게 하지 못할 것이었다. 거대한 게글러는 알프가 바로 최면에 빠지지 않고 시간에 걸렸던 만큼 한번 푼다면 쉽게 다시 걸리지 않으리란 것도 알고 있을 것이었다.


그것을 모른다 해도 나와 셀시가 최면을 피해 냈다는 것만으로도 게글러는 우리에게 최면을 피할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테니 최면을 풀고 다시 거는 일은 없을 것이었다.


뭐, 그것을 모르고 최면을 풀고 다시 걸려 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우리에겐 감사한 일이었다. 내가 최면에 저항할 수 있고 파장을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막아내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어쨌든 알프의 최면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조종을 위해 지속되는 저 게글러의 울음소리를 멈춰야만 했다. 알프의 상대를 셀시에게 맡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보니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지금 셀시 뿐이었다.


그마저도 저 거대한 게글러를 죽이는 게 아닌 울음소리만 끊어내도 되는 일이라 셀시에게 부탁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 실전에서 검을 사용하는 게 서투른 셀시에게 그것 또한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말이다.


“그럼 부탁할게, 절대 다치지 마.”

“네, 오빠도요.”


서로에 대한 당부와 인사를 마지막으로 셀시와 나는 방향을 나누어 각자 할 일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어느새 자세를 다잡은 알프를 다시 상대하기 시작했다.


란탈로식 검술을 상대해 본 적이 없기에 요행으로 당하긴 했지만 한번 써먹은 이상 회전력을 이용한 힘으로 밀쳐내는 것을 다시 사용하긴 쉽지 않을 터였다.


‘창!, 창!, 차차창!, 창!’


‘부웅’


“후우, 차분하게. 이것도 악기일 뿐이야, 검을 휘두르는 게 아니라 곡을 연주하는 느낌으로.”


내가 그렇게 한쪽에서 알프와 검을 겨루는 동안 거대한 게글러 쪽으로 향한 셀시는 어느새 앞을 막아선 게글러 무리들과 대치하고 있었다.


앞을 막아선 게글러 무리들은 이미 최면에 빠져있는 만큼 특유의 소름이 끼치는 울음을 내뱉지는 않고 있었다. 다만, 고블린 마냥 작은 덩치를 가진 그들은 저마다 단검 같은 짧은 무기들을 손에 쥐고 있었다.


셀시의 무릎 조금 넘어 허벅지에 닿을까 말까 한 작은 키를 가진 녀석들이고 작은 단검을 무장하긴 했어도 쉬이 볼 상대는 아니었다. 수가 많았기 때문이다.


셀시는 게글러 무리를 앞에 두고 긴장감을 떨치려 심호흡하며 혼잣말했다. 셀시가 지금 하려는 것은 여태껏 단 한 번도 시도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셀시는 여태까지 했던 연주를 손에 쥐고 있는 검을 통해서 하려고 했다. 알프와 카렌의 교육을 통해 기초를 다지긴 했어도 스스로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고 생각해 한 번도 시도한 적 없었다.


하지만, 아직 자신에게 있어 검술은 아직 두려웠다. 알프가 기초부터 다시 가르쳐주긴 했지만, 검술을 시도하려 할 때마다 스승님이 떠오르는 기분이어서 두려웠다.


보법에는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지만, 눈앞의 게글러 무리의 숫자가 너무 많았다. 그리고 단순히 돌파가 목적이 아닌 저 거대한 게글러의 울음을 멈춰내기 위해서는 검을 사용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익숙지도 않고 두려운 검술 보다는 처음 시도해 보아도 앞으로 자신이 나아갈 방향으로 시도해 보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지금 자신이 연주할 수 있는 곡은 두 곡뿐이었다. 여태껏 통로를 내려오며 연주했던 자신이 할 수가 있는 것 중 가장 음악다운 음악 ‘바람이 부는 언덕’ 이라는 노래였다.


미디움 템포의 곡으로 많은 기교가 필요하진 않지만, 많이 알려진 음악이었다. 하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 음악다운 음악인 만큼 비올라로 연주하는 것도 꽤 집중을 요구하다 보니 검으로 그것을 펼칠 수 없었다.


셀시는 그것만큼은 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하나밖에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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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194화 "의뢰 보고" +2 24.01.03 732 18 13쪽
193 193화 "동료" +2 24.01.02 736 19 13쪽
192 192화 "소각" +2 24.01.01 736 19 13쪽
191 191화 "엘더론" +2 23.12.31 742 18 12쪽
190 190화 "이어지는 연주" +2 23.12.30 754 20 13쪽
189 "각자의 분투" +2 23.12.29 756 17 13쪽
188 "검주(劍奏)" +2 23.12.28 756 18 13쪽
» "vs 알프" +2 23.12.27 751 17 13쪽
186 "예상하지 못한 적" +2 23.12.26 760 17 13쪽
185 "수도원" +2 23.12.25 765 16 13쪽
184 "두번째 지명" +4 23.12.19 807 16 14쪽
183 "다시 센티움으로" +2 23.12.18 784 18 13쪽
182 "자기 개발" +2 23.12.17 781 18 14쪽
181 "검성의 제자" +2 23.12.16 806 20 13쪽
180 "잠시간의 휴식" +2 23.12.15 802 18 12쪽
179 "흐릿한 푸른 선" +2 23.12.14 803 18 14쪽
178 "친선 대련(?)" +2 23.12.13 814 17 13쪽
177 "인간의 미래" +2 23.12.12 813 16 13쪽
176 "세계를 넘은 자" +2 23.12.11 817 18 13쪽
175 "이기를 위한 이타" +2 23.12.10 817 18 13쪽
174 "솔 리무스" +2 23.12.09 820 1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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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2 "용의 무덤" +2 23.12.07 834 17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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